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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익인님들 항상 감사합니다ㅠㅠㅠㅠ
Dear, My Bloody
W.템즈
라파엘=준멘
피에르=패트로스=세훈
루크=변백
'라파엘,'
'응.'
'가끔씩은 나 생각해줄 수 있지?'
'..........'
'대답해줘, 나 불안하단 말이야.'
'항상 생각할거야.'
라파엘은 벨레로폰의 머리를 쓸어넘겨주며 말했다. 벨레로폰은 침대에 누워 작게 기침했다. 내일이었다, 벨레로폰을 불구덩이 속에 쳐넣는 날이 바로 내일로 다가왔다. 라파엘은 착잡했다. 벨레로폰을 문지 일주일, 아이는 점점 야위어가고있었다. 탐스러웠던 흑발은 이제 윤기를 잃어 푸석푸석해졌다. 볼살이 통통하게 올라있던 얼굴도 살이 모두 빠져 더 이상 말랑말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벨레로폰은 라파엘을 원망하거나 하진 않았다. 이러나 저러나 죽는건 마찬가지잖아 라파엘, 나는 조금 더 일찍 죽는거 뿐이야. 벨레로폰은 그렇게 라파엘을 달랬지만 라파엘은 벨레로폰이 죽는다는 사실보다 제 손으로 아이를 죽여야한다는것에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혹시 내가 얼굴이 변해도,'
'..........'
'성별이 변해도,'
'..........
'알아봐 줘야돼.'
'그런 말 하지마, 난 니가 언제 어디서 다시 태어나도 꼭 찾을거야.'
라파엘의 말에 벨레로폰은 희미하게 웃었다. 라파엘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벨레로폰이 다시 태어날지는 아무도 몰랐다. 저 아프리카대륙의 끝에서 태어날 수도 있었고, 아직 유럽인들이 발견하지 못한 신대륙에서 태어날 수도 있었고. 확률은 무한에 가까웠다. 하지만 라파엘은 단호하게 말했다. 찾을거야, 외롭게 하지 않을게. 라파엘은 벨레로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벨레로폰은 아랫입술을 꾹 물었다. 심장이 점점 멈추고 있어서 피가 잘 통하지 않았다.
'차라리 내가 인간이 될 수 있었다면 상황이 조금 더 나았을까.'
'...무슨 소리야...?'
'내가 인간이 되었다면 적어도 네가 아프진 않았을거 아니야.'
'..........'
영생을 포기할수도 있어, 너라면. 라파엘은 상체를 숙여 벨레로폰의 마른 입에 키스했다. 라파엘이 인간이 되는 방법은 간단했다. 몸 속에 있는 흡혈족의 독을 모두 빼내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의 피를 집어넣는다면 가능했다. 성공할 확률은 희박했지만 많은 뱀파이어들이 인간을 사랑했기에 인간으로 변하거나, 그 과정에서 죽는 일이 있었다. 라파엘은 왜 벨레로폰을 물기 전에 자신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생각하며 후회했지만 달라지는건 없었다. 벨레로폰은 라파엘에게 있어서 창조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인간이었다. 제가 태어나자 마자 죽은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닮았단 이유만으로 라파엘을 등한시했던 아버지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숲 속으로 들어간지 오래였다. 라파엘은 벨레로폰에게 집착하고 소유욕을 느끼면서도 그에게서 위로받고 있었다. 자신을 납치해 온 라파엘이 자신을 위로할때, 위로받았던 벨레로폰처럼 라파엘도 벨레로폰이 자신을 위로 할때 위로 받았다. 라파엘은 벨레로폰을 보내고 잠시 수면기에 들 예정이었다. 벨레로폰은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마지막 밤이었지만 벨레로폰도 라파엘도 평소처럼 촛불을 끄고 잠에 들었다. 아마도 내일은 이럴 시간이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라파엘은 벨레로폰을 재웠다.
***
세훈은 스탠드불조차 키지 않아 어두운 방 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스탠드 불을 켰지만 루한은 침대에 누워있지 않았다. 세훈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욕실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물소리가 백현의 말처럼 계속 들렸다. 물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가끔씩은 아주 꺼림칙한 요소가 되곤 했다. 공포영화에서도, 물이 나오면 대개 느낌이 좋지 않은 쪽이니까. 세훈은 욕실 문을 똑똑-하고 두드렸다. 안에서는 역시나 대답이 없었다. 세훈은 문고리를 돌렸다. 문고리는 쉽게 내려갔다. 욕실 안으로 들어서자 끈다고 끄긴했는데 아직도 물이 새어나고오 있는 샤워기가 보였다. 한 손에 잡힌다고 신기해했던 발목이 축 늘어져있었다. 세훈은 완전히 화장실에 들어와서 문을 닫았다. 문 뒤에는 타일에 기대 온 몸이 다 젖어서는 죽은듯이 숨만 쉬고 있는 루한이 보였다.
".........."
