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3925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리미니 전체글ll조회 536


이상향
w. 리미니(리밋)

“한 번 쯤은 죽어보고 싶기도 해.”
“백현아.”
"…미안해, 이런 소리 해서. 나 들어갈게. 안녕."

힘없이 멀어져가는 백현이의 뒷모습에서 슬프고 약한 풀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잘 들어가, 마지못해 손을 흔들었다. 백현이는 대답을 집에 불을 켜는 것으로 대신했다. 커튼 친 방안이 희미하게 밝다. 백현이는 병에 걸렸다고 했다. 이 지독하고 힘든 싸움을 이겨내면 네게 가장 먼저 알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백현이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왔다.

어릴적부터 백현이는 유난히 몸이 약했다.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고 키는 한 뼘이나 작았다. 심지어 그 몸으로 생사의 길을 왔다갔다 했다. 죽음이 아직 자라나는 생명 가까이 존재해 백현이를 목조르고 압박해 왔다. 혹시 그 압박의 끝은 백현이의 죽음인가? 경수는 입안이 썼다.

백현이 드디어 불을 껐다. 사실 불을 켠 이유는 단순했다. 경수가 걱정하지 않기를, 나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기를. 침대에 느릿하게 들어가 눈을 감았다. 자고 일어나면 이 모든게 꿈이기를 이 자리에서 얼마나 빌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경수에게 매달려 얘기하고 싶었다. 경수야. 나 꿈을 꿨어, 정말 지독한 악몽이었지. 근데 꿈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

경수야, 우리 처음으로 놀러갔던 날 기억해? 피크닉엔 깁밥이냐, 유부 초밥이냐 그거 가지고 되게 다퉜잖아. 백현이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동시에 마른 기침이 쏟아졌다. 한참을 콜록대고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결국 그렇게 다투기만 하고 아무 준비도 못 했던 날, 귀여운 도시락통에 유부 초밥과 김밥을 나란히 싸왔던 너. 직접 싼 것 인지 울퉁불퉁한 모양에 옆구리는 터져있고, 양 끝은 재료가 다 삐져나와 있었다. 유부 초밥 역시 밥을 얼마나 채웠는지 구멍이 나있었다. 근데 그 와중에도 왜이리 맛이 좋던지. 입에서 미끌이는 따뜻한 흰 쌀 밥 맛이 났다.

몸은 뉘엿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목 끝까지 올렸던 이불을 걷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발을 질질 끌며 슬리퍼를 구겨 신고 밖으로 나왔다. 여름인데도 찬 바람이 시리다. 경수야, 벌써 집에 갔어? 백현이 종종 걸음으로 열심히 달렸다.

어딘지 모르고 무작정 달렸더니 횡단보도가 나왔다. 맞은 편에 다음 횡단보도를 기다리는 경수가 서 있다. 어깨에 돌덩이가 짓누르고 있는 건지 처진 축 어깨가 올라올 생각을 못한다. 빨간불, 빨간불, 빨간불.

“경수야!”
“…….”
“백현아?”

경수가 몸을 돌렸다. 갑자기 머리위가 촉촉해지더니 잿빛 보도블럭이 검게 변했다. 왜 갑자기 비가 오지? 비가 세차게 내렸다. 눈 앞이 흐려질만큼 비가 강해졌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뚤린 듯 모든 걸 쓸어내릴 것 처럼 마구 비가 내렸다.

“경수야, 좀만 기다려!”

파란불인데 빨간불로 보인다. 파란불, 빨간불, 파란불, 빨간불.

파란불.

“백현아, 오면 안 돼!”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적막, 눈앞에 하얀 빛이 쏟아졌다.


소년을 위로해줘

원래는 동성애 코드를 다루고자 하였으나 글이 산으로 가는 바람에 급하게 마무리.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리미니
감사합니다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ㅠㅠㅠㅜ진짜좋아요..분위기ㅠㅜ
12년 전
대표 사진
리미니
감사합니다...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으앙너무조아효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리미니
저두 조아효 감사합니다ㅜ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029
01.04 00:57 l 워커홀릭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7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