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_ 영화를 봐요!
![[EXO]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이 맞는가?! 1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52913/53e62235922b8809203c43c9d6a0c9ce.jpg)
자아.. 야자를 해볼까? 하하핳 즐겁다.. 역시 야자는 즐거워..ㅎ 아아.. 오늘은 진짜 피곤해서 집 가려고 준비하는데 최선생님이 내 어깨 두드리고 나가더라고.
그리고 깨달았지. 막내선생의 설움이란 이런 것인가에 대해서..
"감독 없이도 잘 할 수 있는데.. 퇴근해요 쌤."
백현이 말에 고개만 저으며 책상을 끌어다 앉았어. 또 나 야자감독하니까 빈자리 없이 다들 앉아있더라고.
그래.. 아이들을 위해서 하는 거지.
잠시 우리반을 둘러보았어. 현식이도 있네. 멀쩡한 모습에 조금 이상했어. 아이들 성격상 으랴랴랴랴!!!!!! 라며 뭐라도 했을텐데..
아, 뭐 사고 안 쳐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서..운..? 하다고 해야하나.. 물론 선생으로써 이런 마음 먹으면 안된다는 거 알아.
아는데..! 아는데, 나도 사람이잖아.. 그치..? 이해하지..?
현식이를 살피다가 가져왔던 책을 펼쳤어. 뭐가 떨어지더라고. 주우려고 하는데 갑자기 찬열이가 소리치는 거야.
"아아아!!!!! 배가!!!!"
"배?!! 찬열아 배아파??!"
놀라서 허리피고 찬열이를 바라보니까 찬열이가 배를 부여잡고 있는거야. 어머머머.. 어떡하지..?!
"찬열아 얼마나 아파? 병원가야겠어?"
"아..! 아아아아!! 배가!!!!"
"으아아아.. 어떡해.. 119!!!!"
"잠시만요!!!!"
잠시만이라고 말한 찬열이가 배를 감싸고 있던 손을 뻗어 짝꿍 폰을 들면서 능글맞게 말하더라고.
"베가요.ㅎㅎ 짝꿍 너 좋은 폰 쓰네?ㅎㅎㅎ
아오.. 이제 아주 별의 별걸로 다 장난치네. 찬열이를 째려 보다가 마냥 해맑게 웃는 모습에 나도 웃음이 나오더라고.
다시 허리를 숙여 떨어진 것을 주우려고 하는데, 없어. 응? 분명 봤는데..
이쪽으로 떨어지던데..? 뭐야..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선생님."
"응?"
백현이가 부르기에 대답했더니 싱긋 웃더라? 이건 뭔 일인가 싶어서 계속 백현이를 보니까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말하더라고.
"책 재밌게 읽으세요. 이제 공부할게. 나 지과 공부중이야. 모르는 거 있으면 나가도 되지?"
"어? 어.."
다시 책을 보았어. 아까 떨어졌던게 꽂혀있더라. 찬열이가 장난칠 때 백현이가 주워준건가? 그 카드를 읽어보았어.
[울어도 돼요. 참지마요♥]
백현이 글씨체더라고. 후.. 하여간 이뻐. 착하고. 이 감동적인 상황에서 이런말 괜찮을 지 모르겠는데 저 참지마요 뭔가 참치마요같다..
아니, 입맛 없어서 석식 제대로 못 먹었더니 배고파서 하는 말은 절대 맞아. 아.. 배고파..
우선 백현이에게 고마워. 라고 입모양으로 말하니 백현이가 또 웃더라고. 멍뭉이 같다.. 절대 개같다는 거 아니야.. 멍뭉이.. 귀여운 멍뭉이 말하는 거야..ㅎ
와.. 나 왜 이렇게 정신 없니? 정신사납고.. 어우..
야자 끝나는 종이 쳤어. 자던 아이들이 일어나서 좀비마냥 가방을 챙기더라고.
"내일 주말이네? 즐거운 주말 보내 얘들아!"
"네!"
"쌤두요!"
아이들의 인사를 받고 나는 책을 챙겨서 교무실로 향했어. 발.. 아파서 절뚝 거리느라 원래면 금방 갔을텐데 한참이나 걸리더라고.
