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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준아, 나 왔,”

 “쨔잔-”

 “...”




내 이럴 줄 알았다.




 “...남준아”

 “응?”

 “자기야”

 “왜요 여보야아”

 “안 돼”

 “아, 좀,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부엌 조리대 위에 식재료와 주방 기구들이 한가득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그것들을 점령한 남준이 어서 들어오라며 무시무시한 식칼을 쥐지 않은 손으로 나를 반겼다. 나는 현관에서 아직 구두도 벗지 않은 채로 한숨부터 푹 내쉬었다. 답답한 내 표정을 본 남준이 식칼을 내려두고 흘러내린 까만 앞치마 끈을 괜히 탁탁 고쳐 매었다. 탄탄하던 어깨가 어느새 시무룩해졌다. 그래서 어디 땅 꺼지겠어? 부루퉁한 입술로 퉁퉁 부은 말을 구시렁구시렁 뱉는다. 


아마도 며칠 전 본 티비 프로그램이 원인인 것 같다. <애인을 집에 보내지 않기 위한 레시피>란 주제의 요리쇼에 게스트로 나온 남자 쉐프가 하얀 조리복에 앞치마를 두르고 땀 흘리면서 요리하는 모습이 엄청 섹시하다고 내가 중얼거렸던 것 같은데. 옆에서 꺅꺅대는 내 볼을 양 손으로 난데없이 짜부시키던 남준의 못마땅한 얼굴이 떠올랐다. 



아,




나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구두를 벗고 주방으로 들어섰다.


 “요리에 관심도 없으면서 갑자기 이러니까 놀라서 그렇지”

 “그렇다고 들어오자마자 정색을 하냐, 사람 무안하게”

 “...너 앞치마 완전 잘 어울린다~?”

 “불리하면 딴 소리지 아주”

 “나 뭐 만들어 줄 건데요, 같이 하자 내가 보조할게요 솁!”


능글맞게 대답한 다음 얼른 소매를 걷어 올리고 싱크대에서 손을 씻었다. 여전히 시무룩한 등판에다가 장난스럽게 물기를 닦았더니 차갑다고 파닥이면서도 어느새 피식 피식 웃는다. 조리대 위에 분별없이 펼쳐진 야채 더미들을 보니 한숨이 또 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삼키며 우리는 요리를 시작했다. 




일단은 썰었다.



 “김남준 너 칼...!!”

 “응?”

 “그렇게 썰면 큰일 나. 손을 더 오므려야지”

 “아, 이렇게?”

 “아니이 요렇게 오므려봐,”

 “엇 왜 손을 잡고...이거이거 은근슬쩍 스킨십하기 있나여”

 “그 입 다무세여”

 “넵”



그 다음에 볶고,


 “내가 볶을게!”

 “그래그래.”

 “그거 해보고 싶다. 프라이팬 휙휙 돌리는 거”

 “잘못하다간 손목 나가요”

 “내 손이 얼마나 튼튼한데.”

 “그나저나 야채는 딱딱한 것부터 순서대로,”

 “응?”

 “...이미 다 쏟아 넣었네.”

 “으응??”

 “아니다...그냥 볶아, 열심히...”



끓였다.


 “카레를 이렇게 공들여 만들어 보긴 처음이야...”

 “그래도 나랑 하니까 재밌지?”

 “너 눈치 어디다 두고 왔어.”

 “흐흐흐.”

 “근데 옷 진짜 잘 어울린다. 사진 한 장 찍자.”

 “지금 엉망일텐데??”

 “가만히 있어봐.”


폰을 얼른 가져왔다. 뭘 입어도 기본 이상은 가지만 흰 셔츠에 검정 앞치마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카메라를 켜자마자 알아서 브이를 그려주던 남준이 점점 내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나도 찍어줄래. 저리가. 옥신각신하는 척 품에 폭 안겨서 키득거렸다. 평소에 자주 하던 대로 남준이 내 목덜미에 고개를 묻고 크게 숨을 들이쉬며 중얼거렸다.


 “너한테서 냄새나.”

