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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빈혁] 그는 나를 모릅니다 | 인스티즈



언제부터 였을까. 몇 년 안 된 것 같은데 너무나 까마득한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먼 옛날같이 느껴진다. 누군가 그러더라 모든 문제에는 원인이 있고,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고. 하지만 따돌림에는 원인이고 결과고 할 것이 없다. 죽음이라는 이미 결정된 시나리오만 존재할 뿐.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꽉 닫아버렸다. 열쇠를 문 안으로 넣어버리고 잠궈버렸다. 너무나 물러터지고 짓이겨져 고름뿐인 가슴에 채찍질을 한다. 핏 물이 흐르고 진물이 터져 곪아버려도 나는 버텼다. 그리고 그렇게 십팔 년의 인생을 외로이 살았다. 말 걸어주는 이, 관심 가져주는 이 하나 없이도 나는 잘 살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따돌림은 적어졌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 대신 나는 혼자였다. 급식도 혼자 먹었고, 등교는 물론이고 하교 역시 혼자였다. 간혹 물건이나 체육복 따위를 빌리기 위한, 아주 형식적인 물음 정도만 있을 뿐. 내가 타의에 의해 입을 열 시간은 없었다. 그런 스스로를 위하고 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도피였다. 아무도 없는 곳에 처박혀 있노라면 숨통이 트였다. 그 어떤 누구의 눈총도 오지 않는 곳. 그 곳에선 가족도, 친구도, 선생님도 없었다. 오직 자연만이 존재할 뿐.


점심시간이 되니 반이 조용하다. 우르르, 하고 아이들이 쏟아져 나간 교실이 난장판이다. 배를 살며시 문질러보았다. 조금의 허기만 있을 뿐, 그다지 배고프지는 않았다. 어쩌면 습관에 의한 잊어버림이 아닐까?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사물함을 열었다. 교과서 뒤로 숨겨놓듯 고이 모셔둔 작은 가방을 꺼냈다. 먼지가 좀 쌓이긴 했어도 털어내면 그만이다. 살살 가방을 문지르니 손에 잿빛 먼지가 묻어나왔다. 바지자락에 먼지를 대충 문대고 가방을 챙겨 운동장 뒤편으로 달려갔다. 내가 유일하게 숨을 쉬는 곳. 인적이 드물고 학교가 워낙 넓은 터라 학생조차도 잘 오지 않는 이 정원에서 나는 자유롭다.


숨을 잔뜩 들이쉬곤 들고 온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손에 착 감기는 카메라가 가볍다. 어디든 보이는 데로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눌렀다. 지저귀는 새, 살랑이는 나뭇잎, 보드랗게 밟히는 흙, 시원하게 부는 바람. 그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모두 카메라 속으로 담아냈다. 하늘이 진짜 파랗다.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찍어대고 내리는데 뒤에서 같은 셔터소리가 난다.


여기 오는 사람이 있던가? 뒤를 휙, 돌자 와이셔츠를 팔꿈치 까지 올려놓고 안에는 사복을 입은 흡사 불량스러운 이미지의 남학생이 서 있었다. 멀뚱멀뚱, 카메라를 들고 멍하게 남학생을 바라보자 남학생의 얼굴만 하던 카메라가 내려가고 그제야 얼굴이 보인다.


“…….”

“이야, 잘 나왔다.”

“…예?”

“너 사진 동아리야?”

“아, 아니요.”

“여기 아는 사람 별로 없던데.”


말을 마친 남학생이 몸을 돌려 정원의 이곳저곳을 찍어댄다. 그런 남학생의 모습을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데 갑자기 카메라를 돌려 내 얼굴로 초점을 맞추는가 하더니 셔터를 쿡쿡, 눌러댄다. 저, 저기요.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당황스러운 마음에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돌리자 작은 웃음 소리가 들린다.


“너 예뻐서.”

“…….”

“볼래?”


이름도, 나이도 모르고, 가령 우리 학교가 아닐 수 있음에도 나는 의외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학생을 믿거나, 잘생겨서 같은 이유 따위는 결코 아니었다. 그냥, 진짜 그냥. 남학생의 옆으로 천천히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자 슬며시 웃으며 내 앞으로 카메라를 자기가 찍은 내 사진을 보여준다. 언제 이렇게 많이 찍었는지 모습이 다양하다.


“너 전혀 안 웃는 줄 알았는데, 웃더라.”

“…….”

“내 이름은 이홍빈이야. 삼 학년.”

“…….”

“말이 없네.”

“죄송해요.”

“아니, 뭐. 죄송할 건 없는데. 사진 찍는 게 취미인가 봐?”

“네. 조금요.”


선배의 목소리가 간질간질하다. 바람이 살랑인다. 자꾸만 눈을 찌르는 앞머리를 대충 뒤로 넘기자 선배가 카메라를 든다. 웃어봐. 옳지, 그래. 찰칵이는 소리가 나고 선배가 카메라를 내려 확인한다. 인물이 좋아서 괜찮네.


“근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말이야. 사진이란 거 진짜 신기해. 뭐랄까, 액정 속에 담겨 있음에도 항상 살아있는 것 같….”

“저기요. 홍빈 선배.”

“응. 왜?”


선배가 고개를 든다.


“저한테 잘해주지 마세요.”

“잘해준 적 없는데.”


의미 모를 미소를 짓던 선배가 터벅터벅 몇 걸음 가다말고 쪼그려 앉아 노랗게 핀 꽃을 뜯고는 내 손에 쥐어준다. 어, 그렇게 있어봐. 찰칵, 찰칵. 


“선배는 기억하세요?”


대답이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같은 공간에 서 있을 수 없다면서요.”


상혁아, 한 장만 더 찍자. 다시 웃어봐.


“그런데 저희는 지금 그렇네요.”


말을 마치는 순간 무언가 둔탁한 것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아...?뭔가 분위기가 묘하고 막...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네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더써줘요.............뒷내용이 시급하네요.........제발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알꺼같은데 모를꺼같은 느낌이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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