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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 시리즈 ; 우리, 달달해져 볼까요?

브금 : 맥케이 - Angle 2 Me 

아마 최초로 매우 달달한 내용을...아니 처음으로 커플이야기를 써보는듯.




"우리 처음만났을 때 기억해?"


덥고도 더운 여름날, 바람 한 점없고 포근하기는 무척이나 포근한 한 여름날. 나는 동혁이에게 얼굴턱받침을 한 채 물었다. 동혁이의 바람빠지는 웃음소리가 언뜻 안면근처에 느껴져왔다. 자연스럽게 인상을 찡그리니 그가 으으으- 하며 내 코를 잡고 살짝 비트는 것이였다. 물론, 기억하지. 동혁이의 살풋한 웃음과 더불어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너랑 어떻게 만났는지도 모르면 어떡할라구. 동혁이는 입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큭큭 웃었다. 나는 눈을 반쯤뜨고 덩달아 같이 웃었다. 우리 앞에 놓여진 과일빙수가 서서히 녹아가고 있었고, 먹다남은 케이크는 먹음직스럽게 남아있었다. 노곤노곤하게도 차가운 에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있는 가로수길 한 카페. 우리는 아직 어리지만 서로가 너무나 좋다. 내 옆에는 내 가방이, 동혁이는 동그란 안경을 쓴 채 날카로워보이는 인상을 좀 누그러뜨리는데에 힘썼다. 서로 커플인 걸 지독하게 인정하겠다는 듯이 같은 스니커즈를 신고, 비슷한 색상 계열의 염색을 하고. 동혁이는 볼을 긁적이더니 잠깐 인상을 찌푸렸다.


근데, 우리 진짜 무슨 연애소설처럼 만나지않았어? 음, 그랬나? 내가 생각하기엔 그렇게 특별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내 말에 동혁이가 서운하다며 입을 삐죽거렸다. 그래도 명색이 학생부 커플이였는데 이러기냐고. 어색하게 웃으며 손사레를 치니 그가 더더욱 입술을 삐죽인다. 항상 이렇게보면 여자인 나보다 동혁이가 애교를 더욱 잘 부렸고 나를 달랬다. 남자가 더 좋아하는 연애라서 그런지도 몰라도, 남들보다 훨씬 나름 오래인 연애기간을 갖고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보면 설레는 걸 어쩌겠는가. 나는 동혁이가 턱받침을 하고있던 손을 뺏어들어 조물조물 만지작거렸다. 나보다 훨씬 큰 손바닥이 내 두 손가득히 들어오자 그의 인상이 살짝 풀렸다. 자잘한 일에 이렇게 좋아하는 행동을 보면 가끔 동혁이가 부러웠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티낸다는 것에 어지간히 부러웠으니까. 나는 미안하다고 속삭이며 잔뜩 울상인 표정을 지었다. 눈썹도 이렇게 찡그리고, 입꼬리도 쭈욱 내리고. 그러자 동혁이가 내 머리를 콩 때리며 그런 표정 짓지말라고 엄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다. 그의 머리카락이 에어컨 바람에 잔잔히 흔들렸다.


우리가 서로를 친구가 아니게 생각했을, 처음은 ?


"그 때는 체육대회였지."


그 때당시 나는 계주 주자였고, 동혁이는 우리 반에서 반장이였다. 툭 하면 구박하고 난리를 쳐서 나는 그닥 동혁이를 좋아하진 않았고,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것도 내 관심을 끌기위한 일종의 수단이라고 했다. 듣고나서 얼마나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허허 터뜨렸었다. 마지막 계주 주자에 당첨된 내가 한창 좌절하며 반장에게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동혁이는 단호한 목소리로 안된다며 볼펜으로 내 이름을 동그라미 쳤다. 너가 우리반에서 가장 빠른데 주자로 뚸야지 어떡하겠냐고, 빠른 너를 원망하라는 둥 이상한 소리를 이어가길래 또 그의 잔소리를 듣자니 그냥 계주 한번 뛰는게 나은 것 같아서 재빨리 내 자리로 돌아왔었다. 입을 툴툴거리며 될대로 되라지! 하고 동혁이 등 뒤에다가 대고 대놓고 저격질을 하지않나. 여러모로 유치한 짓을 서슴없이 했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동혁이도 아니였고. 실수로 내 어깨를 툭 치고가거나 내 담요를 허락없이 사용하거나.


