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_ 가면을 벗어요!(上)
![[EXO]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이 맞는가?! 14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52913/64baa37eb085a0bd3386bc42e087f168.jpg)
이번 주말은 발때문에 부모님 집에도 못 들어가고 그냥 내 집에서 지냈어. 나름 장도 경수가 말한 클릭 한번이면 온다는 홈서비스로 시켰지.
그거 알아? 당일 날 오더라? 역시.. 한국은..b 대박이야..bb
가만히 양파껍질을 까면서 어제 찬열이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려봤어. 종인이는 심장병이 있고, 종대는 가식쟁이라..
나중에 종대 상담할 때 슬쩍 물어봐야겠어. 아, 그러고보니 저번 상담때 종대가 종인이랑 가장 친하다고 먼저 말하고 나머지랑 다 친하다고 하지 않았어?
가식이라 치기엔 너무.. 너무 연기를 잘 하는데? 에휴, 지금 뭐 나혼자 생각해봤자 나오는 것도 없....
워메.. 양파를 속까지 까버렸네.. 어쩐지 손끝이 맵더라니.. 이거 요리에 쓸 수 있는 거야..?
오늘의 요리는 떡볶이야. 매운 거 땡겨서 조금 맵게 만들었는데.. 보기만 해도 후회중이야.
나 무슨 생각으로 맵게 만들걸까..? 식탁에 얹어놓고 포크를 들고 한참을 고민했어. 그러다 용기내서 한입 먹으려고 포크를 드는데 구원의 벨소리가 울리더라고.ㅎ
소파위에 있던 핸드폰으로 걸어가서 전화를 받았지.
"여보세요??"
-여보세요, 쌤?! 쌤 혹시 오세훈이랑 연락돼??
"응? 갑자기 그건 왜? 나 연락온 거 없는데.."
-아... 그래요? 뭐하고 있었어?
"점심 먹을려고.."
-뭘 이렇게 늦게 먹어. 이무튼 맛있게 먹어. 끊을게요!!!
백현이더라고.. 뭐야 이 불안함은.. 분명 그제 백현이네 집에서 잔 거 아니었어..? 그래서 난 며칠간은 거기서 지낼 줄 알았는데..?
세훈이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어. 한참이 가도 안 받는 거야. 아.. 진짜 너무 불안해.. 안 그래도 집안에 문제있는 아이잖아.
집에 찾아가봐야 할까? 어떡해야 할까..? 핸드폰을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준면이에게 전화를 걸었어. 왠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았어.
"여보세요? 준면아?"
-아.. 쌤 어떡하죠? 제가 지금 좀 바빠서요..
"세훈이 일이니?"
-...어떤 쥐며느리같은.. 아, 아니에요. 세훈이는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확실하지? 준면이는 알고 있는 눈치야. 그래도 세훈이 찾는 일 방해하면 안되니까 '끊자.'하고 끊었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세훈이네 집에 찾아가는 일? 아무래도 가보는게 좋겠지? 그래. 가보는게 좋겠어.
뭘 갈아입을 시간도 없어서 그냥 겉옷만 입고 신발을 신었어. 그리고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안열리는 거야. 뭐지..?
세게 밀었어. 쿵. 하는 소리가 들려서 밑을 보니까 세훈이가 쓰러져있었어. 허..?
"세훈아..? 세훈아..?!"
"아.. 쌤 죄송해여. 올 곳이 여기밖에 없었어여.."
지금 세훈이 상태가 어떤 지 알아? 난 경수 보는 줄 알았어. 안 다친 곳이 없는거야.. 심지어 눈은 부어가지고 제대로 뜨지도 못해.
내가 다 아파.. 괜히 내 눈가에 손을 대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 또 울고 있더라고.
"..별 것도 아닌데, 왜 울고 그래여.."
"세.. 세훈아 일단 병원부터 가자. 일어날 수 있겠어?"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아. 그냥, 쌤네 집에 들어갈래여.."
도대체 이건 무슨 고집이니. 내가 얼마나 너를 치료할 수 있겠니. 기껏해야 후시딘에 밴드 붙이는 게 다란 말이야..
"이렇게 쪼그려 앉아 있으면 어떡해여.. 쌤 다리아프겠다.."