아! 백현이가 준 쪽지는 내 책 책갈피로 쓸거야. 맨날 보면서 좋아해야짛ㅎㅎ
가방을 챙기고 신발을 갈아신으려고 보니까.. 내가 애들이 사준 구두를 신고 왔더라고. 아이고야.. 이거 어뜩하냐..
실내화 신고는 못 갈 것 같은데.. 그렇다고 구두 신기에는 발이.. 우선 내 자리에 앉아서 조금 고민해봤어. 어떡하면 가장 좋은 선택이 나올까..
아무리 그래도 그냥 실내화가 낫겠지? 구두를 손에 들고 가방을 맸어. 그와 동시에 교무실 문이 열리고 준면이가 머리만 쏙 내밀더니 말하더라고.
"쌤 퇴근 안하세요?"
"어? 지금 하려고. 왜 아직도 안 갔어?"
"같이 가려고요."
"아..? 그냥 가지.. 일찍 가서 불금을 즐겨야지이."
"그렇다고 이 나이에 클럽가서 흔들 순 없잖아. 안 그래?"
종인이가 또 얼굴만 들이밀고 말하더라고. 에휴.. 그래.. 무슨 좋은 말을 바래..
"그래.. 가자!"
자리에서 일어났어. 종인이가 완전히 들어오더니 나를 아래 위로 훑어 보더라고. 왜 또..
"걸을 수 있겠어?"
"어? 응!"
"괜히 괜찮은 척 하지말고. 아까 보니까 진짜 아프겠더만. 엎힐래?"
"아니!!! 괜찮아. 아주 괜찮아. 충분히 갈 수 있어."
"도경수 보고 차 끌고 오라 할까?"
"너 진짜..! 학생이 무슨 운전이고 여기서 10분 밖에 안 걸리는 거리를 또.. 됐습니당. 갈 수 있어."
나를 또 아니꼽다는 듯 바라보더라고. 뭐가 또 마음에 안드니..
찬열이도 준면이 뒤로 머리만 들이밀고 우리를 살펴보더라? 그러더니 말했어.
"빨리 오세요. 빨리 가서 쉬셔야죠."
가방을 고쳐매고 준면이랑 종인이를 지나쳐서 걸었어. 엄청 심하게 다친 것도 아닌데 유난이야 아주..
"선생님 그거 병원 가보시면 안돼여? 지과책이 얼마나 두꺼운데.."
"괜찮다니까 세훈아. 쌤은 튼튼해!"
"겁나 튼튼해 보인다. 그치?"
"아주 맨손으로 멧돼지도 때려잡겠어."
쥬륵.. 백현이 말에 받아친 종인이는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았어. 그래.. 계속 그래라..ㅠ
교문을 빠져나가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 아이들은 재촉도 안하고 그저 내 걸음에 맞춰 따라오더라고.
그게 미안해서 최대한 빠르게 걷는데 그럴수록 아파서 표정관리가 안되는 거야. 느리게 걷기엔 또 미안하고..
결국 고개 숙이고 내 발은 내 발이 아니다 라며 최면을 걸면서 빠르게 걸었어.
"선생님 잠시만요."
민석이가 나를 앞지르더니 내 앞으로 와 내 어깨를 잡아 날 멈춰 세우더라고.
그러더니 뒤따라 오던 경수에게 물어.
"너 사람 다친 거 좀 아냐?"
"아마."
"선생님 발 좀 봐줘."
"실례하겠습니다 선생님."
내 앞으로 온 경수가 쪼그려 앉아서 내 발을 눌러보더라고. 이 악물고 참았어.
아이들이 기댈 수 있는 나무는 항상 푸르러야 하잖아. 비실비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나무는 위태롭기 짝이 없으니까.
"참지마세요. 금갔으면 어쩌려고요."
"으어어.. 안 참았어.."
"쌤 오늘 마침 바지 입었네? 찬열아 업어!!!"
"좋아!!!"
거의 강제로 업힌 나는 가방도 종대에게 뺏겼어. 이 상황을 이해하려 애쓰다가 아이들이 달려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내 얼굴에 스칠 때 이해를 마쳤지.
"이게 뭐야?!! 내려줘!!"
"전방에 동네 병원이 있습니다! 쌤 동네병원 괜찮아요?!"
"어?!"
"괜찮다십니다! 가자 찬열아!! 달려!!!!"
내가 언제에!!!! 결국 난 정신차려보니 학교에서 가까운 좀 큰 병원 응급실에 위치했고 의사선생님의 물음에 대답하고 있었어.
