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맞....ㅇ......
뭔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부채를 향해 뻗던 손이 멈칫했음. 목이 기계처럼 올라가는데 마치 삐그덕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어쨌든 고개를 들었을 땐 내 앞에 10명의 완전체 이그조가 서있었음.
앗.. 눈이 부셔버렷... 앉은채로 휘청할 뻔.
허공에 멈춰버린 손. 흔들리는 동...공.........
"야, 너 콘서트..?"
"대박. 너 딱 들켰어!"
"진짜 보고 오는 길이야?"
"안뇽! 오랜만? 오랜만이야!"
"13일 티켓이라며."
...정말 딱 죽고싶은 심정이 있다면 이런 심정일까 싶었음..
그 많은 입이 쉴새없이 움직이며, 너도 나도 혼돈의 카오스에 빠진 상태에서 나는 꿋꿋하게 백현이 부채를 주웠음.
정신줄을 단단히 잡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백현이 부채까지 완벽히 들어간 가방을 잠시 바닥에 두고, 쪼그려 앉아 있다가 한번에 땋 일어났음.
이왕 이렇게 된 거,
미친 척 하자.
"오늘 콘서트 대박 재밌었어요! 짱!"
환하게 웃음과 동시에 양쪽 엄지손가락까지 치켜 들면서 말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에 이그조 10명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웃음을 참거나, 터뜨리거나...ㅋ...
하긴.. 지금 내 몰골을 하고 안 다녀왔다고 구라 치는 것도 못할짓이구나 싶어서 그냥 뭐...
"와, 대박이다. 너 저거 다 뭐야?"
라며 묻는 종인이.
뭐긴 뭐야 너희들의 이름과 얼굴이 영롱하게 프린팅 된 굿즈들이지.
.....
..계속 미친 척 해야 하나..
"저건 제가 받은.. 예, 오빠들 그.. 굿즈, 라고 하죠. 하하하! 진짜 예쁜데!"
"우와- 나 볼래!"
종대가 재빠르게 바닥에 있던 내 가방을 캐치하자 주변에서 나도, 나도 거리며 내 가방으로 달려들었음.
.....하하...하....하하하... 이건 뭐.. 무슨.. 나 쪽팔려 뒤지라고....
내 가방에서 저마다 부채나 슬로건을 하나씩 꺼내들고서 오- 오오- 거리기 바빴음. 중간중간 대박이다, 우와, 라는 말소리와 함께..
거울만 있다면 지금 내 표정이 어떨지 살펴보고 싶은 심정이네요. 하하 시발.
마음껏 보세요. 오늘 내 다리를 혹사시키면서까지 받은 내 눈물섞인 너네들 굿즈니까요.........
그 와중에 경수는 피식피식 웃기만 하고, 준면이는 나를 살피며 신발 너무 높은데 발 안 아파? 하면서 날 걱정해줘쯔뮤ㅠㅠㅠㅠㅠㅠㅠㅠ
저런 섬세한 남자를 봤나ㅠㅠㅠㅠㅠㅠ
그 순간 뒤에서 너네 여기서 뭐해? 하는 말소리와 함께 용민찌가 걸어왔음.
용민찌한테는 10명한테 가려져서 내가 안 보였나 봄.
터벅터벅 걸어오다 10명 사이에 있는 날 보더니 당황한듯한 용민찌였음.
애 꼬락서니도 그렇고, 엑소랑 같이 있어서 놀라셨죠? 예, 저도 놀랍습니다. 이 꼬라지를 하고선 엑소를 만날 줄이야.
하하.. 방금 전에 콘서트장에서라면 몰라도.... 이렇게... 다이렉트로..... 만날....줄이야........ 누가 알았겠냐구....... 나 울거다......
멤버들이 대충 들어가는 길에 날 만났다며 둘러대고, 용민찌가 들어가자며 우리를 몰아가는 탓에 우리는 얌전히 아파트로 들어갈 수 있었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아직까지도 종대는 내 가방을 품에 꼭 안은 채 가방 속을 구경하기 바빴음.
저 가방 안 빨아야지. (흐뭇)
"그래서 내 부채 나 안 줄거야?"
..아니 그러고보니까 이 사람이 지금 뭐라는....?
내가 이걸 어떻게 받은건데....? 흔쾌히 넘길 거였으면 주차장에 쪼그려 앉아서 구차하게 줍지도 않았겠지....
