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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시리즈 조회수에 당황;...ㅎㅅㅎ


브금 : 벚꽃(Cherry Blossom) - The October (이 곡 모두 취향저격함)

첫 사랑 시리즈 ; Goodbye, Summer 번외 中 (MIss YOU)

첫 사랑 시리즈는 브금과 함께합니다 :D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다니고 있다고 했다.

어디로 갔냐고 물었더니 영국을 다녀왔다고 했다.

대체, 왜? 나는 많은 의구심을 품었지만 그에게 표현해주지 못 했다.

구준회의 그 웃음은 여전했다. 입동굴이 예쁘게 자리잡은 환하게 웃는 그 입꼬리가.


[IKON] 첫 사랑 시리즈 ; Goodbye, Summer 번외 中 | 인스티즈




"어디 살아?"

구준회는 입에 아메리카노를 문 채 내 옆에 섰다. 나는 병원내에 있는 커피포트에서 간단히 우려낸 커피잔을 입에 홀짝이며 대충 대답했다. 강서구, 그러자 그는 쪼옥 빨던 아메리카노를 입에서 톡 떼어내고는 대답했다. 어, 난 강북구 사는데. 그는 애매모호한 웃음을 입에 살짝 걸친 얼굴로 큰 키를 이용해 내 앞을 막았다. 나는 인상을 절로 찡그리고 그의 얇은 티셔츠를 입은 몸을 살짝 옆으로 밀쳐냈다. 구준회는 능글맞은 얼굴로 왜 그러냐며 졸졸 쫓아왔다. 진료 끝났는데 이래도돼? 나는 6층을 끊임없이 돌아다니다가 그에게 결국 그 말을 토해냈다. 그러자 구준회의 눈은 연속으로 여러번 깜빡이더니 눈웃음을 씨익 지으며 어차피, 시간은 좀 있어. 라며 대충 넘겨버리는 것이였다. 나는 맞대꾸를 해주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구준회는 원래 그런 놈이니까. 나는 아메리카노를 여전히 입에 물고 쪽쪽거리는 구준회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구준회는 변하지 않은 얼굴이였다. 그 때 그 영상속에서는 정말 마르고, 어두운 얼굴이였는데. 지금 본 구준회는 하얗고, 그저 웃는 것만 배운 아이같았다. 어디 아픈 거 같은데, 진짜 아팠던 모양인가. 나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못 본 사이에 많이 달라졌지 않아? 구준회는 길죽한 다리로 내 앞을 왔다갔다 거리며 말했다. 시야도 가리고, 가는 길목도 막는 탓에 나는 어정쩡하게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구준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으응?하는 모션을 취했다. 대체 뭐라고 반응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옷깃만 만지작거리며 가만히 있으니 구준회가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휙 뒤를 돌았다. 그래, 우리는 3년이란 시간동안 이런 거리가 생겨버렸지.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 너를 이런 병원에서 급작스럽게 마주쳐서 나는 도통 할말을 잃어버렸다. 구준회를 만난다면 이런 얘기를 해야한다며 가상으로 잡고 짠 시나리오는 이미 사라져버렸다. 너란 남자가 다시 나타나서 왜 이렇게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버리게 된 것일까. 잊고있던 알바가 생각났다. 나는 뒤돌아 있던 구준회에게 말했다. 나, 알바가야돼. 그러자 구준회가 살짝 뒤를 돌아 얼굴을 비췄다. 방금까지만해도 진료실에서 약 복용하라는 말에 징징거렸던 목소리를 내던 사람이 너라는게, 나는 솔직히 믿겨지지 않았다.


알바 어디서 하는데? 그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난 잠깐 머뭇거렸다. 내가 이 얘기까지 굳이 해줘야 하나싶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알바가 어딘지 말해줄 정도로 사이가 진했었니. 입밖으로 튀어나올 뻔한 말을 겨우 삼키고 구준회를 쳐다보았다. 그는 멀뚱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마 전 산 니트만 죄없이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슬슬 대답해줘야 할 타이밍인 것 같기도하고. 나는 꾸물꾸물대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너희 병원 근처에 있어. 그러자 구준회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카페에서 일하는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가봐야한다고, 나는 그렇게 엄두를 두고나서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구준회가 나를 잡기전에 어서 이 공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3년이 지난 뒤에 다시 만난 고등학교 때의 첫사랑을 다시 보고있자니 마음만 아려오고, 그 때 불렀던 노래가 자꾸 귀에서 맴돌았다. 당장이라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구준회를 봤다고 웅얼거리고 싶었지만 그녀는 여행 중이였다. 기껏 꺼내놓은 핸드폰이 멍청하게 손에 들려있었다.