"이렇게 하면 아픈가요?"
"네? 네.."
"엑스레이 찍어볼까요?"
"네? 아니.. 뭐.. 굳이."
"네. 다 해 주세요. 아예 건강검진을 다요."
준면이가 지갑을 꺼내면서 말하더라고. 아오!!!
"아니요!! 엑스레이만 할게요!"
"네? 아.. 예.."
얘들아.. 너희 교복이야.. 알지? 결국 의사선생님 따라 엑스레이를 찍으러 왔어. 발을 올려놓고 멍하니 바라보는데 다 됐다고 하더라고.
아유.. 이게 또 돈이 얼마니.. 이거 또 병원비로 날리면 다음달은 좀 많이 빡세겠다.. 아이들 사준 거 많아서..
아! 아이들 지과 1등해서 치킨도 사줬었어. 그래서 더 돈이 없거든.. 하..★
"금이.. 조금 갔네요?"
"네?"
"바로 병원 오시지 그러셨어요. 그리고 고정수술 하신 적 있으신가봐요?"
엑스레이 사진에 발목에 있는 하얀 것(진짜로 고정수술 할때 넣었던 거야)을 보면서 물어보시더라고. 고개를 끄덕였어.
19살 때인가? 교통사고 때문에 진짜 심하게 다쳤었거든. 그때 꼼짝없이 죽는가 했더니.. 지금 이렇게 잘 지내고 있네. 잘 지내는 건가..? 뭐 살아있으면 됐지.
"금만 조금 가서 압박붕대로 고정하고 뼈 붙을 때까지 무리한 운동이나 많이 걷지마시구요."
"네. 근데 저.. 붕대 꼭 해야하나요..?"
"그럼요. 왜요? 안 되는 이유라도 있으세요?"
"아.. 아이들이 보면.. 또 뭔일 날 것 같아서요..ㅎ"
분명이 노발대발 뭐라고 하겠지.. 그러나 의사쌤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어. 그래서 다 포기하고 붕대감은 발을 한 채 복도로 나왔지.
의자에 앉아있던 아이들이 나에게 다가오더라? 곧 내 발을 보더니 저마다 말을 삼켜. 나는 한 소리 들을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 저렇게 입을 다무니까 그게 더 무서운거야..
"걸을 수 있죠?"
"응? 어.. 물론이지!"
"그럼 가요. 쌤 빨리 쉬어야겠어요."
찬열이가 다가와 팔을 내밀더라고. 그렇게 많이 아픈 거 아닌데..! 그래도 왠지 좀 무서워서 잡아야 할 것 같았어.
찬열이 팔을 잡고 병원을 나섰지. 나오자 마자 종대가 한 마디 하더라.
"걔가 그런 거 아니죠?"
"어? 어.. 내가 떨어뜨린거야..ㅎ""
나의 대답에 그제서야 다들 한마디씩 하더라고.
"쌤.. 과거에도 이렇게 다치고, 까지고.. 막 그랬어?"
"응? 응! 쌤 되게 자주 그랬어!"
"우리 만나기 전에요?"
"응! 여기서 너네가 왜 나와아. 그냥 내 성격 자체가 이런 걸. 그리고 이거 의사선생님이 괜히 오버하는거야.
붕대할 정도로 아프지 않단 말이지."
"거짓말."
종인이 말에 할 말이 없었어. 응.. 사실 진짜 아프긴 해. 우리 학년 교과목 교과서 중에 지과가 가장 크고 두꺼워..
그거에 정통으로 찍혔으니 이정도면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그래도 애들 우울해보이니까 그 모습은 또 보기가 싫은거야.
"괜찮다니까 그러네.. 진짜진짜 괜찮아. 원래 아프다, 아프다 하면 더 아픈거야. 알았지?"
"알았어요."
대답은 저래도 표정은 우울 그 자체더라고. 에휴.. 모르겠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어. 애들 눈치보느라 한시간은 더 걸린 것 같았네..
"들어가보세요."
"응! 조심히 가야 돼! 집에 들어가면 꼭 문자나 카톡하고!"
"네. 걱정마. 우리가 앤가?"
"그럼. 아직 애지 18살 뿐이 더 됐어? 그니까 꼭꼭! 문자나 카톡해! 알았지?"
"네네. 애새끼는 갑니다."