내 다리가 뭐가 중요해?! 지금 자기는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다쳐놓고..! 이거.. 설마.. 진짜 설마 세훈이네 아버지가 이런걸까..?
차라리 골목에서 초등학생들한테 맞았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지금.. 지금 이렇게 만든게 아빠라면.. 그걸 아빠라고 말할 수 있겠니?
"나한테 기대봐.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혼자 할 수 있어여.. 여기까지도 혼자 왔는데 뭐.."
문 손잡이를 잡고 일어난 세훈이가 잠시 멍하니 있더라고. 걱정되서 다가가려니까 또 움직여서 안으로 들어가.
저정도로 눈 두덩이가 부은거면, 머리에도 충격이 가해지지 않았을까? 아무리 세훈이가 괜찮다고 해도 병원 가야될 것 같은데..
"병원가면 안 되니, 세훈아..?"
"싫어여.. 진짜진짜 괜찮으니까 걱정마여. 소파에 좀 누울게여."
가는 길에 위태로워서 조금 잡아주니까 금방 의지하더라고. 그런 세훈이를 소파에 눕히고 가만히 보았어. 아 진짜.. 눈물 계속 나오네..
눈물을 닦고 다시 세훈이를 보니까 감았었던 눈을 뜨고 나를 보고 있더라고.
"울지마여. 누구 죽는데?"
"그런 말 하지마!"
소리없이 웃은 세훈이가 다시 눈을 감더라고. 많이 아픈지 좁혀진 미간이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떡해야 할까.. 일단 약이라도 발라줘야 겠지..? 침대 밑 서랍을 열어 가장 끝에 박혀 있던 구급상자를 꺼냈어. 그리고 소파 밑에 앉아 면봉에 약을 짰지.
"따가우면 말해 세훈아.. 알았지?"
"예.."
짧게 대답하는 세훈이야. 어디부터 약을 발라야할 지 모를 정도로 진짜 많이 다쳤어. 쓸리고, 까지고, 멍들고, 붓고, 피나고..
다 같은 약을 발라도 되는 걸까? 어디서 보니까 소독을 하던데.. 소독은 어떻게 하는거지..?
"세훈아.. 친구 중에 혹시 이런거 치료 잘하는 애 있어?"
"...음.. 썅종..?"
"썅종..? 아..! 종대랑 종인이 불러도 되지?"
"마음대로 하세여.. 뭘 허락을 받아여.."
떨리는 손으로 약을 짠 면봉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들었어. 종대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거니까 바로 받더라고.
-으아, 쌤 제가 지금 조금 바쁜데..
"종대야. 세훈이 여깄거든? 혹시 상처 좀 치료해 줄 수 있니?"
-오세훈 거깄어요?! 아... 아... 진짜 놀래라.. 종인아! 세훈이 쌤 댁에 있데!!
찬열이한테 말을 들은 후라서 인지, 저 다정함도 되게 신경쓰인다고 해야하나..? 이래서 모르는 게 약이란 말이 있는데..
우선 종대가 온다고 해서 조금 안심이야.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세훈이를 보는데 세훈이가 눈을 감은 그 자세 그대로 나에게 말했어.
"쌤. 제가여.."
"응? 응. 너가 왜?"
"어릴때 한 누나를 되게 존경하고 좋아했단 말이에여.."
"응."
"근데 그 누나가 우리때문에 자꾸 다치는 거예여.."
"우리?"
"네. 그때부터 저희는 함께 다녔으니까. 아무튼 자꾸 다치다가 큰 사고가 나고 그때부터 다시는, 다시는 볼 수 없었어여."
"...아.."
아... 어린 나이에 진짜 충격이었겠다.. 좋아하던 누나가.. 세훈이도 그때 생각에 울컥한 건지 목소리가 흔들리더라고. 어유.. 나도 눈물난다..
"그때부터 되게 막 살다가, 이제 정신을 차린 거거든여.."
"응.."
"근데 그 누나가 나한테 했던 말이 있어요. 그래도 부모님이라고.."
"아, 학기초 상담때 말했던..?"
"네.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래도록 남는 말이었거든여.
