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끄럽다. |
그 때가 언제 였더라. 한달 전 쯤에 영어선생님이 출장가셔서 자습했을 때. 그 때 문득 창 밖을 보고 싶어서 고개를 돌렸더니 창가자리에 앉은 네가 바람에 살짝 흩어지는 머리칼을 귀 뒤로 꽂으며 한 손엔 펜을 잡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어.
무의식적으로 쉬는시간이 되고 네가 나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 난 계속 너만 쳐다봤어. 그 모습이 너무 이뻐보였거든.
"오세훈 매점가자!"
"...어..?어...어 가자"
"너 왜이렇게 멍 때려"
"어? 아닌데. 너 빵 먹을 거야?"
내가 왜 널 피했냐면. 그 이후로 널 보면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그랬어. 항상 같이가는 하굣길이었는데도 평소처럼 널 대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앞만보고 걸어가는 거. 바보같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어 왜냐면 나도모르게 그렇게 되니까.
네가 공부할때든 체육시간에 스트레칭을 할때든 언제든지 너만 보게 되고 우연히 너랑 눈이라도 마주치면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어서 바로 눈을 피하고. 바보같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어.
"세훈아 요새 무슨 일 있어?
"아니"
"좀 이상해 너"
"우리 내일 부터 따로 하교하자"
"어?"
"내일 부터 따로 집에가자고. 먼저 간다"
특히 너랑 하교 할 때, 그 땐 우리 둘 밖에 없으니까 그 이상한 느낌이 점점 더 심해져서 나도모르게 자꾸 신경쓰이는 느낌에 따로 가자고 말한거야. 사실 같이 가고 싶지만....
이렇게 매일 같이 하던 하굣길을 한달이나 혼자가니까 너무 심심하고 나름 너와 나의 특별한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이 없어지니까... 부끄럽지만 편지를 써봤어.
더 부끄러운 건 직접 줄 용기가 없어서 몰래 네 책상서랍에 넣어뒀어.
"차렷.경례"
반 친구들은 피곤한지 거의 책상에 엎드려 자고 나머지 몇몇은 화장실을 가거나 옆 반에 놀러갔어. 넌 1교시 수업인 수학교과서를 꺼내려고 책상서랍에 손을 넣었고 드디어 내 편지를 발견 한 것 같아
네가 내 편지를 폈어. 나는 자는 척 하면서 몰래 보고있었어 네 반응이 궁금해서.
[그 동안 못되게 군 거 미안해. 나 너 좋아해. 대답 안해도 계속 좋아할거야]
전날 밤 고민고민해서 쓰다가 결국 간단하게 쓴 내 편지를 보더니 아무 반응이 없어 왜? 내 쪽을 보지도 않고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고 그냥 무표정하게만 편지를 보고는 그냥 가방에 편지를 넣어버렸어.
뭐, 사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어. 우리 2년째 같은 반인 친구이니까
"심심하다..."
혼자 하교한지 벌써 한달이 넘었어. 따로 하교하자고 한 건 나지만, 그래도 너랑 같이 집에 가는게 제일 즐거웠었는데...
"야 오세훈!"
뒤를 돌아보니 네가 서 있었어. 네 표정은 약간 화 나있었어. 조금 무서웠어
성큼성큼 내 앞에 오더니 편지를 꺼내면서 무서운 표정을 지었어
"이거 네가 쓴 거 맞지?"
"..어..."
"넌 좋아하는 사람한테 따로 가자고 하고 눈 피하고 그래? 너는 왜 그래? 내가 뭐 잘못한 줄 알고 얼마ㄴ…"
"좋아해"
화 내는 네 말을 끊고 말한 내 진심. 좋아해.
"우리..집에 같이 가자."
그리고 네가 내 손을 먼저 잡아 줬을 때, 진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EXO/세훈] 부끄럽다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b/1/0b1bf1dac140e30239b0327e86ecca7c.jpg)
현재 난리 난 AAA시상식 이이경 수상소감..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