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apped prince 09
w. Cascade
이번 스크랩드 프린스 9화는,
레몬티님, 메론바님, 콩이님, 기승전결님, 빵떡이님, 젖소님, 당근님, 전신거울님, 려현님, 달달님, 민트초코님, 삉삉님, 레어닉님. 레몬님, 밍숭맹숭님, 재채기님, 독서실님, 올백님, 미개루님, 콧물괴물님, 0408님, 큼님, 만두님, 슈밍님, 포포님, 으잉잉님, 쥬시쿨님, 룰루랄라님, 콩콩이님, 진소님, 쪼니님, 치즈볼님, 라븅님, 도시락님, 치즈마우스님, 오빠는안되여님, 튠튠님, 슬민님, 미루님, 어린누나님, 토순이님, 호떡님, 멍뭉님, 도도님, 꿈님, 가디건님, 패릿님, 콧물님 이렇게 48명의 독자분과 함께합니다. (+익명의 독자님들 ^^)
* 스크랩드 프린스는 7화부터 경수와 종인이 등장합니다. 따라서 7화부터 [루민카디]로 표기하였습니다.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원하신다면 00화부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에피소드 그 첫번 째, 죽었으나 죽지 않은 자(3)
민석은 그런 사내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깊고 맑은 눈이다. 꼭 사슴의 눈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어찌 이런 고운 눈을 가진 사람이이렇게 험한 삶을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민석은 손에 쥐고 있던 향 가루를 정성스레 다시 꾹꾹사내의 상처 위에 올린다.
“이 상처요, 이걸로는다 안 나아요. 어디 아는 의원이라도 있어요? 이거 이대로놔두면 곪아서 골치 아파질거에요. 저도 예전에 고집 부리고 다친 상처 놔뒀다가 완전 혼쭐 난 적이 있거든요. 걱정되서 하는 말이니까 새벽이 오면 바로 의원부터 찾아요.”
“넌 내가 누군지 알고 이리 잘해주는 것이냐. 혹, 내가 널 해할까 두렵지 않으냐?”
“몸이 이렇게나 성치 않은 사람이 절 해쳐봤쟈 얼마나 위험하겠어요. 이래뵈도 저도 한 힘 하거든요. 당신 정도는 간단하게 제압할 수있어요.”
그러자 루한은 민석의 오른쪽 손목을 세게 잡는다. 그리고는 강하게민석을 자신의 가슴팍 앞으로 당긴다. 어느덧 민석과 루한의 두 코가 닿을 듯 말듯한 거리가 되었다.
“언제나, 방심하지 말것. 정신 차리고.”
민석은 얼굴이 붉어옴을 느꼈다. 그리고는 사내를 밀치고는 그의 가슴팍을한 대 퍽- 쳤다.
“장난치지마요. 당신이이렇게 다치지만 않았어도 이보다 더 세게 때렸을거에요 나.”
루한은 그런 민석이 귀엽다는 듯이 오른쪽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렇게라도가까이 있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픔이 다 가시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얼굴만 봐도 이리 좋은 것을…… ‘
“근데요, 정말 당신 뭐하는 사람이에요? 진짜 도둑이에요? 막 물건 훔치고 그래요?”
“응.”
“왜요? 돈이 없어서요?”
“아니. 난 나쁜놈들 것만훔쳐.”
“무슨 홍길동 같네요. 아니면진짜 홍길동이에요? 오- 정말 홍길동이 존재하는 사람이었구나!”
“무슨 소리야. 홍길동은또 누구야.”
“아…. 아니에요? 아니면 이름이라도 알려줄 수 있어요?”
루한은 주저했다. 민석이 이렇게 집요하게 물어올 예상은 못했다. 루한은 당황한듯 두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무어라 대답해야하는가. 아무 이름이라도 대야 하는데. 어떤 이름을 대야 가장 그럴듯 하지…
“혹시 당신…… 월풍이에요?”
루한은 그런 민석의 얼굴을 놀란듯 쳐다보았다.
“아…맞구나. 당신이 그 월풍이군요.”