지금 이렇게 다 말해놓고 이런 말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아빠라는 새끼는 신고를 어떻게 해요..?"
이게 어쩌면 당연한 말이잖아. 근데 아마 세훈이에게는 굉장히 많은 고심끝에 나온 말일거야.
자기가 여지껏 좋아했던 누나에 대한 이별을 고하는 말이기도 하고, 그래도 자신의 아빠인 사람을 신고하기로 마음 먹은 거니까..
"혼자서는 힘들거야. 선생님이 함께 해줄게. 겁먹지 말고, 위축되지 말고. 알았지?"
"...네."
안쓰러워. 너무 안쓰러워. 나는 아마 세훈이의 모든 마음을 공감하지 못할거야. 감정이입이 강한 편이라 해도.. 내가 직접 겪어본 게 아니잖아.
아마 나였으면은 이미.. 이미 난.. 그래. 그랬을 거야. 그걸 혼자서 꾹 참고, 누르고, 밖에서 자 가면서.. 아.. 너무, 너무 안쓰러워..
"선생님한테 이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정말, 너무 고마워 세훈아. 신고할 용기가 더 나면 쌤한테 말해. 같이 가줄게. 알았지?"
말없이 세훈이 눈에서 눈물이 흐르더라고. 백현이가 말했듯 그 자존심이 강하던 아이가 내 앞에서 이렇게 여린 아이로 변했어.
세훈이 배 위에 올려져 있던 세훈이의 손을 잡고 가만히 토닥였어. 아무 울음소리도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더라고.
그에따라 나도 눈물이 흘렀어. 얼마나 외롭고 아팠을까..
세훈이의 눈물이 멎어갈 때 쯤 초인종 소리가 들렸어. 나는 정확한 주소를 가르쳐 준 적이 없는데..? 아이들이 우리집 주소도 공유하는 정말 비밀이 없는 사이인가..?
누구세요? 묻는 나의 말에 종대 목소리가 들렸어.
"저요!! 빨리요! 빨리!!"
뛰지는 못하고 빠르게 걸어가 문을 열어주니 종대가 빠르게 들어오더라고. 뒤따라 종인이도 들어왔어. 들어오면서 소리치더라고.
"찐따 오세훈새끼 어딨어?!"
소파에 누워있던 세훈이가 손만 들어올렸어. 종인이는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짓더니 너 죽고 나 살자며 세훈이에게 달려가더라고.
종대가 그런 종인이를 말리며 가지고 온 약품들을 테이블에 늘어놓았어.
"용캐도 이 몰골을 하고 쌤 댁에 찾아 왔네? 뭐 타고 왔어?"
"걸어서."
"의지가 대단하시네요 오세훈군. 그 의지로 공부했으면 전교권에서 노셨겠어요."
"찔리니까 그만 말 해 김종대."
"그럼 종인이 욕 들을 거야? 일부러 널 위해서 내가 말하고 있는 거구만."
야무지게 약 뚜껑들을 따면서 세훈이 심기를 건드리는 종대야. 세훈이는 그저 한숨을 쉬고, 바닥에 앉아 쿠션을 끌어안고 있는 종인이는 그런 세훈이를 향해 발을 내밀더라고.
"기분 나빠 새끼야."
"내 발가락 때만큼도 못한 새끼."
"뭐 시발. 얻어터진 애한테 더 얻어터지고 싶냐?"
"별로. 발가락 때만큼 드러운 애한테 맞긴 싫어."
"다 낫고 보자."
"친구한테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 종인아. 세훈이가 발가락 때라니. 손가락으로 정정해줘."
"그래. 이 손가락 때만도 못한 새끼야."
....이 상황은 뭘까..? 음.. 음.. 하...★ 나는 병원이네 뭐네 상당히 걱정이 됐는데 얘네들은 익숙해보여.
오히려 환자를 놀리고 있다니까..? 그.. 그래.. 확실히 안심이긴 하다..
"아, 종인아 얘 사진 찍어서 단톡에 좀 올려줄래?"
"그래."
"아 시발 뭔 사진이야 개새끼들아. 적당히 해라."
"여기보세요 세훈이. 김치!!"
