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의 첫 암호니규ㅠㅠㅠㅠㅠㅠㅠㅠ 오뚜기님 감사합니다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내용 점점 산으로 가네용~ 그래도 명우 행쇼^*^
- 남자 번외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써야겠네용....!!!
- 내용 별로 없으니까 구독료는 20~
김명수가 한 팔로 날 꽉 껴안고 능숙하게 고개를 틀면 난 쩔쩔매다 양손으로 어색하게 김명수의 두 어깨를 잡는다. 그러면 김명수는 나와 입을 맞추고 있는 그 민망한 상황에 혼자 여유롭게 웃으며 내 어정쩡한 두 손을 떼어내고 자기 목에 걸치게 한다. 그 자세가 민망해서 몸을 계속 움찔움찔 떨었더니 김명수가 입을 떼고 움직이지 마요, 한다. 나보다 어린 게 무슨 명령이야! 명령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시 김명수의 혀가 내 입술을 가르며 들어올 때 얼굴만 붉히는 내가 원망스럽다…. 남우현 이 병신아…. 진짜 난 나름 대학생이고 김명수는 내년에 대학 갈 고등학생인데 이렇게 당하고사냐…. 그래도 김명수는 진짜 잘했다. 뭔지는 말 안하겠다. 다 알면서.
그래도 좀 말하기 민망하지만 말하겠다. 김명수는 키… 스를 잘한다. 어디서 들었는데 진짜 키스 잘하는 사람은 키스를 다 하고 나서 침을 흘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니까 그 이유가 입 안에서 다 처리해서라고 한다. 으, 부끄러워. 그 말을 듣고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했는데 바로 내 눈 앞에 있다. 한참동안 내 입 안을 요리조리 잘도 돌아다니더니 마지막엔 내 입술을 살짝살짝 물고 떨어지는 나와 김명수의 입 주변은 깔끔했다. 전에 어떤 사람은 완전 내 입 주변을 달팽이 지나간 것처럼 만들어 놨었는데. 아, 다시 생각해보니까 진짜 더럽네.
"무슨 생각해요?"
미간에 주름. 이라고 말한 뒤 검지로 내 미간을 살짝살짝 눌러 펴준다. 그게 또 민망해서 입술을 혀로 축이며 김명수를 올려다보는데 김명수가 그런 나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그러더니 미간 주름을 펴주던 손으로 내 머리를 살살 더듬더듬. 그리곤 환하게 웃는데, 이게 과연 고등학생이 짓는 표정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근사한 웃음이었다. 그래, 여기서 한마디 더 추가하자면 김명수는 진짜 잘생겼다. 아니 진짜를 넘어서 정말 잘생겼다. 그래서 누가 만약 김명수 얼굴 보고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김명수 좋아하는 이유 중 거의 절반 조금 안되게 차지하는 게 외모거든. 좀 속물 같지만 그렇다. 흠흠.
"그냥 너 잘생겼다고."
하고 말한 뒤에 어색하게 내 손만 만지면서 바닥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김명수의 가슴팍이 가까워진다. 와, 딴딴하다. 얘는 뭐 고등학생이 이래? 물론 나도 한때 복근이 있긴 있었다. 대학 들어가기 전 남는 시간에 운동만 죽어라 해서. 근데 그게 신입생 때 계속 주는 대로 마시다보니 흔적만 남았다. 아 슬퍼. 근데 얘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때 체력관리 해야 한다고 운동한다더니 진짜 몸 튼튼해졌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 머리 위로 무거운 게 척하고 올라왔다. 이게 뭔가, 하다 김명수의 턱이라는 것을 알고 뭐야, 뭐야. 하며 머리를 움직이니 자기 팔로 내 허리를 감고 아 가만히 좀 있어 봐요. 한다.
뭔 가만히 좀 있어 봐요 야, 좀 놔봐. 라고 하며 김명수의 등짝을 퍽퍽 내리쳤더니 아, 아파요. 하면서도 놔주진 않는다. 그래서 결국 그래. 그래. 네 맘대로 해라, 하며 그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그러니 김명수가 진짜 마음대로 해도 되요? 하더니 나를 꼭 끌어안고 흐흐, 하는 소리를 낸다. 얜 무슨 애가 애 같지가 않고 변태 아저씨 같다. 이 말 하면 김명수 삐질 것 같으니까 그냥 아무 말 하지 말아야지.
"근데 있잖아요, 형."
"어."
"저 원래 취향이랑 형이랑 전혀 다른 거 알아요?"
이건 갑자기 무슨 소리래. 제 애인 앞에 두고 자기 취향 운운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아, 여기 있구나. 눈치 없는 김명수. 너무 황당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나를 여전히 꼭 끌어안고 저 실은 키 큰 사람 좋아하거든요. 뭐 형이 작다는 건 아닌데 그냥 저랑 키 똑같은 사람이요. 그러더니 턱을 내리고 나를 내려다본다. 하긴 김명수가 나보다 크긴 크다. 그래도 별 차이 안 난다. 눈높이는 그래도 맞는 편인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김명수가 제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쓴다.
