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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디] 나쁜 사람 (Bad Boy) : 07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50620/76641778249d5b295e95f8718ec4fdde.jpg)
나는 너에게, 한없이 나쁘기만한 사람이었음을.
나쁜 사람
written by. 공화국
나쁜 사람(Bad Boy) 일곱번째 이야기
“ 경수 상태는 어떤 것 같아? ”
백현이 처음 커피를 사주겠다고 저를 꼬셨을 때부터 뭘 물어볼지는 사실 정해진거라 생각했다. 빨리 오라는 독촉 문자를 확인한 찬열이 의사 가운을 휘날리며 1층에 다다랐을 때 백현은 이미 커피를 마시며 찬열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어, 진료라도 밀려있었어? 찬열이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의자에 앉았다. 아니, 차트 정리 좀 부탁하고 오느라.
장난기 많은 성격 덕분에 저와 잘 어울렸던 찬열은 어느순간 진짜 어른이 되어있었다. 박찬열, 이라고 적혀진 의사 가운이 뭐가 그리 멋있어 보였는지 모르겠다. 백현은 제 앞에 놓여있던 찬열 몫의 커피를 슥, 내밀었다.
“ 자, 네 커피. ”
“ 뭐 먹는지는 알고 시켰나 몰라. ”
“ 너 단거 좋아했잖아. 가장 달다길래 바닐라 라떼 시켰어. ”
찬열이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단 거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았대? 찬열의 물음에 백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너 예전부터 입맛 애새끼 같기로 유명했잖아. 뭘 그렇게 새삼스레 묻고 그래. 백현의 말에 찬열은 소리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은 백현이 또 무슨소리를 할까 싶어 가운 주머니 안에 사탕과 초콜릿이 한 가득 들어있다는 것은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 또 무슨 소릴할 지 모르니까.
“ 있잖아 찬열아. ”
“ 어? ”
“ 경수랑 이야기 해봤어? ”
백현은 마시고 있던 커피까지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한없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서 찬열을 쳐다봤다. 찬열은 지금 백현이 어떤 말을 기대하고 있는지 잘 알 것 같았다.
찬열은 백현의 빳빳하게 굳어버린 미간 사이를 검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표정은 좀 풀고.
“ 경수가 나랑은 진지한 이야기를 안 하려고 그래서 그래. ”
“ 어떤 식으로? ”
“ 모르겠어, 그냥 … 말을 피해. ”
새벽마다 일어나 악몽을 꾸고 늘 마른 얼굴에 마른 세수를 해대며 괴로워하는 경수를 알면서도 백현은 늘 모른 척 해야만 했다. 괜한 이야기를 들먹였다 경수의 곪은 상처를 모두에게 보이는 꼴이 될 것만 같았다.
경수야. 넌 괜찮지 않잖아.
“ 마음을 다친 사람들은 자기 상처를 잘 드러내 보이질 않아. 그게 자신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사실은 그렇게 숨기고 모른척 하면 할수록 더 고통스럽고 괴로워지는 건 자기 자신인데 당사자인 사람은 그걸 잘 몰라. 예전에 정신과 인턴 생활 하면서 겪어왔던 환자들을 보면서 늘 해왔던 생각이야. ”
“ …… ”
“ 있잖아 백현아. ”
“ …… ”
“ 너도 연애를 해봐서 알겠지만,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누가 말린다고 해서 제지되는 게 아냐. 경우는 두가지로 극명하게 갈리게 돼. 정말로 그렇게 끝나버리게 되거나, 아니면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거나. ”
“ …… ”
“ 경수씨는 후자 쪽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
‘ 종인이를 정말로 좋아하고 있다고. ’
‘ … 그런 사람 앞에서 제가 뭐라고 그러겠어요. ’
‘ 그 사람은 여자고, 전 남자잖아요 …… ’
“ 현실에 부딪히게 되면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하는 사람과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뉘게 돼. 지금 내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인정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게 되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면 그 상황을 원망하고 미워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아지는 경우도, 낫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
“ …… ”
“ 낫는 방향으로 고려해야만 해. ”
“ …… ”
“ 결국 경수씨를 챙길 수 있는 건 친구인 너뿐이잖아. ”
네가 힘들어 하면, 경수씨는 배로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거. 너도 알지.