"다녀왔어?"

홍석이 오빠가 탁자를 닦으며 내게 물었다. 가게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홍석이 오빠가 보여서 고개를 계속 끄덕이니, 웃음을 픽 지으며 고생했다고- 그는 그렇게 말하며 탁자를 닦던 수건을 떼어냈다. 손님들은 가게 매장 속 3분의 1가량이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병원에 갔다온 탓에 카운터는 찬우가 맡고 있었고 찬우의 외모에 혹한 몇몇 여자들이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다. 카페 유니폼을 입고있던 홍석이 오빠는 앞치마를 고쳐매며 내게 가까이 왔다. 홍석이 오빠도 꽤나 키가 큰 축에 속했다. 왜 내가 알고있는 사람들은 다 키가 큰거지. 나는 조금의 위압감을 느끼며 주춤, 했다. 오빠는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피곤할텐데 초코라떼 만들어줄까? 짧게 2주로 같이 일해왔는데 벌써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수를 알고있었다. 홍석이 오빠는 초코라떼를 좋아하는 내가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자주 만들어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매고갔던 가방끈을 꼬옥 붙잡았다. 오빠가 입은 검은색 브이넥이 살짝 풀럭였다. 아, 참. 깜빡했네.


"너 친구왔어."

"네?"

"그, 정진형이라던 친구."


야! 홍석이 오빠의 말에 이어서 내 뒷쪽으로 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순간적으로 푸웁, 하고 웃음이 터져서 뒤를 돌아보니 내가 알던 정진형의 모습이 박혀있었다. 약간의 파마끼가 있는 갈색 머리카락에, 구릿빛 피부. 코에 찍혀있는 조그맣한 점, 그리고 잘빠진 눈매까지. 나는 정진형의 모습을 보고나서 뭐에 홀린 듯 가까이 다가갔다. 정진형 앞에는 얼음으로 가득 찬 카페모카까지 마련되있었다. 정진형은 내가 좋아라하는 웃음을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콧잔등에 박힌 점이 씰룩거렸다. 오랜만이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앞에 놓여져있던 영어로 가득찬 책을 옆으로 치워냈다. 곧이어 홍석이 오빠가 초코라떼를 가져왔고, 나는 홍석이오빠의 손을 잡은 채 고맙다며 감동받은 눈빛으로 초롱초롱 빛냈다. 오빠는 이야기 잘 하라며 내 등을 토닥였다. 네에, 짧막히 대답 후 정진형을 마주보았다. 오랜만이야- 내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오랜만이네.


"못 본사이 애가 더 못생겨졌네."

"뭐래, 오랜만에 보니까 현피 좀 뜨고싶다 이거지."

"니 주먹질은 어디가서도 살아남잖냐."


정진형은 끝까지 나를 갈궈댔다. 아호, 저걸그냥. 나는 드라마에 나온 사모님처럼 카페모카를 그의 얼굴에 부어버릴 생각도 잠시 했으나 접어두고 초코라떼를 쪼옥 빨았다. 씁쓸한 카페모카의 향기가 진득한 달콤함과 어우러져 코끝을 쑤셨다. 초코라떼랑 지독하게도 안 어울리네, 서로 취향이 너무 달라. 나는 이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며 입가를 쓸었다. 정진형은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가슴팍까지 오는 과제물을 힐끔 눈여겨보았다. 커다란 글씨체로 '유기화학'이라고 적혀있었다. 나도 분명 몇 달전에 받았던 수업인데도 불쾌함이 잔뜩 일어서 장난스러운 얼굴로 인상을 찡그렸다. 정진형은 또 본능이 슬슬 피어오른다며 조금 들뜬 목소리로 다시 나를 갈궜다. 나는 또 버럭하고, 이런 순환이 몇 번 반복되고나서야 서로 입을 꾹 다물었다. 공짜로 커피를 쏘겠다는 억지수준의 약속을 받아낸 뒤에 2주만에 다시 나타난 정진형의 얼굴은 살짝 초췌해져있었다. 구릿빛 피부가 망가져있었고, 충혈된 눈이였으니까. 알아차리지 못 했던 미묘한 그 차이를 나는 그제서야 깨닫고 빨던 초코라떼에서 입을 떼어냈다.