종대의 말에 이쁜 척 브이를 하는 세훈이야. 아까전까지만 해도 우리 되게 진지하지 않았니 세훈아..?
이렇게 금방 아이들에게 물드는 거야..? 종인이가 웃으면서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더라고. 하.. 나도 이제 모르겠어..
곧 카톡소리가 미친 듯이 울렸어.
"쌤 매너모드몰라? 전투적으로도 울리네."
조용히 진동으로 만들고 미리보기로 카톡을 보았어. 어휴.. 아이들의 욕은.. 근본이 어디인걸까..?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준면이 욕은 익숙하지만..
저 나중에 곱등이랑 결혼하라는 백현이의 욕(?)은.. 참.. 그래..
"따가워도 참아. 알았지?"
"난 남자니까."
"뭐래 손가락 때새끼가."
"닥쳐 넌 좀. 히말라야가서 눈썰매 탈 새끼."
"칭찬 감사."
"아오, 약올라."
장난스럽게 웃은 종인이가 나를 보더라? 그러다 정색을 하며 말했어.
"세훈이 사라진 거 알고 있었으면 발견하자마자 우리 먼저 알려줘야지. 둘이서 질질 짜고 있어?"
".. 누, 누가 울었다 그래..?!"
"발연기 잘 보았어. 아무튼 다행이야 오세훈."
"꺼져."
"응 시발."
이게 남자들의 우정일까..? 그렇다고 믿고 싶네..ㅎㅎ
"맛있는 냄새 나지 않아? 이건 떡볶이 냄새인데.."
"아! 떡볶이 먹을래?? 좀.. 좀 되긴 했어..ㅎ"
"우와! 쌤이 만드신 거예요? 오세훈 좀 있다가 해줄게!"
아니..! 종대야 치료 먼저 해야지..! 종인이랑 젓가락 하나씩 잡더니 떡볶이를 찍어서 먹더라고. 세훈이가 떽떽 소리를 내지르는 것은 들리지도 않나봐.
"우와, 진짜 맛있어! 그치??"
"그러게. 쌤 은근 솜씨 좋네?"
"히히 뭘 이런 거 가지고."
"저 썅종놈의 새끼들한테 물들지 말고 나도 하나 줘여!!!"
"어? 아!! 미안!!"
포크를 여러개 꺼내서 아이들에게 건네주고 하나 찍어서 세훈이에게 갔어. 입술도 까져가지고 어떻게 줘야하나 고민하는데 그런건 상관없는듯 쫙 벌리더리고.
"아야.. 안 아파??"
"왜 쌤이 더 아파해여. 생각보다 들 아파여. 오, 근데 쌤 솜씨 진짜 좋으시네여? 미래 아내감으로 딱이네."
"뭔 개소리야 씹새끼야. 쌤 나랑 축구단 꾸리기로 했거든?"
"뭐라는거야 저 병신이.. 신경쓰지 마세여 쌤."
응.. 난 이미 너가 미래 아내감이라 했을 때 부터 아무생각이 없었어. 소파 앞에 앉아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종인이랑 세훈이를 보았어.
종대가 곁에 와서 앉으면서 말하더라고.
"저러다 하하 하며 웃을 애들이에요. 걱정마세요."
"어? 어.. 요즘은 딱히 걱정 안 해..ㅎ"
"다행이네요!ㅎㅎ"
맑게 웃는 종대야. 오히려 요즘 걱정은 너희 쌍둥이들이란다. 찬열이에게 괜히 그 이야기를 들어서..
"근데 쌤 다른 걱정이라도 있어요? 안색이 안 좋으신데.."
"아니? 딱히, 없는데?"
"세훈이 걱정되서 그러시는거라면 걱정마세요! 워낙 맷집이 좋아서 이정도로는 끄떡없어요. 그치??"
"오냐. 종대 말대로 진짜 괜찮아여. 아까부터 말했는데."
"그냥, 엄청 놀라서 그랬나봐..ㅎㅎ"
"아, 쌤 저희가 처음이라고 하셨죠?"
"응.."
"우리 조금 더 조심히 행동하자. 처음이라는데 안 좋은 인상 남기면 안되잖아. 알았지??"
"니나 잘해."
세훈이가 말하면서 웃더라고. 종대도 웃으며 반박했어.