서로가 으르렁거리며 일주일을 보냈다. 반 아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우리 둘 사이가 너무 안좋아보여서 온통 우리 눈치보느라고 바빴다고 했다. 부반장이였던 구준회는 그 무심하고도 귀찮은 눈빛으로 나와 동혁이만 격리시킨 채 체육대회 연습을 진행했다. 너네까지 챙기면 우리 반 연습할 시간없어, 새끼들아. 구준회는 찰진욕을 잘하는 편이였다. 모나미 볼펜으로 나와 김동혁을 번갈아 가르키며 눈을 번뜩이는데 절로 화들짝 놀라게 되서 옆에 있던 김동혁이 반장인 것도 잊고 절로 수그러들었다. 김동혁은 또 그 바보같은 웃음으로 헤헤 웃었다. 구준회, 수고하라. 무슨 왕이 된 것마냥 말하길래 한심한 눈빛으로 흘끔 쳐다본 걸 구준회한테 들켜서 한동안 놀림도 당했었고. 이렇게보면 나, 정말 많이 까이고도 놀림을 당했었다. 특히 반장+부반장 브라더스한테 말이다. 구준회는 부반장이였지만 무름도, 우유부단함도, 망설임도 없는 칼같은 역할을 잘 해내었다. 체육대회 당일날 잔뜩 군기잡힌 모습을 보고 김동혁은 만족스러워하며 구준회에게 피자 한 판을 선사했었던 일은 우리 반에서 기억에 남는 일 들 중 하나로 적혀있었다.


단체줄넘기, 여자피구, 남자축구, 창작안무, 남자족구까지.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계주 전까지 벌써 시간이 달려왔었다. 오후 4시 반, 선생님은 이제 곧 시작한다며 호루라기로 모든 학생들의 정렬을 시도하셨고 김동혁과 구준회는 계주 뛰는 애들을 모으느라 목소리를 빽빽 써가면서 아이들을 집합시켰다. 오랜만에 보는 김동혁의 진지한 모습에 나도 덩달아 진지해져서 그들이 정해주는 계주 전략이라던지, 순서라던지 여러모로 듣고있었다. 마지막 타자는 얘한테 넘겨주기로 했으니까 모두들 마지막 아니라고 해서 최선을 다해 뛰지않으면 오늘 피자는 없어.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잘도 하는 김동혁의 말에 아이들은 싹 굳은 표정이 되어버렸고 구준회는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보이진 않아도 계주에 대해 목숨을 걸은 표정들이다. 다 죽여버리겠어, 쓰발! 특히나 통했다고 생각했던 찬우의 표정도 진지함의 끝자락을 달렸다. 웃음이 절로 튀어나왔지만 눈을 부라리는 구준회 때문에 정색을 싸그리 깔고 마인드컨트롤을 시도했다.


내 바로 뒷 타자가 찬우였다. 찬우는 내 손목을 한 번 만지작거리더니, 변성기가 갓 끝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너 오늘 무리한 것 같다, 내가 바통터치 할때 제대로 받아야 돼. 그러자 마침 김동혁이 나와 찬우를 불렀다. 왼손에는 마치 한 영화의 감독처럼 종이를 돌돌 말아서 붕붕 휘두르고 있었다. 전교생이 운동장을 둘러싸고 둥그렇게 앉아있었다. 군데군데 선생님들이 대기를 하고계셨고, 체육선생님은 분필가루로 만든 선이 혹시나 지워질까봐 조바심을 내시며 슬렁슬렁 돌아다니셨다. 우리학교는 각 반으로 체육대회를 하는 것이아니라, 1학년 1반과 2학년 1반, 3학년 1반. 이렇게 1반 팀을 한 팀으로 치는 형식이였다. 6반이였던 나와 김동혁은 3학년 6반 반장이였던 지원이오빠한테 구박도 많이 받았다. 틈만 나면 싸우니 니네가 진짜 톰과 제리라면서. 동혁이는 옆에 있던 구준회 손에 들려있던 확성기를 재빨리 뺏어들고는 목청이 터져라 뭐라고 하는 것이였다. 귀가 좋지않은 나는 한참동안 인상을 찡그리며 뭐!라!고?! 를 여러번 소리쳤던 것 같다.