토익학원은 잘 다녀? 용기내서 물어본 내 질문에 정진형은 살짝 크게 뜬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자신이 토익학원을 다니는 걸 어떻게 알았냔 눈치겠다. 한숨을 푹 쉬고는 턱을 스을쩍 괴었다. 요즘 정보통도 없고해서 아무나 찔러봤어. 물론 나도 토익학원은 다니지만. 그는 게슴츠레한 눈에 의미없는 눈빛을 담은 표정이 되어버렸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그저 주절거리는 이 입만 꾹꾹 다물뿐. 오늘 안 그래도 심란해 죽겠는데 그나마 말동무였던 정진형을 만나니 더욱 개망나니가 되어버릴 삘이였다. 기껏 만들어준 초코라떼가 동이 나고있었다. 주변을 익숙하게 정리하고, 그 몰리던 여자손님들을 깔끔히 정리한 정찬우가 내 곁으로 슬슬 다가왔다. 큰 키를 가진터라 움뚝한 그림자를 드리워져서 그제서야 고개를 올려보니 정찬우가 뚱한 얼굴로 쟁반을 왼쪽팔에 끼운채 멀뚱멀뚱하게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뭘봐. 

아녀, 누나- 지금 근무시간인데 이렇게 얘기해도 되요? 

헐.


"진형아, 미안해!"


정찬우 말에 발등의 불 떨어진 격으로 급하게 일어났다. 드르륵 끌리는 귀따가운 의자끌리는 소리가 들려도 그저 인상만 살짝 찡그리고 말 뿐, 나는 정찬우를 살짝 밀치고 카운터 안으로 쏘옥 들어갔다. 카운터 뒷 쪽문에는 직원실이 마련되있어서 거기에 걸쳐놓은 앞치마가 분명 남아있을 것이다. 끈을 허리뒤로 어정쩡하게 묶은 다음에야 거울로 나를 쳐다보았다. 조금 숨이 가빠왔던터라 얼굴에 홍조가 잦다. 구준회를 방금 만나고 온 타격이 커서인지, 아니면 정진형의 급작스러운 방문때문에 어찌할줄 몰라하는 건지, 혹은 정찬우의 들들볶는 소리에 당황스러움의 원천지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대충 묶은 꽁지머리가 슬슬 삐져나오고 있었다. 정진형과 한때 커플염색을 했던 그 레드와인 색깔이 점점 빠져감을 느끼며 머리끈을 빼냈다. 부드럽게 내려오는 머리카락이 살짝 붕떠있었다. 학생 때 나 또한 머리카락을 절대 묶지않고 풀고 다녔었는데.


학생 때 이야기가 나오니까 조금 시무룩해졌다. 입술을 삐죽하고 튀어나오는 건 일상다반사. 초코우유를 전해주던 그 추웠던 3월의 시절이 또 다시 생각나자 이 머리카락의 색깔을 다시 빼고 검은색 머리카락을 고수하던 고등학생의 내가 겹쳐보였다. 지금의 찌든 생활따위 몰랐던 그 순수했던 시절로. 차마 완전히 순수하다고는 할 순 없지만 지금보단 고생은 덜했으니까. 그리고 구준회의 존재를 좀 더 자각시키고,

타이밍을 노려야 했었어.


나니까 받아주는거라고,

그 거만한 표정으로 웃던 너가 아직도 조각품의 한 떨기처럼 이렇게 내 손아귀에 살아나고있는데 말야.