"아 또, 왜그래에에.."
"장난치지마. 가볼게요. 걱정마세요."
"응응. 잘가아!"
손을 흔들어주니까 다들 가더라고. 그러다가 나도 가려고 뒤로 돌아서는데 바로 뒤에서 경수 목소리가 들렸어.
"선생님."
"엄마야..!! 어유, 어.. 왜?"
나 좀 많이 촌스럽게 놀랐니..? 학생앞에서 왜 저렇게 놀랐을까.. 망했어.. 쥬륵..★
근데 경수는 별로 상관이 없나봐. 다행이야.ㅎ
"엘리베이터 같이 타 드릴게요."
"어?"
"저번에 잘 못 타는 것 같던데, 그 발로 어떻게 걸어 올라가시려고요."
진짜 신기하지 않아? 아이들은 어떻게 내가 말도 안했는데 다 아는 걸까? 내가 약간, 그런 타입인가? 다 티나는..?
"우와, 고마워..ㅎ"
"뭘, 별 것도 아닌 걸로 그래요."
쑥스러운 듯 버튼을 누르더니 고개를 숙여. 이런거 보면 아직 소년같은 모습이 있는 것 같아.ㅎㅎ
"원래 별것도 아닌 걸로 감동 잘 먹는단 말야. 물론 방금 건 별것도 아닌게 아니지만."
"아직도 이상형은 섬세한 남자에요?"
"너가 그걸 어떻게..?! 아.. 학기초에.. 응! 쌤은 아직도 섬세한 남자 좋아해.ㅎ"
내가 학기초에 애들한테 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면 질문하라니까 누가 이상형 물어봤었거든. 그래서 내 이상형 말해줬었는데 그걸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나봐.
대단한데? 이래서 말 한마디 한마디 조심히 해야 된다는 건가봐. 내가 실수로 내뱉은 말도 남이 듣기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해서 뱉어낸 말도 남이 듣기엔 철없어 보일 수가 있으니까.
"선생님 안 타세요?"
"어? 아! 응! 타야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어. 경수가 날 가만히 보더니 창문을 등지고 서는 거야.
"선생님도 그 영화보신거에요?"
"어? 어!! 어떻게 알았어?!"
"제가 아는 누나도 그거 보고 엘리베이터 못 타거든요."
"와.. 그 누나께 힘내라고 전해줘.. 이거 별 거 아닌데, 되게 불편하다..?"
띵하면서 엘리베이터가 금방 멈추더라고. 비켜선 경수에게 인사를 하고 내렸어.
문이 닫히니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더라고. 귀여워 하여간ㅎㅎㅎㅎ
답답해서 소파에 앉아 발을 노려보고 있는데 단톡으로 하나 둘씩 카톡이 오더라고.
세훈이는 아무래도 좀 위험하니까 백현이 집으로 간 것 같고, 다들 집에 도착한 듯 방안에서 포즈 취하고 보내더라고.
경쟁이 붙은 듯 포즈는 점점 기괴해져 갔어. 그 모습을 보며 웃고 있는데 찬열이 갠톡이 왔어.
![[EXO]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이 맞는가?! 1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60115/18fc49bf6b11ecf7e588a67cc01e9c53.jpg)
![[EXO]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이 맞는가?! 1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60115/cf0af81e959871039e92419d2db5c922.jpg)
에휴.. 또 이러는 구나.. 저저번주엔 찬열이랑 한강다녀왔거든.. 그때도 역시나 제자의 금연활동 중 여가활동을 즐기러 같이 가주겠냐고 물었었지..
그거 때문에 거절을 못해서 끌려다녀왔고.. 에휴.. 또 영화관 가서 즐겁고 재밌게 놀다 오겠구나..ㅎ
그러고보니 나 왜 주말마다 어딜 가고 그러니.. 저번주엔 준면이랑 스트레스 해소 겸 게임장 다녀왔는데..
나의 주말은 왜 이렇게 바쁜지.. 나만 빨간날이 아닌가..?
그날밤 자기 위해 누웠어. 붕대는 불편하지만 더 불편해진 마음 때문에 잠이 안오더라. 오늘 있었던 일이 자꾸 괴롭혔어.
잘라고 치면 그 아이가 소리치던 게 재생되고.. 잠 들라 치면 현식이 얼굴이 떠오르고.. 아이들은 어떻게 될지 걱정되고..