 “음식 만들었으니까 당연히,”

 “내꺼 냄새”

 “...아 김남준 진짜, 온몸에 소름 돋았어, 지금”

 “진짜? 어디 보자”

 “아 쫌!!”


한쪽 눈만 가늘게 뜨고 상의 목 부분을 손가락으로 슬쩍 늘려 안을 들여다보려는 짓궂은 장난에 기겁을 했더니 귀엽다며 크게 웃는다. 주먹을 말아 배를 가볍게 때렸더니 허리를 접고 오버스럽게 아이구 아이구 앓다가 내가 조금 당황한 틈을 타 금세 달려들어서 내 얼굴을 커다란 두 손으로 감싸 쥐고 기습 뽀뽀를 쪽쪽 해댄다. 다정한건지 음흉한건지 모를 지인한 눈빛이 쏟아졌다.


 “오늘 자고 가라”

 “안 돼.”

 “돼.”

 “안 돼!”

 “돼!!”

 “아 나 내일 아침 일찍 중요한 미팅 있어. 늦으면 안 돼.”

 “누가 늦으래? 그냥 잠만 자고 가시라고요.”

 “...거짓말 하지 마”

 “내가 오늘 이렇게 음식도 만들어줬잖아”

 “김남준 뻔뻔한 거 봐. 이게 만들어 준거야? 어? 여자친구 이렇게 고생시키기 있냐.”

 “아 그럼 다른 거 잘 해줄게”

 “아 변태 진짜....”

 “뭐 왜. 디저트 만들어준다는 말이었는데?”

 “...”

 “누가 누구더러 변태래”

 “시끄러!”

 “그래 그럼 뽀뽀해.”

 “바보야...근데 남준아 무슨 냄새나지 않”

 “으응? 무슨 냄, 으아아아악!”



꼭 끌어안고 있던 남준과 내 뒤로 심상치 않은 연기가 마구 피어올랐다.

요리가 끝났다.




“...”

“...”



식탁에 중앙에 올라온 커다란 냄비 안을 들여다보면 남준이 결심한 듯 비장하게 국자를 들어 내 몫과 자신의 몫을 조금씩 덜었다. 작은 그릇에 옮겨진 카레가 어쩐지 더욱 거무튀튀해 보였다. 기분 탓이겠지? 그래, 그럴 거야. 남준 역시 같은 생각을 하는지 혼자서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둘이 동시에 한 입을 떠 넣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크게 뜨인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푸훕”

 “큽” 

 “...자기야”

 “...응 라면 끓이자”





오늘의 교훈.

요리를 할 때에는 연애고 나발이고 요리에 집중하자. 








<후일담>

 


 “너 또 뭐 해? 핫식스는 왜, 야,”

 “디저트야! 이름하야 ‘열정과 불면’, 으악 왜 버려!!”

 “김남준 죽고 싶어? 너 앞으로 주방 출입 금지야!!!”















[방탄소년단/김남준] 오늘의 요리왕 | 인스티즈



/

음악 : 버벌진트 - 자고가요


한 드럼의 <열정과 불면>이라도 남준솊이 만들어주시는 거라면 저는 원샷할 수 이씀니다. 저 아주 진지해여.

헤헤 글잡 무료 구독의 날이기도 하고 목요일 문제적남자 남준이 가 너무 막 섹시하게 문제적(?)이어서ㅠㅠㅠ아주 짧게 빠르게 적어올려봅니다.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두 모두 감기조심하시구요. 저는 이제 화양연화를 다시 무한반복하러 갑니다. 민윤기 만세!!!! 방탄 만만세!!!!



암호닉 신청해주신  충전기 님, 꾸기 님, 벨 님, 나무 님, 코코몽 님, 목도리 님, 모니 님, 콩 님, 고딕 님, 아카시아 님  감사합니다:-)   