거울을 붙잡고 악악거리기를 30분, 나오니 더욱 어둑해진 분위기에 카페의 불이 잔잔하게 켜져있었다. 찬우는 주방에 들어간 모양인지 로비에 없었다. 갈 줄 알았던 진형이도 커피를 홀짝이며 노트북을 꺼낸채 열심히 두들기고 있었다. 못 보던 동그란 금철안경을 지침한채 말이다. 순간 뭐하고 있던건지 얼굴이 다시 붉어져왔다. 다시 곱게묶은 머리카락이 스멀스멀 빠져나오는 기분에 꽁지를 스을쩍 만져보니 탄탄하게 묶여있었다. 기분탓인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카운터로 다가갔다. 메모지가 삐뚤게 자리잡고있던터라 인상을 팍 찡그리며 다시 바르게 세워놓으니 뒷 쪽에 있던 조그맣한 종이가 눈에 띄었다. 노오란색 포스트잇으로 휘갈겨쓴 어떠한 번호, 그리고 무어라고 적혀있는 수줍은 말. 허? 나는 현실로 나오지못한 말을 목으로 삼키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대체 어떤 애가 이런 걸 쓰고 간거야? 파란색 볼펜으로 적은 것이 분명하다. 볼펜자국이 아주그냥 꾹꾹 눌러있네. 입가를 혀로 쓸고나서 엄지손가락으로 그 포스트잇을 매만졌다.


[010, 4213, 7589]

[잘생기셨네요^0^ 연락기다리겠슴다.]


연락을 기다려? 분명 정찬우를 보고 하는 말이겠거니. 정말 인기가 많긴많구나. 홍석이 오빠도 나름 인기많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정찬우가 잘 먹힌다. 특히 연상한테.

마침 몸을 내빼고 있던 찬우를 손짓으로 부르자 투덜투덜대며 긴 다리로 허우적허우적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야, 정찬우 인기많다? 전혀 비꼼의 의도없이 그의 앞에 그 포스트잇을 흔들어보이니 정찬우가 거칠게 빼앗았다. 자칫하면 찢겨나갈뻔했다. 항상 순딩순딩한 모습의 정찬우가 이런 모습을 보일줄은 몰라서 포스트잇을 든 자세로 멍 하니 서있었다. 그도 처음 본 듯 한참동안 고개를 수그리고 그 포스트잇을 쳐다보고있었다. 아까 왔던 여자분이 주고갔나봐요, 안 받았는데. 별거아니라는 말투로 입맛을 다시며 자신의 앞치마 주머니에 쿡 찔러넣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시계를 쳐다보는 그였다.


"언제 일끝나?"

방금까지 과제를 하고있었던 모양인지 충혈된 눈으로 내게 묻는 그였다. 진형이의 그런 모습을 보고있자니 차마 야간까지 할 수가 없어서 앞치마만 만지작거렸다. 정진형은 안경을 빼고는 자신의 주머니에 찔러넣고선 반쯤 감긴 눈으로 목을 한 번 스트레칭했다. 우두둑 거리는 소리가 나까지 들려와서 걱정이 절로 들었다. 남색 티셔츠를 이너로 입은 그의 체구가 오늘따라 돋보였다. 조금만 기다려줘, 오늘은 일찍 끝낼께. 9시까지라고 하면 정진형이 분명 짜증을 부릴것이 뻔했다. 월급을 덜 받는 한이 있어도 월급보단 친구. 이런 사상을 가진 내가 참 바람직하다고 속으로 자부하며 홍석이 오빠가 있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오빠는 뜨끈한 우유를 뎁히고 있는지 하얀색 우유곽을 톡톡 두들기며 물을 빼고 있었다. 하얀색 와이셔츠가 참 잘어울린단말야.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친구 아직도 안 갔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겠다는 내 말이 나가려는 순간 오빠의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다.


네? 안 갔나보네, 오늘은 이만 퇴근해. 그 나이에는 친구가 최고지. 오빠는 삑- 울리는 전자레인지를 천천히 열며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또 다시 말을 건넸다. 오늘만이야. 다음부터는 얄짤없다, 오케이? 홍석이 오빠는 눈을 찡긋하고 내게 신호를 보냈다.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픽 웃으며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뜨뜻한 기운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만 같아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야! 나올꺼야? 참을성없는 정진형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빽 소리를 터뜨렸다. 시끄럽다는 정찬우의 불평이 언뜻 들리는 것 같다. 지금나가! 대답을 해주자마자 저벅저벅 걸어가는 소리가 멀리 퍼져나갔다. 찬우의 인상이 찡그려진 얼굴이 주방에 쏘옥 들어오자 홍석이오빠도, 나도 하던 것을 멈추고 의문을 가진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부루퉁한 얼굴로 나를 잔뜩 노려보는 폼이 예사롭지가 않다.