루한은 변명하고자 했다. 민석은 월풍이라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서는안된다. 민석은 그저 이 곳에서 아무 것도 모른 채 지내야 한다.
“얼굴에 다 쓰여있어요. 변명할생각마요. 아까 마을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검은천을 얼굴에 두르고 있다고. 밤마다 백성들을 돕고 다닌다구요. 사실, 맨처음 당신을 봤을 때부터 어느정도 짐작은 했어요. 근데, 이 기방에는 무슨 일로 온거에요?”
“이 곳이 제일 안전하니까. 그리고내가 보고싶은 사람이 있으니까.”
“아… 그렇군요. 보고 싶은 사람이라 하면, 화중주의 기생 중 한 명이겠지요?”
“그렇다.”
민석은 갑자기 그 대답을 듣자 마음 한 구석에 철컹- 내려앉는 기분이들었다. 만난지 몇시간이나 됬다고, 이 자에게 무슨 ‘정’이라도 든 것일까. 그저, 이 사람이 지금 너무 다쳤고 불쌍해서 자신 마음 속에서 이는 동정심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동이 트기 바로 직전에 나가면 될거에요. 잠깐만요, 천으로 우선 상처가 큰 부분은 둘러줄게요.”
민석은 뒤를 돌아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사실, 저 오늘 기방에들어온지 첫 날이에요. 당신이 제가 맞는 첫 손님인 셈이에요. 정말많이 걱정되고 제가 이 곳에서 잘 해 낼 수 있을지 부담도 너무 커요. 그냥 뭐랄까… 이 곳에 뜬금없이 버려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루한이라고.. 그런 사람이 있는데, 절 이 곳에 보냈어요. 그 사람 말로는 심심해서 절 이곳에 보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싶다는데, 제 생각에 그게 이유 같진 않아요. 더 자세히 물어보고는 싶었는데, 뭐 저랑 많이 얘기 해주지도 않고, 오늘도 절 이 곳에 두고 어디론가급히 가더라구요. 그래서 씁쓸하고 우울하고 그랬는데, 그래도당신이 같이 있어줘서 좀 재밌던 것 같아요. 아- 다친건정말 유감이에요. 근데, 여기 와서 사람과 이렇게 오랫동안얘기해본 적이 처음이라고 해야 하나… 하하… 너무 혼자 말이많았죠?”
루한은 민석의 등을 보고 있었다. 옷을 뒤지며 조곤조곤 수다쟁이 소녀처럼이야기하는 민석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보였다. 하지만, 당분간은민석은 지금 그가 갖고 있는 이 우울함, 속상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루한’은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없으니깐.
“고맙다. 이렇게 정성스레치료해주고, 날 무서워하지도 않아줘서.”
“좋은 일 하는 사람이잖아요 당신.제가 영광이죠.”
“사람들이 깨기 전에 나는 나가봐야겠다.”
루한은 옷을 갖춰 입더니 벌떡 일어섰다. 상처가 욱신거렸다.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루한은 민석의 방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그 순간, 민석이 루한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저기요… 다시 볼 날이올까요?”
“뭐… 내가 살아있다면.”
루한은 방문을 나가다 말고 살짝 고개를 뒤로 돌렸다. 민석이 걱정스러운표정을 잔뜩 짓고 있다.
“걱정하지마라. 부담갖지마라. 너는 너대로, 그렇게만 있어준다면 모든 일은 잘 돌아갈 것이야. 월화…..”
그리고는 루한은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갔다.
“내 이름은 어찌 알고 있는 건가요….”민석은 조그맣게 읊조렸다. 그렇게 조선의 달은 동이 틈과 동시에 사라져갔다.
**
“월화야! 월화 어디있느냐!”
준면의 목소리다. 민석은 두 눈을 떴다. 벌써 해는 중천을 향해있었다. 밤새 피곤했는지,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던 것이다.
“준면님, 저 여기 있습니다.”
“어서 일어나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오늘은 비변사의 중요한 분들이 방문하시는 날이다. 어서 다미와 무하를 도와 잔치를 준비하여라.”