"...리, 가!"

"아오, 쟤 뭐래니."

"너 진짜 귀 안좋나보네."


찬우의 표정을 보니 진짜 한심하다는 얼굴로 쳐다보길래 정강이를 한 번 깠다. 야! 이, 미친! 덕분에 찬우는 욕을 자체 필터링하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기 바빴고. 나도 내 자리로 돌아가면서 김동혁을 흘끔 봤는데, 그의 표정에는 은은한 미소가 걸려있는 것이다. 구준회는 그 커다란 키와 다리로 짝다리를 짚으며 팔짱을 단단히 낀 채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나는 구준회의 그 분석하는 듯한 눈빛이 소름돋아서 좋아하는 편이 아니였기에 발걸음을 빨리 재촉했다. 이윽고 체육 선생님의 카운트소리가 운동장을 울렸고, 총소리가 탕! 나자 전교생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여기저기서 각자 반을 응원하는 목소리, 빽뺵 소리지르기, 울부짖는 소리, 북을 둥둥 두들기는 둥 여러행동은 다 해먹는 것 같았다. 문득 우리 반을 보니 우리반도 조용한 편이 아니였다. 인상을 바락바락 써가며 나를 삿대질하는 내 친구, 내 친구 옆에서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지원이 오빠, 지원이오빠 친구로 유명한 한빈이오빠까지. 웩, 하고 온갖 인상을 찡그리다가 지원이오빠와 눈을 마주쳤다. 지원이오빠는 때리는 시늉을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한빈이오빠는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나를 가르켰다. 엥, 뭐지. 어안이 벙벙해서 잠시 멍 하니 쳐다봤다. 한참동안 하트를 나에게 쏴대길래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몰라 눈을 도륵도륵 굴리니 그걸 눈치챈 지원이오빠가 한빈이오빠의 뒷통수를 퍽 쳤다. 저 버럭버럭하는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리는 것 같다. 입모양이 워낙 커서 그대로 읽혀지는 것도 물론이고. 너 이 새끼야, 너 우리 반 아니잖아? 한빈이오빠는 그저 킥킥 웃으며 마지막으로 내게 손모양 하트를 날리고는 아이들 사이로 파고들어갔다. 이게, 지금 뭔 상황이야. 눈을 한참동안 깜빡이다가 누가 내 어깨를 툭 치길래 어깨를 감싼 채 인상을 찡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김동혁이 아까 그 확성기를 오른손에 든 채로 답답하다는 표정이였다. 지금 주자 5번째 시작했거든? 가서 대기타, 내 목소리 안 들렸어? 그의 말에 바락바락 악을 쓰던 나인데 그 날따라 자꾸 헛 발질을 하는 것이였다. 비틀비틀거리며 겨우 주자 줄을 섰다. 동혁이는 끝까지 자리를 뜨지않고 나를 옆에서 지켜보았다. 동혁이를 보는 여자애들의 눈동자가 절로 느껴져서 그의 등을 꾹꾹 눌렀다.


"왜 이래?"

"이제 좀 가지...?"

"싫은데? 너 뛰는 거 보고 갈껀데?"

"미친, 나랑 원수진거 여기서 티내지말고 빨랑 꺼져!"


그래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길래 어쩔 수 없이 나도 포기하게 됐다. 드디어 일곱번째 주자인 찬우가 뛰었다. 구준회만큼 키도 크고 달리기가 빠른 찬우는 성큼성큼 뛰어오고 있었고 나는 애꿎은 운동화를 지져끌다가 점차 가까워지는 찬우의 바통터치를 받아낼 준비를 했다. 앞으로 나가면서, 그가 속도를 낮췄다. 바통터치가 이제 곧 다가왔고, 그의 손가락이 내 손목에 살짝 닿았다. 은근 차가운 느낌이 감도는 바통이, 드디어 내 손에 넘겨졌다. 근처의 소리가 아무것도 들리지않았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항상 그랬던 것처럼 발을 동동 굴렀고 다리를 움직였다. 이제 내가 마지막이다.