'"누나."

"어?"

"오늘 일찍 퇴근할꺼예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정찬우의 표정이 슬슬 희미하게 변해갔다.


"다음에 나랑 놀아요, 오늘은 그만 가고. 늦게까지 놀지말아요."




정진형이 내 어깨를 툭 쳤다. 그 세기에, 폼까지 모두 남자에게 하는 터라 나도 군말없이 그의 등짝을 세게 내리쳤고 정진형의 아프다는 엄살에 낄낄 웃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무드도없이 서로 때리기가, 야! 무슨 원수졌냐? 급기야 그는 빽 소리를 지르며 맞은 곳을 살살 쓰다듬었다. 나도 슬슬 아려오는 어깨를 반대쪽 손으로 잡은 채 헤헤 웃었다.

정진형과 나는 알바를 마치자마자 온 곳이라곤, 한 어둑한 영화관이였다. 심야영화가 땡긴다며 오늘은 밤 샐꺼라고 신신당부하던 그의 말이 진짜인가보다. 반항하며 집에 가겠다고 하던 나를 끈질기게 붙잡고는 2주동안 못 논거 다 풀꺼라고 음슴하게 웃던 정진형의 얼굴이 그렇게 공포스러울 수가 없었다. 잘 못걸렸네. 찬우한테 데리러와달라고 할까. 아니면 구준회가 있는 그 병원이라도 튀어가버릴까.


정진형은 세게 생긴 것과 다르게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하는 편이였다. 오늘 예매한 영화가 무엇인고. 그에게 언뜻 물어보니 정진형의 겁나게 발랄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요즘 입소문을 타고있는 500만 관객을 갓 넘긴 영화였다. 로맨틱 코미디는 너무 진부하다는 편견을 깨주었다는 그런 영화라고 했다. 로맨틱은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영화보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에 군말없이 표를 사고 간식으로 짭짭거릴 나쵸와 콜라도 한 손씩 들었다. 영화 입장시간을 기다리며 잠시 이야기를 나눌 타이밍이 생겼다. 서로를 마주보고, 나는 슬금슬금 정진형의 나쵸를 입에 물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 정진형의 특유 웃지도, 무표정하지도 않는 그 어중간한 표정이 나타나고 있었다. 눈을 빠르게 깜빡이자 정진형이 턱을 스을쩍 괴었다. 영화관에서 브금으로 틀어준 노래는 요즘 1위를 달리고 있는 남자아이돌 신곡이였다. 어깨춤을 타는 정진형을 살짝 비스듬히 바라보았다. 우리 오른쪽은 창문이 다닥다닥 붙여있어서 밑에가 다 보이는 그런 난간쪽이였다. 서울의 야경과, 사람들의 북적거림이 절로 건물을 타고 들어왔다.


심야임에도 남자와 여자들의 짝들이 눈에 잔잔히 띄었다. 나쵸를 쩝쩝거리면서 먹다가 결국 손을 털고, 콜라를 쭈욱 빨았다. 목을 톡 쏘는 상큼함이 입안을 가득 메웠다. 정진형은 눈가를 살살 비비다가 시계를 확인했다. 입장까지 20분.


"야, 정진형."

"어?"


나는 그를 아무런 감정없이 불렀다. 동갑이고, 너도 나와 같은 심경이 똑 닮아있으니까 혹시 몰랐다.

왜, 긴장이 되는 걸까.


"너 첫사랑은 있었냐."


"...첫사랑?"

"어."

"있었지."


정진형은 다리를 스윽, 꼬며 말을 이었다.


"고등학교 자퇴하기 몇 달전이였어. 아직도 기억나는게, 남자애들 첫 사랑은 진짜 못 잊거든."

"....."

"왜 그 말도 있잖아, 여자는 남자에게 끝 사랑이길 원하고 남자는 여자에게 첫 사랑이길 원한다고."

"....."