세훈의 눈이 커졌다. 루한의 입술은 색을 잃어 퍼랬다. 재빨리 루한을 안아든 세훈은 제 몸 체온이 루한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는것을 깨달았다. 세훈이 저를 안아들자 루한은 조그맣게 앓는 소리를 냈다. 루한아, 루한아, 세훈은 제 목소리가 욕실 가득히 울리는것을 들으며 수건을 찾기 시작했다.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수건으로 루한의 몸을 감싸고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털어냈다. 침실로 나와서도 루한은 계속 끙끙대며 앓는 소리를 냈다. 예뻤던 금발이 이제 빗자루처럼 버석버석했다. 하얬던 얼굴도 이제 세훈만큼 파리해져있었다. 세훈은 조그맣게 욕지기를 뱉어냈다. 왜 이래, 갑자기. 루한을 침대에 눕히고 세훈은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백현을 부를까 했지만 계속 백현에게 치료를 받으면 몸상태가 그리 좋아지지 않는다는 말에 세훈은 그 생각을 접었다. 준면은 벌써 세번째 전화를 받지 않고 있었다. 연락할 곳은 없었다. 세훈은 다 끓여진 물을 수건에 부어 스팀타올을 만들었다. 물기를 짜내며 세훈은 물이 뜨겁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루한의 몸에 수건을 대자마자 루한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간간히 뜨거워, 라고 하는것도 같았다. 세훈은 다시 한번 물기를 짜고는 수건을 쫙 펴서 조금 식혔다.
".........."
".........."
수건으로 루한의 몸을 닦아주며 몸을 녹여주자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 몸에 루한은 눈을 조금 떴다. 이들이 서로 부딪혀 딱딱-거리는 소리를 냈다. 세훈은 그리 다정하지 못한 손길로 루한의 머리를 털어주었다. 드로즈를 벗겨내고, 새 드로즈를 입히면서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세훈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풀지못했다. 이미 세훈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뭐가 문젠지,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등. 하지만 지금 루한이 이렇게 누워있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것은 얼어붙은 몸을 녹여주고 약을 먹여서 푹 재우는 일 밖에 없었다. 속상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제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루한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솔직히 전적으로 잘못은 루한에게 있었으니까. 하지만 세훈은 별말 하지 않고 루한을 제대로 눕히고 시트를 다시 덮어주었다. 아픈 사람을 데리고 실랑이를 벌여봤자 좋을건 하나도 없었다.
루한은 조금 떠졌던 눈을 다시 감으며 꿈 속의 세계로 유영하려 했다. 지금의 현실은 루한에게 너무 살기 싫은 곳이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루한은 누군가가 저를 혼자 두는것을 싫어했다. 아무리 제가 잘못했더라도 저를 혼자 두면 정말 그 사람이 미워져서 지금 루한은 세훈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나쁜 버릇인걸 알지만 루한은 혼자 있기를 죽기보다 싫어했다. 외로워, 누군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를 울리는것을 느끼며 루한은 눈을 감았다. 세훈은 약상자를 뒤져 폐렴약을 루한의 입에 넣고 물을 흘려 보냈다.
***
그 때와 똑같은 꿈이다. 이번에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루한은 그 검은 머리의 소년을 빤히 쳐다봤다. 아무래도 소년에게 루한은 보이지 않는듯했다. 소년은 계속 콜록댔다. 숨도 못쉬고 콜록콜록 거리자 루한은 모르는 사람이지만 걱정이 되서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이내 검은 옷으로 온몸을 둘러싼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소년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시간 됐다, 키스할래? 남자는 머리에 쓰고 있던 검은 천을 벗어냈다. 루한은 남자의 옆모습이 누군가와 굉장히 닮았다고 생각했다. 누구지, 많이 보던 얼굴인데. 소년은 남자에게 손을 뻗어 입을 맞추면서도 숨을 헐떡댔다. 남자는 조금 진득한 키스가 끝나자 소년을 다시 눕혔다. 소년은 이제 편안한 눈으로 눈을 감았다. 가져온 촛불로 남자는 커튼에 불을 붙였다. 벨레로폰, 사랑해. 남자는 낮게 읊조렸고 소년은 조금 웃었다. 남자는 불길에 휩싸인 소년을 뒤로 하고 방을 나갔다. 몇 번이나 뒤 돌아 다시 들어오려 했지만 이미 불길이 온 방 안에 퍼져있어 남자는 결국 그대로 계단을 내려갔다. 루한은 고통스럽지 않고 편안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소년에게 이질감을 느꼈다. 불길에 휩싸여 죽어가는 아름다운 소년, 그것만으로도 뭔가 구역질이 날 것 같아 남자를 찾아 계단을 뛰어내려가던 루한은 발을 헛디뎌 계단 저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장면은 바뀌었다.
