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스승의 날이에요!
![[EXO]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이 맞는가?! 09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5171/9dea9af39c604e92ea7fc8c35cbe7feb.jpg)
등교하는 중이야. 오늘은 40분이나 일찍 출발했어! 왜냐면 스승의 날이니까!!
스승의 날 기념으로 학생들한테 해줄게 좀 있거든.ㅎㅎ 일단 사비를 털어서 산 나의 몽쉘. 심지어 드림 카카오.
아는 사람은 알거야. 몽쉘은 드림 카카오야.^^
그리고 초코에몽! 요즘 핫하다며? 너무 초코초코 한가..? 모르겠다.. 나름 전날 동료 선생님들이랑 고민고민해서 고른 메뉴들이란 말이지.ㅎㅎ
신이나서 등교를 했어. 완전 룰루랄라. 근데 갑자기 누가 내 허리를 감싸는 거야.
나 사실 호신술이랑 태권도 조금 배웠거든. 바로 명치를 때리려고 뒤로 도는데 찬열이인거야.
멈추기엔 이미 가속도가 붙었어. 결론? 명뚜맞을 현실화했어..
"헐?! 찬열아 괜찮아?!!!"
"와,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쌤 손 진짜 맵네요.."
"앞말은 못 들은 걸로 할게. 진짜 미안.. 흐어.. 많이 아프지? 미안해.."
"아니에요. 괜찮아요. 나름 김민석한테 많이 맞아서."
"민석이가 너 때려???"
"네. 친구끼리 그 정도는 기본이죠. 김민석이 때리면 저는 2배로 갚아줘요."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더니 웃더라고. 아.. 그렇구나.. 아 지금 이게 중요한게 아닌데.. 나 진짜 세게 때렸단 말이야.. 치한인 줄 알고..
"찬열아, 뭐.. 보건실이라도 갈래??"
"아니요. 괜찮아요. 근데 쌤 되게 일찍 가시네요?"
"응! 이제 지각을 안 해 볼까 해."
몽쉘과 초코에몽은 깜짝 선물이니까 비밀로 해야지. 그나저나 찬열이가 지금 학교에 갈 인물이 아닌데..
"너는 어디가?"
"저요? 집이요."
"집????"
"네. 이제 집 들어가야죠."
"외박했어??"
"네. 오세훈이랑 찜질방 가서 잤어요. 옷은 갈아입어야죠."
"아... 어.. 늦지 않게 와."
"네. 학교에서 봐요."
"응!"
역시.. 남들과는 달라. 그치? 아주 특별한 아이야..☆ 어떻게 지금 집에 갈 수가..
고개를 저으며 마저 학교로 향했어.
교무실에 도착하고 아이들이 사준 구두를 벗었어. 그날 이후로 맨날 신고 오고 있지. 역시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운 거더라고.
실내화용 슬리퍼를 신고 자리에 앉아서 쇼핑백에 초코에몽과 몽쉘을 나눠 담았어. 아이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오, 막내선생 일찍 왔네? 이거 그 초콜릿. 너무 늦게 줬지? 미안."
최선생님이 그 비싸다는 초콜릿을 주셨어!! 진짜 비싸보이더라고. 오, 선물 받은 거니까 나만 먹어야지♥
"그나저나 막내 선생네 반은 뭐 해준데?"
"네? 받을 게 뭐 있어요.. 학교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기쁜걸요.ㅎㅎ"
"그렇게 무르게 살지 마. 학생이 학교에 나오는 건 당연한거야. 그리고 스승의 날에 학생들의 이벤트를 받는 것도 당연한거고.
난 벌써부터 기대되는데, 막내 선생은 아닌가봐?"
"글쎄요.. 지각이나 안했으면 좋겠네요."
"그래.. 아. 오늘 교장 선생님이 1교시는 각자 반에서 보내래."
최선생님의 말에 더 신났어. 오예!! 애들이랑 즐겁게 하하호호해야지!ㅎㅎ 음... 오긴 왔을라나..?
요즘에 아주 이쁜 짓만 하긴 하는데.. 그래도 기대감이 아예 없다는 건 거짓말이겠지? 칠판에 낙서라도 좋으니 좋은 말들 써 있으면 좋겠다..ㅎ
조례시간이 되기전에 들뜬 마음을 다 잡고 쇼핑백들을 챙겨서 교실로 향했지.