“월화, 화중주에서의 첫날밤은어땠는가?”
익숙한 목소리에 민석은 반갑게 준면 너머로 다가오는 사내를 보았다. 백현이다. 며칠 봤다고, 이렇게 반가운 것인지…
“백현님! 뭐- 그럭저럭 잘 지냈습니다.”
“그럼 됐다.”
“백현님, 루한님은..어디 계십니까?”
“지금쯤 아마 근처 들판에서 기생들과 점심을 드시고 계실 것이다.”
“기생…이요? 루한님은 여자들에게 관심이 없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아직 네가 모르는가본데, 루한님은정치, 공부, 무술에 관심이 없으실 뿐, 그 외 모든 것은 즐겨하신다.”
민석은 갑자기 속상함이 밀려들어왔다. 간밤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루한에게 제일 처음 말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주던 사람이, 자신을 기방에 버려두고 혼자 희희낙락이다. 말 못할 배신감까지 들었다.
“월화야, 오늘 아마 경수가잔치에 참석할 것이다. 너는 그 옆에서 경수를 모시도록 해라.”
“경수님이라면…”
“어제 저잣거리에서 만난 그 사람 맞다.”
“네…..”
민석은 기운이 추욱-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제대로 일도 시작 안 했는데, 열심히 일 할 동기를 잃어버린기분이다. 그러면서 어젯밤 동안 월풍과 나누었던 대화들이 하나 둘 상기되었다. 월풍이 자신에게 해주던 말도 되짚어보았다.
‘그래, 난 나대로… 편히 생각하자…’
**
“아…윽…..”
“루한님, 이번에는 상처가너무 심합니다. 바로 저한테 오셨어야 했습니다. 상처가 이토록깊어질 때까지 어디서 뭘 하셨던 겁니까.”
의원은 속상하다는 듯 루한을 질책했다.
“더 이상 이렇게 심한 상처를 갖고 저에게 오시면 저도 루한님을 제대로치료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의원님도 말이 심하십니다. 어젠, 상처보다도 중요한 일이 있어 오늘 찾아온 것이니, 너무 속상해하지마십시오.”
“어릴적부터 도련님을 모셔왔지만, 요즘만큼도련님이 미운 적은 없었사온데… 어찌, 본인 몸을 소중히대하지 않는 것입니까.”
“소중히 대하고 있습니다. 소중하기에 제가 이러는 것입니다.”
**
“저, 다미님. 제가 오늘 경수님을 모시라는 명을 받았는데, 어찌 해야합니까. 처음이라 모르는 것 투성입니다.”
세훈은 민석의 말을 듣자마자 인상을 찌푸린다. 민석은 그 반응에 놀라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평소에는 굉장히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는 자가, 어찌 경수라는 사람을 언급하자 이리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인가. 그얼굴은 소위, 화중주 기생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저, 경수라는 자를 증오하는 사람의 그런 분노에 찬 무서운 얼굴이었다.
“아..저.. 제가 괜히 말을 꺼냈나봅니다. 제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인 것을…”
“무슨일이야, 분위기 왜이래?”
찬열이 상을 차리다 말고 세훈에게 다가간다.
“무하님,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오늘 처음 누구를 모시는 지라 조언을 얻고자 했던 것입니다.”
찬열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민석에게 되물었다.
“오늘 누구를 모시는데 말이냐?”
“경수님..이라고.. 혹, 아십니까?”
찬열은 그 말을 듣고 잠깐 표정이 굳어지는듯 하더니 곧 목을 가다듬고 대답을 했다.
“알지. 유명한 도련님이지않느냐. 얼굴도 반반한 것이, 너는 운이 좋게 됬구나. 잘만 하면 선물도 두둑히 챙겨주실지 모른다. 헌데, 그 경수라는 자 옆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종인이라는 자를 조심해야 할 것이야. 너무 경수에게 달라붙지 말고. 자칫 그러다간 그자가 너를 가만두지않을 것이야. 하하하하하하하”
민석은 그런 찬열의 반응에 되묻고 싶은 말들 뿐이었다. 그러나, 옆에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기생 다미(세훈)의 눈치를 보고 서둘러 그 자리를 비켰다.
