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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스 전체글ll조회 748l 1


타나토스 프로젝트




"야 시발 뛰어!"


그때 밑에서 다급한 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지훈은 정신을 차린듯 손등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었다.


"일단 나가."


지훈은 주저앉아있는 태일의 손목을 잡아끌었고 태일은 그대로 질질 끌려가며 계단을 걷는지 구르는지 모를정도로 정신없이 달렸다.



"뭐야 이민혁 너가 기록찾은것도 아니잖아!"

지훈이 외쳤다.


"아 몰라 난 아무짓도 안했어! 근데 갑자기 저 쇳덩이를 휘드라잖아 씨발!"




"안경쓴놈은 겁만 줘."


뒤에서 들려오는 낯선이의 음성에 지훈은 모든걸 확신했다.

태일은 그에게 실험체로 사용되고 있었다.



"악!"


그때 태일의 머리채가 잡혔고 지훈은 재빨리 태일을 붙잡은 남자의 팔을 쳐내고 발로 배를 찼다.

남자는 다시 일어나 지훈은 신경조차 안쓴다는듯 다시 태일에게 손을 뻗었고 지훈은 태일을 확 감싸며 몸을 숙여 남자가 중심을 못잡고 넘어지게 했다.

남자는 화가 난듯 옆에 있던 화병을 집어들었고 지훈은 피하기엔 늦었다고 판단을 내리며 조신이 맞을경우 깨진 조각들이 태일에게 닿지 않게 태일의 머리를 감쌌다.


"윽."


태일은 그런 지훈을 보고 무슨 배짱인지 밑으로 팔을 뻗어 남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힘껏 당겼고 남자는 뒤로 넘어가며 지훈의 어깨를 대신 쳤다.

지훈과 태일은 동시에 일어나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민혁은 막무가내로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쓰러트리며 뛰었다.

저택이 워낙 커 이리저리 빠져나가기도 수월했고 곧 차에 도착했다.


후다닥 차에 타 시동을 걸자 쫓아오던 남자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달리기를 멈추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저새끼들 일부러 쫓아온거야."

태일이 담담하게, 모든것을 포기한듯 말했다.


"무슨 소리야?"

민혁이 한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손으로 땀을 닦으며 백미러를 통해 태일을 보려했다.


"내가 거기서 미래를 바꿔버리면 그만이거든, 물론 바꾼다고 좋은쪽으로 바뀐다는 보장은 없지만."

태일이 조근조근 얘기했다.

"날 실험해본거야. 과연 기록을 들고 도망갈까? 아니면 미래를 바꿔버려 그곳에서 빠져나갈까?"


"무슨소리냐니까?"

민혁이 답답한듯 태일과 눈을 마주치려 애썼다.


"아마 숨겨놓은 기록도 카피본이 있을거야 분명히."


"이태일, 그만하자."

지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서 얘기해."



태일은 뒷자석에서 보이는 빨갛게 물든 지훈의 와이셔츠를 뚫어져라 응시하며 연구소에 도착할때까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형."


연구소로 들어가자마자 지훈은 태일을 무시하며 지호의 방으로 들어갔고 태일이 어색하게 지호의 방앞에서 쭈뼛거리자 유권이 조용히 태일을 불렀다.


"아 유권아.."


"실험, 그만둬."


태일은 유권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설마..."


"연구소에서는 형보다 '선배' 잖아."

유권이 영혼없이 피식 웃었다.

"여기선 인생 선배야, 내말 들어."


"유권아 난.."


"그사람도 이유가 있었어."

유권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사람..?"


"누구나 다 이유가 있어. 무얼하든.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처럼."


"..."


"형도 이러는 이유가 있겠지. 근데 그만 둬야돼."


"유권아."


"내말."

유권이 다시 한번 딱딱하게 말을 내뱉었다.

"들어."








요즘들어 유권이 차가워졌다.

물론 그것이 태일을 생각해서 하는것이라는건 태일도 잘 알았지만 그러는 유권이 낯설었다.

유권이 저러는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어느정도 자신이 관련되어 있었기에 무서웠다.


태일은 유권이 자신에게 지금까지 했던 말들을 생각하며 터덜터덜 복도를 걸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호의 방 앞에 도착했다.



분명 안에 지훈이 있다.

치료하려 가는곳은 지호의 방밖에 없다.


태일은 이렇게 생각하며 노크없이 지호의 방을 열었고 생각대로 어깨를 치료하는 지훈과 치료를 해주는 지호가 눈에 들어왔다.