"오오오!!!"

"야!! 따라잡히잖아!!"


바로 앞에있었던 2반이 1등을 하고있었다. 나는 기가막히게 따라잡았고, 등이 거의 붙었을 때였다. 주변에 있던 2반 애들이 야유를 보내며 빨리 뛰라고 앞의 놈을 재촉하는 것이였다. 이를 악물고 바통을 꽉 붙잡으니 앞선 놈이 내가 바싹 따라붙은걸 눈치챈 듯 살짝 고개를 돌려서 나를 쳐다보는 것이였다. 눈이 마주쳤을 때 한 번 웃어주니 짜증나는 얼굴로 인상을 찡그린다. 빨리 따라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벅차오르는 숨도 겨우 참아내면서 내 다리가 내것 아닌 것처럼 운동장을 밟았다.

어, 어. 이게 아닌데? 

잠시만, 이건...


'"야!!!!!!"

"씨바, 저 새끼 미쳤나봐!"

"미친 쟤 6반아님?!"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본능적으로 얼굴을 팔로 가렸다. 모래가 얼굴에 완전히 닿진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게 무슨 일인가, 순간 정신이 멍 해서 가만히 숨을 참고있었다. 손목에 들려있던 바통이 슬로우모션으로 바닥에 떨어지는 게 내 눈에 보였다. 그리고 바닥과 가까워지는 얼굴과 운동장 흙내음이 콧등에 갓 닿을거라고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내 앞에 있던 주자는 나와 함께 넘어져있었다. 그는 앞으로 잔뜩 넘어진 채로 엎어져있었고, 나는 그의 다리를 걸고 넘어진 것처럼 미묘하게도 끼워맞춰져있어서 벙찐 얼굴로 가만히 앞 주자를 쳐다보았다. 2반 남자애였다. 어깨가 부들부들 떨려오는 걸 보고 흠칫 놀라며 넘어진 몸을 반쯤 일으키니 팔꿈치 쪽이 따끔한 기분을 느껴 인상을 찡그렸다. 아, 하고 급하게 손으로 매만지니 빠알간물이 손에 묻어나왔다. 주변에서 우리를 부르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체육선생님은 호루라기를 불고 경기가 벌써 끝났음을 선포한 채 우리쪽으로 빠른걸음을 독촉하셨다. 못 보던 운동화들과 흙자국들이 군데군데 묻혀져있는 투박한 운동화들이 우리를 둘러쌓았다.


괜찮아? 지원이오빠의 음성이 들렸다. 이윽고 구준회의 한숨소리가 연달아 들렸고, 친구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발만 동동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2반 남자애 친구인 듯 한 남자애가 인상을 팍 찡그린 채 옷을 탈탈 털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2반 반장인 정진형이 호루라기를 만지작거리며 날 힐끔 보는 것도 느껴졌다. 나도 같이 다쳤는데 어째 내가 일부러 판을 벌려놓은 기분이다. 엉망진창이 되버린 기분에, 몰골에. 뒤늦게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귀가 후끈후끈 아려와서 급하게 고개를 숙이니 지원이오빠가 내 팔을 단번에 잡고 위로 올려 자신을 보게했다. 그의 낮고도 몽롱한 목소리가 귀가까이 들려왔다. 지원이오빠와 눈을 마주치자 오빠의 두 눈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로 입술을 지긋이 깨문채. 이걸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한참동안 응시하다가 결국은 내가 먼저 피해버렸다. 오빠의 한숨이 또다시 들려왔다. 야, 비켜. 구준회가 있는 쪽에서 누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튀어나왔다. 틈을 두 손으로 거칠게 비집고말이다.


"어, 마침 잘 왔다. 야, 김동혁."

"......"

"얘 말 들어보니까 니네반 여자애가 먼저 발 걸었다는데 말야."

"뭐?"

"야, 말 좀해봐. 니가 그렇다고 했잖아."


순간 내가 잘 못들은 줄 알았다. 내가 발을 걸었다고?

