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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캐나다에 도착하기까지는 하루의 절반 정도가 걸렸는데, 나는 그중 반을 네 생각을 하며 떠있었다. 그러니 하루의 4분의 1은 너를 생각하며 보낸 셈이다. 

땅을 밟고서도, 하늘을 둥둥 떠다니면서도 나는 온통 너만 생각했다. 보고 싶었고, 안고 싶었다.  

 

 

 

#생활 

캐나다에 도착하고 한 달 정도는, 이곳에 적응을 하느라 네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들 속에 가끔가다가 네 생각이 끼어들었지만, 당장 앞에 닥친 일들을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문제는 적응 후였다. 

 

 

 

#그리움 

나는 너를 자꾸만 그리워했다. 너와의 추억에 잠겨 휩쓸렸다. 

나와 너 사이에는 14시간의 차이가 생겼는데, 나의 시간은 자꾸 너의 위주로 흘러갔다.  

아침에 일어나면, 너는 이제 잘 시간이겠거니 생각했다.  

Good Morning- 하고 인사하는 룸메이트의 말에 Good Morning- 하고 답한 후, 속으로 너에게 저녁 인사를 건넸다. '수빈아, 굿나잇. 좋은 꿈 꿔.' 아주 미칠 노릇이었다. 

 

 

"수빈아!" 

너는 꽤나 흔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타국 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인 친구들 중 수빈이라는 이름은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가끔 누군가 수빈이라는 친구를 부를 때면, 나는 흠칫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그리움에 잠겼다. 

 

 

몇 날 며칠을 펑펑 울기만 한 적도 있다. 너에게 편지가 온 날이었다. 내가 주소를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나 싶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친구가 알려줬었다고 한다. –그 친구는 나에게 택배를 보내주느라, 주소를 알고 있었다.– 

더 눈물이 나는 사실은,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손편지를 보냈다는 점이었다. 내가 예전에 그에게 손편지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편지에 적힌 보고싶다는 그 말에 나는 한없이 무너져내렸다. 그냥 너의 글씨, 단어 하나하나, 한 마디들에 나는 저 끝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답장은 하지 않았다. 내 글씨에 미련이 묻어 너에게까지 전해질까봐서. 

 

나는 꽤나 오랫동안 너를 그리워했다.  

 

 

 

-------- 

 

눈가에 시 몇 편이 더 흘러내려야  

나는 너 하나 추방시킬 수 있을까 

 

| 서덕준, 추방 

 

-------- 

 

 

 

#편지 

매일 너에게 편지를 썼다. 하지만 보내지는 않았다. 시작은 -수빈이에게. 라고 썼지만, 사실은 너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는 나를 위한 끄적임이었다. 

매일매일 쌓여가는 편지지의 글자들은, 너를 그리워하는 동시에 정리하는 글이기도 했다. 

깊은 사랑에 허우적대는 나를 위한 위로글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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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6월의 어느 날 

-수빈이에게. 

수빈아 오늘도 안녕. 잘 지내니. 잘 지내냐는 내 물음이 너에게 닿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닿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기도 해. 너는 행복하니? 내가 없는 너의 일상은 행복하니? 사실은, 이기적인 마음을 조금 담자면 말이야, 네가 덜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다가도 문득 내 생각에 울적해지면, 또는 그리워지면 좋겠다.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안 그러면 너를 하염없이 그리워하는 내가 스스로 안쓰러워져서 말이야. 아무튼 수빈아, 오늘의 편지는 여기까지만 쓸게. 더 끄적이다가는 감정이 넘실거려 너에게 뛰어가버리게 될 것만 같거든. 그렇게 되면 나는 또 한참을 너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하겠지. 그래 그럴 거야.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나는 또 그럴 거야.  

 

 

 

 

 

 

#꿈 

꿈을 꾸었다. 

꿈속의 어느 날은 바람이 참 따스하게 부는 날이었다. 바람이 살랑거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날이었다. 너는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그 사실이 눈물 나게 행복했다. 내 손보다 두 마디씩 큰 네 손이 나를 포개어 안을 때 나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너는 한참을 말없이 내 손을 잡았다. 우린 그 상태로 또 한참을 걸었다. 터벅터벅-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겠다. 이대로 영영 말없이, 늙어 죽을 때까지 손을 잡고 걸었다면 참 좋았겠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는 하늘의 이름 모를 구름 밑에 멈춰 서더니 내 두 손을 잡고 두 눈을 맞추며 말했다. 

“나, 결혼해.” 

그때, 바람이 아주 세게 불어왔다. 

내 마음이 그 바람보다 세게 동요했다. 일렁였다. 

“‘우리’ 결혼하자.” 가 아닌 “‘나’ 결혼해.”라니. 내 귀를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미안 수빈아. 내가 잘못 들은 거 같은데.” 

손이 떨렸다. 

너는 그런 내 손을 놓아버리고는 발밑으로 시선을 내린다. 그러고는 말한다. 

“미안. 미안해.” 