아무리 이그조라도 그건 용납 할 수 없죠. 대신 날 가졍 @'▽'@
ㅋ는 구라. 미안해여.
아무튼 저런 내 속마음을 겉으로 차마 티내진 못하고 입만 꾹 다물고 흔들리는 동공으로 백현이를 쳐다봤음.
근데 그때.
여러분. 심장 부여 잡으세요. 심장에 해롭습니다.
"농담이야, 농담. 힘들게 받은 거 다- 알아요."
백현이가 큽, 하면서 웃음을 참더니 씩 미소를 짓고는 내 머리에 살짝 손을 올려 장난스레 헤집었음.
오늘 저는 여기서 뒤지렵니다.
돌아보면, 나름 좋은 삶이었을거예요.
애들 10명에 나랑 용민찌까지 그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아파트 현관은 무척 소란스러웠지만
내 귀에는 맑은 종소리만 들렸음. 레알 뻥 아니고.. 아니 여러분이 당해보세요, 종소리가 나오나 안 나오나... 후...
저번에 민석이랑 눈이 마주쳤을 때처럼, 심장을 부여잡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았음.
아, 저 10명의 비글들은 정말 소란스러웠음.
차마 말로 다 풀어낼 수 없을 정도로. 아파트 안이라서 그런지 나름 자기들끼리는 속닥거린다며 속닥거리는데 진짜... 어후.. (절레절레)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내려왔고, 들어가려다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멈칫했음.
.....
"...자, 자 우리 좀 나눠서 탈까?"
어색한 기류를 느낀 리더 준멘이 역시 어색하게 말을 꺼냈음.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보니...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수는 있어도, 너무 복잡하쟈나여..
준멘의 솔로몬에 감탄하며 그래여, 하고 수긍한 멤버들은 뭐.. 알아서 잘 나눠 탔음. 나름 나 배려해준다고 나 먼저 태우고ㅎ.. 이렇게 감덩 주기 있기야?..
그렇게 엘리베이터 앞에 있던 5명이랑 같이 타고 올라가는데
뻥 안치고 엑소 아니고 내 친구들이었으면 벌써 입을 틀어막고도 남았을 정도로!
시끄러웠음.
"어디 다녀왔는데? 스탠딩? 좌석?"
"스탠ㄷ..."
"어쩐지~ 오늘따라 키가 좀 커보인다 했어, 신발 너무 높은데 발 안 아파?"
"아, 조금 아프긴 한ㄷ.."
"근데 이거 신어도 작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무대 보이기는 했지?ㅋㅋㅋㅋㅋ"
......
지금... 지금 이 한 몸 불사질러서 내 다리가 부서져라 너네 콘서트를 보고 왔더니 뭐라ㄱ....?
아니, 그래요. 솔직히 까치발을 들고 봤다 치자. 그건 스탠딩에 있는 모든 덕후들이 나같은 신발을 신고 있었기 때문인데?
솔직히 거기서 현실 발끈하는 것도 상대가 엑소라서 실패.
어색한 웃음으로 답했음. 시발....
뉘예뉘예 키 작아서 죄쉉홥뉘돠~~~~~~
아, 나는 종인이 찬열이 백현이 종대 경수랑 타고 먼저 올라갔음. 어쩜 이렇게 랜덤으로 골라 탔어도..... 비글.. 예... (말잇못)
오로지 경수만이 피식피식 웃으며 침묵을 지켰죠.
엘리베이터가 우리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쭈뼛거리며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음.
근데 종인이가 갑자기 '어디 다치거나 아픈 덴 없지?' 하면서 물어보길래 순간 겁나 심쿵했음.
하필이면 내가 필름이 끊기기 전 마지막으로 얼굴을 봤던 종인이라 더 심쿵..
혹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의무실에 실려가는 불쌍한 꼴을 보진 않았겠지..☆..
종인이의 말에 당연하죠, 하며 힘있게 대답한 후 빠이빠이를 하고 나서야 이그조는 위층으로 유유히 올라갔음.
집으로 들어와 방까지 들어갈 힘도 없어서 흐느적거리며 소파에 그대로 다이빙했음.
그리고 눈을 감고 생각했음.
지금 내 인생은 거의 시트콤급.
아니, 누가 당일날 콘서트 했던 가수를. 당일날 아파트에서 마주치냐구요.
그것도 본인들 굿즈를 처량하게 줍고 있던 덕후의 모습으ㄹ...
....굿즈?
...
없...
?
시발.
내 가방.