그때 문자가 온 듯 핸드폰이 소리냈어. 확인하니까 민석이더라고.
[안녕히주무세요 좋은 꿈 꾸세요]
민석이 덕분에 좋은 꿈을 꿀 것만 같다.ㅎ 역시 세심하고 섬세해.ㅎㅎ
12시 50분. 항상 그렇듯 나는 조금 일찍 나와. 근데 그보다 아이들은 더 일찍 나와.
나를 본 건지 찬열이가 웃으며 손을 흔들더라고. 계단 때문에 56분에 내려왔다고 해도, 약속시간은 정말 잘지켜..
"오늘따라 더 이쁘시네요 쌤?"
"돼써.. 그러지마.."
"알았어요, 알았어. 걸을 수 있으세요? 엎히실래요?"
"어? 아니! 걸을 수 있어!"
"정 힘드시면 꼭 말씀주세요. 알았죠?"
고개를 끄덕이니까 팔을 또 내밀더라고. 다 해주면서 걱정이 참 많아.. 찬열이 팔을 잡고 영화관으로 향했어.
"쌤 캬라멜?"
"그게 맛있어??"
"네! 완전 달아요."
"좋아!!"
나의 대답에 웃으면서 주문하는 찬열이야. 주문하는 중에도 나 힘들지 않게 내 어깨에 팔도 단단히 두르고 있어. 괜찮다고, 괜찮다고 그렇게 말해도..
그래.. 되게 고맙고 그렇긴 한데.. 그래.. 좋아..ㅎ
"콜라? 사이다?"
"콜라!"
"그걸로 주세요."
주문을 끝낸 찬열이가 팔을 다시 내밀어. 그것을 잡으니 또 조심스럽게 옆으로 이동하더라고. 누가보면 나 발목 없어진 줄 알겠다..
"영화에 액션도 좀 들어가는데 괜찮아요?"
"응응. 액션 좋아해!"
"코미디는요?"
"좋아좋아!"
"그럼 다행이네요. 그러고보니 쌤 저랑 영화 취향도 맞네요? 음식 취향도 맞더니."
찬열이랑 금연프로그램을 한지 벌써 1달째거든. 따지고 보면 세 번째 주말 만남이긴 해. 그래도 그간 봐오던 걸로 보면 찬열이랑 나랑은 꽤 잘 맞아.
음식도 난 매운거 못먹잖아. 찬열이도 잘 못먹고, 지금도 보면 영화도 꽤 맞는 편이고. 또 앵간하면 찬열이가 밖에서는 욱하지 않아.
내가 막 허세부리는 남자 싫어하거든. 괜히 시비 붙으면 왘왘!! 거리는 거, 정말 혐오할 정도로 싫어해. 쎈척이라고 하지?
"아이고 죄송합니다."
그 사람이 잘못해도 찬열이는 이런식으로 사과를 해서 보기 좋아. 나름 예의도 있고, 예절도 지킬 줄 알고.
"쌤 폰 끄세요."
"응응. 넌 껐어?"
"네. 저는 아아아까 껐죠."
장난스럽게 웃는 찬열이야. 나도 그 모습을 보며 웃다가 핸드폰을 껐어. 광고중에는 나랑 여러 대화를 나누던 찬열이가 영화가 딱 시작하니 영화에 집중을 하더라고.
다른 수업시간에.. 이런 집중력이었으면.. 적어도 전교 50등..?
"저 보지 마시고 영화 집중하세요. 저도 쌤 보고 싶은 거 참으면서 보고 있으니까요."
영화만 보면서 말하더라고. 뭣도 못하겠다 진짜^^
나도 스크린에 집중했어. 아, 근데 아까부터 되게 꽁기한 거 있는데 왜 우리 커플석이냐..? 찬열이는 집중하고 있느라 못 물어보겠고..
이따가 물어봐야지..ㅎ
영화가 끝났어! 겁나 재밌어서 계속 웃었넼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생각나서 웃으니까 찬열이가 묻더라고.
"재밌으셨어요?"
"응응! 진짜 재밌지 않았어?"
"네! 진짜 재밌더라고요. 다행이다. 전 선생님이 재미없어하면 어떡하나 걱정 많았거든요."
"ㅎㅎㅎ찬열이랑 나랑은 잘 통하니까! 아, 밥먹으러갈래?"
