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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익인님들 항상 감사합니다ㅠㅠㅠㅠ
Dear, My Bloody
W.템즈
준면은 급하게 뛰어 오느라 미처 다 잠그지못한 수트자켓을 여미며 침대에 누워있는 루한을 내려다봤다. 세훈은 입술을 깨물면서 중얼거렸다. 아픈가봐, 뭘 해주고 싶은데 할 줄 아는데 없어서. 세훈의 말대로 루한은 정말 아파보였다. 준면은 챙겨온 청진기를 루한의 가슴에 대고 심장소리를 들어보았다. 심장이 아주 약하게 뛰는게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입을 벌리게 하고 목 상태를 확인하니 후두도 많이 부어있었다. 여름에 후두염이라니, 그렇게 중얼거리며 준면은 약상자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폐렴약 먹였어, 세훈은 시무룩하게 말했고 준면은 애써 웃으며 세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했어, 폐렴이랑 후두염 겹쳐서 그런거야. 준면은 그렇게 말하며 수지침을 찾기 시작했다. 세훈은 영문도 모르고 준면에게 약상자 속의 수지침을 찾아 건넸다.
"세훈이 나가 있을래? 피 냄새 날텐데."
"...알았어."
방문을 소리나지 않게 닫고 나가는 세훈을 보며 준면은 침을 소독하기 시작했다. 피냄새에는 이제 익숙해서 아무런 대책없이 무작정 루한의 손가락을 뚫었던게 잘못이었을까, 루한의 피냄새가 폴폴 나기 시작하자 준면은 잠시 숨을 참아야했다. 당황한 준면은 루한의 손가락에 모이고 있는 피를 쭉 빨아마셨다. 이 피를 딱 두번 먹어본 적이 있었다. 하나는 그 아이를 물었을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금. 세훈을 물었을때보다 더 진하고 향기로운 맛에 준면은 눈을 꼭 감고 루한의 손을 핥았다.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루한의 피가 목으로 넘어가면서 몇 천년 전의 그 감정들이 몽글몽글 피어나오는것 같았다. 파리한 루한의 얼굴이 자꾸 다 죽어가던 아이의 얼굴과 겹쳐보였다. 분명히 생김새는 그리 비슷하지 않았는데, 비슷한건 분위기였지 생김새가 아니었다. 하지만 루한의 지금 모습은 마치 불 속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의 벨레로폰과 비슷했다. 루한은 침을 맞은 곳이 아픈지 자면서도 인상을 찌푸렸다.
"으..."
"아파?"
".........."
"근데 피 뽑아야 부은 후두가 가라 앉아."
준면은 마치 루한이 깨어있는 사람인양 말을 이어나갔다. 준면의 목소리는 아주 다정했다. 물에 젖은 수건으로 루한의 피묻은 손을 닦아주고는 그 위에 밴드를 붙였다. 그리고는 유리창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여름 밤공기의 후덥지근함이 준면을 좀 불쾌하게 하긴 했지만 준면은 계속 창문을 열어두었다. 그리고 루한의 위로 시트를 덮어주었다. 준면이 의료기구를 챙기며 방을 나서려고 할때 루한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준면의 발목을 잡았다. 후두염때문에 제대로 안나오는 목소리로 루한은 더듬거리며 계속 한 단어를 반복했다. 외로워, 그 말을 들은 준면은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았다. 외로워, 외로워. 루한은 이제 눈물까지 흘리며 소리를 냈다.
'외로워.'
준면은 침대 머리맡에 서서 루한을 내려다봤다. 그리고는 손을 잡아 달라는듯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루한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제서야 루한의 목소리가 멎고 색색 숨소리가 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흐느끼는것은 계속 됐다. 루한은 아주 센 힘으로 준면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외로워? 준면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루한의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루한의 눈이 게슴츠레하게 떠졌다. 의식이 있어서 눈이 떠진게 아니라 누가 계속 저를 만지작대니까 무의식적으로 눈이 떠진듯 했다. 준면은 루한의 눈을 감겨줬지만 루한은 계속 눈을 다시 떴다. 그리고 준면에게 팔을 뻗었다. 준면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제게 안겨오는 루한을 안아주었다. 누군가의 품에 안기자 루한은 그제서야 흐느낌을 멈추고 팔을 떨구었다. 준면은 제 품에 축 늘어져있는 루한을 감싸 안았다. 루한은 입술을 달쌀이며 준면의 목에 입을 맞추었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듯 목과 가슴팍 부근을 맴돌던 입술이 얼굴쪽으로 올라가 준면의 입술를 찾자마자 가볍게 입을 맞췄다.
".........."
"뭐하자는거야, 밖에 세훈이 있어."
".........."
".........."
