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틀 동안은 계속 고민을 했다. 이틀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다? 진짜 나 버려진 거야? 이렇게?
이런 적은 또 처음인지라 너무 속상하고 짜증나서 눈물이 나버렸다.
어흑.. 하고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우는데 카톡- 소리에 무슨 경보음이라도 울린 듯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확인한다.
[떡볶이 먹을래?]
세종오빠에게 온 카톡에 나는 시무룩해져서는 창밖을 보다가 답을 보낸다.
- 넹
떡볶이는 좋지. 사랑이지.
"오 오늘은 그럼 오빠네 집에 가는 거예요?"
"응. 방금 막 시켰으니까.. 집 가면 오지 않을까. 배달이.."
"오! 오오! 오! 떡볶이!! 아 생각할 수록 너무 좋은 것."
운전을 하는 세종오빠를 한참 보았다. 도환님이랑 찐친이라던데 이렇게 다를 수가... 세종오빠는 말도 많고 웃음도 많은데.. 도환님은...
"아, 참.. 그 때 마카롱 괜찮았어?"
"넹. 존맛탱이던데!"
"집에 몇개 더 사놨거든. 가져가."
"오! 정말요??"
"응. 도환이 주려고 사놨는데. 안 좋아한다고 해서."
"아.. 도환님이 마카롱 안 좋아해요?"
"응. 단 거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 근데 왜 도환이는 도환님이야??"
"아....."
왜 도환님이냐며 신호 걸린 틈에 나를 한참 바라보는 오빠에 나도 모르게 수줍게 웃으며 말한다.
"그냥.. 뭔가... 대하기 어렵고.. 어렵고 싶기도 하고...."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그래요! 몰라요..!"
"엥?"
"근데 진짜 도환님은 연애를 왜 안 해요?? 진짜 잘생겼는데."
"도환이 잘생겼지. 알고보니 게이일 수도 있어 저 자식."
"엙!!!!"
"왜 엙이야 ? ㅎㅎㅎㅎ."
"헤..."
"아, 참.. 우리 다음에 수제버거 완전 맛있는 곳 가자. 오빠가 사줄게."
"오!! 좋아요!! 콜 콜! 나 햄버거 좋아해요."
"넌 다 좋아할 것 같아."
"말넘심."
"왜? 칭찬인데."
"몰라요..!"
"너도 말 편하게 해. 비니처럼 야야~ 해도 좋은데."
"에.. 정말요?? 말 놓으면 정말 너무 많이 까불 것 같아서.. 안 하는 건데."
"좋은데. 친구 같은 거."
"그래!"
"응."
"그래 세종아."
"야."
"왜. 하라며."
"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왜 도환님이 여기있어."
"아, 내가 도환이 우리집에 있다고 말 안 했나......??????"
"네."
세종오빠 집에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앉아있는 도환님을 보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뒤돌아 세종오빠한테 뭐라했더니
세종오빠가 내 표정이 웃긴지 내 얼굴을 가리키며 마구 웃는다.
"안녕하세요..."
너무 뻘쭘하다...
"……."
대충 인상쓰고 고개 끄덕이는 도환님에 나는 미칠 것 같았다. 아니... 왜요! 왜 인사 안 받아주는데ㅠㅠㅠㅠㅠㅠ
떡볶이를 먹으려고 식탁 의자에 앉아서 너무 어색해서 죽을 것 같았는데.
세종오빠가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힐끔힐끔 도환님을 보았다. 왜 이렇게 가까운데.. 멀게 느껴지는 거야.
너무 내 자신이 초라하기도 했고.. 그냥 느낌이 이상했다.
"아, 맞아. 우리 다음주 종강이다.. 이제 알바 구해야지.. 정말.."
"아.. 벌써 종강이야??"
"응.."
"아, 그럼 반이 졸업 선물로 뭐 해주지 ㅎㅎ."
"음... 떡볶이! 떡볶이 사줘."
"떡볶이 지금 먹고있으면서 또 먹고싶어??????"
"떡볶이가 최고야."
최고야- 하고 고갤 들었는데.. 도환님과 눈이 마주친다.
"……."
금세 눈을 피해버리는 도환님에 나는 주눅들어서 힘 없이 젓가락을 쥔 채로 떡볶이만 건드린다.
분명해.. 내가 싫은 거야. 나는 그냥.. 장난감일 뿐이었던 건가. 따지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내가 감히 도환님한테 뭘 따지겠어.
"데려다줄게."
"아, 괜찮아!"
"도환이도 차 없어서. 내가 데려다줄게."
"아! 아냐! 그냥 버스 타면 돼. 오랜만에 타도 좋을 것 같은데."
"…그래?"
"응!"
"그래.. 그럼 도환아! 반이 잘 부탁한다. 알겠냐? 다른 길로 새면 죽어. 아, 불안한데.. "
"내가 뭐 잡아먹냐? 호들갑은."
아.. 진짜 목소리 너무 좋다.. 뒤돌아 현관문을 열려는데.. 내 코 앞에 있는 가슴팍에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자 도환님이 덩달아 흠칫- 하며 뒷걸음질을 친다.
죄송해요.. 하고 문을 열자.. 아니 왜 안 열려.. 진짜? 미쳤냐? 어떻게 여는 거야......
"위에 거."
"……."
"이렇게."
내 뒤에 서서 나른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손가락을 뻗어 버튼을 대신해서 눌러주는데 또 설레 미치겠는 것이다.
나오자마자 나는 정류장에 서서 버스가 언제 오는지 확인을 한다. 몇 번 타요? 내 말에 도환님은 나와 같은 곳을 한 번 보더니 내게 말한다.
"네가 타는 거."
"내가 타는 거요???????"
"응."
"왜요?????????"
"그냥."
"에...????????"
곧 반이는 한참 버스 시간표를 보더니 곧 방긋 웃는다. 뭐가 저렇게 좋을까.. 도환이 힐끔 반이를 보며 픽- 웃는다.
도환이 춥게 입고 나온 걸 보고 반이는 자신의 버스가 저 멀리서 오는 걸 보고서 자신이 매고있던 목도리를 풀러 발꿈치를 들고선 도환에게 매준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듯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말도 안 하자, 도환이 당황한 표정으로 반이를 바라보자, 반이가 용기내 말한다.
"저 바보 아니에요. 바보라서 가만히 있는 거 아니고. 연락 줄 때까지 그냥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오래는 안 기다릴래요. 짝사랑만 몇 번 해봐서 그런지 잘 참을 순 있는데. 이번엔 좀 힘들어요."
버스가 도착하자, 반이가 도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한다.
"집 가려면 5번 타면 돼요! 무슨 스물여덟 먹고 버스 뭐 타야 될지도 몰라요? 바보네,바보."
"……"
"안녕히가세요!"
반이가 가자마자 도환은 벙쪄서 한참 멀어지는 버스를 보다가 뒤돌아 걷는다.
그러다 다시금 힐끔 뒤를 돌아본다.
"…5번 아니고 6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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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컷 치곤 괜..찮지....??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