“ 기댈 수 있는 게 너 뿐이니까. 네가 좀 더 굳건해져야 하고 단단해져야만 한다는 거 잊지마. ”
“ …… ”
“ 경수씨 상태는 … 생각보다 아주 심각해. 차라리 죽여버리지 그랬냐고 상대쪽을 원망하는 정도니까. ”
“ …… ”
“ 그리고 …… ”
“ …… ”
“ 약혼식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경수씨 보내면 안돼. ”
마지막, 찬열의 말이 단호했다.
“ 당연히 안 보내. 절대로. ”
“ 그래 너라면 그렇게 생각할거라 생각했어. ”
“ 난, 경수가 더이상 안 아팠으면 해. ”
“ 응. ”
“ 처음 둘이 마음이 맞아서 연애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두팔 걷어부치고 말렸던 게 나였어. 끝이 보이는 싸움은 애초에 싹을 잘라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거든. ”
모두가 상처받을 진흙탕 싸움에 두 사람이 엮이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손가락질 하고 경멸할 관계의 끝은 이미 다 까발려진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좋은 말로 달래도보고, 말을 듣지 않아서 주먹도 써봤다. 그러나 종인은 장승같기만한 제 성격을 드러내듯 늘 덤덤하기만 했다.
행복하다고 그랬을 때. 꼭 끝까지 손을 잡고 가겠다고 약속했었을 때.
… 차라리 나는 믿지 않았어야만 했다. 모두를 지키기위해서. 나만큼은 그 진부한 약속을 믿지 말았어야만 했다.
“ 내 탓도 있어. 충분히 말릴 수 있었는데 말리지 못했던거라고 난 생각해. 그 빌어먹을 연애의 시작은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잘라낼 수 있는거였어. 근데 못했어. 내가 너무 물러터졌기 때문에 말리지 못했던거야. 경수가 저렇게 된 거? 내 탓도 없잖아 있다고 생각해. 그때 김종인만 어떻게 해서든 떼어놨어도 이런 일 없었을거야. ”
“ 백현아. ”
“ 찬열아. 괜한 죄책감 가질 거 없다고 말할 거면 접어둬. 도경수 김종인 사이에 끼어들 수 있는 것도. 걔네 사이에 같잖은 충고 따위를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나뿐이었는데 내가 모른 척 했던거야. 눈 앞에 있는 걔네 행복만 쫓았지, 그 뒤는 생각도 안했어. 김종인이 그랬거든. 끝까지 우린 영원할 수 있을거라고. ”
… 참 웃기는 말이지. 영원이라니. 웃기지도 않아.
“ 있잖아. 영원이라는 건 없더라. 사랑했던 사람도 오래된 물건을 보는 것 처럼 질려버리는 순간이 오고, 결국엔 버림받는 순간이 찾아오더라고. 그 최악의 상황들을 경수가 밟았어. ”
“ … 그래. ”
“ 있잖아. 난 속죄할거야. 경수의 곁에 머물면서 내 죄를 씻어내고 경수를 지킬거야. 좋은 여자를 만나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웃는 모습까지 보고나서 그렇게 모든 걸 마무리 지으려고 해. 그렇지 않는 이상, 죄책감이 들어서 이 상황에서 못 벗어날 것만 같아. ”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를 백현이 홀짝 들이켰다. 목을 가득 메우는 답답함에 무언가를 목구멍으로 넘기고만 싶었다.
“ 그래. ”
찬열도 다 식어버린 커피를 입에 대었다.
“ 근데, 난 네가 너무 죄책감 갖진 않았으면 좋겠어. 비단 네 책임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난. ”
지키지도 못할 사랑을 지키겠다고 얘기한, 그 남자의 탓이 크다고 보는데 난.
“ 괜찮아. ”
“ …… ”
“ 시간이 약이라는 말 … 괜히 있는 거 아니야. ”
찬열이 다시 커피를 들이켰다. 백현이 차갑게 내려앉은 공기 사이로 숨을 훅, 내뱉었다.
……
백현은 찹찹하게 식어버린 커피를 다시 입에 대었다. 네 슬픔 가득한 울음이 내 목울대를 타고 뜨겁게 넘어가는 것만 같았다.
![[EXO/카디] 나쁜 사람 (Bad Boy) : 07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050/48485a241bb590f8cbbca351ff669fbc.jpg)
‘ 이젠 너 혼자 울어도 돼. ’
‘ 울어도 안 달래줄거야. ’
‘ 혼자 울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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