세훈은 민석이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다가, 찬열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낮은 목소리로-
“월화라는 기생, 분명백현이 이 곳에 보냈지?”
“응. 루한의 명령이었다나봐.”
“나비에 이은 정보통 역할인가?”
“그런 것 같은데. 나비가머리를 올리고 기방을 나가니, 대체가 필요했던거겠지.”
“이번에 경수라니. 뭐짐작가는 일 없어?”
“글쎄…. 워낙에 그 둘이친했다가 원수 지간 된 거 아니었어? 루한이 공부도 다 때려치고 망나니 노릇 하느라 집안에서도 거의반 포기 상태고.”
“항상 궁금했던 건데, 그런루한이 왜 이 쪽에 관심을 두냐는 거지. 정보통까지 직접 이 곳에 투입하면서.”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근데이번 타겟은 경수라니, 우리도 유의해야될 것 같아. 너도오늘 밤에 최대한 월화 곁에 있으면서 동태를 살피도록 해.”
**
조선의 밤에 달이 떴다. 달의 꽃이 환하게 피어나는 그런 밤이다. 달 바람이 선선하게 밤길을 걷는 자의 얼굴에 스치우는 그런 밤이다. 화중주는어느덧 비변사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비변사 대장군 크리스의 커다란 목소리가 기방을 드리운다.
“허허허..항상 이 곳에오면 기분이 좋단 말이야. 역시 날 항상 실망시키지 않아 준면.”
“저야 항상 이 곳을 찾아주시니 영광입니다.”
길다랗게 늘어진 식탁 사이로 비변사의 장군들, 중앙 조직의 관료들이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화중주의 기생들이 술을 따르며 환하게 웃으며 분위기를 북돋고 있었다. 기다란 식탁의 저 끝에는 민석과 경수, 그리고 종인이 앉아있다.
“여기서 널 만나게되는구나.”
경수는 나지막히 민석에게 말을 먼저 건넨다. 민석은 바싹 얼어있다가, 경수의 말에 비로소 정신을 차린 듯 했다.
“아..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번,저잣거리에서의 무례는 용서해주십시오.”
“아니다, 무례는 무슨. 내가 너무 장난이 심했던 것 같구나. 헌데, 루한은 어디갔느냐?”
“루한님 말입니까? 오늘잔치에 오시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헌데, 너는 루한과 무슨 관계냐? 루한이 그렇게 곁에 여자를 둔 적을 본적이 없거늘.”
“길거리에 버려져 갈 곳 없는 저를 이 곳에 보내주신 분입니다. 그 이상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따로 대화를 많이 해 본 적도없는걸요.”
“어찌 니 말 속에서 속상함이 느껴지는구나.”
“아니옵니다. 어찌 제가…”
민석은 말 끝을 흐렸다. 또 생각이 나버렸다. 루한을 안 본지도 이제 3일이 되어가는 시점이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인가. 자기를 이 곳에 보내놓고 정작 자신은기생들을 끼고 놀고 있다니. 그러나 민석은 루한에 대한 분노가 일기보다는 그저 이런 치졸한 생각을 하고있는 자기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래- 난 월화, 기생이다. 그리고 루한은 자신을 믿으랬다. 무슨 일이 있어도. 믿자. 민석은어제 연습했던 표정, 말투, 웃음을 경수 앞에서 지어냈다.
“화중주에 나비가 나가서 더 이상 미인이 없을 듯 하더니, 월화, 네가 옴으로써 다시 이 곳이 환해지는 것 같구나.
“과찬이십니다. 여기, 제가 반가워서 그러니 술 한 잔 받으십시오.”
민석은 아까 백현이 자신에게 내려준 지침을 떠올렸다. 술을 마시게할 것. 그리고, 경수 집 서재의 위치를 알아낼 것.
**
밤은 깊어져만 갔다. 그동안 경수와 민석이 주고 받는 술 잔의 수도늘어만 갔다.
“그만 마시십시오.”