"응. 얻어터진 애가 정말 말이 많구나.ㅎㅎ"
입을 꾹 다무는 세훈이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어. 아이들은 만나고 처음으로 웃는다며 좋아했지.
그러게, 애들 왔는데 계속 울상이었네..
"아. 오세훈 너 어쩌게? 여기서 잘거야?"
"아니. 밤이 되면 야수의 본능이 깨어나서."
"너 같은 또라이는 처음 본다. 이럴땐 조용히 있다가 밤되면 바뀌어야지."
"변태들.."
"됐고. 우리집으로 와."
"몰라아. 변백현새끼 존나 놀랐겠다."
"왜?"
"쌤이랑 약속 지키려면 가야된다고 말해서 간거거든. 내가 가고싶은 마음이 90이었는데 그 10때문에 그 새끼 질질 짜고 있는 거 아냐?"
아.. '정말 노력하고 있구나'가 느껴졌어. 말로만 일 줄 알았는데, 나름 자기들끼리 생각하고 있구나..
매우 감동이다.. 이렇게 될 거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을 거잖아. 근데도 불구하고 나와의 약속때문에 지키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따지니까 너무 미안한데..?
"아, 우리들 쌤한테 너무 민폐아니야? 죄송해요 선생님.. 주말에.."
"어? 아냐아냐! 쌤은 괜찮아!"
"그럼 하룻밤만."
"조용히 하고 따라와 김종인. 난 널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어. 오세훈, 일어날 수 있겠어?"
"응. 이정도 쯤이야."
"세훈아, 심하면 병원 꼭 가보고. 알았지?"
"네네. 걱정마세여. 가자."
일어서 있던 종대에게 손을 내미는 세훈이야. 종대도 그런 세훈이를 보며 웃더니 일으켜주더라고.
"우리 세훈어린이. 업어줄까요?"
"오냐 이 새끼야. 업어봐라 한번. 존나 쪼그만게."
"종인아.. 저 놈이 니 쌍둥이 형 놀려."
"왜 그러냐 김종대한테. 너 김종대가 얼마나 무서운 애인지 알아?"
"내가 뭘 어쨌다고 무섭데?! 어이가 없네."
다른 형제들 처럼 투닥거리기도 잘하고, 잘 웃고.. 에휴 모르겠다아.
아이들이 현관으로 나가기에 따라갔어.
"발도 아프시면서. 저흰 괜찮으니까 나오지 마세요!"
"응? 아.. 나도 괜찮은데.."
"정말 괜찮아요! 다들 같은 곳 가는데요 뭐. 그럼 쌤 내일 봬요!"
"아.. 응! 내일보자 얘들아! 요즘 지각안해서 무지무지 이쁜데 내일도 지각 안 할거지?"
"언제적 얘기를 하고 있어. 안해. 지각. 걱정 말고 쉬어."
종인이가 세훈이 팔을 잡아주며 말하더라고. 으휴, 조금만 착하게 말하면 좋으련만. 하긴, 이렇게 변한 것도 기적이지.
아이들에게 손을 흔드니 저마다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숙이며 문을 닫아주더라고.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나도 뒤돌아서 들어왔어.
항상 느끼는 건데, 아이들이 이렇게 왔다가 가면 공허해.. 설거지나 하며 나의 공허한 마음을... 배 속이 공허한건가..?! 나 아무것도 안먹었어.. 결국 내가 든 것은 핸드폰이요, 익숙하게 누르는 번호는 단골 중국집이었어...★
월요일의 아침이 밝았어. 교무실에 들어선 나는 주임선생님 앞에 앉아있는 그 아이를 볼 수 있었어.
"김병준. 말 똑바로 안하지?!!!!"
주임선생님은 많이 화가 나 보이셨어.. 아.. 이름이 병준이었구나.. 나는 쭈구리에 빙의되서 천천히 내 자리로 가는데 교무실 문이 열리고 민석이가 들어오더라고.
심쿵.. 혼나러 왔구나..? 그러나 민석이는 곧장 나에게 오더라고. 뭐지..?
"데리러 왔어요. 발은요?"
"응? 발..? 발.. 어.. 괜찮아.."