꿈속의 너는 계속 미안하다며 저 밑으로 밑으로 가라앉았다. 나는 그런 너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너는 사라지고 없었다. 꿈속에서도 가여운 나는 주저앉아 운다. 울고 또 운다. 끊임없이 울었다. 

꿈인 것을 자각하고도, 꿈을 깨고도 나는 한참을 울었다. 

지독한 악몽이었다. 

 

 

 

#정리 

나는 인생에서 제일 중요했던 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쫓았다. 이젠 더 이상 네가 내 이야기에 웃는지가 중요하지 않았고, 네가 혼자 생각에 잠길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초조해하지 않아도 됐다. 너의 그 생각의 깊이에 다다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상심해하지 않아도 됐다. 그런 것들 따위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아니, 신경 쓰지 않아야 했다. 그래야 살 수 있었다. 그래야 울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너와 떨어져 있으며 너를 정리했다. 시작도 나 혼자 했겠지만–그것이 아주 슬프게 느껴져 인정하기 싫지만서도–, 그렇다면 정리의 몫 또한 오롯이 내 것이었다. 

 

 

 

#2년 

한국을 떠나온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나는 그동안 방학 때도 명절 때도 한국에 가지 않았다. 캐나다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나는 캐나다에서 스무 살을 맞이했으며,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내 인생을 내 위주로 살았다. 돌이켜보니, 짝사랑은 할 게 못 되는구나 싶기도 했다. 하루가 온통 그 사람 위주로 흘러갔으니까. 나 따위는 뒤로 젖혀두고 온통 너였으니까.  

연애도 종종 했다. 한국에서도 내가 최수빈에 푹 빠져있어서 그렇지 꽤나 사람이 꼬였었다.  

이곳에서는 연애를 할 때 상대에게 호감은 조금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최수빈을 잊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는 아니었다. 그것은 그 누구도 넘을 수 없는 크기와 깊이였으니까. 

 

 

나는 종종 담배를 꺼내 물었다. 자주 피우지는 않는다만 습관처럼 찾게 되었다. 담배를 피울 때면 네 생각이 나서 힘들어졌지만, 너를 잊으려고 자꾸만 담배를 찾아 불을 붙였다. 모순이었다. 

베란다에 나가 밤하늘을 보고 있으니 너와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미성년자 주제에 담배를 물던 네 모습이 생생하다. 너의 그 큰 손과 눈빛. 그 위에 쏟아질 듯이 빛나던 별들.  

 

 

일렁이던 마음이 이제야 좀 잠잠해진 듯해서 오랜만에 편지를 꺼내 읽었다. 최수빈에게 온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였다. 그 편지를 받고는 내가 이사를 가버려서 더 이상 편지를 받을 수 없었다.–그가 그 이후에도 편지를 보냈는지는 모르겠다.–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의 편지를 계속 받았다면 결국 다시 휩쓸렸을 게 뻔하니까.  

몇 번이나 읽었는지 이제 눈을 감고도 훤히 보인다. 편지의 내용은 이미 외운지 오래였다.  

꼬물꼬물 글씨들이 하늘을 떠다닌다. 아, 또 추억에 잠겨버릴 뻔했다. 나는 얼른 담배를 끄고 겉옷을 여미며 집으로 들어갔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그리워진다. 안 돼. 안된다.  

 

금연을 결심했다. 

 

 

 

#방학 

"여주- 이번 여름 방학에는 뭐할거야?" 

방학 계획을 묻는 룸메이트의 말에, 나는 생각에 잠겼다.  

 

"나는 이번 여름 방학에..." 

 

캐나다의 여름방학은, 한국과 달리 아주 길었다.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 그러니까 두 달이 약간 넘는 기간이었다. 유학 생활을 하며, 방학 때도 명절 때도 단 한 번을 한국에 가지 않았었다. 서운해하시는 부모님에게는 방학 때 공부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핑계를 댔다. 친구들은 굳이 내게 묻지 않아도 다 알고 있었다. 내가 아직 그를 잊지 못했다는걸.  

올해 여름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를 완전히 잊었다고 묻는다면, 여전히 뚜렷한 대답을 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끄덕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방학에는 한국에 갈거야." 

 

 

 

 

우리에게는 또 다시 여름이 찾아왔고, 나는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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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 오늘 신청했는데 오늘 알림떠서 바지벗디ㅡ가 달려왔어요ㅠㅠ너무 행복해서 레고 위에서 어머뿔자 출 뻔했어요 하아 이 휘몰아치는 서사시 진짜 너무 짜릿해 최곱니다 어서와 수빈이가 기다린다 플랜카드 목에 걸고 공항에서 기다릴게요 얼른 다시 와줘요 엉엉.
4년 전
비회원64.183
오늘 냐ㅐ 생일인가????????? 6편도 나오다니 (˃᷄ꇴ˂᷅ ૂ๑) 아까우니까 며칠 두고 봐야게따......... 아냐 지금 볼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잔짜 이거 후폭풍 대박이에욧 끝나면 여주병 걸릴듯ㅎ........... 암튼 결론은 사랑합니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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