"네? 아, 네. 먹으러가요."
어디갈까 하다가 짬뽕집에 들어왔어. 더 비싼거 먹어도 된다니까 굳이 땡긴다며 먹자더라고.
"제가 오늘 굳이 아픈 선생님 불러낸 이유가 있거든요. 제 비밀 말씀드릴 거예요."
갑자기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더라. 무슨 이야기인가 들어보았어.
"선생님 혹시 김종대랑 종인이, 자세히 살펴보셨어요?"
"응? 어.. 아마..?"
"걔네들 가만보면 사적인 대화 안하지 않아요?"
"아...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저번에 왜, 종인이 대회날에 말이에요. 종인이 되게 아파했었잖아요."
"응 맞아! 그거 기록부에도 아픈단 말 없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어. 찬열이는 나에게 젓가락을 놔주더니 물도 따라 주더라고. 궁금한데..! 진짜 궁금한데.. 나의 마음을 아는 듯이 바로 말해주더라고.
"종인이가 선천적으로 심장병이 좀 있거든요. 이름도 없는 병인데, 그냥 가끔 심장이 찢긴 듯이 아프데요.
그래서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허..? 근데 그게 왜 기록부에 없어..?"
"미래에 안 좋은 영향이 갈 테니까요. 아.. 이거 다 이야기하려면 길어지겠는데.. 다음에 말씀 드릴까요??"
"아니아니! 말해줘. 궁금해..내가 알아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지 않을까?"
"음.. 그렇겠네요. 그럼 딱 간결하게 말해드릴게요. 전 김종대가 싫어요."
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오늘따라 심장 쿵하게 되는 말 되게 많이 듣는다. 종인이가 병명도 알 수 없는 심장병에 찬열이는 종대를 싫어한다고?
밉다는 말도 아니고, 굳이 싫어한다고 표현하다니..
"선생님이 저희를 어떻게 봤을지는 모르겠는데, 애초에 쌍둥이 중에 한명을 편애하던 저를 보면 조금은 느끼셨을 거라 믿어요."
아니.. 난 전혀. 그냥, 그냥 찬열이의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봤지 한번도 종대를 싫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항상 같이 다니던 무리들이었으니까. 다들 친한 줄로만 알았지.
"이런 표현이 맞는 지 모르겠는데 선천적으로 아프던 종인이 때문에 종인이 부모님은 항상 종인이를 더 아끼셨어요.
제가 기억나는 가장 저편까지 맛있는거라도 있으면 종인이 하나 더 줬지 김종대를 준 적이 없었거든요."
"아.."
"태어나자마자 편애를 받았으니 그렇게 된 거 인정해요. 나름 자기가 쌍둥이 형이라고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보였고요.
근데, 다 가식이에요."
"그걸, 어떻게 알아?"
"종인이가 아플 때, 남인 우리보다 지가 더 아무렇지 않아요. 아프기 전에 약 챙겨준 적 단 한번도 없었고,
머리 큰 이후로 단 한번도 뭐 양보한 적이 없어요. 지만 아는 이기적인 새끼."
"그.. 그래도 친구인데.."
"친구니까 이러는 거예요. 어릴적부터 같이 지내온 새끼라 없으면 허전하고 있으면 꼴보기도 싫고.
그리고 이 사실 나만 알아요. 다른새끼들한테 말했다가 욱해서 김종대한테 막말하면 어떡해. 그 새끼 안 그래도 그런 상처 많은 애인데."
뭐라고 해야할까.. 애증? 이게 맞는 것 같아. 어릴적부터 함께했던 아이라 애정은 있는데 종인이한테 대하는 모습을 보면 증오가 싹트는..
그래도 나름 착하긴 해. 자기 혼자 이렇게 끙끙 앓고 있고. 근데, 원래는 남자들끼리 다 말하고 풀지 않아?
"음.. 그럼 종대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안 그래?"
"뭐라고 물어볼까요? 너 왜 종인이 싫어해? 너 왜 종인이한테 그렇게 대해?
분명히 김종대는 웃으면서 그런 거 아니라고 할 애야. 애가 간사하고 다른 것에는 겁도 없어서 김민석도 지 혼자 말릴 수 있잖아요."
"맞아, 그것도 궁금해. 왜 다들 민석이는 못 말리는 거야?"