"챙길 거는 없어요?"
"아.. 아...? 이.. 있어."
내 책상위에 올려져 있던 가정통신문을 드니까 자기가 들더라고. 아니.. 혼나러 온 거 아니야..? 잠시 주임선생님 눈치를 보았지만, 이쪽을 보고서도 아무 말이 없으셔..
흠.. 아무리 우리 반이라지만 민석이도 그렇게 잘한 거는 아니었는데.. 왼쪽팔에 깁스를 하고 있는 병준이를 보면 더..
"가요. 잡아요."
민석이 팔을 정신없는 중에 잡았어. 아, 나 이제 그정도로 아픈 거 아닌데..?! 급하게 놓으니까 나를 보더라고. 쭈굴..
"왜요?"
"아니, 나 그렇게까지 아픈 거 아닌데.."
"업힐래요, 잡을래요?"
"둘 다 안하면 안돼..?"
"네."
단호하더라고. 흐어.. 그렇다고 어떻게 학교에서.. 다리 조금 다쳤다고.. 목발을 짚는 것도 아니고..
"하..학교잖아..? 하교하면, 나 데려다주는 걸로 합의볼까..?"
"네. 그게 더 좋네요."
....? 아.. 입을 열지 말까? 입만 열면 사고를 치니.. 에휴.. 그냥 민석이랑 나란히 걸어 반에 왔어. 소란스럽던 반이 급 조용해지더라고.
민석이랑 들어오는 나를 보며 앞자리에 앉은 우리반 학생이 물었어.
"쌤 다리 왜 그래요?!!"
"어? 아, 살짝 접질렸어!"
"헐!!! 조심하시지 그러셨어요.."
"어유 걱정해주는거야? 기특하기도 해라. 고마워. 오늘 조례, 딱히 없고. 민석아 그거 나 주고 들어가봐."
"나눠줘야 하는 거죠?"
"어? 어.."
"야 니네 분단 수 만큼 남기고 옆으로 넘겨."
"넘겨줄래?"
"...오글거려요."
결국 그냥 주더니 자기 자리로 돌아더라고. 그래도 고려해봤다는 거에 큰 의의를 두었어.
"이번주 목요일이 모의고사야. 준비... 했으면 좋겠고. 일교차 심하니까 감기 조심해!"
"네에!!"
아이들의 대답을 듣고 웃으며 반을 나섰어. 금방 찬열이가 쫒아 나오더니 내 어깨를 감싸더라고.
"쓰읍! 학교잖아!"
"그럼 사랑의 도피나 할래요?"
"아오! 장난 치지말고. 너 혼나니까 빨리 놔! 오늘 주임선생님 기분 안좋으셔!"
"왜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교무실에서 그 애 혼내고 있으니까. 교무실에 웬만하면 들어오지 말고. 교복 단정히 입고."
"왜요. 단추 2개 푸르면 섹시해보이잖아요."
"교복은 섹시해보이지 않아."
"내일부터 사복입고 오렵니다."
하... 그래. 입을 열지 말자. 입을 꾹 다무니까 내 눈치를 살피는 찬열이야. 오, 입 다무는 거 효과가 있는데?ㅎㅎ
"허락해주시는 거예요?"
"아니지!! 흐어어.. 못 이기겠어 진짜.. 몰라.. 맘대로 해."
"ㅋㅋㅋㅋㅋ장난이예요. 하여간 귀엽다니까. 저는 이만 가볼게요. 발 조심하시구요."
"응!"
교무실로 들어가려는데 나오던 누군가와 부딪혔어.
"미안..!"
교복이기에 그냥 사과를 했는데 그 아이였나봐. 병준이. 나를 내려다 본 병준이가 깁스한 내 발을 보고는 즈려밟고 지나갔어. 발에서 이상한 소리 났는데.. 괜찮은건가..?ㅠㅠㅠ
와, 너무 아파서 아무런 목소리도 안 나왔던 거 알아? 눈물만 찔끔 나온다는 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니야. 와.. 진짜 무섭다.. 너무 무서워..
"씨발새끼가 정신이 나갔나."
찬열이가 병준이 팔을 잡아서 돌려세우더니 그대로 얼굴에 주먹을 날리더라고. 아아아.. 막았어야 했는데.. 늦었어.
