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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명우] 나무와의 대화 1 | 인스티즈

나무의 묘목을 얻다 (1)







 집에 도착했다. 명수는 씻을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침대 위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근처에서 아무렇게나 던져진 핸드폰이 진동했다. 명수는 보지 말까, 귀찮은데 하는 생각을 하다 손으로 침대 위를 더듬어가며 핸드폰을 잡아들었다. 화면 잠금을 풀고 알림 창에 있는 카톡으로 들어갔다. 이호원이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혹시나 가 역시나라고 호원에게 카톡이 와 있었다.




 이호원 [집에서 푹 쉬어라]

 이호원 [딴 생각 하지 말고]




 짧은 말이지만 그만큼 저를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나 있었다. 그나저나 딴 생각 하지 말라는 건 자기가 뭐 우현을 따라 죽겠다는 생각을 할 거란 말인가. 한참동안 액정 위를 바라보던 명수도 마찬가지로 그래 너도 일찍 자라, 짧게 한 마디만 보내고 다시 핸드폰을 던졌다. 핸드폰이 침대 위에서 통통 거리는 소리를 내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큰 소리를 냈지만 명수는 팔을 눈 위에 얹고 움직이지 않았다. 낮에 신나게 울어댔더니 눈두덩이가 부었다. 그리고 무겁다. 우현의 장례식을 치루는 그 3일 내내 울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고 곁을 지켰던 명수다. 그러나 푸른 솔잎을 단 거친 나무줄기 위에 매어진 붉은 목도리를 보고 자신은 무너져 내렸다. 너무 아름다워서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무가 남우현과 너무 닮아서.


 명수가 바로 누웠던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눈 위에 얹었던 팔로 옆을 더듬었다.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자신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이 안보일 정도로 휘어가며 웃는 남우현이 없었고, 가끔 은은하게 허밍을 하는 남우현도 없었다. 제가 소심하다 하면서도 자기 할 말은 다하는 남우현도 없었고. 알게 모르게 가 아니라 항상 자기 생각보다 명수 생각을 더 많이 하는 남우현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남우현이 없었다. 그게 가장 컸다. 명수는 다시 눈가가 아림을 느꼈다. 입에선 윽, 윽 하는 억눌린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우현은 이제 없다. 제 곁에도, 다른 사람의 곁에도.




 "남우현…."




 왜 그렇게 갑자기 갔어. 우리 얼마 안 있으면 이 주년 이었는데, 왜 하필 그 전날에. 전날에 교통사고가 난거야. 현아. 뭐라고 말 좀 해봐. 너 도대체 어디로 가려고 했던 거야.


 결국 또 울고 말았다. 평생 운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태어나서도 한 번 울었고, 아끼던 장난감을 친구 이호원이 망가뜨렸을 때에도 신명나게 울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엉엉 울고, 애지중지 소중하게 여기던 누렁이가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떠났을 때도 혼자서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며 울었다. 처음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도 부모님을 마주하고 엄청 울었다. 애초에 남자가 세 번만 울어야 된다는 말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명수였다. 하지만 그밖에 명수는 전혀 울지 않았다. 명수는 상당히 매사에 담담한 편이었다. 아니, 그런 줄 알았지. 근데 오늘 보니까 아니었다. 명수는 우현이 너무 그리웠다. 너무 그리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긴 시간의 운전과 눈물 후의 후유증 때문인지 명수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눈을 감았다. 지친 몸은 편안한 침대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명수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




"김명수!"

"……."

"야!!"




 아, 누구야. 눈썹을 찡긋거렸다. 그러자 상대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기 시작했다.




 "빨리 일어나!!!!"

 "……."

 "어이구. 어이구."




 뭐야. 명수는 불쾌했다. 그래서 상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의 반대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위에서 큭큭, 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왜 웃어.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명수는 꿋꿋하게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했다. 이정도면 방해 안하겠지, 하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런 명수의 생각이 맞았는지 상대는 그 웃음 뒤로 아무런 말도 움직임도 없었다. 명수의 의식이 다시 멀어지기 시작할 때 쯤 순식간에 눈이 번쩍 뜨였다. 잠잠하던 상대는 명수의 머리맡에 앉아 조용히 머리를 쓸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명수의 머리카락이 쓸어갔다. 익숙한 손길. 익숙한 온기.




 "남우현…?"

 "그래. 남우현이다."




 익숙한 얼굴. 아니 익숙하다 못해 너무 깊이 생각하고 있어서 가슴속에 너무 깊이 박혀있어서 다시는 잊지 못할 그 얼굴. 아무 생각도 없이 명수의 손이 우현의 얼굴로 향했다. 우현이 장난스럽게 얼굴을 씰룩거렸다. 우현의 얼굴에 닿은 명수의 손이 점점 떨려왔다. 더듬더듬 우현의 얼굴을 쓸던 명수의 눈으로 열기가 몰렸다. 눈물도 고였다. 명수가 생각했다. 오늘 참 많이 운다. 그때 우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현의 손이 명수의 얼굴에 닿았다. 야, 야!




 "울어? 울지 마. 왜 울고 그래! 원래 안 그러던 놈이!!"

 "우현아. 우현아."

 "그래, 그래."




 그래야지, 하며 우현이 웃었다. 명수가 그런 우현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명수가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


 남우현은 죽었다.


 그래, 남우현은 죽었다. 근데 어떻게? 하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명수와 우현이 있는 곳은 생전 처음 보는 곳이었다. 한 쪽 벽에 큰 스크린이 있고, 다른 면들은 모두 거대한 장롱들이 세워져 있었다. 문 같은 건 없었다. 그밖에 다른 것들도 별로 없었다. 방 중앙에 소파 하나만 있을 뿐, 게다가 어두웠다. 아, 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수는 우현의 눈을 쳐다봤다. 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현이 명수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곤 일어나라는 듯 명수의 어깨를 두드렸다. 명수가 자리에서 주춤주춤 일어났다. 그래. 꿈이구나. 꿈.