"그 날 유독 아파서 친구들이 걱정했는데도 다 뿌리치고 혼자 되게 힘들어했었어. 성적은 생각만큼 안나오고 여러모로 짜증도 겹쳐서 독이 됐는데."

"......"



그 때를 회상하는 걸까, 정진형의 충혈된 눈이 젖어있는 느낌이였다.


"어떤 여자애가 나를 엄청 걱정해줬어. 그 당시에 정말 예쁘다고도 할 수 없었고 그저 평범한 얼굴이였어. 딱 하나 뛰어난 거는 춤을 겁나 잘 추는 거 하나였는데."

"......"

"그 애가 자퇴하기 2달 전까지 나랑 같이 다녀줬어. 힘든 일 있으면 다 자기한테 말하라고. 다 받아주겠다고 하면서."

"......"

"처음에는 불신했지. 근데 나도모르게 찾게되더라. 자퇴하고나서 20살 되기전에 학교에 다시 찾아가봤는데,"

"......"

"많이 예뻐졌더라,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생각해보면 걔가 내 첫사랑이였던거야. 정진형은 마지막을 얼버무렸다. 끝을 맺는 건지, 맺지않는 건지 애매한 경계선에 둔 채. 그리고나서 빠르게 입에 콜라를 물고서는 쭈욱 빨았다. 17살때 첫 사랑이 찾아온거야? 내 질문에 그는 히끅, 하고 이상한 기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따지고보면. 그는 충혈된 눈을 계속해서 비비적거렸다. 처음에는 그냥 친한 애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다른아이들보다 훨씬 더 진하게 연상되고 후에 더 보고싶은 그런 존재라는 걸 나중에 알아버린거지. 근데 말이야, 나는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차마 그러고 싶다고 말을 못 하겠더라.

나는 여자아이다. 고로, 남자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한다. 실로 처음듣는 남자의 '첫 사랑'이야기에 귀가 쫑긋 세워지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정진형은 얇은 입술을 간간히 물며 더듬더듬, 기억을 맞췄다. 왜 그런거야? 또 다시 던져놓은 질문에 정진형은 부산스러운 모션을 취하며 어색하게 웃음을 흘렸다. 입가를 타고 그 부자연스러움이 말캉하게 빛났다.


"글쎄,"

"..."

"그냥 그 때의 기억으로 남고싶어. 만약 내가 자퇴하지 않았다면 더 힘들었을꺼야."

"......"

"걔도, 나도."




오늘 정진형과 본 심야영화의 내용은 이랬다.

남자와 여자는 첫 만남이 그리 좋지않았다. 서로를 돕지도, 해치지도 않았다. 딱히 나쁘지 않은 감정으로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 학창시절을 놓치기 싫다고 했다.

둘은 유일한 공통점이 있었다. 피아노를 치는 것. 마지막 졸업식과 축제를 장식할 대망의 주인공의 후보가 두 사람이 남았다.

열심히 준비하던 여자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남자의 흔적을 찾는다.

남자가 써놓은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 절취를 따라가며, 절벽에 서 있는 남자를 찾는 내용이였다.

과장스럽고도 뻔한 영화였어. 옆에서 나쵸를 먹지도 못한 채 울먹이는 정진형을 힐끔 바라보며 우물우물 빨대만 씹었다.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올라갈 때까지도 정진형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야야, 그만울어. 지나가던 사람들이 흘끔 쳐다보며 킥킥 웃었다. 절로 얼굴이 화끈해져서 정진형의 등을 토닥였다. 엉엉, 그는 그렇게 말 그대로 울며 눈가를 벅벅 닦았다. 후에 엔딩은 남자가 졸업식의 피아노를 잡았고 축제의 피아노는 여자가 잡았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남자는 여자모르게 졸업식 전 날 죽어버렸다. 그저 잘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죽은 건지 몰랐는데,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뺑소니를 잡지도 못 한채 세상을 등져버린 것이였다. 영화의 색감과 적절한 OST, 배우들이 이 막장 영화를 살린거지 냉정하게 보자면 그닥 재밌지도 않은데 정진형의 눈물을 뽑아내버렸다.


