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여주, 너는 왜 안 되는지 알아?"
" 남들은 죽어라 노력하는데, "
"넌, 모든 걸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들잖아."
[EXO/도경수] 사랑반란 01
"수고하셨어요, 다음 장면 넘어가겠습니다."
![[EXO/도경수] 사랑반란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50722/dfdc9f1803e0514e0982a2bf5b8565d0.jpg)
"어? 여주 와 있었어? 설마 나 응원하려고? 진짜야?"
"당연하죠! 저야 늘 선배 응원하는데요, 뭘."
빅토리아 선배와 망할 도경수 님의 첫 장면 촬영이 끝났다. 사랑반란의 내용을 앞서 설명하자면, 연예인이 되기 위해 연습생들이 사투를 벌이는 연예계의 어두운 뒷모습을 고발하는 드라마다. 특히 빅토리아 선배의 연기란, 역시. 도경수 씨(발)는 날 얼마나 싫어하시는 지 그 이름에 감정을 꾹꾹 담아 연기해주셨다. 내가 그렇게 싫나.
"그거 알아? 경수 씨 연기 되게 잘하셔."
"그 분이 워낙 잘 하시긴 하시잖아요. 요즘 탑 중에 제일 꼭대기이신데."
"그 정도가 아냐. 진짜, 잘해. 나도 홀릴 뻔했어."
선배가 그렇게 말하실 정도면야. 고개를 끄덕이며 경수 씨를 한 번 쳐다봤다. 생긴 건 둥글둥글하게 친근하게 생겨서는 왜 나한테만 이러냐고. 연기가 끝나자마자 웃어주는 꼴하며, 나한테 대하는 꼴 하며, 지가 지성이야? 왜 다중인격이냐고. 괜히 우울해져 혼자 선배의 연기를 구경하다 드디어 감독님의 호출이 이어졌다.
"김여주 씨랑 도경수 씨 촬영 들어갈게요!"
"네!"
우렁찬 대답 하나와, 조용한 대답 하나가 섞여서는 촬영이 시작되었다. 후하, 잘해야지.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선 다시 한 번 대사를 숙지하고는 앞에 섰다. 모든 스태프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감독님의 사인이 떨어지고,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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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데뷔반 들어간대."
"네가 바라던 거잖아. 되게, 뜬금없이 얘기한다."
"나, 데뷔반 들어가면 연애 못 해."
눈을 마주한 도경수 씨는 눈에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연예인이 되기 전을 회상하는 장면인데, 나와 도경수 씨가 전에 사귀던 사이였다는 것이다. 후에 그토록 비웃고 욕하던 극 중의 나, 그러니까 빅토리아 선배와 사귀긴 하지만.
"새삼스럽게 얘기하지마. 너도 알면서, 그래왔던 거잖아."
"너는, 아무렇지 않아? 내가 데뷔한다는 데도, 더이상 너랑 이렇게 마주할 수 없다는 데도."
슬프게 웃던 도경수 씨의 눈이 점점 더 슬프게 기울어진다. 정말 연기를 잘하긴 잘 하는구나. 몰입이 되는 연기에 주먹을 쥐고, 도경수 씨의 눈에 한 번을 마주치지 못하고, 다시 우연히 마주쳤을 때는 슬프다기 보다는 대본 리딩 때의, 그런 모습이었다. 불편하다는 듯, 짜증난다는 듯한 그런 표정. 내 얼굴에 원샷이 잡혀있던 상황이었기에 감독님은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난, 너 없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어."
"그러니까, 너도 그렇게 살아가. 내가 네 걸림돌이 되고 싶지는 않아."
그러고선 휙 돌아선 나는, 도경수의 표정에 정말 진심으로 주먹이 쥐어졌다. 아까 그 감정의 주먹이 아닌, 아 제발 한 대만 치게 해주세요, 하는 주먹. 잘못한 것을 알지도 못하는 데 저런 식의 시선이, 너무나도 힘들기만 하고 지긋지긋하다. 아니, 몇 번이나 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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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 경수라는 분 자꾸 왜 그러신대요?"
"그러니까. 아, 진짜 잘못한 게 있나?"
"누나 기죽지 마요. 여배우 김여주인데."
"그래, 나도 여배우인데 뭘!"
그 말을 하자마자 제 말인 줄 어찌 알았는 지 바로 찾아온 도경수 씨에 세훈이와 나는 경직할 수 밖에 없었다. 자기 말 하는 줄 알았나? 어떡해, 우리 이제 같이 매장 당하는 거야? 도경수 씨는 우리를 보이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고는 홱 지나쳤다,
"와, 무슨 겨울왕국이네. 도엘사인 줄 알았어요."
"꽝꽝 얼겠다, 아주 그냥."
그러고선 도경수 씨가 향한 곳은 다름아닌 빅토리아 선배님 쪽이었다. 와, 지금 더 잘 나가는 사람에게 잘 보이겠다, 이거야? 허, 어이가 없어서. 팔짱을 끼고선 어떻게 하나 보자라는 심보로 도경수 씨를 응시했다. 자기는 A+급이니까, B급 말고 A급하고 어울리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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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되게 잘 하시더라고요. 빅토리아 씨 평소에도 열심히 하신다고.."
와, 내숭 봐. 나한테는 저렇게라도 해준 적 있나? 멀리서 축구경기라도 관람하듯 세훈이를 제쳐두고 도경수 씨와 빅토리아 선배님의 대화를 엿들었다. 물론 엿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니고, 흐르듯 들려서인 거다. 아,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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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이렇게까지 해요? 어? 머리, 머리."
갑작스레 등장한 찬열 씨에 놀라 힉, 하고 있다가 내 머리를 보던 찬열 씨가 정리하라는 듯 손짓을 한다. 옆에 몰래 다가와서는 놀래키는 것까지 모자라서 결국에는 또다시 도경수 씨의 시선을 이끌었다. 참 잘했어요, 찬열 씨. 하하. 또 도경수 씨는 그 같은 표정으로, 다시 쳐다봤다. 질리지도 않나.
"감사합니다. 찬열 씨 촬영은?"
"아, 저 개인 컷 있어서 방금 찍고 왔어요."
아,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고선 다시 도경수 씨를 보는 것을 포기하고선 주변 벤치에 앉았다. 그러더니 찬열 씨가 가까이 다가와서 내게 하는 말이,
"도경수 씨랑 저랑 김여주 씨랑 빅토리아 씨랑 OST 녹음 한대요."
"네?"
"재미있겠다, 그쵸?"
지금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하느님, 부처님, 예수님, 알라신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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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마무리로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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