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apped prince 07
w. Cascade
이번 스크랩드 프린스 7화는,
레몬티님, 메론바님, 콩이님, 기승전결님, 빵떡이님, 젖소님, 당근님, 전신거울님, 려현님, 달달님, 민트초코님, 삉삉님, 레어닉님. 레몬님, 밍숭맹숭님, 재채기님, 독서실님, 올백님, 미개루님, 콧물괴물님, 0408님, 큼님, 만두님, 슈밍님, 포포님, 으잉잉님, 쥬시쿨님, 룰루랄라님, 콩콩이님, 진소님, 쪼니님, 치즈볼님, 라븅님, 도시락님, 치즈마우스님, 오빠는안되여님, 튠튠님, 슬민님, 미루님, 어린누나님, 토순이님 이렇게 41명의 독자분과 함께합니다. (+익명의 독자님들 ^^)
* 스크랩드 프린스는 7화부터 경수와 종인이 등장합니다. 따라서 7화부터 [루민카디]로 표기하였습니다.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원하신다면 00화부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에피소드 그 첫번 째, 죽었으나 죽지 않은 자(1)
조선시대 시장의 모습이 이런거구나. 민석은 교과서에서나 봤던 풍경에 연신 두리번댄다. 복작대며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치열하게 살고 있는 건 지금이나 예전이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휘청- 민석은 난생 처음 입어보는 한복이 걸리적 거리는듯 어기적 어기적 걸음을 옮겼다. 게다가 기생의 한복이라는 것이, 이리 치렁치렁할 줄이야… 머리는 중심을 잡고 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잡거라.”
“네?”
“지금 네 모양새를 보아하니 금방이라도 주저앉아 울 것 같구나. 여기서 길을 잃다가는 평생 집에 오기 힘들 테니 날 잡고 걸어라.”
민석은 주저하더니, 이내 루한의 도포 끝자락을 조심스레 잡았다. 부드럽다.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시장 가게 앞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들과는 때깔부터가 달랐다. 기분 탓일까.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민석은 그 눈길들이 신경쓰이는듯, 한 손으로는 머리를 지탱하고 고개를 숙였다. 아직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익숙하지 않았다. 뭔가, 기방에 팔려가는 기분이 들었다가도, 루한을 도와주고싶기도 하고, 복잡한 생각들이 얽혀있었다.
“어이-.”
소년같은 앳된 목소리다. 그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루한 일행은 시장 한 가운데에서 멈춰섰다.
“부잣집 도련님이, 이런 시장 바닥에는 웬일이신가? 어지간히도 심심하셨나보지?”
처음보는 사람이다. 조선에 와서 루한과 백현 외에 처음 만나는 남자다. 여리여리한 체구였지만, 얼굴은 다부진, 그런 사내였다. 민석은 기껏해야 자기 또래같아 보이는 그 사내를 멀뚱히 쳐다봤다.
“이 여인네는 또 누구신가? 여자라면 질색하고 돌덩이 마냥 찬바람 쌩쌩 불던 루한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나?”
“경수 네가 알 바 아니야. 비켜 바쁘니까.”
“왠만하면 집에만 쳐박혀 있지 말고 모임에도 나오라고. 너네 아버지가 너 부끄러워서 어디 정치 하시겠냐.”
경수는 일부러 루한을 도발하기로 작정한듯이, 루한 주변을 왔다갔다 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민석은 그 둘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이걸 지켜보던 백현은 그 둘 사이를 갈라섰다.
“경수님, 저희는 갈 곳이 있어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 번에 얘기 나누시지요.”
“나도 얘기 나누고 싶은데, 아니 루한이 날 만나줘야 말이지. 우린 예전에는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말이야. 의리 없게 시리.”
“그건 네가...!!”
루한이 발끈하며 경수의 오른쪽 어깨를 밀친다. 이와 동시에 경수 뒤에서 조용히 있던 종인이 루한의 손목을 세게 잡는다.
“그만하시지요. 아무리 루한님이라도 이렇게 폭력을 행사하시면 제가 가만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백현이 루한의 손목을 잡고 있는 종인의 팔을 쳐 루한을 밖으로 빼낸다.
“나야말로 가만있지 않을것이야.”