"빡돌면 눈에 뵈는 거 없는 새끼에요. 그나마 쌤이나 김종대한테는 들 한거지. 그새끼한테 안 맞은 놈 우리 중에 없어요."
아.. 그런거야..? 그정도구나.. 아니.. 근데 난 아직도 찬열이가 오해하고 있다고 밖에 모르겠어. 종대가 일단 착하잖아.
물론, 뭐.. 그것도 찬열이 말대로 가식일 수 있는데.. 나름 종인이 땡땡이 치려면 잡아주고 그러잖아.. 종인이를 미워한다면 땡땡이 치려하면 그냥 놔두지 않을까?
흠.. 모르겠다..
"짬뽕이 우동되겠어요 쌤. 일단 드세요."
"어? 어, 너도 면 붇기 전에 먹어!"
맛있게 잘 먹더라. 나는 멘붕인데.. 이게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찬열이가 그런 나를 보면서 묻더라고.
"저희가 요즘들어 조금 심란한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갑자기 금연하고, 금주하면서 패턴이 바뀌느라.
그러니까 누가 헛소리를 해도 쌤이 너그럽게 이해해줘요."
"헛소리? 결혼하자는 거?"
"그건 진심이에요."
이럴때만 쓸데없이 진지하구나^^
그래.. 이해해. 금단현상 같은 거 무시 못한다더라. 그래도 이만큼이나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네. 일단! 종인이랑 종대일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어.
찬열이 말만 믿고 판단하기에 내가 본 종대는 그럴애가 아니었거든.
"쌤은 비밀 같은 거 없어요?"
"비밀? 쌤은 그런거 없는데에.."
"뭐, 남자친구가 있다던지, 숨겨둔 남편이 있다던지."
"너네한테 몰매맞을 일 있어? 그런거 없어어.. 찬열아 혹시 삼촌 중에 쌤 소개.."
말하다가 실수 한 것을 깨닫고 급하게 입을 닫았는데 찬열이가 진지하게 고민하더라고.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더 이상한 말을 꺼냈어.
"있어요."
"있어?! 정말? 누군데??"
"박찬열이라고. 아직은 학생인데 미래에 쌤 남편될 분 있어요."
"....그래. 하.."
"기대하지 마시죠? 있어도 없어요. 쌤은 나랑 결혼해야되니까. 다른 것들은 다 개썅이에요."
하.. 저 말버릇.. 어떻게 고치지..? 모르겠다.. 그냥, 그냥 저냥 지내지 뭐..
그날 날 데려다 준 찬열이는 엘레베이터까지 같이 타주고 자고 가도 되냐는 느끼한 말을 남겼다가 맞을 뻔했어.
"왜요. 손만 잡고 잘게."
"빨리 안가?!"
"아깝네. 그럼 손도 안잡고 잘게요."
"빨리 집에 가봐 찬열아.ㅎㅎㅎ"
"네에. 다음엔 힘으로 밀어 붙여야지. 오늘은 쌤 발목 더 다칠까봐 못하겠네요."
그 큰 눈엔 진심만 담겨있었어.. 일부러 더 더디게 나을 순 없는건가요 의사선생님..?
| 나같으면 |
보약이며 뭐며 다 챙겨먹어서 하루만에 완쾌할 겁니다.(개진지) 그리고 찬열이를 부를겁니다.(왕진지) 그리고.. 흐히힣헤헤헿ㅎ(부끄)
오늘편 밝았으니 다음편엔 시원한 청량감을 가진 사이다 같은 편을 데려오고 싶네요! 반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놔으솨뢍 아모늭!♥(언제나 받고 있으니까 가장 최근편에 [제로콜라]요런식으로 다가와 주세요!) 똥잠/콜덕/쌍수/매매/라임/체리/게이쳐/모카/빵/바람둥이/죽지마 코끼리/구금/메리미/세젤빛/나호/스젤졸/안녕/양양/체블/Luci 꽯뚧쐛뢟/찌즈/우리니니/뭉이/도비/곰탱이/하트./삼디다스/바닐라라떼 허니/타오네엄마/똥강아지/오호랏/우유퐁당/민석아찬열해/우유/워더 청포도/뀰/카프/세젤예/밍/홍합탕/까만원두/롤롤/해가빨리가장뜨는 시동/매쑝/설림/무민이/퐁퐁클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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