토닥이며 울음을 멈춘 정진형의 눈가가 벌겠다. 웃음을 터뜨리며 에에- 놀려대자 그가 쪽팔린 듯 얼굴을 감췄다. 정진형 완전 울보야! 막상 이렇게 놀려도 후에 다시 영화를 볼 사이란 걸 알고있다. 그는 간단한 욕을 읊조리며 내가 건넨 휴지를 거칠게 받고는 눈가를 다시 정리했다. 오늘 내용은 진짜 슬펐단말야! 그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버스정류장에서까지도 그 영화에 대한 극찬을 늘어놓았다. 와씨, 남자 존나 멋있잖아.


"나중에 또 보러가든가."

"하, 그래야겠어. 내가 이 영화 1호팬이 될꺼라고."

"...병신인가."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속삭였기에 정진형은 그냥 훨훨 넘겨버렸다. 정진형은 자꾸 그 영화에 대해 집착아닌 집착을 보였지만 나는 그 영화가 아닌, 정진형이 영화보기 전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자꾸만 떠올라서 그가 대답을 구하는 말에도 대충 대답을 하게되었다. 남자인 입장에서는 첫 사랑이 과연 이런 것일까 하고.

잊어버릴만큼 하찮다고 느끼는 거야? 오늘 본 구준회의 그 모습이, 심장이 쿵 떨어질 만큼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여자에게 첫 사랑은 기억하고싶은 씁쓸하고도 좋은 추억인데. 때마침 오는 버스를 잡고, 정진형과 함께 타고. 집에 오는 내내 입을 꾹 다문채 창밖을 보기만했다. 정진형은 핸드폰을 들어서 벌써 리뷰하기 바빴다.












[어떻게 말할 타이밍도 안 주고 가냐]

[너 남자랑 있지]



토익학원에 빨리 가야하는 일이 생겨서 오늘은 7시에 일어났다. 비몽사몽한 얼굴로 화장실 거울로 내 얼굴을 보니 꼴이 말이아니였다. 이게 뭐람. 한숨을 푹 쉬며 어제 대충 지운 화장을 완벽하게 지우기 위해 리무버를 찾았다. 대충 깔아놓은 이부자리 옆에 리무버가 곱게 놓여있었다. 솜덩이가 잔뜩 풀어헤쳐진 채 보기흉할 정도로 널브러져 있어서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아, 갔다와서 치워야지. 속으로 그렇게 또 다짐을 하며 재빨리 화장실로 튀어갔다. 데이터를 켜둔 상태이기도 했다. 핸드폰에 카톡, 하는 소리가 연속으로 두 어번 나길래 닦던 솜을 잠깐 내려두고 패턴을 풀었다. 저장되있지 않은 사람이라며, 사기에 조심하라는 문구가 위에 둥둥 떠다녔고 그것을 지우고나서야 그 상대방이 누군지 깨달았다.


[어제 집 가다 봤어]

[너무하다 진짜]


투정섞인 말투로 내게 징징거리는 또 다른 남정네.