민석은 이 네 명 사이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왠수처럼 아웅다웅 하는 것인가. 그리고 저 경수라는 자는 누구 길래 루한에게 적대적으로 나오는 것일까. 얘기를 들어보니 저 넷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인듯 했다. 궁금한 점 투성이였지만, 정황상 민석은 섣불리 물어볼 수도 없었다. 차차 알게되겠지.. 라 생각하며 얼른 그 자리를 떠야겠다 생각했다.
“저.. 루한님,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사온데 어서 서둘러야할 것 같사옵니다.”
민석은 떨리는듯이 치맛자락을 두 손으로 꼭 쥔채, 최대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루한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곤, 경수에게 다가갔다.
“월화라 하옵니다. 감히 제가 끼어들 자리는 아니인 것 같으나, 조금만 더 지체하게 되면 루한님께서 곤란해지시기에, 제가 무례함을 무릅쓰고 대화에 끼어들게 되었습니다. 다음 번을 기약하며 이만 저희는 가던 길을 가겠으니, 허락해주세요.”
경수는 그런 민석을 보더니,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주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알겠다. 이번은 보내주도록 하지. 하지만 루한에게 이르거라. 다음 번 모임에는 꼭 나오라고.”
경수와 종인이 멀어지자, 민석은 긴장이 풀렸다는 듯이 두 어깨를 살짝 살짝 떨었다. 그런 민석을 본 루한은 귀엽다는 듯 그 두 어깨를 자신의 손으로 감쌌다.
“지금까지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것 같구나. 이 정도라면 나도 안심이다.”
“안심이요? 제 손을 보십시오. 땀으로 축축합니다. 매번 이렇게 긴장을 해야 합니까? 이랬다간 훅 가는건 한순간입니다.”
“훅 간다니 그건 또 무슨 뜻이냐?”
“제 명에 못 산다는 뜻입니다. 모르십니까?”
루한은 ‘훅 간다’는 표현이 재미있는듯 몇 번 입 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는 다시 혼잡한 길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갔다. 민석은 그런 루한을 놓칠 세라 도포 끝자락을 다시 잡고 종종걸음으로 뒤따랐다.
**
얼마쯤 걸었을까. 마을이 소란스러웠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무언가를 읽고 있는 듯 했다. 민석은 문득 궁금해져, 모여있는 사람들 중 한 명에게 물었다.
“저기, 왜 이렇게 모여있는 것입니까?”
“한동안 잠잠했던 월풍이 돌아온답니다요. 그것 때문에 지금 사람들은 기뻐서 환호하고 있습죠. 빨리 월풍님이 그 나쁜 놈들을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어요.”
“월풍이요?”
“예. 월풍이란 이름을 가진 자가 항상 백성들의 편에 서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저희를 도와줍니다. 소문으로는 밤에만 활동한다는데, 그래서 그 얼굴을 본 자는 한 명도 없다합니다 그려. 혹자는 ‘달에 부는 피바람’이라 할 정도로 무술에도 뛰어나고... 아무튼 조선시대 그 망할 왕보다도 백성들의 진정한 왕입니다요.”
“아.....그런”
민석이 말을 잇기도 전에 루한이 민석의 팔을 잡아 이끈다.
“시간이 없다 그랬으면서, 정작 니가 한 눈을 팔면 어찌하냐. 무지한 백성들이 한 미친놈의 영웅놀이에 놀아나고 있는 것 뿐이다. 신경쓰지 말고 얼른 가자.”
**
[화중주]
‘꽃 밭에서의 놀음’이라는 뜻을 가진 기방 앞에 루한 일행은 도착했다. 화중주... 뭐 저런 직설적인 기방 이름이 다있지..라고 민석은 생각했다. 이 곳 지역의 제일가는 기방이라 그런지, 대문부터 굉장히 으리으리했다. 문을 들어서니 광활한 마루가 펼쳐졌고, 아름다운 기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 곳에서 이제 지내야 하는 것인가... 민석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루한님! 오셨습니까?”
기방의 주인인 듯 했다. 주인치고는 굉장히 젊은 사람이었다. 선한 인상에 항상 웃음을 머금고 있는 표정이다. 민석은 그런 준면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이 사람이라면, 분명 내가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준면, 오랜만이구나.”