다른 반들은 다 밝은데 우리반은 유독 어두운 거야. 그래서 난 어머, 이벤트인가봐..! 라며 더 신나서 심호흡을 하고 들어갔어.
근데.. 진짜 어이가 없게도 아무도 안 온 거였어. 어제 청소도 제대로 안하고 갔는지 블라인드가 쳐져 있어서 어두운 거였고.
와.. 조례시간 전에 들어왔다고는 해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니야?
교탁 앞에 섰어. 애들 오면 몽쉘 나눠줘야지..불도 키고 우두커니 서 있는데 뭔가 허탈함? 같은게 들더라.
여지껏 내가 아무리 존경받을 행동을 안 했다고는 한들.. 다른 반들은 이렇게나 시끄러운데.. 우리는.. 나만 이렇게..
그때 문이 열리고 준면이가 들어왔어. 준면이도 이 상황을 보더니 묻더라.
"설마, 제가 일빠로 온 거예요?"
"응! 이거 가져가 준면아!"
애써 밝게 말하면서 초코에몽이랑 몽쉘을 건네줬어. 그걸 받더니 자리로 가서 책상 위에 가방을 놓고 몽쉘이랑 초코에몽도 놓더라고.
"애들한테 빨리 오라고 카톡 할게요."
"응!"
준면이가 카톡을 하고 나는 어두운 실내 때문에 블라인드를 올리려고 줄을 당겼어.
창문에 뭐가 있는 거야. 놀라서 보니까 a4용지 가득한 크기의 '요'와 하트였어.
"선생님이 말이에요. 교실이 이렇게 어두 침침하면 블라인드 먼저 칠 생각을 해야지.
학생이 들어와서야 치는 게 어딨어요?"
라면서 맨 뒤에 블라인드 부터 차례대로 올리는 거야.
'선' '생' '님' '사' '랑' '해' '요' '♥'
와.. 와..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았어. 정말 별 거 아니잖아. 그냥 인쇄한 거니까.
근데, 이거 하려면 또 일찍 와서 했을거 아니야. 그런게 또 머릿속에 재생되면서 겁나 고마운거야..ㅠㅠㅠㅠ
그제서야 아이들이 다 풍선 하나씩 들고 들어오더라고. 한명도 빠짐없이. 다.
지각도 안하고, 심지어 일찍 오고. 흐어...
"울면 때찌할 거에요."
종인이가 꽃다발 들고 마지막으로 들어오더라고. 심지어 존댓말 하면서.
"스승의 날 기념으로 존댓말 해 드릴게요. 이게 가장 큰 선물이죠?"
라면서 그냥 툭 꽃다발을 건네줬어. 근데 그것마저도 좋은거야. 원래 표현 자체를 안 하는 아이니까 그냥 툭 주는 것 조차 좋았어.
꽃다발을 받아들고 눈물을 삼켰어. 민석이가 그랬잖아. 애들 앞에서 울지말라고.
"쌤 이건 애들이랑 돈 모아서 산 거에요."
준면이가 작은 상자를 주더라고. 열어보라고 해서 열어봤더니 목걸이였어.
그렇게 이쁜진 않은데 제자의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겨 있어서 인지 그 무엇보다도 이뻐보이더라고.
꽃다발 때문에 손이 없는 나 대신에 찬열이가 걸어줬어. 그러면서 말하더라고.
"애들이랑 이거 준비할려고 일찍 가고 있는데 쌤 만나서 진짜 놀란거 알아요?"
"아..? 집 가는 길 아니었어?"
"그 시간에 왜 집을 가요. 집에서 꿀잠자다 일어나서 학교가는 길이었는데. 무의식 중에 쌤한테 아는 척하고 깜놀했네."
"아 그런거였어?! 곧이곧대로 믿었네.. 아! 얘들아 이거 하나씩 꺼내가!"
"오와!! 스승의 날인데.. 저희한테 뭘 이런걸.."
백현이가 신나서 나눠주더라고. 그런데
"아직 하나 더 남았어요."
라고 말하면서 종대랑 경수가 진짜 큰 케이크를 들고 들어오더라고. 아이고.. 이 귀여운 것들..!