두 눈이 크게 떠지게 만드는 발언이였다. 황당함에 부축받고있던 것도 잊고 앞으로 박차고 나갈뻔했다. 진짜 이게 뭔 말이래. 황당스러움만이 가득하다.

김동혁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정진형을 쳐다보고 있었다. 주변 상황을 정리하고 있던 체육선생님이 곧 끼어드셨다. 일단 다친애들 챙겨서 보건실로 가거라. 비디오판독 할테니까 걱정은 너무 하지말고. 해산! 크나큰 손으로 우리가 만들어놓은 원을 헤집어 놓는 체육선생님은 호루라기를 삑- 부셨다. 곧 이어 정진형의 서늘한 눈매가 나를 훑고지나갔다. 그렇게 소문이 좋지만은 않은 아이인걸 알던지라 그 자리에서 그만 얼어붙고말았다. 입가를 겨우 정리하고, 지원이오빠가 내 어깨를 팔로 두른 채 자연스럽게 그 곳을 떠났다. 상황수습을 대충하고있던 동혁이가 불쑥 우리 앞을 가로막더니 팔에 있던 문서기록들을 지원이오빠에게 떠넘기듯이 주는게 아닌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둘이서 눈만 끔뻑대고 있으니 동혁이가 빠르게 말을 뱉어냈다. 형, 죄송해요. 제가 얘 보건실 데려다주고 올께요.

그리고는 정말 내 손을 잡고는 학교건물로 향해 빠른걸음으로 걷는 것이였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겨우 동혁이스텝에 맞춰 걸을때야 한참 멀어진 지원이오빠의 원망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동혁, 개새끼!!!라고.



보건실에는 보건선생님은 커녕 아무도 없었다. 아마 그 2반무리들은 자기네 반 쪽으로 아예 가버린 듯 했다. 앞서 행동하던 동혁이는 보건실 문을 열고나서 불을 키려는 내 손을 막았다. 보건실 불빛은 너무 세서 두 눈이 찡그려진다는 게 그 이유였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뒤 군말없이 침대를 가르켰다. 가서 좀 앉아있어, 많이 무리했으니까. 나를 놀릴 때랑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말투라서 솔직히 입만 삐죽이고 있었다. 지금 분위기잡는건가. 하지만 곧 내게로 돌려진 동혁이의 표정을 보니 그 툴툴거리는 입도 자동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눈가는 굳어있었으나 잠시 스쳐지나가는 눈빛에서 정말 걱정한다는 그 느낌이 훅, 들어온 것이였다.

난생처음 그런 눈빛을 봤다. 서로 놀리기만 바빠서 얼굴도 제대로 보지않고 깎아내리기만 바빴는데 동혁이가 참 회장답다는 생각을 그때즈음에야 강하게 느꼈다. 망치로 뒷 머리를 맞은 기분. 후덜거리던 다리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은 동혁이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않으려고 노력하며 응급물품들을 꺼내고 있었다. 그가 침대로 가라고 했음에도 가지않고 멍청히 서있던 나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입꼬리를 시원시원하게 늘어뜨리며 눈매를 반쯤 접은 미소를 보였다. 왜 안가, 놀란거야?

그렇다쳐도 나는 결국 동혁이의 손에 이끌려서 침대에 안착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보건실의 병원냄새와 보건실의 푹신한 침대와 보들보들한 이불촉감이 다리와 손바닥을 통해 찌르르 전해져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동혁이는 근처에 아무렇게나 둔 보호자의자를 질질 끌고와서는 내 앞에 요란한소리를 내며 갖다 두더니, 응급물품들을 싸그리 모아놓은 통을 내 왼쪽에 퉁 하고 갖다놓았다. 투박하게 갖다놓은 손길에 통 안에있던 물품들이 작은 진동을 떨었다. 그는 자신이 갖다놓은 의자에 털썩 앉고는 갑자기 내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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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줘봐."

"어?"

"다쳤잖아, 어떻게보면 내 탓이기도해."


무슨 너 탓, 이라고 하려다가 입을 쑥 들어갔다. 그래, 어떻게보면 이 일의 시발점도 김동혁 때문이기도 하다.

주자를 마지막으로 세운건 김동혁이고, 주자로 추천했던 것도 김동혁이였다. 애초에 김동혁은 우리반 반장이였고.

