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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미친듯이 비가 내렸다. 마치 하늘도 너의 죽음을 슬퍼하듯이.

나는 그 날 우리 집 쇼파에서 전화로 너의 죽음을 맞이했고 내가 멍청하게 아무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을 때 아침에 켜놓은 티비에선 빌어먹을 잡소리만이 흘러 나왔다. 

마침내 내가 너의 죽음을 받아들였을 때, 나는 비로소 내 피부 위로 맞닿는 차가운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라져 버린 감각이 다시 온전히 켜지는 것 같았다. 

마치 실이 끊긴 꼭두각시처럼 나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젠장, 젠장, 젠장.' 을 연신 되뇌였다.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내게 전해주었다.







씩씩대며 흥분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뒤에서 순경 하나가 나를 붙잡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차에 올라탔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경찰이 내게 거짓말을 했다. 분명히 내게 그녀가 자살했다고 말했는데. 그렇지만 그녀는 자살한게 아니다.

페리 네가 자살했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헛소리야. 나는 확신할 수 있어.

경찰 측에서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숨기려 하지만 네 죽음은 타살이야. 나는 확신할 수 있어, 페리.

가여운 나의 페리. 네 죽음을 밝혀낼 거야. 내가 꼭 밝혀내고 말겠어.



"damn it...."


운전대에 거칠게 한 번 머리를 박고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모두가 내게 그녀가 자살했다고 말했지만, 모순된 사건현장은 오직 너의 억울한 죽음만을 가리키고 있었다.









뚝뚝뚝, 밖에서 들리는 빗소리가 나의 의식을 깨운다. 잠들길 바랬지만 저저번 새벽처럼, 저번 새벽처럼, 오늘 새벽처럼. 나는 잠들 수 없었다.

집에 쳐박혀 지낸 내내 음식과 물은 정말 간간이 연명할 수 있을 정도로 먹었던 것 같았다.

벌건 눈을 하고 있는 나는 다른 사람이 보면 분명히 안타까워 할 만한 몰골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는 내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페리, 창 밖에 계속 비가 내려...비가 오고있어. 마치 네가 죽던 그 날 같아.



버섯을 좀먹는 곰팡이처럼 내 마음에서도 아주 나쁜 것이 자라기 시작한 것이 틀림없었다. 공포와 슬픔으로 점철되어 나는 나를 돌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다. 나는 이제 비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비가 오던 날 죽은 꽃다운 네가 생각이 나서. 네가 죽은 그 날처럼 이 차가운 비가 나의 숨마저 앗아갈까봐. 

그래서 나는 요 근래 내리는 비를 따라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지난 며칠간의 시간은 내게 있어 스스로가 살아있던 시간이 아니었다. 




페리, 네가 필요해. 네가 보고싶어.




아니, 사실은 그냥 누구든지 상관 없으니 나를 품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 같아.

비는 계속 싸늘하게 내리고 있고,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멍청한 겁쟁이일 뿐야.




페리, 페리, 페리.




딩동.


흐느낌이 격해질 쯤, 초인종이 울렸다. 누군가가 나의 집을 찾아왔다.

처음에는 그저 아무에게도 내 이런 꼴을 보여주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초인종은 계속 울렸다.




딩동-딩동-딩동-




내가 흐느낌을 멈춘 후에도, 초인종은 몇 번이나 계속 울렸다. 일정한 간격으로 서두르지 않고 울리는 초인종은 마치 내가 너의 방에 들어가도 되겠냐는듯 부탁을 구하는 정중한 노크소리 같았다. 밖에 있는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른지 한 시간만에, 나는 상대에게 문을 열어줄 수 밖에 없었다. 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문 앞에서는 검은색 코트를 입은 처음보는 여자아이가 비에 쫄딱 젖은 채 서 있었다.




"WILSON?"




소녀는 그렇게 비가 오는 날, 나를 찾아왔다.


아임 낫 윌슨, 그렇게 대답해야 했지만 소녀의 표정에 나는 말 할 수 없었다. 소녀는 이미 나를 윌슨이라고 확신하는 눈치였다. 무엇보다, 소녀에게 무엇으로 불리든지 상관이 없었다. 나를 아는듯한, 심지어 그리움에 가득 찬 듯한 그녀의 눈빛에 나는 놀란 낯을 감추지 않고 그녀에게 물어봤다.




"Who are you?"

"Wilson, I'm I'm merry."

"Wha....what?"




말릴틈도 없이 소녀가 나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당황해서 그녀를 떼어 놓으려는 내게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 들여보니 그녀는 나를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고, 정말로 기쁘다고 그렇게 얘기하고 있었다.

절박함마저 느껴지는 소녀의 말에 나는 그녀를 밀치려던 내 행동을 멈췄다. 비는 계속 대지 위로 젖어 들어갔으며 끈임없이 말하는 소녀의 목소리 또한 젖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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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ㅣ허헐허렇러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 ㅇ오ㅓㄴ저누ㅜㅜㅜㅜㅜㅠ
9년 전
포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돌아왔어요:-)
9년 전
독자2
세상엥마상에 요즘 글잡 하나도안보고있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ㅠㅠㅠㅠㅠㅠ
9년 전
포냐
반가워요 독자님! 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3
좋아요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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