사담 |
안녕하세요!!!!!! 독자분들 보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 아주 그냥.. 사실 제가 정말 변덕이 심한 편이 아닌데.. 변덕 좀 부려보려구요. 처음부터 저와 엘베썰을 같이 달리셨던 독자분들은 아시겠지만 초반에 엘베썰은 30P 였습니다. 글잡담에 대해 정말 1도 모른 채 단순한 망상만 품고서 무작정 뛰어든 초보의 무식함이었죠. 초반 분량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 제가 보면 대체 어떻게 저런 분량에 30P를 받았었는지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30P에서 반을 줄인 15P로 엘베썰을 연재해왔었는데요. 37화부터는 10P로 바꾸려고 합니다. 뭐 별로 많이 줄이지도 않았으면서 유난 떤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는 지금 제 생각이 그래요 8ㅅ8..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독자분들 10P가 아깝지 않게 완결까지 쭉 달려볼 생각입니다. 독자분들 엘러뷰♡ 암호닉(=엘러뷰) 왕사탕 / 타앙슈욱 / 엑소깹송사랑 / 알찬열매 / 뿜빠라삐 / 1214 / 퓨어 / 딩스 / 흰둥이 / lobo12 / 소녀 / 찜닭 / 캐서린 / 솔 / 밍쏘쿠 / 사무라엘 / 초코 / 찡찡 / 엑소이웃 / 체블 / 레몬라임 / 됴됴륵 / 코끼리 / 엑소영 / 열연 / 6002 / 됴롱 / 러버덕 / 복숭아 / 김까닥 / 슈사자 / 메리미 / 콩떡 / 레드페리 / 딸기 / 고사미 / 다람쥐 / 밤팅이 / 스젤찡the럽 / 낯선이 / 찬수니 / 거뉴경 / 붸붸더럽 / 모카 / 하리보 / 유레베 / 쭈구리 / 핫백 / 꽯뚧쐛뢟 / 올랖 / 경수별 / 꾸르렁 / 훈훈 / 스피커 / 수능특강 / 엘리베이터 / 요맘떼 / 복슝이 / 눈꽃 / 11층 / 권쫑 / 로운 / 세훈뿌염 / 슈듯슈듯 / 우리니니 / 베가 / 복승아 / 오윈 / 삉삉이 / 곤듀 / 지렁이 / 맹장염 / 카몽 / 하프하프 / 시동 / 공삼이육 / 딸기요정 / 지뚜 / 바수니 / 옥찬 / 뀨우 / 아이스티 / 찬효세한 / 알콩 / 고구마 / 이히히 / 후은 / 룰레룰레룰 / 꺆뀪꾞 / 연블리 / 메리 / 개구리 / 이웃집여자 / 민트초코 / 포도가시 / 오렌지맛젤리 / #뀰# / 테라피 / 오센불리 / 씽숭 / 생크림빵 / 소라빵 / 꼬막 / 다이제초코맛 / 아이패드 / 익인 / 스폰지밥 / 츄블리 / 결혼할과 / 준배삐삐 / 밥차녈 / 김민석이마 / 일코쓰 / 둥이 / 노랑이 / 호빵맨 / 투오 / 초록이 / 샤크샤크 / 마지심슨 / 독자1 / 핑쿠핑쿠 / 갑짱 / 트롤리 / 리다수호앓이 / 쿠키 / 집밥 / 0618 / 큥찐됴찐 / 작가님짱좋 / 메추리알 / 똥백 / 초코바 / 곶감 / 한강 / 쌍수 / 주간 / 슈밍와플 / 지니 / 아퀼라 / 이사 / 미리별 / 하얀쥐 / 이웃여신 / 박도비 / 해피 / 줄킴 / 빵 / 보라색담요 / 열섹시 / 가자스러워 / 요이 / 리락쿠마 / 도른사람 / 시나몬 / 검은콩두유 / 탠 / 워더 / 삼디다스 / 스젤찡 / 짜요짜요 / 치킨사와 / 이슬 / 댜니 / 말미잘 / 엑소더스 / 요거트 / 빽 / 꾸꾸 / 래백 / 팽이버섯 / 가자미 / 타미 / 초코에몽 / 데빌러브엑소 / 잇쨔 / 쿠앤크 / 열블리 / 페브리즈 / 찬열백현아 / 중독 / 짱구여친 / 됴웃음 / 모찌 / 궁금이 / 5959 / 2424 / 알파카 / 새벽 / 됴레미 / 루아 / 여누 / 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