윗옷을 벗고있고 탄탄한 지훈의 등이 먼저, 그리고 어깨를 감고있는 새하얀 붕대.

그리고 문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지훈의 얼굴.



"태일씨."

지호가 오랜만에 노크도없이 들이닥치는 태일의 모습에 당황한듯 태일의 이름을 불렀다.


태일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고 다시 시선을 지훈에게로 돌렸다.

지훈은 지호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지호는 그런 지훈을 보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붕대가 떨어져서.. 좀 찾으러 갔다 올게요."



지호의 어색한 말들과 함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지훈이 지호의 의자를 톡톡 두어번 쳤다.

태일은 조심스레 그의 곁으로 가 지호의 의자에 살포시 앉았다.



"알고싶어서 왔지?"


"너도 초능력 쓰냐?"


지훈이 태일의 마음을 읽은듯 말을 내뱉자 태일이 농담을 던졌다.


지훈은 푸흐- 하고 웃고선 다시 표정을 거뒀다.


"타나토스 프로젝트 첫 실험자가 있었어. 나의 첫 실험체이기도 했고,"

지훈이 느릿느릿 말을했다.

"나의 첫사랑이기도 했고."









'아 머리 기르기 싫다.'


지훈이 주사를 놔주며 재효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 신경을 쓰진 않았다.

재효는 항상 아이처럼 조잘대고 쓸데없는 말을 곧잘 했기에.


지훈은 몰랐다.

지호가 얘기하던 실험이 재효를 아프게 할것이라는것을.


'재효씨, 앞머리 잘라야돼요.'


'괜찮아.'


지훈은 이발사들을 피해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재효를 붙들어두고 답답한듯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재효는 싫다 가 아닌 괜찮다 라고 하며 싱긋싱긋 웃었다.


'지금 머리가 얼마나 긴줄 아세요? 앞머리가 눈을 덮잖아요.'


'괜찮아.'




그 괜찮다는 말을 다음으로 재효는 지훈의 연구실로 다시는 오지 못했다.




'아악! 싫어! 제발.. 제발..! 싫.. 으윽...'


'붙잡아.'

'예.'



끔찍한 비명소리와 차가운 연구원들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재효의 긴 앞머리가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머리칼 사이로 흘러내리는 피눈물을 똑똑히 보였다.

피눈물은 한가닥, 두가닥, 흘러내리더니 결국은 코에서도 피가 흘러내렸다.



'지금 영상들을 현실로 착각하고 있어!'

연구원이 다급하게 외쳤다.

'저러다가 죽어! 진정제 투여해!'



지훈은 아직 연구소에 들어온지 일년도 되지 않았고 처참한 광경을 보고도 아무말 할수 없었다.




'우박사님, 지금 이게 뭔가요! 저러다 죽습니다!'


'거겅마세요, 제 연구는 완벽합니다.'

지호가 활짝 웃었다.

물론 지훈의 눈에는 그것은 비웃음으로밖에 보이질 않았다.

'제 실험은 곧 빛을 볼것이고 재효씨도 저에게 감사해할겁니다.'


지훈은 할말이 없어 이를 바득 갈고선 지호의 어깨를 치고 지나와 재효의 병실로 들어갔다.

긴 머리칼 사이로 눈을 가리고있는 붕대가 보였다.


'지훈이야?'


'아, 깨있었어요?'


'앞이 안보이니까 답답하다. 그래도 뭐 하루만 있으면 된다니까. 흐흐.'

재효가 아무렇지 않다는듯 웃었다.


지훈은 그런 재효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것만 같았다.

'재효씨, 앞머리라도 잘라야 덜 답답할거같아요.'


'괜찮다니까 그러네..'


'아니 맨날 답답해 하시면서 안자르니까 그러죠.'


'이거라도 있어야 추한모습 안보이지.'

재효의 입이 웃고있었다.

'너한테 추한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



재효는 지훈때문에 머리를 기르는것이었다.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재효가 자신에게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것을 고려했다고 생각하니 지훈은 답답해 죽을것만 같았다.

'재효씨, 전 재효씨가 머리를 빡빡밀든 뭘하든 괜찮아요.'


'다 예뻐?'


'네. 다 예뻐요.'


'으하하.'



지훈이 피식 웃으며 낮간지러운 말을 하자 재효가 부끄러운듯 이불을 끌어올리며 웃었다.