"키 작으면 키스 할 때 목 아프거든."
…잉? 뭐라?
"…?! 므, 뭐?! 뭐!! 야, 야 이!! 벼, 변태야!!!"
김명수가 능글맞게 웃으며 왜요? 한다. 왜요는 무슨 왜요. 이 변태 새끼가.
"현아, 안녕!"
"어, 동우 선배. 안녕하세요."
어, 현아! 그게 뭐야? 우유? 하는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네. 네. 하고 대답하니 동우선배가 의아한 표정으로 현이 너 흰 우유 싫어하지 않아? 하고 묻길래 아, 네…. 싫어하죠…. 하고 대답하니 동우 선배가 눈을 크게 뜨며 그럼 왜 먹어? 하고 묻는다. 네, 그러게요. 제가 왜 제 몸에 맞지도 않는 흰 우유를 먹고 있을까요.
"키 크려고요. 하하."
그래. 솔직히 김명수한테 변태라고 소리 지른 다음에 넘기긴 했지만 하루 종일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올랐다. 그래서 김명수랑 헤어지자마자 집 근처 대형 마트로 가서 바로 돌아다니면서 마실 흰 우유 200ml 짜리와 집에서 마실 1000ml 짜리를 여러 개 사서 규칙적으로 마시고 있다. 이게 뭔 짓이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쩌면 김명수 취향에도 맞추고, 옷빨도 더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근 일주일째 실행중이다. 그렇게 딴 생각을 하고 있다 동우 선배를 봤는데, 동우 선배의 머리 위로 먹구름이 둥둥 떠다녔다. 선배? 하고 부르니 동우 선배가 허탈하게 웃었다.
"현아…."
"네?"
"우유 아무리 먹어도…."
안 클 사람은… 안 크더라….
하더니 어느새 강의실로 띄어가는 동우 선배. 아… 선배…. 근데 선배가 뛰어갈 때 선배에 눈에서 흐르던 그 액체는 땀 인가요…?
그리고 주말이 되었다. 고3이니까 공부나 하라고 오지 말라고 했더니 굳이 공부 할 것도 챙기고 오겠다고 땡깡을 부리는 김명수 때문에 청소를 하고 있다. 전에 한 번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 와 청소를 안 한 적이 있었는데 인상을 있는 대로 쓰며 이런 집에 어떻게 살아요? 하며 개쪽을 줬던 놈이 생각나서다. 그땐 미뤄두었던 이불 빨래까지 다 하고 결국엔 하루 종일 청소만 했던 끔찍한 날이었다. 그러니 최소한 보이는 것은 다 치워야 한다. 남자 새끼가 쓸 데 없이 깔끔해가지고 말이야, 하고 툴툴 거리며 청소기를 돌린다. 청소기를 다 돌린 다음엔 걸레도 빨아 바닥도 닦고.
그렇게 대충 청소를 다 하고 소파에 앉아 어후, 하며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띵동 하고 경쾌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인터폰으로 확인 해 보니 김명수. 이놈은 꼭 이런다. 분명히 내가 준 열쇠도 가지고 있으면서 내가 집에 있는 날에는 초인종을 눌러 내가 문을 열게 만든다. 고된 걸레질로 혹사를 당한 허리를 두드리며 문을 열어주니 형, 하고 부르며 바로 안아오는 김명수. 오냐. 라고 하며 엉덩이를 두드려주니 아 뭐해요, 하며 웃는다.
"집에서 공부 하라고."
"싫은데요."
아, 오는 길에 롤 케이크도 사왔어요, 그거 먹어요, 형. 하더니 자연스럽게 거실로 들어간다. 누가 보면 네 집인 줄 알겠다? 라고 하니 우리 집 맞잖아요. 하곤 소파 위에 드러눕는다. 그 모습을 보고 웃다 녀석이 사온 롤 케이크를 꺼내 안에 들어있던 플라스틱 칼로 롤 케이크를 잘라 그릇에 두 개씩 올려다 놨다. 으아, 맛있겠다. 하고 있을 무렵 언제 소파에서 일어났는지 내 뒤에서 나를 꼭 안고 어깨에 머리를 걸친 김명수가 잘 사왔죠? 하며 웃는다. 어. 어. 하고 대답을 하며 포크를 꺼내고 있는데 어, 그러고 보니 같이 마실 거 안 사왔다. 하는 김명수. 그러게. 케이크만 먹으면 좀 그럴 텐데, 하다 냉장고에 가득 들어있을 우유가 생각나 우유 있어, 우유! 하곤 냉장고로 뒤뚱뒤뚱 걸어갔다. 나를 안고 있는 김명수 때문에.