아무말없이 그를 쳐다보자 눈을 슬쩍 내려깐다. 그리고는 통을 잔뜩 헤집어놓다가 연고를 하나 꺼내 서툰솜씨로 한 번 쭈욱 짜내기를 시도하는 것이였다.


내 손바닥을 한 번 훑어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진짜 거칠게도 팽개쳐놨다고. 그는 입을 씰룩인 채 중얼거렸다. 남자새끼가 배려도없이 그러냐. 당당하게 거짓말도 치고.


"거짓말인 거 알았어?"


그러자 그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너 달릴때부터 초집중을 해서 봤는데 누가 모를까봐. 그리고 구준회도 그 새끼가 거짓말 친거 알고 있는데 지금은 그냥 지켜보는거야. 지원이형도 알고있을껄. 밋밋한 음조로 이어온 그의 말에 정신을 놓고 연고를 발라내는 그의 손길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몇 번 넓게 원을 그리며 눈을 여러번 깜빡였다. 남자치고 밝은 색상 톤의 피부가 언뜻 비춰지는 햇빛에 더욱 밝게보였다. 이번엔 무릎에도 발라야돼. 자칫하다간 파상풍이고 뭐고 이상한 병 걸리니까. 그는 여전히 중얼거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나는 그닥 그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았기에 서로의 말에는 공백기간이 좀 넓기도 넓었다. 서로를 놀리고 갈구는게 일상화되었지만 이런 일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일까. 어색함 속에 피어난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왠지모르게 심상치가 않았다. 절로 이불에 대고있던 반대편 손에 힘이 들어갔다.


무릎을 스쳐지나가는 그의 손가락이 간지러웠지만 꾹 참았다. 팔꿈치는 너가 바를래? 그는 내게 남은 연고를 건넸다. 끈적끈적한 약의 촉감이 서로의 손과 손을 잇고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착한 척한다고 김동혁에게 쌩지랄을 했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그가 하자는 대로 해줄 뿐. 연고를 건네받고는 뭐에 홀린 것마냥 팔꿈치에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아릿한 따가움이 조금, 나를 덮쳤다. 더군다나 가장 바닥과 진한 끌림을 했던 것도 그 중의 이유였다. 지금 불빛이 들어오지 않은 오후의 보건실은 노오란 빛으로 가득찼다. 바깥이 개나리 밭이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비춰지는 바깥 햇빛이 노란색 빛을 뽐냈기 때문이였다. 하늘하늘 흩날리는 커튼이 움직일 때마다 그림자가 넓게 비춰졌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했다. 하얀색 시트지로 도배되있는 보건실 침구. 나는 그 위에 앉아있었고 남자체육복인 회색을 입고있던 동혁이가 보호자의자를 치우는 그 잠깐 동안 오후의 열기로 달아오른 보건실 안의 동혁이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보건실 창문을 열어놨음에도 더움은 여전했다.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서 그런것일지도 모르지만, 에어컨없이 뜨듯한 바람만 바깥과 안을 감돌고 나가는 것을 반복하는데. 그것을 촉감으로 조심스럽게 느끼며 연고를 내려놓았다. 때마침 동혁이가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앉아있던 나보다 훨씬 키가 컸기에 고개를 올렸다. 그는 무표정하게 나를 훑더니 갑작스러운 웃음을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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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만 더 쉬다갈까?"

"으응?"

"농땡이 피우고 갈래. 구준회한테 문자좀 넣자."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더니 자판을 빠르게 쳐내려갔다. 그 모습을 또 쳐다보다가, 갑자기 들이미는 액정에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앞에 들려진 핸드폰화면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그런 나를 알았는지 그가 고갯짓으로 핸드폰을 가르킨다. 읽어봐. 그는 고개를 한 번 끄덕했다. 뭔 꿍꿍이로 이렇게 기꺼이 내밀어서 보여주는 지는 몰라도 지금 딱 좋은 상황을 망치고 싶지않았기에 동혁이를 한참쳐다보다가 겨우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동혁이의 핸드폰 속에는 '구준회'라고 정갈하게 적혀진 이름, 그리고 그 밑에 구준회 번호가 오밀조밀하게 저장되있었다. 그 전에도 친했고 많이 이야기를 나눈 듯 얼핏 봐선 스크롤바의 길이가 짧다. 눈을 동글동글 굴리다가 김동혁이 방금 친 메세지를 찾아냈다. 그리고 때마침 답장이 온 구준회.