지훈은 그런 재효의 모습에 같이 웃으며 이불을 팡팡 두드려주고 쉬라며 방을 나섰다.



다음날 재효가 다시 발작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훈은 아침 일찍 재효의 병실로 뛰어 들어왔다.

하지만 재효는 지훈을 보고서도 다시 천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붕대 풀었네요, 다행이예요.'


'응.'



재효가 차갑게 대답하자 지훈이 재효의 곁으로 가려다 그자리에 멈췄다.


'재효씨.'


'지훈아.'


'...'


'표지훈.'


'...'


'지훈아.'


'...재효씨.'



지훈은 섯뜻 대답할수가 없었다.

재효가 평소와 달라도 너무 달랐기에.


'나는 널 믿었어.'

재효의 볼위로 눈물이 흘렀다.

'나는 널 믿었는데.'


'재효씨, 그게 무슨...'


'나는 널 믿었는데!'


재효가 소리를 지르더니 곧 다시 머리를 이불위로 떨어트리고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으윽.... 으...'


'재효씨! 재효씨!'


'윽... 사.. 살려.... 흐윽...'


재효는 곧 손에 힘을 뺐고 지훈의 품에 축 늘어졌지만 계속 떨며 헛소리를 늘어놨다.

평소와 다른 재효의 모습에 가슴이 철렁한 지훈은 재효의 손등에서 링거바늘을 빼고 재효를 안아들었다.


'재효씨... 제발.. 안재효 제발... 눈좀 떠라 제발..'


지훈의 품에 안겨 가는와중에 계속 재효는 덜덜 떨며 다시 머리를 부여잡고 이를 악 물었다.

이젠 소리가 들리는지 귀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지훈은 살려달라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재효는 죽었다.


죽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눈을 감았다.

편하게 죽은것도 아니고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다 결국엔 자신의 의지로 심장을 멈춰버리고 죽었다고 했다.


분명 재효는 지훈이 실험 허가를 내어주는것을 봤다.

지훈은 뒤늦게 알아차렸다.



재효는 실험당할 자신의 미래를 보았고 그때문에 미리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지훈떄문에.

하지만 그 실험 반이 지훈의 허가때문에 시작되었다는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지훈은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실험체' 재효의 사진을 넋놓고 바라봤다.


조금 더 찍어둘걸.

이거 한장이네.


지훈은 쓸데없는 생각을하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냥 시간이 흘렀어. 아주 많이."

지훈이 얘기를 마치고 고개를 들었을때 눈물을 흘리는 태일을 볼수있었다.


머릿속에서 들린 목소리가 그 재효라는 사람의 것이었다.

태일은 그 얘기에 이유없이 눈물이 주륵주륵 흘렀다.




"그리고 너는 재효를 닮았어. 외모는 전혀, 성격은 아주 많이."

지훈이 살짝 웃었다.

"눈물 닦아라, 추하다."


"재효씨랑... 키스는 했어?"


뜬금없는 질문에 지훈이 어이없다는듯 웃었다.

"뜬금없이... 안했어, 요즘말로 하면 썸만 탔지.."


"그럼 내가 너한테 키스해주면 될까?"


"뭐.."



그리고 지훈이 하려던 말은 태일의 입술에 인해 멈췄다.












많이 늦었습니다 ㅠㅠ

진짜 잠도 제대로 못잘정도로 바밨어요 ㅠㅠ (근데 시험은 망침ㅎ...)

그래서 분량은 좀 길게 데려오고 포인트는 없는걸로 ㅠㅠㅠㅠㅠ


사랑해요 여러분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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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ㅜㅜㅜ오랫동안 안올라오길래 연중하신줄알았어요ㅠㅜㅠㅜ재효야ㅠㅜㅜㅜ안재효 너무불쌍하게나온다ㅠㅜㅠㅠㅠㅡㄹㅠㅠㅜ이탤 심쿵ㅠ쥬ㅜㅠㅠㅠ진짜재밌게보고있어요감사해요 사랑합ㄴ다♡
8년 전
독자2
크앙 ㅜㅜㅜㅜ타나토스님 ㅠㅠㅠ 기다렸쟈냐요♥♥ 오늘 분량 꿀이네요♥♥
지후니 과거도 나오고 거기다가 태이리의 귀여운짓까지 ㅜㅠㅠㅠ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ㅠㅠ 다음편도 화이팅해주세요!!♥♥

8년 전
독자3
태일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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