위에 꽂혀져 있던 초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찬열이야. 우선.
"찬열이 라이터 압수."
"아.. 아... 여기요."
욕이 스쳐지나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주더라고. 주머니에 잘 넣어놓고 불이 붙은 초를 보았어.
그러다가 이렇게 준비해준 아이들이 고마워 하나 하나 다 보면서 '이대로만 지내게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빌고 후- 불어서 껐지.
어디서 폭죽이 터지길래 놀라서 움찔하니까 세훈이가 슬쩍 잡아주더라고.
"고마워 얘들아.."
"그럼 지과 시간에 자습 주세요!!"
"쌤 집 주소 주세요!!"
"놀아요!!"
"자요!!!"
반 전체가 시끌시끌해 졌어. 완전 즐겁지 않아? 나의 하하호호가 실현된 거니까.ㅎ
"아, 경수야 종대야 케이크 책상에 잠깐 내려놔. 쌤이 교무실에서 나무 젓가락이랑 종이컵 가져올게!"
"제가 다녀 올게요!"
백현이가 총총총 나가더라고. 귀엽게 나갘ㅋㅋㅋㅋㅋ 그때 동안 아이들과 이야기했어.
"너네들은 다 언제 온거야??"
"쌤 오시기 10분 전에요!"
"전 20분 전에 왔어요!"
"김준면 시새발끼가 50분 전에 안오면 니 아가리에 공기넣어서 풍선으로 만든다며.."
"왜 너 10분 늦었는데 풍선은 안만들었잖아 민석아.ㅎ"
"니한테는 그랬냐? 나한테는 케이크에 익사하는 상황을 만날거라며.."
"아까 진짜 웃겼는데. 오세훈이 왜 익사냐고 물으니까 허파에 케이크 차게 해준다면섴ㅋㅋㅋㅋㅋ"
종대가 막 웃으면서 말해주더라고.. 어휴.. 준면이의 그 소름돋는 단어 선택은..★
"준면이.. 말 좀 이쁘게 하면 더 이쁠 텐데..."
"그래봤자 허당이고, 그래봤자 김준면이지. 요."
단호한 종인이의 말에 준면이가 웃으며 말하더라고.
"너는 이따가 보자.^^"
"준멘느님.."
급 찬양 하는 것을 보니 끝나고 어디 갈 생각인가보네. 또 준면이가 쏘기로 한 건가봐.
잠시후 백현이가 들어왔어.
"쌤은 그거 계속 들고 있어. 요. 내가 먹여줄게요."
아직 존댓말이 익숙하지 않은가봐. 계속 뒤늦게 요를 붙이더라고. 그래도 고마웠어..ㅎㅎㅎ
그나저나 이거 계속 들고 있으라고..? 그건 좀 너무 한데..? 그래도 종인이가 자기는 안 먹고 나만 계속 먹여주더라고.
"종인이도 먹어!"
"간접키스?"
"니 입 안 닥치냐?"
"뚫렸다고 아무거나 말하지 말아줄래?"
"왜 그래 우리 종인이한테."
"니는 한 가지만 해. 여자야? 남자야?"
"여자가 좋다고!!"
"아니야. 니는 남자가 더 좋은게 분명해. 김종인아 박찬열이랑 사우나 같은 곳 가지마라. 존나 위험하니까."
"나 김종대랑도 사우나 안가는데?"
"그럼 다행이고."
그래.. 애초에 이 아이들에게 정상적인 대화를 기대한 내가 바보겠지..☆
"1교시 수업 없어요?"
"응! 1교시 반 아이들이랑 보내래.ㅎㅎ"
"오, 좋네. 그럼 쌤과 나의 미래 설계를 시작해 볼까?"
백현이가 또 능글거리더라고. 물론 애들이 케이크로 위협해서 금방 그만두었지만.
"얘들아. 우리 30분 정도 남았는데 뭐할래? 일단 여기 치우고 게임이라도 할래?"
"네에!!!!!"
"그래! 더 먹을 사람 더 먹어!"