제법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루한에게 속삭이자 루한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리고는 준면의 품에서 벗어나 제 배를 간신히 가리고 있는 시트를 가슴팍까지 덮어올렸다. 잠결이었지만 저를 거부한다고 생각했는지 루한은 아마도 조금 토라져보였다. 준면은 루한이 헝크려놓은 제 넥타이를 바로 잡으며 스탠드불을 끄고 유리창을 닫았다. 루한은 여전히 달뜬 얼굴로 아주 잘 자고 있었다. 잠든 사이 제가 무슨 짓을 한지 알기나 할까 했지만 루한의 얼굴을 보니 저를 세훈으로 착각한게 분명했다. 아니 그래야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루한이 저에게 입을 맞춰올 이유는 없으니까. 준면은 문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그 소리를 듣고 다시 루한이 무언가를 속삭였다. 아니 혼자 중얼거렸다는게 더 맞는 표현일것이다. 준면은 그래야 한다고 제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그 말을 실제로 들으니 그 여파가 의외로 크다는것을 깨달았다. 도망치듯 방에서 나와 거실에 앉아 있는 세훈에게 다가가자 정말 얼굴이 반쪽이 되서 세훈이 준면을 올려다봤다.
"루한씨가 너 찾는다, 계속."
이렇게 지조없이 바로 오세훈 찾을거면 뽀뽀는 왜했어, 어장관리하는것도 아니고. 준면은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따 들고는 게스트룸으로 휙 들어가버렸다. 세훈은 준면의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제 방으로 들어갔다. 한결 편안해진 루한의 모습에 세훈은 조금 안심하고 그 옆에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피냄새가 아주 연하게 공기를 타고 흘렀지만 세훈은 신경쓰지 않았다. 피냄새보다는 루한의 달큰한 체취가 더 이끌렸으니까.
***
찬열은 어떻게 백현을 달래줄까 하고 고민하다가 인형가게에 들어가 쵸파인형을 고르고 포장을 부탁했다. 준면과 상담 아닌 상담을 하고는 벌써 이틀째 어머니에게 잡혀서는 백현을 보러가지 못했기에 백현은 지금 심통이 나있는 상태였다. 평소에 원피스를 자주보는 백현에게 쵸파인형만큼 좋은 선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찬열은 예쁜 금색 포장지에 포장된 인형을 들고 펜트 하우스로 나섰다. 오늘 하루동안 보낸 카톡을 아예 읽지도 않고 있는 제 강아지는 생각보다 심통이 단단히 난게 틀림없었다. 어머니는 독신주의인 찬열이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하셨다. 하지만 외동아들의 연애상대가 누군지 궁금해 하시는 어머니에게 제 애인은 보기엔 18살 짜리 남자예요, 하고 찬열은 당당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찬열의 어머니는 무척이나 소녀감성이 풍부하셨다. 작은 것 하나만으로도 웃으시고, 작은 것 하나만으로도 우시는 순수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런 분이셨다. 너무 때묻지 않는 분이셔서 동성애는 물론이거니와 미성년자 교제를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미지수였다. 뒷목잡고 쓰러지지만 않으시면 다행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찬열은 펜트 하우스의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백현이 나 기다렸어?"
".........."
"이리 와, 안아보자 응?"
"....됐어 너 미워."
현관문 앞에서 찬열을 기다린게 빤히 보이는데 찬열이 가까이 다가오자 백현은 조금 뒤로 물러났다. 찬열은 한 손에 들고 있는 인형을 백현에게 건냈고 백현은 잽싸게 달려나와 그 포장한 선물을 낚아챘다. 우와 너무하다 진짜, 나보다 선물이 좋아? 뒤에서 찬열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백현은 신경쓰지 않고 포장을 뜯었다. 쵸파의 분홍색 모자가 모습을 드러내자 백현은 조그맣게 탄성을 질렀다. 이로써 이 집에는 6개의 쵸파가 살게 되었다. 백현은 쵸파인형을 한 손에 들고 찬열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안겼다. 찬열아, 내가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찬열은 신발을 벗어내며 백현을 안아들었다.
"나 좀 섭섭해질려고 그런다, 인형이 나보다 좋아?"
".........."
"진짜?"
"아니, 농담이지, 찬열아 화났어? 삐졌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제게 화났냐고 물어오는 백현에게 차마 삐졌다고 말할수가 없어 찬열은 그냥 백현의 예쁜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몇 일 만에 만져보는지 모르겠다. 심통이 단단히 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인형 하나로 이렇게 풀리니까 이걸 귀엽다고 해야돼, 뭐라고 해야돼. 찬열은 백현은 백현의 방 침대에 앉히며 한숨을 쉬었다. 백현은 벌써 제 방의 다섯 쵸파들 사이로 새로운 쵸파친구를 어느 위치에 놓을까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여기 사이에 둘까? 그럼 옆에 애들이 묻히려나 찬열아 어디 둘까? 결국 찬열이 사온 쵸파인형은 밤에 안고 자는 용도로 사용하기로 하고 백현은 찬열의 허벅지 위에 앉아 조금 마른 찬열의 뺨을 쓰다듬었다. 못본 사이에 조금 말랐나? 백현은 그런 표정으로 찬열을 올려다봤다. 찬열은 백현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한테 조-금, 시달려서."
"아...시달리면 싫어?"
"피곤해, 우리 엄마가 나를 좀 과보호하는 경향이 있으셔서."
"얼굴이 이게 뭐야, 푸석푸석하고 막..."
