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런던, From. 태릉 Season 2
쨍쨍한 햇살이 강렬히 백현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여름 개새끼. 낮게 욕을 중얼거린 백현이 당연스레 옆에 있어야할 찬열을 찾아 몸을 뒤척였지만 옆엔 아무런 생명체도 없었다. 어라…. 이불을 거칠게 걷어차고 숙소를 박차고 나오자 찬열의 냄새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생긴 것도 개 같은데 정말 개처럼 킁킁거리며 찬열을 찾아다니는 백현이 기가 막혔는지 꿈나무들을 훈련시키고 오던 ‘코치’ 준면은 그런 백현의 머리를 통통 두드렸다.
“우리 백현이 아주 인간으로서의 체면을 버렸구나. 아예 네 발로 기지 그러니.”
“지랄하시네. 찬열이 못 봤어요? 얘 어디로 튄거야….”
며칠 전부터 도경수랑 김종인 화해시킨다고 명탐정 코난마냥 혼자 끙끙 앓더니 이 새끼 진짜 죽어버린 거 아냐? 백현이 후다닥 달려서 찬열의 숙소 문을 열어제꼈지만 텅텅 비어있었다. 지쳐버린 백현이 털썩 주저앉자 저 멀리 오렌지빛 머리를 찰랑이며 뛰어오는 거대한 무언가가 보였다. 어, 찬열이다. 백현이 방긋방긋 웃으며 찬열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리자 찬열은 그런 백현을 왈칵 끌어안았다. 쟤넨 무슨 이산가족이래니. 준면은 혀를 끌끌 차며 뒤돌아 매점으로 향했다.
“박찬열! 너 어딨었어, 자고 일어났는데 내 옆에도 없고 네 방에도 없고. 완전 놀랬잖아 똥꾸멍아.”
“헐, 백현이 네가 나 찾아준거야? 아…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정말.”
“웃기는 소리 하네. 오늘 우리 둘 다 훈련 없으니까 어디 놀러라도 갈래?”
갑자기 우리 백현공주님이 왜 이렇게 적극적이실까. 그저 이 상황이 좋은지 벙글거리는 찬열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올려다 본 백현이 찬열의 팔을 붙들고 이끌었다. 그동안 박찬열한테 무뚝뚝하긴 했구나. 새삼스레 반성을 하기 시작한 백현은 찬열의 어깨에 부비적거리며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야 너 왜 이래 진짜! 표정을 구기며 안겨오는 백현을 밀쳐내는 찬열은 말과는 달리 입꼬리가 귀와 하이파이브를 할 지경이었다.
“백현공주님 봉사 뛰러 박찬열네 왔다 왜! 오늘 영화 보러 갈래?”
“흐흥… 변백현 이뻐죽겠다. 왜애? 영화관 가서 무슨 짓을 할려구… 아악!”
결국 능글맞게 대낮부터 음담패설을 내뱉으려 하는 찬열은 백현에게 등짝을 맞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영화표를 예매하러 갈 수 있었다. 잊고있었네, 변백현은 태권도 선수지 참. 찬열은 허허 웃으며 영화표를 백현의 손에 쥐어주며 팝콘과 콜라를 집어들었다. 요즘은 어니언 맛 팝콘도 있어? 세상 좋아졌네. 오랜만의 외출에 신이 난 듯한 백현은 조잘거리며 찬열의 옆에 껌딱지마냥 붙어있었다.
“영화관 어둡고 좋다 그치?”
“또 이상한 생각하지. 넌 진짜 야한 걸 그렇게 좋아하는 애가 키는 어떻게 컸냐?”
“너처럼 영상으로 접하진 않았거든.”
그래 내가 졌다. 백현은 자신의 작은 키를 탓하며 팝콘을 입에 넣었다. 아 맛있어. 스크린 조명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자 백현은 헛기침을 두어번 내뱉고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재밌는 영화일 것 같아서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박찬열 얘는 영화를 보러온거니 나를 보러온거니. 결국 못 참고 백현이 찬열의 귀를 신경질적으로 잡아끌며 중얼거렸다. 뒤진다 너. 영화에 집중 안 해? 찬열이 입을 부루퉁 내밀고 속삭였다.
“백현아 나 어떡해… 지금 완전 심각한데. 공주님이 봉사 왔으니까 해결해주셈.”
“아 또 뭔데…! 진짜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다 박찬열.”
“너랑 뽀뽀하고 싶어.”
뭐? 기가 찬 백현이 뭐라고 대꾸하기도 전에 찬열은 박력 넘치게 백현의 뒷통수를 붙잡고 찐하게 뽀뽀를 해버렸다. 야! 하고 소리칠 뻔한 백현이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자 큭큭거리며 웃어제끼던 찬열이 다시 한번 백현의 입술에 쪽하고 뽀뽀했다. 언제 먹어도 맛있구나 공주님 입술은. 찬열의 중얼거림에 백현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와 정말 박찬열… 뭐 저딴 게 다 있어. 찬열은 옆에서 꽁알거리는 백현을 제쳐두고 휴대폰을 열어 문자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 종인아 우리 선수촌 앞에 영화관 있지. 뽀뽀하기 분위기 최고다. ㅋㅋ 형은 벌써 성공 ]
밝은 액정 탓에 서둘러 휴대폰을 내려놓고 백현의 어깨를 감싼 찬열은 그제서야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뭐, 이미 백현은 영화보기 글렀지만 말이다. 허벅지에서 찌르르 느껴지는 진동에 휴대폰을 꺼내보자 종인에게 답장이 와 있었다. 어떤 기상천외한 답이 와 있을지 웃음을 억누른채 휴대폰 홀드키를 누른 찬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 아 시발 형 존나 타이밍 좀 맞춰서 문자해요 나도 뽀뽀할려고 하고 있었는데ㅡㅡ 존나 짜증나 박찬열 개새끼ㅗ ]
덕분에 백현은 호탕히 웃어제끼다 관객들의 눈치를 잔뜩 봐야했다. 찬열과 백현은 결국 영화관을 조심조심 빠져나와 영화관 앞에 위치한 공원으로 향했다. 저녁이라 그런가 적당히 부는 바람이 좋은지 백현이 꺄르르 웃었다. 찬열은 그런 백현의 머리를 부비적거렸다. 저 멀리 보이는 준면과 그의 꿈나무들이 오늘따라 쓸쓸하게 보였다.
찬백행쇼 S2 ㅋㅋㅋㅋㅋㅋ아 종인이 문자 답장 쓰다가 제가 웃어버렸어요ㅜㅜ.. 역시 김조닌b
마지막 너무 슬프지 않아요? 코치준멘과 꿈나무들 ㅜㅜ 헝헝 슬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편보다 좋은 반응은 아니었지만 2편도 많은 분들이 댓글, 추천 해주셨어요! 늘 사랑하는 거 알죠?ㅎㅎ
친구가 회원전용 풀어달라고 쨍알대는데 조회수가 너무 높아져버려서.. 전 계속 회원전용을 고집하려구요!
그래도 조회수가 높긴 하지만.. 양심 상 댓글 하나라도 남겨주고 가세요ㅜㅜ
사랑스러운 독자분들 홍보도 많이 부탁드려요 ㅋㅋㅋㅋ :) 알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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