[구준회 나 지금 보건실]

- 같이있음?

[ㅇㅇ]

[내 잘못이 크니까 내가 얘 책임지고 오늘 뒷처리다할께]

[ㅅㄱ]

- ㅁㅊㅅㄲ

- 니도 니가 벌린일아는구나?

- ㅋ

- 수습잘하고와 좋은시간보내ㅎㅎ




좋은 시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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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진짜 이런 말 안하려고 했거든."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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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바래다 주고, 당분간은 내가 챙겨줄게. 나만 믿어."

"어...?"

"내가 잘못했어, 예쁜아."




그게 내가 김동혁에게 두근거린 날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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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KK입니다!! 신알신 뜨자마자 달려왔어요ㅋㅋㅋ 커플이야기는 처음이네요 그래서 더 집중하고 읽었어요ㅋㅋㅋ 동혁이ㅜㅜㅜㅜ 귀여워!! 귀엽다고!! 완전!!! 동혁이가 양호실에서 약을 발라준다면 계주로 달리다 앞구르기를 할 수도 있어요ㅜㅜㅜ 예쁜아라니ㅜㅜㅜㅜ 어휴 부러워라ㅋㅋ 이번 시리즈도 상중하 인가요?? 아니면 상하? 얼른 다음편이 보고 싶어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9년 전
김한빈의정석
헤헿...처음으로 커플얘기써보고싶었슴다:) 요즘 연애중이라서:) 미친고3인데^^^^^^^^^^^^^^^^^^아하하핳^^^^^^^^^^^^^^^^^^^^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어때요 전 독자분들이랑 연애중이니까ㅋ 헤헤 암튼 재밌게보셨나요!!!! 이번 시리즈는 음 뭐랄까요 커플썰? 독자분들 반응 괜찮으면 해피로 끝내려구요 최초로 아마 첫 사랑 시리즈에서는 완결확실히 찍을려고합니다:)
9년 전
독자2
헐 작가님 그남있? 그남있? 그남있? 여고를 다니는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기다 학원도 안다녀서 남자는 아빠, 오빠, 선생님밖에 못 보는..... 후.... 슬프다 전 그냥 작가님 글로 대리만족 해야겠어요 작가님 완전 달달하게 써주세요 (단호)
9년 전
김한빈의정석
알겠습니다(손을잡는다)
9년 전
독자3
예쁜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예쁜아라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동동아 너가더 예뻐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잘보고가여 ㅜㅜㅜㅜㅜㅜ하.. 전 여중여고 코스라서 이런일을 격어 볼수가 없네여 ㅎ 며칠전에도 길가다 넘어졌는데 저혼자 약바르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비회원122.45
헐 대박 !!!!! 대박 달달행!!!!!!! 그래서 작가님 연애하신다구요..? 그래서 남자가 있으시겠다..? 부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언제쯤 .. 생길까.............................................................................. 재밌게 보구 가요 사랑해요 자까님 !!!!!!!! boob_y 입니당 헤헤헷
9년 전
비회원73.37
으어ㅜ아우ㅏ웅와ㅓ아!!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 저 지원아 죽지뭬!! 인데ㅠㅠㅠㅠㅠ 이렇게 달달달하다니 누구 죽이려고 그러시나ㅠㅠㅠㅠ 내가 께꼬닥 하겄네ㅠㅠㅠㅠㅠㅠㅠ 커플이라니!!! 커플!!!! 무엇보다 이미 커플이라서 마음이 놓인다...ㅎ.... 다음편이 벌써부터 기대가되고 그럼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재밌었어요!! 짱!!!
9년 전
독자4
으르르으ㅡ르그ㅡ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예쁜이라니...ㅠㅠㅠㅠㅠ 동혁아 나한테 한 말 아니지? 나도 알고있어..ㅠㅠㅠㅠ 그치만 너무 설레는걸....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김한빈의정석
독자님한테 한 말인뎁'ㅅ'
9년 전
독자5
피카츄입니다!!!예쁜아라닛!!!!!ㅎㅎㅎㅎㅎㅎ저는 체육대회 계주연습하다 넘어졌었는데 동혁이같은 남사친은 무슨 여고라 친구가 저 데리고 보건실 닫혀있어서 교무실 가서 약바르고 파스뿌리고 붕대감고ㅠㅠㅠㅠ동혁아ㅠㅠㅠㅠ왜 넌 내 주위에 없니ㅠㅠㅠㅠ
9년 전
독자6
어나 그 진지한팀비에요!!!!!!!!!...너무설레쟈냐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나도연애중~♥ㅎㅎㅎㅎㅎㅎㅎㅎㅎ달달함의끝장ㄱㄱ 달달함의정석
9년 전
독자7
언제나
길고 알찬글에 ㅋㅋㅋ 어떻ㄱ 하면서 글읽었어요 ㅋㅋㅋㅋㅋ 저는 중간 중간 등장하는 준회가 어쩜 더 좋은 건지♥︎ 다음글 기다리고 있을 께요 ㅜㅜ