백현은 진심으로 속상한듯 찬열의 턱깨를 만지며 울상을 지었다. 그럼 백현아 우리 뭐 먹으러 나갈까, 날도 더운데. 찬열은 시무룩한 백현을 달래기 위해 외식이라는 카드를 꺼내놓았다. 여전히 울상인 백현은 찬열에게 뭐라도 좀 먹여야되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뭐 먹을까 하며 펜트하우스를 나서는 도중에도 백현의 눈은 마른 찬열의 뺨에 가 있었다. 이틀만에 저렇게 시달린다고 살이 빠지나, 빠질 살도 없는데. 입술을 삐죽거리며 근처 삼계탕집으로 찬열의 손을 잡으며 들어오는 백현을 보며 주인아주머니가 사족을 못쓰셨다. 찬열의 단골집이라서 그런지 아주머니는 찬열에게 아주 살갑게 대해주셨다. 어머, 찬열학생 동생이야? 찬열은 그저 웃을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짜 귀엽다, 삼계탕 두개를 시켜놓고 백현이 닭을 잘 뜯지 못하자 찬열이 제 먹던걸 멈추고 살을 발라 백현의 입 속으로 넣어주었다. 오물오물 잘도 받아먹는다 싶어 내심 흐뭇했다.
"맛있어?"
"응, 맛있네. 막 입 안에서 녹구...그래."
"많이 먹어."
"너..형도 많이 먹어."
평소처럼 반말을 하려다가 옆에서 저를 빤히 보시는 아주머니때문에 호칭을 바꾼 백현이 예쁘게 웃어보였다. 옆에 구비된 깍두기를 백현에게 잘라 입에 넣어주면서 찬열은 저희들을 관찰하시는 아주머니를 보며 멋쩍게 웃었다. 아주머니는 찬열과 눈이 마주치자 부산스럽게 웃으시며 옆 테이블에서 주문받는 시늉을 하셨다. 백현의 얼굴이 묘하게 굳었다. 마치 동물원 안의 토끼가 된 기분이었다. 왜 하필 토끼야? 하고 물으니 제가 토끼를 닮아서 그렇단다. 찬열은 그 말에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토끼가 아니라 강아지를 닮았는데 제가 제 입으로 토끼라고 하니 토끼라고 해줘야지. 찬열은 백현의 입가에 묻은 닭고기를 닦아주며 기분 풀라는듯이 미소지었다. 찬열은 항상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다 먹었으면 나갈까?"
백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의 말이 아니었어도 백현은 화장실이나 바깥바람을 핑계대며 나갔을 것이었다. 밥먹는데는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아주머니의 시선이 너무 신경쓰였다. 찬열이 계산을 하고 백현은 출입문 옆에서 신발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계산을 하는 도중에도 찬열을 보며 말을 거셨고 찬열은 곤란하다는듯이 그냥 웃어넘겼다. 찬열은 많이 기다렸지? 하며 백현의 손을 잡고 식당을 나섰다. 나 여기 이제 안 올래. 시무룩하게 백현이 중얼거렸다. 찬열은 골목길로 들어가 그 자리에서 백현을 안아주었다. 백현은 찬열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는 칭얼댔다. 저 아줌마 이상해 찬열아.
"미안해, 다른 식당 갈걸. 괜히 여기왔네."
"자꾸 쳐다봐서 싫었어."
"그랬어? 다음부터는 여기 가지말자."
"응,"
찬열은 백현을 달랬다. 밖에서 아이를 챙겨주는건 좀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찬열은 잡았던 백현의 손을 풀었다. 니가 귀여워서 그래 백현아, 애써 저를 달래려고 노력하는 찬열에게 칭얼거리던게 조금 미안해졌는지 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이었지만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져서 찬열은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 보고 백현을 한번 다시 꼭 안았다. 집에 가자, 걱정하겠다. 먼저 앞서 골목길을 빠져 나가려는 찬열의 소매깃을 백현이 붙잡았다. 손잡아, 손잡고 가 찬열아. 찬열은 가만히 백현을 내려다보다가 제 손바닥에 백현의 손바닥을 겹쳤다. 역시 아이를 떼놓는건 못할짓이었다. 찬열이 손을 잡아주자 금방 얼굴이 환해져서 백현은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화요일 연재하는 날이라서,
찾아왔습니다...ㅎㅎ
암호닉정리를 하면서 느낀건데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디마블 재미없는거 저도 알아요ㅋㅋㅋㅋ
원래는 재미있었냐만은 요즘 막 더워서 축축 쳐지고 그래서
조금 피곤하네요...히ㅣ...건강관리 잘하시구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암호닉 정리를 하면서 느낀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말 저를 좋아해주시는분들이 있다는거때문에 되게 감동먹었구요 하나는 그냥 좀 씁쓸하지만 눈팅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거에 조금 쿠크다스에 상처를 막ㅋㅋㅋ바다써요 덥고 글은 안써지고 피곤하고 진짜 최악이네여 그러니까 글이 저따위지...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고싶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항상 손팅해주시는 암호닉분들 사랑하는거 아시죠...ㅠㅠ 다음편은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봴게요^^~ 준멘++++++++++++++++++++템즈 철 없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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