그리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김명수가 경악을 한다. 형, 형 흰 우유 싫어하지 않았어요?! 뭔 우유가 이렇게 많아? 하는 말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문을 닫았다. 그러니 형, 왜 닫아요. 하면서 힘으로 여는 김명수. 그 행동에 놀라 아! 싫어! 우유 안 마실래! 하며 냉장고 문을 미니 왜요, 내가 마실게. 하면서 반말을 섞어 말하는 김명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점점 얼굴이 익어갔다. 아니, 얘가 혹시 자기가 한 말 때문에 내가 이런 짓 한다는 거 알면 어떡해. 진짜 그럼 안 되는데.
"으어응어으억!!!!"
"혀, 형. 갑자기 왜 그래요!"
결국 내 뒤에 있던 명수를 밀쳐내고 냉장고를 바짝 끌어안았다. 우유, 우유 마시지 말자. 어? 어? 하는 내 말에 김명수가 잠시 멈춰 있다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마시라고 산 거 아니에요…? 몰! 라!! 마시지 마!!!! 아, 알았어요.
김명수가 애 다루듯 내 어깨를 끌어안고 날 소파에 앉힌다.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더니 아까 롤 케이크를 올려놓은 접시 두 개와 포크를 챙겨 가져온다. 그러더니 내 무릎에 올려주고 옆에 앉는다. 아, 존나 쪽팔려. 하는 생각을 하며 롤 케이크를 먹지도 않고 쿡쿡 찌르니 옆에서 화났어요? 하고 물어보는 김명수. 아니, 아니, 라고 대답하며 계속 롤 케이크를 찍었다. 나는 왜 얘 앞에서 이렇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나이도 내가 더 많은데 나보다 얘가 훨씬 더 어른스럽고, 내가 휘두르는 듯 하면서도 어느새 보면 내가 휘둘리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 나만 얘 좋아하나? 아, 갑자기 왜 이런 기분이 들지, 하며 끙끙거리다 롤 케이크를 먹었는데 아, 맛있다. 하는 생각을 하다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 뭐야, 뭔데.
"형."
"……."
"우현형."
"……."
"현아."
하는 말에 고개를 팍 들고 김명수를 보면서 야, 너 반말 하지 말라고 했…! 까지 말 했는데 그 다음 말이 김명수 입 안으로 먹혀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도 감지 못하고 있는데, 김명수가 내 어깨를 잡고 그대로 눕혀버려서 바닥에 쨍! 쨍! 하는 소리가 나며 접시와 그 위에 있던 롤 케이크까지 같이 떨어졌다. 바지 위로 기분 나쁜 느낌이 난다. 아, 이 바지 내가 좋아하는 바진데! 게다가 드라이해야 되는 바진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 김명수 목에 팔을 걸치고 눈을 감았다. 몰라, 일단 이 다급하게 움직이는 놈부터 신경 쓰고. 김명수는 거칠게 움직였다. 고개를 휙휙 바꾸고 내 혀 잡아끌고, 내 입 안에 무단 침입해서 다 어지러 놓고. 얼마나 다급했냐면 벌어진 입 사이로 침이 새어 나올 정도였다. 얘가 왜 이래, 하는 생각이 들 무렵 입술을 뗀 김명수가 거칠게 숨을 쉬었다.
"오늘 왜 그러는데."
"…뭐가."
"나 싫어?"
잉? 얘가 뭐래?
"뭐?! 뭔 소리야!!!"
"아니면 뭔데. 오늘 왜 그래. 뭐 기분 나쁜 짓 했어, 내가? 어?"
아니야!!!! 라고 대답하니 그러면 뭔데. 말 좀 해, 라고 하며 내 눈만 쳐다보는 김명수. 오늘따라 그 잘생긴 얼굴이 매우 부담스러워 눈을 살살 피하다 내 턱을 잡고 자기 눈과 마주치게 고정시키며 말 안 해? 라고 하는 김명수 때문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존나 쪽팔려, 어떻게 말해. 아, 으, 어, 하는 생각을 하다 결국 말하기로 결정하고 김명수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너 나 좋아해?"
"어."
바로 나오는 대답에 놀랐다.
"…근데 나 네 취향 아니라는 건 왜 말해."
"어?"
"…아. 진짜…."
"현아. 다시 말해 봐."
반말 하지 말라고. 아니 다시 말해 봐. 왜, 현아. 응? …네가 나는 네 취향 아니라며.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진짜 서운하네. 내 턱을 잡고 있던 김명수의 손을 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엉망이 된 내 바지와 바닥을 보고 물티슈로 닦아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으왁! 하는 소리와 함께 어딘가로 눕혀졌다.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김명수요, 그 너머로 보이는 것은 천장이니. 뭐, 뭐야.
"남우현."
"……!"
"내가 언제 취향 아니랬어. 다르다고 했지."
"그거나 그거나…!"
몰라. 남우현 존나 사람 미치게 하네. 이제 네 몸에 맞지도 않는 거 먹지 마. 그리고 내 취향 바뀌었어. 남우현으로. 아, 오늘 공부 못해. 안 해. 남우현 너도 아무 것도 못할 줄 알아.
하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김명수는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