9년 전
독자8
밤비입니다.. 끙 도녁이ㅠㅠㅠㅠ 저 동글동글한 안경 취향저격이에요ㅠㅠㅠㅠ 어쩜 저리 귀엽지ㅠㅠㅠㅠ 특히 마지막 말.. 예쁜아.. 예..쁜아.. ㅇ..ㅖ..쁜..ㅇ..ㅏ.... 아... 이런 말로 제가 죽을 거라 생각하셨다면 오ㅅ
오늘도 잘 읽고갑니다!!

9년 전
독자9
준회
9년 전
독자10
와...첫사랑시리즈에 커플이야기는 처음이라서 더 색달랐어용 그런데 진짜 좋네요ㅜㅜ브금도 너무 좋았어욥! 설레네요 동동이가 진짜 동그리 안경꼈을 때 너무 좋아요ㅠㅠ다시봐도 좋네요 후..♡ 그런데 김동혁 진짜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시무룩하다가 손만지니까 바로 좋아하고 귀여웠어요 그런데 동혁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네요 남자가 더 많이 좋아해야 오래간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동동이가 더 좋아하는게 보여서 더 달달했어요 진짜 설렜어요 저는 언제쯤..?(먼산) 아 그런데 김동혁은 여주를 원래 좋아하고 있었던거였군요 일부러 짓궂게 장난치고 귀욥게 애기도 아니고♡♡그런데 체육대회라니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날을 소재로 이렇게 달달한 글을 만들어주시다니 그래서 그런지 뭔가 더 설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체육대회 언제할라나..그런데 일단 코앞에 있는 시험부터..나 좀 위로해줘요ㅠㅜㅜㅜ힝...시험 치기 싫어요 끔찍해유..아 그런데 누가 우리 여주를 나쁜애로 만드는거여! 밉다 정말 그런데 자기 할 거만 하고 끝내면 좋은데 꼭 발을 걸어서 일을 크게만들어요..그래놓고 덮어 씌우고 진짜 나 삐졌어 흥! 아 그런데 김동혁ㅜㅜㅜ막 보건실에서 막ㅜㅜㅜ힝...이짜식 몇분 전에까지만 해도 놀리던 애가 저렇게 잘해주는데 안설레는 애가 어디있어요ㅠㅠ그것도 김동혁인데! 예쁜아라니ㅜㅜㅜ다른 사람이 했으면 이게 뭐람? 하는 오글거리는 멘트였겠지만 김동혁이라서ㅜㅜㅜ반장님이라서ㅜㅜㅜ달달하게만 보이네요!!! 아 오늘도 넘 설렜어요 잘 읽고 추천누르고 갈게요 오늘도 사랑합니다 작가님~♡
9년 전
독자11
와동혁이 동혁이가 약만 발라준다면 수백번도 넘어질수있을꺼같아요:)
9년 전
독자13
우옹ㅎ어아나지우츄ㅓ넘
9년 전
독자14
와 대박 달달 ㅜㅜㅜㅜㅜㅜ하 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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