어떻게 내 번호를 안 건지 소름돋긴 커녕 갑자기 턱 하고 숨이 막혀오는 기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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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여주ㅠㅠ피하지말지ㅠㅠㅠㅠㅠ근데 준회 어디 많이 아픈가요ㅠㅠㅠㅠㅠ불안불안하네요ㅠㅠㅠ둘이 너무 애틋해요ㅠㅠㅠ
9년 전
김한빈의정석
8ㅅ8 사실 첫 사랑을 보면 그 때 기억이 떠올라서 피하게되더라구요... 사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되게 안타깝다 다시 만나면 좋겠다, 이러는데 막상 서로 마주치면 어색해요. 제 경험담...ㅎ...ㅎㅎ...
9년 전
독자2
KK입니다! 신알신 울리자마자 왔네요ㅋㅋ 오늘 브금 진짜 제 취향 저격ㅜㅜㅜ 저 곡 완전 좋아해요ㅜㅜ 언젠가 첫사랑 시리즈에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나오다니 정말 이건 데스티니!! 뭔가 만나기 전에는 꼭 만났으면! 하고 바랬었는데 막상 만나고 나니까 어색어색하네요ㅜㅜ 그래서 더 실제같은.... 두 사람이 좋게 헤어진게 아니라서 그런가ㅜㅜ 약간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고등학생 시절의 모습도 보고싶고 그래요ㅜㅜ 그래도 전 마지막 카톡에 희망을 걸어보겠습니다! 아직 준회가 여주인공한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할 거예요ㅜㅜ 얼른 다음화도 읽고 싶어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너무 궁금해요ㅋㅋ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9년 전
김한빈의정석
KK님 오랜만이예요~ 인스티즈가 많이 바꼈네요 ㅎㅎ...댓글기능이 뒤로 가서 순간 댓글달려고했는데 ㅋㅋㅋ헤맸네요 잘 지내셨는지? 저도 이 곡 매우 좋아한답니다! 이번 첫 사랑 시리즈 중 역대급인것 같아요.. 번외낼생각도없었는데 너무 히트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핳... 빨리 안드로이드 업뎃시켜야겠네요 매번 감사드려요! 고등학교 때 이런 풋풋한 사랑이 있었따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감정이 복잡미묘해질것같네요
9년 전
독자3
진지한팀비
9년 전
독자4
헐 무야 세상ㅔㅇ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네얌ㅁ...도라와씅ㅇ.. 아픈건 아니지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김한빈의정석
주네가 돌아왔네여 he 이즈 컴백? 음 글쎄여 첫 사랑하면 뭔가 이어지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않나요?
9년 전
독자5
헐 ㅠㅠㅠ주네야ㅠㅜㅠㅠㅠㅠㅠ 근데뭐지 진형이랑 찬우도 여주좋아하나?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6
제발 아프지만 말아라...제발
9년 전
독자7
밤비입니다!! ㅠㅠㅠㅠ이 뭐지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길함은.. 아픈것같았고 정기적으로 다니고있다니 복선인가요..? ㅠㅠㅠㅠ안되는데ㅠㅠㅠㅠㅠ 오늘더 잘 읽고갑니다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72.45
동동주
으아아애 왜피해ㅜㅜㅜ피하지말지ㅜㅜㅜㅜㅜ주네가 독일에도 치료받으러간건가....아프진말자ㅜㅜㅜㅜ

9년 전
독자8
으아ㅠㅠㅠㅠㅠㅜ다음편 빨니보고싶어요 완전궁금해요ㅠㅠㅠㅠㅠ어떻게!!!
9년 전
독자9
설렁이에요ㅠㅠㅠㅠ아오늘도 무지하게 설레네요ㅠㅠㅜㅜㅜ조으네요 얼른 담편보고싶어요!!!!작가님 사랑합니다ㅠㅠ
9년 전
독자10
몰랑이입니다. 준회랑 만났는데 너무 빨리 헤어져서 아쉽지만 연락했으니 극복(^◇^)/! 작가님 너무 오래만이에요ㅠㅠㅠㅠ 반가워요ㅠㅠㅠ
9년 전
독자11
피카츄입니다!!!준회많이 아픈가요ㅠㅠㅠㅠㅠㅠ안아팠으면ㅠㅠㅠㅠ그나저나 번호 알아낸거 소름돋네요!!!
9년 전
독자12
우현동자입니다
9년 전
독자13
와......헐....진짜대박.....아....하하하하하하하하ㅏ준회야!!!!!!!!!!!!!!!!11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프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아어꺼해ㅠㅠㅠㅠㅠㅠ벌써하편이라니ㅠㅠㅠ아진짜첫사랑시리즈너무좋아유ㅠㅠㅠ
9년 전
독자1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ㅠㅠ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으어ㅠㅠㅠㅠ전저런첫사랑이없어서그런지한번쯤경험해보고싶어요...ㅠㅠㅠ...
9년 전
독자15
사비
ㅠㅠ너무 오랜만이네요ㅠㅠㅠㅠ두개나 올라왔었다니!! 전 나중에 첫사랑을 만나면 두근거리고 반갑고 할거같았는데 정말 이글을 보고 생각해보니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할 것 같아요... 여주마음 이해가 가네요 중간에 진형이한테 물어볼때 설마 둘이 좋아하나? 이러면서 엄청난 걱정을 했어요ㅋㅋㅋㅋㅋㅋ다행히도 진형이는 다른 여자얘기였어.... 주네랑 여주가 다시 이어질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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