 우현이 명수의 손목을 잡고 향한 곳은 방 중앙에 놓여 있는 소파였다. 우현이 먼저 앉아 옆을 팡팡 두드렸다. 명수가 옆에 앉았다. 우현이 뭔가를 들었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리모컨이. 우현이 손을 몇 번 움직이자 스크린에 빛이 들어왔다. 명수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우현의 얼굴로 푸른빛이 돌았다. 비록 꿈속일지라도 너무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명수가 손을 들어 우현의 콧대를 천천히 눌렀다. 우현이 코를 찡긋 찡긋거리다 눈을 곱게 접으며 웃었다. 그 웃음에 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정말 아름다웠다, 남우현은.




 "됐다!"




 그때 갑자기 우현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명수가 우현을 쳐다봤다. 우현아? 하고 부르니 우현이 명수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장롱 쪽으로 갔다. 그러더니 장롱을 벌컥 열었다. 장롱 안엔 정말 많은 씨디케이스들이 줄줄이 늘어져 있었다. 장관이었다. 위부터 아래까지 빽빽하게 박힌 씨디케이스들을 보던 중 장롱을 닫아버리는 우현 덕에 명수는 어디로 눈을 두어야 할 지 머뭇거렸다. 우현은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또 장롱. 우현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역시 가득 찬 씨디케이스. 우현이 천천히 씨디케이스 위를 쓸었다.




 "김명수."

 "…어?"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어."




 당연하지. 명수가 우현을 처음 본 것은 자신의 형 김성규 때문이었다. 성규는 뜬금없이 아는 동생 만나 볼래? 하며 만남을 주선했다. 명수는 얼떨결에 가게 됐다. 시간도 많았고, 할 일도 없었으니.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것이 남우현이었다. 딱딱한 표정으로 책장을 넘기다 창밖을 쳐다보고 있던 남우현. 그리고 성규를 보자마자 표정이 바뀌던 남우현. 그리고 저를 보고 눈을 크게 뜨던 남우현. 이상하게 생생한 그 기억이 우현과 명수의 관계를 변화시켰다. 명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명수야."

 "응."



 아마 네가 생각하는 처음과 내가 생각하는 처음은 다를 거야. 많이. 하는 우현의 말에 명수가 어? 하는 소리를 냈다. 우현이 여기 있다. 하며 씨디케이스를 하나 꺼냈다. 그리곤 몸을 돌려 명수에게 다가왔다. 명수가 그런 우현을 쳐다봤다. 우현이 씨디를 들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노트북을 들고 명수 옆에 와 앉았다. 그리곤 씨디케이스에서 씨디를 꺼내 훅훅 불더니 천천히 삽입했다. 그때 스크린 위로 우현의 노트북에 떠 있는 화면과 똑같은 화면이 떠올랐다. 명수가 그 둘을 번갈아 쳐다봤다. 우현이 명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금부터 볼 거야."




 우리의 기억.


 명수가 눈을 깜빡였다. 우현이 웃었다.





^.~(찡긋)

암호닉 오뚜기님 피존님 노루님 요정님

ㄴ무러ㅏㅇㄴ마로어ㅏ누마루어누마루어ㅏ눔

댓글감사행녀라어ㅜ나머루ㅏㅇ누ㅏㅁㄹㅇ누ㅏㅣ

다음주에 봐여! 앞으로 어떻게 될거신가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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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명우 진짜 애잔하고아련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계속연재해주실거죠ㅠㅠㅠㅠ브금때문에더집중잘됫던거같아요 잘읽엇어요!!
10년 전
후하후
당연히 계속 연재하져ㅠㅠㅠㅠㅠ 저의 글은 브금빨이랄까...☆★ 감싸해여!!!!
10년 전
독자2
ㅍㅣ존이에요!!! 지금부터 볼거야....흡.....다음편도 기대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니가 생각하는 처음이랑 다를거라니....흡...우현.....우현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후하후
ㅇㅇ어응 피존님 안녕하세여!!!! 과연 우혀니의 시작은 어떤 것일깜!! 뚜둔!!
10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갈수록 아련아련열매가.... 생각하는거랑 다를거라니 흡..... 우현아....... 다음 편도 기대하겠숨니당.....ㅇ^ㅇ
10년 전
후하후
ㅇ^ㅇ 귀엽네영ㅎㅎㅎㅎㅎㅎ 아련아련열매를 드실 준비가 되셨나영?!??!? 헷 죄송
10년 전
독자4
암호닉 신청되요..?????
10년 전
후하후
.....?!??!!??!?!?? 당연하져!!!!,!!!!!!!!
10년 전
독자7
으엇 그럼....오일로 신청하구 갑니당
10년 전
독자5
노루에요!ㅠㅠㅠㅠㅜ 아련뉴ㅠㅜㅜ
10년 전
후하후
노루님 우지마라여...☆★
10년 전
독자6
요정이어요!!!!!! 꺄 둘사이에 무슨일이있었던거죠!!!? 아련아련해오 명수가 현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제가슴이 저릿저릿해요...(눈물) 빨리 그 추억을 알고싶네요 ㅠㅠ 글 쓰느라 수고많으셨어요~ 잘읽고가요 ㅠㅠ
10년 전
후하후
둘 사이에 무슨 일이??!??!? 괜히 우혀니를 그리워 하는 명수 만들어서 미안하네여 저는 행쇼가 좋은뎁ㅎㅎㅎ흫ㅎㅎ 고마워용~(찡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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