종인이 경수의 술잔을 손에 쥔다.
“됐다. 오늘은 내가 기분이좋아 좀 취하고 싶구나.”
경수는 그런 종인의 손을 떼어낸다. 민석은 이 틈을 틈타, 경수의 술잔에 술을 더 따른다.
“경수님께서는 어찌 공부도 잘 하시고 얼굴도 잘 생기셨습니다.”
“허허- 어찌 너는 얼굴도이쁜데, 말도 좋은 말만 골라하는구나. 내가 이래뵈도 어려서부터독서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느니라.”
“혹, 그러면 집 안에서재가 있으신겁니까?”
“그럼. 아주 큰 서재가있지. 그 곳엔 조선에 없는 책이 없을 것이야.”
“대단하십니다. 저도 항상그런 서재를 갖기를 꿈꿔왔습니다.”
“기생인데, 책에 관심이있느냐?”
“네. 제가 신분은 미천하오나,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집에 와서 서재를 둘러보려무나.”
“서재가…집 안에 있는것입니까?”
“그럼- 정문을 들어서면오른쪽 집채 바로 뒤에 있는 것이 서재니라. 어찌나 큰지 우리 집의 큰 자랑이지. 허나, 아무나 들이지는 않는 그런 곳이다.”
민석은 원하는 정보를 얻어냈음에 만족했다. 긴장이 풀리자, 갑자기 술 기운이 올라오는 듯 했다.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봅니다.잠시, 바람을 쐬고 다녀오겠습니다.”
민석은 다소곳이 그 자리를 일어나 어제 월풍을 처음 만났던 곳으로 갔다. 달바람이굉장히 부드럽고 기분좋게 민석의 얼굴을 간지렵혔다. 문득, 월풍의안위가 걱정되었다. 상처는 낫고 있을까….
부스럭
민석은 뒤에서 나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종인이다.
“나는 니 년을 믿지 않는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니가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경수님께 접근하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허튼 수작을 조금이라도 부렸다간 너는 내 손에 쥐도 새도모르게 죽게 될 것이야.”
“꼭 여인네가 질투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러자 종인은 민석을 돌담 벽으로 강하게 밀쳤다.
“허튼 소리 하지마라. 그동안경수님께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자가 몇인지 니가 알고는 있느냐. 더 이상 경수님이 상처받는 꼴을내가 보고있지는 않을 것이야.”
민석은 등이 따끔해옴을 느꼈다. 달빛이 종인과 민석을 비추는 듯 했다. 민석은 다시 표정을 고쳐 지었다. 최대한 온화하게-
“제가 혹, 무례를 저질렀나봅니다. 천한 기생일 뿐인데, 어찌 경수님께 어떠한 의도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저는 하루에도 두 세분의 손님을 모시는 기생입니다. 오늘도, 그저, 기방을 찾으신 귀한 분께 최대한의 예를 표한 것입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민석은 다소곳이 종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천천히 그 앞을 지나 잔치가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런 민석을 종인은 끝까지 응시한다.
**
“이게 제가 오늘 들은 정보입니다.”
민석은 백현에게 그가 부탁한 정보들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종인의 지나치게민감한 반응 또한 일일이 설명하였다.
“수고했다.”
백현은 한 마디 짧게 민석에게 말을 던진 후, 돌담 위를 넘었다.
“정문으로 걸어 나가면 될 것을…어찌저렇게 나가는거지.” 민석은 왜 준면이 백현에게 속상함을 느끼는지 조금은 알 것만 같았다. 그래도 오늘 하루 일을 무사히 치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한하루였다. 어서 방에 들어가 한 숨 자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어서잔칫상으로 돌아가야지… 그 때 였을까-
“월풍이다! 월풍이 나타났다!”
민석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온 몸의 신경이 반응하는 듯 했고, 머리위에 얹은 장신구가 떨어지는 지도 모른채 그 곳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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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의하라 했을텐데. 니 목이 달아날 것이라고."
"살아계셨군요."
"항상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어야하는 것입니까? 대답해주세요. 아니, 대답해."
그렇게 달의 꽃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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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