종인이가 주는 케이크 다 먹고 꽃다발을 교탁에 내려놓았어. 장난이었는지 별말 없더라고.. 장난에 나는 진심인 줄 알고 종인이가 주는 케이크 계속 받아먹었었네..☆
그래.. 이제 이런것도 익숙해 뭔가..
"각자 먹은 거 쓰레기통에 잘 버려야 돼!"
"네에!"
나는 바닥에 흘린 케이크 조각들을 치우기 위해 교실 뒤 안 쓰는 사물함 안에 있던 휴지를 꺼내왔어.
조금 뜯어서 주저 앉으니까 옆에서 민석이가 같이 주저 앉아서 휴지를 뺏어가더라고.
"내가 할게 민석아. 이거 더러워."
"내가 해도 더럽고 선생님이 해도 더러운 거잖아요. 그냥 내가 할게요."
그러더니 쓱쓱 닦아서 쓰레기통에 버리더라. 멋져..♥ 역시 잘키운 제자 하나가 100명의 남자 안 부러운 거지..ㅎ
민석이가 하니까 다들 휴지 뜯어다가 해서 금방 끝났어. 다 정리하니까 10분? 정도 지났더라고. 20분 동안 무슨 게임을 해야지 잘 했다고 소문이 나려나..
"쌤 빙고해요 빙고!!"
"아, 유치하게 빙고가 뭐냐.."
"아 김종이인! 빙고하자!!"
"아.. 애교냐? 더러워.."
"쓰읍, 종인이. 누가 종대한테 그렇게 심한 말 하래."
"....너 안 더러워;;"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조금 이상한데? 그런데 종대는 아무렇지 않나봐. 눈 반짝반짝 하게 뜨고 나 보고 있더라고. 그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어.
"다들 빙고 괜찮아??"
"네!"
"그럼 주제는 뭘로 할까? 종대가 정해볼래??"
"지과시간에 나왔던 단어요! 삼삼으로 한다!"
"사람도 많은데 사사로 하지?"
"오키 사 곱하기 사로."
자기들끼리 정해서 하는데..16가지 기억해 낼 수 있어..? 아.. 뭐.. 그래. 열심히 해..
나도 불러줄 거 대충 적었어.
"3줄 빙고면 되는 걸로 할게! 1등 초콜릿 하나랑 바나나우유! 2등 바나나우유! 3등 초콜릿으로 한다!"
"네에!! 빨리해요!!"
그렇게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 시작되었어. 다들 아주 눈에 불을 키고 칠하더라고.
지금 이 열정을 반만이라도 수업시간에 쏟았으면..ㅎ
"3줄!!!! 3줄이요!!!!"
백현이가 신나서 일어나 나오더라곸ㅋㅋㅋㅋ 확인해보니까 진짜 3줄 딱 되었어.
"역시 쌤이랑 나랑은 통하나 봐욬ㅋㅋㅋㅋ 아싸아!!"
"쌤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해 봅니다."
"뭐지요?"
"와, 존댓말 진짜 발린다.."
갑자기 왜 그게 나와...☆ 아아.. 인생아....☆ 그러나 애들이 이말을 두고 볼 수 없겠지? 바로 백현이가 제제하더라고.
"닥쳐 오세훈. 저새끼 존나 발랑 까졌어."
"뭐 니 보단 낫거든. 아무튼 쌤. 변백현은 분명 반칙을 했읍니다."
말투부터가 진지해서 웃기더랔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백현이 짝꿍이 그건 아니라고 자기가 봤다고 증언을 해주는 바람에 세훈이의 이의는 없던걸로 됐어.
그렇게 하다 보니까 각각 2등 3등도 나오더라고. 3등 나오자마자 종이치는 이 엄청난 우연..!
"1, 2, 3등은 나 따라와. 줄게!"
"쌤 같이 가요!"
백현이가 내 옆에서 가겠다고 굳이 뛰어오더라고. 난 꽃다발 들고 가고 백현이가 옆에서 싱글벙글 웃으니까 뒤에서 수근거리더라.
"뭐야..? 결국 변백현 받아준거야?"
"에이, 설마.. 말이 되냐?"
"왜. 변백현이 맨날 추근거렸잖아."
"근데 저 쌤이 존나 튕겼잖아."
"나 욕하는 건 참아도 쌤에 대해 안좋게 말하지 말아줄래? 그리고 쌤이 뭐하러 나같은 놈을 만나."