(암호닉 신청은 댓글에 남겨주시면 감사히 확인하고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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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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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충전기에요! 저 뇌섹남에서 저렇게 입은거 심쿵이었는데ㅠㅠㅠㅠ작가님도 같은 생각이셨나봐여ㅠㅠㅠㅠ남준아ㅠㅠㅠㅠ오늘도 남쥬니 앓다가여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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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아 대박ㅜㅠㅠ안그래도 뇌섹남보면서 요리사복 발린다고 앓고있던건 어떻게 아시구ㅠㅠㅠㅠㅠㅠㅠㅠ다들 같은 마음이라 믿어의심치않아요..^^요리실력은..암전이지만 그래도 그 자태가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작가니뮤ㅠㅠㅠ이렇게 한번 더 설레고 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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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으아ㅠㅠㅠㅠㅠ암호닉 [설날]로 신청해요ㅠㅠㅠㅠㅠㅠ 남준이 그렇게 입으면 제가 (코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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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모니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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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자까님 어흐규ㅠㅠㅠㅠㅠㅠㅠㅠ저 진짜 뇌섹남 보면서 남준이 조리복 열광했는뎈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글로보니까 더 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조리복흰 셔츠로 바뀌니까 더 미칠것같아요...아...남준...본 투 섹시....흑....ㅠㅠㅠㅠㅠ남준이의 썰기실력은 방탄 만 1살 때랑 달라진게 없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전히 채소들을 파괴하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저는 작가님만큼 열정과 불면을 먹을 자신이 없어요.....에너지 드링크 정말 안좋아해서....남준이는 탄산수 떡하니 있는걸 왜 못보고 에너지 드링크를 넣었을까요...(이마짚)(한숨) 그래도 그런 허술한 면이 더 매력아니겠어요?! 요리까지 잘하면.. 그건 정말 수니대학살이죠..ㅠㅠㅠㅠㅠㅠㅠ남주뉴ㅠㅠㅠㅠㅠㅠ항상 저의 로망을 채워주시는 작가님 사랑합니다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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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대박! 남준 셰프! 상상하니 더욱 멋진 느낌ㅠㅠ 은혜롭습니다ㅠㅠ 잘 읽고 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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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0.31
오랜만에 잘 읽고 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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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대박ㅠㅠㅠㅠ남준이 이렇게 귀엽기있나오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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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진짜 너무 최고잖아요... 오랜만에 작가님 작품 읽으니까 기분도 좋고 새삼 또 대단하다는 생각도 하고... 작가님 최고 최고 진짜 너무 좋아요 브금이랑도 너무 잘 어울려서 웃으면서 본 것 같아요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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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남준이는 역시 모든옷이 소화가가능하네요ㅜㅜㅠㅠㅠㅠ진짜 셰프님같아ㅜㅠㅜㅜ남준아ㅜㅠ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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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맙소사 김남준단편을 이렇게금손으로 많이써주시는작가님이있다니ㅜㅜㅠㅠㅠ첫작품부터 정주행했어요ㅠㅠ암ㅇ호닉신청이요[화양연화]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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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콩이에요!으어큐큐ㅠㅠㅠㅠ너무좋아요리못해도남쥰이라면용서...ㅠㅠㅠ작가님사랑해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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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꺄..... 솊 남준....... 저때 완전 끙끙 앓았다죠ㅠㅠㅠㅠㅠㅠㅠ 요리를 못하면 어떱니까!! 잘어울리기만 하면 되죠! 요리는 내가 해줄 수 이써ㅜㅜ 그러니까 남준씨 저에게 올래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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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아 진짜 촉새님 글 속에 남준이는 사람을 너무 설리설리하게 해여 ㅠㅠㅠㅠㅠㅠ남준씨ㅠㅠㅜㅜ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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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ㅋㅋㅋㅋㅋㅋ파괴의 신이 여기서도 발동하나욬ㅋㅋㅋ음식까지 파괴한닼ㅋㅋㅋㅋ아 귀여워라ㅠㅠㅠㅠ그와중에 막 애정표현하는거 달달해서 엄마미소 지으며 봤네요 잘 보고 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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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귀여워ㅠㅠㅠ남준이같은남친있으면매일요리해줄텐데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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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9
음메고기에요ㅠㅠ 문제적남자보고 반한장면이었는데 이렇게 글로 써주시다니 감사드리네요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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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1
촉새님글...정주행중입니다ㅜㅡㅜ
진짜현실남친ㅜㅜ남주니ㅜㅠ
글잘보고가요ㅠㅜㅜ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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