“그럼요. 매번 백현이만 기방에 와서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릅니다. 이 자식은 정도 없게 시리, 와서 정보만 얻어가고 훌쩍 가버리니. 이런 놈을 친구랍시고...”
“무슨 낯간지럽게 친구는 무슨... ”
항상 루한 옆에서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던 백현의 누구러진 모습을 처음 보는 민석은 신기한듯 이 광경을 지켜봤다. 무슨, 사극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백현이 저렇게 웃으니 강아지 같은 것이 갑자기 친근하게 느껴졌다. 왠지 이 곳 조선에서 적응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유 모를 자신감도 생겼다.
“아 이분이...”
곧이어, 준면은 민석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민석은 루한의 눈치를 한 번 보더니 이윽고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저, 월화라 하옵니다. 제가... 기생 일은 처음해보는데..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일 하나는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르바이트 이것저것 많이 해봤거든요? 가르쳐만 주세요.”
그런 민석을 루한, 백현, 준면이 일제히 쳐다봤다. 셋 다 당황한 표정이다.
“아..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일.. 일 말입니다. 일!”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보니, 함께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루한님과 백현에게 민석님, 아니 월화님의 사정에 대해서는 들었으니깐요. 실제로 이 곳 화중주에는 월화님과 같이 여자 기생 노릇하는 남정네가 둘이나 더 있답니다. 물론, 이 두 분에게 본인이 남자라는 사실을 밝혀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이건 명심해주세요.”
“아..네.. 명심할게요.”
이윽고 준면은 루한과 백현에게 고개를 돌렸다.
“소문을 듣자하니, 월풍이 벽을 붙였다는데, 다시 시작된 것입니까? 괜찮겠어요? 저번 부상..”
백현은 그런 준면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는 귓속말로 [루한님이 월풍이라는 것을 월화에게 말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너도 그 방정맞은 입을 좀 조심해야 될거야.]
준면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루한을 지긋이 쳐다보았으나, 루한은 그런 준면의 시선을 외면하고 민석의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월화야, 내가 했던 말 항상 명심하고 주의해야 할 것이야. 생각보다 일이 고될 수도 있다. 아직은 정확히 니가 왜 이런 일을 해야하는지, 내가 왜 너를 기방으로 보냈는지 의문이 많이 들 것이다. 그걸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나, 다 뜻이 있어 그러하는 것이니 이 점을 용서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루한은 민석의 왼쪽 뺨에 지긋이 자신의 손등을 갖다대었다.
“아름답구나. 너는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테니 그것만은 믿어주길 바란다.”
**
이 시대 악덕한 사대부에게 고함.
조선 시대는 참으로 기이한 곳이로다. 이 곳은, 사람이 죽어도 죽지 아니한다. 집안 식구가 굶어 죽었음에도 죽지 아니하였다. 국가가 죽지않았다고 하면, 그 사람은 산 목숨이다. 이러니 어찌, 기이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국가는 응당 추모하고 기려할 사람들을 살았다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세금을 받아간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도 국가요, 그리고 죽은 사람들을 살았다고 하는 것도 국가이니, 이 어찌 부당하지 않으리오. 일을 하여 돈을 벌어와야 할 지애비가 죽어, 돈 한 푼 벌어들이지 못하는 가족에게, 그 애비 이름 앞으로 세금을 걷으려는 이 국가는 과연 누굴 위한 곳이란 말이냐. 배고프게 죽어간 그들을 보상해주지는 못할 지언정, 이들에게 짐을 얹는 이 시대 악덕한 사대부들이 마땅히 죽어야 할 사람들이다. 죽었으나 죽지 아니한 이 시대 백성들의 슬픈 영혼을 위로해야 할 것이다. 곧, 달의 피바람이 불 것임을 예고하는 바이다.
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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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예고
"내가 앞으로 무슨 말을 하든, 믿어라. 그대로 믿어라. 그것이 니가 너 자신을 지키는 길이니깐. 아프더라도 믿어라."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여쭈어보아도 될까요?"
"앞으로 만날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꺾여서는 안되니까...그러니 부디 몸 조심하세요."
"일주일 동안... 제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실겁니다. 아니, 알고 싶지 않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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