마지막 말은 좀 그랬어. 백현이 너가 뭐 어때서..
"나 같은 놈이 뭐야.. 너 충분히 멋있어 백현아."
"네 쌤. 저도 좋아요. 신혼집은 제주도로 하자."
"아오, 또 장난쳐."
"왜. 고백하길래 받아준건데."
"고백 아니었어."
"아.. 또 차였어.. 쌤 저 슬프니까 야자 빼줘요."
"또 그런다 또. 안 돼! 하고 가!"
"아아아아아아.. 시험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교무실 다오니까 앞서 가서 문 열어주더라고. 찡찡거리면서 해줄거는 또 다 해주네..
나 교무실 들어가자마자 웃음 터진 거 알아? 선생님들 한 분씩 꽃다발이나 꽃바구니 들고 계시더라곸ㅋㅋㅋㅋㅋ
"오오 막내쌤~ 쌤도 받았네??"
옆 자리 쌤이 능글맞게 물어오더라고. 난 쑥쓰러워서 그냥 웃으면서 말했지.
"진짜 감동이었어요..ㅎ"
"근데 왜 쌤 안 울어요?"
"민석이가 울지 말랬어.."
"어휴.. 언제부터 우리말 그렇게 잘 들으셨다고."
"이제부터 잘 들을려고..ㅎ"
좀 민망해서 빠르게 그 곁을 떠났지. 그러나 백현이는 계속 따라오더라고. 그래도 별 말은 없어서 다행이었어.
냉장고에서 바나나우유 두개를 꺼내서 백현이랑 2등한 아이에게 주었어. 밝게 웃으며 고맙다고 하는 모습이 또 귀엽더라고..ㅎ
다시 내 자리로 가서 초콜릿도 줬어. 간식받으면 애들 되게 좋아햌ㅋㅋㅋㅋㅋ 겁나 귀여워...♥
"그럼 저 가볼게요 쌤!"
"응. 다들 조심히 가!"
"여기서 쪼기 인데 뭐가 그렇게 걱정되욬ㅋㅋㅋ 걱정쟁이."
라고 하면서 초콜릿을 까 나에게 주더라고. 무의식 중에 받아 먹고 이게 뭐지..? 이러고 있는데 백현이가 웃으며 나갔어. 읭?? 나 방금 뭐 먹은거지..?
오늘은 5교시에 수업이 들은 날이지이. 웬일로 아이들이 파릇파릇하고 반짝반짝 했어.
"오오, 오늘은 문학선생님이 재밌는 수업해주셨나봐??"
"아니요. 그 쌤은 여전히 졸려웠어요. 하지만 아름다운 선생님을 보니 잠이 달아나던걸요?"
준면이의 말에 아이들이 한마디씩 하더라고.
"마치 선생님은 저 멀리 떠 있는 별 같이 빛나세요오."
"그냥 무시하세요."
짠 건 아니었나봐. 경수가 오글거린다며 닥치라고 욕을 하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
그정도로 오글거리긴 했어.. 내 평생 저런 오글거리는 말은 들어본 적이 아예 없다...
"오늘 스승의 날이라고 기분 좋게 해주는 구나?"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으셨어요??"
경수가 정말 의아해서 묻더라고. 잘 안 끄덕여지는 고개를 끄덕였지. 경수가 인상을 찡그리면서 묻더라고.
"그냥 쌤 예뻐요. 이 말이 낫지 않아요?"
"아니야. 약간 스치듯이 말해야 돼. 쌤 오늘 뭔가 예쁘네요?"
"아니지. 뭔가 세심하게 말해야지. 쌤 오늘 화장 잘 먹었나봐요? 20살은 어려보이네요."
"그럼 나 8살이야..."
"...그만큼 동안 피부라는 거죠.ㅎ"
참 잘 넘어가는 찬열이야.
"입을 닥쳐 다. 수업 듣게. 쌤 진도나 나가요."
민석이가 결국 빡쳤는지 말하더라고. 나도 헛웃음을 지으며 책을 폈어.