"찬열아..!"
"사과해 시발새끼야."
그 키 큰 애가 멱살잡고 위협하는데, 내가 다 무섭더라고. 주변에서 학생들은 수근거리지, 나는 밟힌 발이 아파서 차마 찬열이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겠지..
"찬열아. 준면이가 간신히 해결했는데 일 키우면 어떡해.ㅎㅎ"
종대가 다가오며 말하더라고. 찬열이는 그런 종대의 말에 숨을 크게 내 쉬더니 멱살을 잡았던 팔을 내렸어.
"선생님 괜찮으세요?"
"꺼져봐."
종대를 지나쳐 온 찬열이가 나와 눈을 마주치며 묻더라고.
"괜찮아요? 더 금간 것 아니겠죠? 병원 갈래요? ...아..?!"
갑자기 찬열이가 주저 앉을려는 거야. 그걸 종대가 잡아줬어.
"비겁하게 무릎 뒤를 치냐?"
종대의 말투가 변했어. 찬열이를 단단히 잡아주더니 찬열이가 일어나자 한걸음에 병준이 앞에 서더라고.
"너 좀 못 배웠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못 배운 티를 낼리가 없잖아?"
종대에게서 약간의 준면이가 보여.. 찬열이도 커진 눈으로 그런 종대를 보고 있더라고. 찬열이도 모르는 모습인가봐..
"애들이 좀 심한 것 같기에 좀 봐줘라. 살살해라. 주구장창 말리면 뭐해. 못배운 티가 나는 놈인데."
"뭐..?"
"찬열이가 자존심이 좀 강한편이라 아무리 잘못해도 무릎은 꿇지 않아. 나는 내 사람들 건드는 거 역겨워 해.
그게 합쳐진게 지금 이 상황이거든?"
병준이 멱살을 잡은 종대가 때릴듯이 팔을 들어올려. 허..? 이게 바로 선생님들이 말하던 종대의 모습인가..?
"조.. 종대야 잠시만..!"
말렸는데 이미 늦었나봐. 눈만 질끈 감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거야. 그렇게 잠시동안의 정적 후 종인이의 목소리가 들렸어.
"왜 여기서 나대고 있어 김종대. 그만해."
"놔봐. 지금 내가 참게 생겼어?"
"그만해줘. 어?"
"...선생님 데리고 병원이나 다녀와."
그 말을 남긴 종대가 갈라진 인파 사이로 나가더라고. 종인이가 병준이를 힐끔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해.
"적당히 나대."
그러더니 우리에게로 다가오더라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 목소리로 말했어.
"병원가자. 업혀봐. 아이씨, 왜 이런 날에 치마를 입고 오냐."
"학교에서는 존댓말 쓰기로 했잖아 븅신아."
"몰라 시발. 짜증나니까 헛소리 하지마. 쌤 걸을 수 있어?"
"어? 어... 아니..."
진짜.. 발을 떼려고 하면 너무 아픈 거 있지. 종인이가 두리번 거리더니 옆에 있던 여자애 하나에게 물었어.
"체육복 있냐? 없어도 있다고 해."
"이.. 있어..!"
"빌려줘."
"어..!"
빠르게 반으로 달려간 그 아이에 내가 다 할말을 잃었어.
"이게 삥뜯는 거지!!!"
그러다 정신차리고 말하니까 그 여자애가 와서 체육복을 종인이에게 건네주더라고. 종인이가 체육복을 한번 그 여자애를 한번 보더니 말하더라.
"미안. 빵사줄게."
그러더니 나에게 그 체육복을 주더라고. 아이고야.. 빵이라니.. 그리고 이 나이에 이게 무슨.. 안 받으니까 종인이가 교직원 화장실을 체육복으로 가리키더니 재차 주더라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가려고 했는데.. 알다시피 나, 못 걸어.. 그런 나를 깨달았는지 찬열이랑 종인이가 고민하더라고.
"..그,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리면, 보이겠지?"
"어."
"그냥 업으면.. 뒷모습 이상하겠지?"
"응."
"김준면 재력으로 출장 의사를 부르는 거야."
