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33988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팬픽 공지사항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잡식토끼 전체글ll조회 494


 

 

 

"너 때문이야."

  

"네가 다 망쳤어, 박찬열."

 

 

 창 밖의 나무가 사정없이 흔들려내렸다. 긴 소나기 사이에 찾아온 잠깐의 틈은 숨통은 트일 만 했지만, 흐릿한 하늘은 여전히 풀릴 줄 몰랐다. 탁한 하늘이 금방이라도 울 듯 아슬아슬했다.

 변백현처럼.

 

 

 배가 아파온다.

 

 

 

 

 

[EXO/찬백] 회향 | 인스티즈

 

 

 

 

 

 

 

 애초에 이 길로 변백현을 끌어들인 건 나였다. 변백현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고, 나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시절 친했던 변백현을 다시 만나리라곤 꿈에도 생각한 적 없었다. 불가능했다는 건 아니지만, 다른 중학교로 갈리게 된 후로 나는 나대로, 또 변백현은 변백현대로 각자 중학교 친구들과 친해져서 서로 소원해졌던 것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뭐, 변백현은 사실 생각도 잘 안 났다. 가끔 친구들 얘기 속에서 이름을 듣게 되면, 아 그런 애도 있었지, 잘 지내고 있으려나, 하는 정도였나.

 하여튼 그런 변백현과는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만나게 됐다. 아직은 추운 3월의 입학식, 동복을 입고 선 신입생들의 얼굴에선 어른 티가 흘렀다. 지금은 참 우스운 그 '어른 티'라는 게 중학교를 졸업했다는 어린 자부심에서 오는 거였을 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랬다. 나는 일 반이었고, 우연히 옆모습을 보게 된 변백현은 사 반이었다. 한참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이따가 친한 척 하면서 인사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은데, 그런 생각은 우연히 고갤 돌린 변백현과 눈이 마주친 순간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너무 놀라서 피하듯이 고갤 돌린 채로 생각했던 것 같다. 변백현도 날 봤을까? 방금 눈이 마주쳤는데, 봤겠지? 아직도 날 기억할까?

 

 

 뭐, 사실 변백현이 입학식날 날 봤는지 안 봤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일 학년 동안은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복도에서야 몇 번 마주쳤지만, 서로 친구들과 장난치기 바빠서 인사를 할 여력도 없었던 것 같다. 변백현과는 2학년 때 같은 반이 되고서야 몸을 부대끼며 살게 되었다. 하지만 그 나잇대 남자애들이 응당 그렇듯 같은 반이어서 두루두루 친한 정도였기 때문에, 변백현과 옆자리가 되어서도 따로 얘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루한 6월이 지나고 있었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여튼 꽤 더운 날이 있었다. 그 해 들어 제일 더운 날이었던 것 같다. 체육시간이 끝나자마자 시커먼 새끼들은 단체로 수돗가로 달려들었고, 한 바탕 축구를 뛰고 온 나도 그 틈에 껴 있었다. 변백현은 생긴 것 답게 움직이는 것도 크게 좋아하지는 않는지, 축구를 해도, 농구를 해도 늘 살랑대기 일쑤였다. 들떠있는 채로 땀에 흥건히 젖어있는 우리들과는 달리 조용히 교실로 들어가려던 변백현에게 물을 뿌린 건 우리 반 반장이었다. 혹시 변백현이 화내지는 않을까, 순간 든 걱정과는 다르게 변백현은 웃으며 달려와 장난을 받아줬다. 그걸 시발점으로 삼아 벌어진 물놀이 속에, 반 애과 섞여서 한 판 물놀이를 벌이는 변백현의 웃음엔 초등학교 때와는 뭔가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십 분간의 짧은 물놀이를 끝내고 교실로 들어와 수업준비를 하고 있자니, 뒤늦게 뛰어온 변백현이 요란하게 자리에 앉았다. 무의식적으로 돌아본 얼굴에는 붉은기가 가득했다. 책상 서랍에서 문학책을 꺼내드는 변백현은, 한껏 젖은 채로 헥헥대고 있었다. 젖은 머리와 젖은 흰색 와이셔츠. 그걸  조용히 바라보던 나는 나도 모르게 말을 건넸다.

 

 

"변백현"

"어, 어? 왜?"

"젖었네."

 

 

 짧은 말 끝에 환하게 웃어오는 변백현의 모습에 나는 할 말이 없어졌던 것 같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아아....글도 짤도 너무 조으뮤ㅠㅠㅠ 작가님 글솜씨bbbbbbb
담편 기대할거예요 말리지마세요.....

12년 전
대표 사진
잡식토끼
댓글 달아줘서 너무 고마워요. 정말이에요. 비회원이라 이 답글을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는데, 정말 너무 고마워서 길게 답글해주려고 고민하다 하다 늗게 와버렸네요. 십 이일이나 늦었지만 많이 고마워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공동필명만들기실험의 글
04.02 14:17 l 공동필명만들기실험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029
01.04 00:57 l 워커홀릭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7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