그렇게 한참을 수업하고 있는데 원래 이쯤 되면 하나 둘씩 엎어져야 정상인데 오늘은 또 스승의 날이라고 수업 열심히 들어주려나봨ㅋㅋㅋㅋ
아무도 안 엎드리더라곸ㅋㅋㅋ 고생한다 얘들아..
"수업 조금 일찍 끝내줄까?"
"우리반 다른 반에 비해 진도 느리다며요."
"응?"
"우리 편의를 봐주지 말고 수업 계속하세요. 전 안 졸려요."
민석이가 펜 돌리면서 말하더라고. 오, 나름 공부도 좀 했나봐. 언뜻 필기한게 보여. 뭐.. 낙서일지도 모르지만..ㅎ
"그럼 이것만 마저 할게. 조금만 버텨봐 얘들아..!"
"자기만 해봐. 확 그냥. 알지?"
역시나 협박은 우리 반장이죠. 하.. 제발 협박하지마...★
"협박은 안 좋아 준면아.."
"자면 혼쭐을 낼거야."
"그것도 협박같은데.."
"자지 말아 줄래?"
"그래. 그거 좋네."
"근데 김준면 자체가 위협이고 협박이잖아요."
"니한테는 잘 말할 수 있으니까 그냥 닥쳐 개새끼야."
"김준면이 욕해요 쌤!!!"
"쌤 변백현 새끼 죽여도 돼요??"
"아니.. 안돼.."
"수업하게 좀 닥치라고 시발놈들아."
경수가.. 욕까지 했지만.. 준면이랑 백현이의 신경전은 끝나지 않아..
"그냥 자 얘들아.. 수고했어.."
"너넨 오늘 보자."
"그러지마아.."
"마자 쌤이 말리자나.. 그러지마 경슈얌.."
"그냥 지금 뒤져 개새끼야."
경수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백현이는 내쪽으로 와서 내 뒤로 와 숨었어.
"안 나와?"
"시른데?? 내가 왜 뒤질려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냐?"
백현이가 뒤에서 내 목을 감싸더라고. 그와 동시에 종인이가 말했어.
"닌 디졌다 씨발."
무리들이 전부 일어나서 다가왔고 나는 백현이의 팔을 내리고 동시에 백현이 앞에 서서 백현이를 막아서며 말했어.
"제발.. 그냥 앉아주면 안될까..?"
"와.. 쌤 정말 고마워. 나 방금 생명의 위협을 느꼈어. 이렇게 뒤지는 구나 싶었어요.."
뒤를 돌아 백현이 팔을 잡으며 말했어.
"제발.. 적당히 하자.. 교실 분위기 험악해지잖아.."
"쌤이 있는 한 우리는 험악해지지 않아. 지금도 봐. 다들 자리에 앉았잖아."
뒤를 돌아보니까 진짜로 그렇더라고. 다시 백현이를 보니까 백현이는 애들을 보고 있었어.
그러다가 잔뜩 격양된 어투로 말하더라고.
"그러고 보니까 시발 니네들 왜 나한테는 어깨동무 가지고 지랄싸냐?!!! 박찬열은 그냥 두면서!!!"
"박찬열은 김종인 있잖아."
"아..."
"박찬열 더러워."
"야. 찬열이 울어 임마. 빨리 취소해."
금방 종인이한테 가서 취소하라 말하는 백현이야. 그래.. 남자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니까..★
종례를 끝내고 청소 검사를 하러 다시 반에 갔어. 뿌듯하게 웃고 있는 우리반 아이들을 보니까 나도 웃음이 나더라고.
"이제 주말이네?! 편히 쉬고 월요일날 보자!!"
"네에!!!"
신나서 가방 챙겨 나가더라고. 잠시만..! 야자 하고 가야되는데..!!!! 그래.. 금요일엔 좀 쉬어라.. 난 부장 선생님께 쪼금만 혼나면 돼..
그리고 부장 선생님이 나는 인정해주셔.. 너네들이 특별한 덕분에..☆
"선생님."
경수의 목소리에 뒤로 돌았어. 상담실을 가리키고 있더라고.
"응? 왜?"
"상담좀요."
"그래!"
경수가 먼저 들어가고 나도 들어가고 문을 닫았어. 그 무리 아이들이 다 모여 있더라고. 어유.. 기가.. 대단하군..
"쌤 여기 앉아!"