저택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남자는 꽃에 다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정원에서 저택을 바라봤다. 루한은 남자의 앞모습을 보자마자 잠시 멍하니 굳어있었다. 준면씨다, 얼굴이 조금 다르긴 했지만 준면이었다. 루한은 아파오는 배를 감싸안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불길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남자는 점점 멀리 떨어지고 있었다. 보폭이 넓어서 그런지 남자는 얼마되지 않는 시간에 정원 밖을 나섰다. 루한은 불길에 휩싸이지 않기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또 장면이 바뀌었다. 저택은 폐허가 되어있었고 남자는 조금 기른 머리로 저택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더 이상 검은 사제복을 입고 있지 않았다. 하얀 천옷에 붉은 천을 덧대어 입은 남자는 공허해보였다. 하얀 피부의 얼굴에는 눈밑이 조금 거뭇거뭇해져 있었고 입술은 파리해져서 별 색깔이 없었다. 발걸음을 옮기는 남자를 루한은 바로 뒤에 따랐다. 남자는 걸음이 많이 빨랐다. 숨을 헐떡이며 루한은 저 앞에 가는 남자를 놓쳐버렸다. 그 자리에 주저 않아 숨을 고르고 있는데 누군가가 루한의 어깨를 톡톡 쳤다.
'너 왜 나 따라와?'
'..........'
남자였다. 루한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서자 남자의 모습은 또 사라졌다. 루한은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남자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뒤에서 조그마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루한의 모습이 우스운지 웃음을 참는다고 참았지만 별 효과는 없는 모양인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예쁘게 웃고 있었다. 지금의 준면과 웃는 모습이 똑같았다. 말투도 비슷했다. 남자는 이상한 언어를 쓰고 있었지만 루한은 모두 알아 들을 수가 있었다. 루한은 여기가 꿈 속이라는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왜 나 따라오냐니까, 남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루한에게 말했다. 루한은 확신했다. 준면이 맞다고, 얼굴이 조금 다른것같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얼굴선이 준면이 맞았다. 음, 남자는 잠시 생각하는듯하더니 루한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기 있으면 위험하니까 밖까지 데려다줄게. 그 뒤로는 나도 책임 못져. 루한은 그의 커다란 손을 잡았다. 남자는 조금 걸음을 늦추어 걷는듯 했다. 루한에게 맞추기 위해서. 마을 밖으로 나오자 남자는 루한의 손을 놓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저 쪽으로 들어가면, 인간들이 사는 곳이 나올거야.'
'...당신은?'
'난 이제 여기 없어, 사람들이 내 정체를 알아버렸거든.'
'..........'
'너희 부모님이 말씀 안해주시던?'
'...응.'
루한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루한을 끌어당겨 안았다. 루한은 깜짝 놀라 남자를 밀어내려 했지만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남자는 루한의 흰 목을 검지손가락으로 쭈욱 쓸었다. 직감적으로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남자는 루한의 목에 살짝 입을 맞췄다. 조심해, 넌 예쁘니까 다른 흡혈족들이 노릴지도 몰라, 이 주변은 흡혈족들이 많거든. 흡혈족들은 예쁜걸 좋아해. 잠시 바닥에 떨어트렸던 여행가방을 주섬주섬 주워 들며 남자는 두려움에 가득찬 표정으로 저를 보고 있는 루한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마.'
'..........'
'울고 싶진 않단 말이야.'
'....미안해, 울지마.'
금방 사과를 하는 루한때문에 남자는 조금 얼굴을 풀었다. 남자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라서 루한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착하구나, 남자는 뒤를 돌기 전에 루한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겁줘서 미안해. 루한은 그런 남자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이제 정말 뒤 돌아서 한 발자국씩 걷기 시작했다. 루한은 남자를 따라가고 싶었지만 남자의 걸음이 너무 빨라서 따라잡지를 못할 것 같았다. 루한은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대지에 멍하니 서있었다. 바람이 조금 불어서 루한의 머리를 헝크러트렸다. 이제 뭘 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루한은 남자가 사라진 길을 밟으며 앞으로 한발자국씩 걸어나갔다. 이상한 꿈이었지만 깨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의 현실보다는 꿈 속이 나았다. 편안했고, 달리 생각할것이 없어서 좋았다. 이곳에서는 저를 경찰서에 출두하게 한 남자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또 세훈의 눈치를 보며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생각한 루한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배경은, 또 변했다.
***
오늘은 분량이 좀 짧네요, 제가 무슨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가지고 쪼금 바빠요ㅠㅠ
어제 대댓글 다 달아드리려고 했는데 고기회식해서...인티한 8시간정도를 못했어요ㅠㅠ
오늘은 굉장히 지루하고, 또 주제에 복선은 많은 편이라 읽기 귀찮으실것같아요ㅠㅠㅠ흡ㅠㅠ
대댓글 달러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더워서 힘이 없네요ㅎㅎ
그래도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ㅠㅠ
힘이 없다했더니 찬백이들 등장이 없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에 꽉꽉 넣어야지...죄송해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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