"니 돈이냐?"
"저기.. 이거.."
어떤 아이가 겉옷을 주더라고. 곧 종인이가 그것을 받아들더니 내 허리에 묶었어. 그리고 내 앞에 주저앉는 찬열이야.
아주, 척척이구나.. 몰라.. 그렇게 해서 병원가니까 골절이래. 의사선생님이 말하길.
"분명 조심하라고 말씀드렸는데 이틀만에 다시 오셨네요?^^"
"....죄송합니다.."
"아유, 죄송할 것 까지야. 수술 하셔야 할 것 같은데, 아니면 이정도 골절이면 깁스만 해도 돼요. 다만, 더더욱 조심해야 되는데
또 이틀만에 오시겠죠?^^"
"아.. 아닙니다.. 일단 오후에 수업도 있고.. 깁스로.. 하는 것이.."
"그러실래요? 그래요 그럼. 더더욱! 각별히! 조심해주세요. 또 보는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선생님.^^"
"네.. 선생님.."
민망함에 고개를 잔뜩 숙였어. 깁스를 해주시면서도 더더욱! 각별히!에 포인트를 주시더라고..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 강화된 깁스를 하고 나왔어. 복도에 아이들이 있더라고. 읭?!
"너네 수업은?!!"
"준면이가 잘 말했데. 지금 내 수업이 중요해? 그리고 그 씨발새끼는 그거 제정신이야?"
"아니지 아니지. 그게 제 정신이면 걘 싸이코야."
금방 또 주제를 넘겨서 병준이를 욕하더라고. 아.. 병준이라고 말하기도 싫다.. 김병준.. 그놈..!! 내가 선생님만 아니었어도 와장창감이었어.
후.. 강화된 내 발을 보았어. 초록초록하구나.. 흡.. 바지 같은 거는 어떻게 입지..? 맨날 치마입어야 겠네..? 신발.. 굽있는거 못신겠다..
아니네.. 이거 자체가 굽이 있는 거니까 굽 있는 걸 신어야 하나..?
"쌤."
"응?"
"다치지 마요."
"아, 응!"
"쌤이 계속 이렇게 다치면 우리 지금처럼 쌤 곁에 못 있을 것 같으니까.."
"그게 왜..? 내가 다치는 건, 너네 때문이 아니잖아."
"그냥.. 그냥 우리는 항상 문제아였으니까."
찬열이가 슬픈 눈을 하면서 웃더라고. 이게.. 이게 어디서부터 심어진 개인적인 생각인거야? 누가 그렇게 생각하래? 내가 보기엔 전혀 아닌데!!
"그니까 다치지 말라고. 그냥, 이 새끼가 헛소리 하는 거야. 금연때문에 존나 힘들어서 그래. 빨리 가자 학교."
뭐야.. 왜 그러는 거야.. 뭔가 기분이 이상해..
| 끄앙!!!!!!!!! |
3편에 종대가 말했던 썅!! 은 잘못 들은게 아니었던 걸로..ㅎ 차분하게 심한 말 하는 멋진 아이네요..! 아, 저번편 추천 감사합니다!!ㅎㅎㅎㅎ
와우 뮤비 보셨나요? 아.. 심장아파... 다들 미모가..!
그리고 제가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약속'이..!!!! 뼈를 묻겠어요...♥ 타이틀도 좋아요..! 엑셀에 발을 올려~ㅎㅎㅎ
놔의솨뢍 아모늭!♥(언제나 받고 있으니까 가장 최근편에 [제로콜라]요런식으로 다가와 주세요!) 똥잠/콜덕/쌍수/매매/라임/체리/게이쳐/모카/빵/바람둥이/죽지마 코끼리/구금/메리미/세젤빛/나호/스젤졸/안녕/양양/체블/Luci 꽯뚧쐛뢟/찌즈/우리니니/뭉이/도비/곰탱이/하트./삼디다스/바닐라라떼 허니/타오네엄마/똥강아지/오호랏/우유퐁당/민석아찬열해/우유/워더 청포도/뀰/카프/세젤예/밍/홍합탕/까만원두/롤롤/해가빨리가장뜨는 시동/매쑝/설림/무민이/퐁퐁클린/4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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