자기들 맞은 편을 가리키길래 거기 가서 앉았어. 백현이가 뭔가를 건네주더라고.
그냥 뭔가 적혀있는 종이였어. 편지인가 했더니 또 그건 아닌 것 같아.
"지금 읽어도 되는 거야?"
"물론이지. 요."
종인이 대답에 그 종이를 보았어.
앞으로 저희는
1. 절대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2. 절대 흡연을 하지 않겠습니다.
3. 조직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4. 폭력을 쓰지 않겠습니다.
5. 가출을 하지 않겠습니다.
"세훈아.. 괜찮겠어?"
"노력해볼게여."
"그래도.. 무리하지 않아도 돼."
"그렇다고 내가 진짜 주말마다 쌤네 집에서 살 수 없잖아여. 진짜 나 재워줄려 했어여? 빈 집에서?"
아.. 이제야 떠올랐어. 상담 때 백현이가 했던 말.
("그럼. 민폐 끼치기 싫다고 우리들 집엔 절대 안와. 김민석이랑 그러는 것도 다 구라야.
민석이도 말만 그러는 거예요. 오세훈 안 올 거 뻔히 알고서.")
진짜 였구나.. 정말로 말만이었어.
"쌤은 괜찮은데.. 세훈이를 믿으니까.."
"나도 나를 못 믿어여. 솔직히 지킬 수 있는 지도 모르겠어여. 근데,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그러는 거예여."
"그래.. 혹시라도 힘들면 무리하지 않아도 돼."
"네."
"그리고, 경수도 괜찮겠어..?"
"솔직히 몰라요. 근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처음 만났을 때 보다, 아이들이 뭔가 어른스러워진 것 같아. 뭐가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좋은게 큰 것 같아.
그래도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야. 말 그대로 아직 아이들이잖아. 아이들이 어른 흉내 내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불쌍한 것 같아.
표현이 좀 그렇긴 한데.. 풀어 말하면 아이들이 사회를 배워도 되는 것이긴 한데 굳이 경험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거든.
자기가 짊어지고 가는 것보다 사회의 일원인 어른들이 도와줄 수 있는 거잖아.
"그래도.. 조심해.. 위험하면 말하고."
"해코지는 못 할 거예요."
해코지를 못해? 저번에 그렇게 다쳐놓고?? 아.. 진짜 걱정되서 죽겠네..
이런 판단을 왜 내린지도 모르겠어. 분명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긴 한데..
주변에서 잡아 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아이들이 사회 악을 먼저 경험하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더라고.
"1번, 2번, 4번은 선생님이 도와주세요!ㅎㅎ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니까!"
"어? 응.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언제든지 전화해! 새벽 4시여도 받을 수 있어."
"그건 저희가 싫어요. 그 시간이면 우리도 자고 있을 텐데."
"ㅎㅎ김민석이 표현을 잘 못해서 그래요. 선생님 귀찮게 하기 싫다는 말이었어요. 그치?"
"....어. 아무튼 걱정말아요."
"그래! 해보자! 화이팅 할래?"
"나 쌤 위에!"
"아 내가 위에!!!"
"그럼 난 아래!ㅎㅎ"
난 두손 다 넣고 화이팅을 했지. 손과 손이 모여서 밝은 내일이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왜 |
아이들은 어른스러워 지고 있는 것일까요..?!ㅎㅎㅎ 아.. 원래 금요일날 올려고 했는데.. 과제때문에...★ 12시 넘었죠..? 저 오늘도 학교가서 과제해요.. 드디어 시작되었씁니다.. 과제의 늪이..☆
나의사랑 아모닉!♥(언제나 받고 있으니까 가장 최근편에 [제로콜라]요런식으로 다가와 주세요!) 똥잠/콜덕/쌍수/매매/라임/체리/게이쳐/모카/빵/바람둥이/죽지마 코끼리/구금/메리미/세젤빛/나호/스젤졸/안녕/양양/체블/Luci 꽯뚧쐛뢟/찌즈/우리니니/뭉이/도비/곰탱이/하트./삼디다스/바닐라라떼 허니/타오네엄마/똥강아지/오호랏/우유퐁당/민석아찬열해/우유/워더 청포도/뀰/카프/세젤예/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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