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미인도OST - 월야밀회(月夜密會)
第 二 章 :: 바람에 스러진 꽃 (1)
"…이런.."
화란정의 구조는 생각보다 넓고 복잡했다. 한참동안 화란정안을 헤매던 우판의 얼굴에 낭패감이 깃들었다. 화란정에 들어온것까지는 좋았으나, 정작 편지를 전해야할 민석의 방은 아무리 헤매어도 찾을수 없었다. 남들 몰래 스며든것이니 소리없이 조용히 움직여야 했기에 우판의 움직임에 제약이 더해졌다. 짧은 한숨을 쉬며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기던 우판이 화란정의 후원으로 들어섰다. 쯧, 여기도 아니군. 하며 돌아서려던 우판의 귀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소향아, 이 오라비가…"
울음소리가 참으로 절절한것이 듣는 이의 마음도 아프게 하였다. 뉘가 이리 구슬피 우는고, 하는 마음에 후원으로 들어선 우판의 눈에 낯익은 뒷모습이 들어왔다.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묻으며 우는 아이의 자그마한 뒷통수가 자신에게 엿드시오! 하고 달려가던 아이와 닮아 있었다. 자신이 아는 그이가 맞는지 꼼꼼히 살피던 우판이 종대에게로 다가갔다.
"왜 그리 울고있누?"
머리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처든 종대의 눈가가 눈물로 흠뻑 젖어있었다. 눈을 깜빡이며 우판을 바라보던 종대가 이내 고개를 다시 숙인채 울음을 터트렸다. 갑작스레 나타난 자신의 존재에 놀라지도 않는 이 아이는 그저 자신의 감정에 휩쓸린것 같아 보였다. 어깨를 들썩이며 섦게 우는 아이의 등을 토닥일까 하며 손을 뻗던 우판이 이내 손을 거두었다. 엉엉거리며 우는 종대를 잠시 바라보던 우판이 품을 뒤져 작은 손수건을 꺼내 종대에게 건넸다. 자신의 앞에 내밀어진 손수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종대가 덥썩 받은 손수건에 코까지 풀어대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팽-하고 코를 푸는 소리에 우판의 눈썹이 살짝 치켜올라 갔으나 이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 우판은 곁에있는 이 작은아이가 어서 울음을 그치길 바라며 하늘에 떠오른 달을 눈에 담았다.
"…소, 손수건은 내가 빨아다 줄게. 미안하게 되었소."
한참만에 울음을 그친 종대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된 손수건을 등뒤로 감추었다. 그런 종대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를 지은 우판이 종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에 그리 서러워 이리도 장하게 울었누? …그쪽은 알것 없소. 새치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종대가 애꿎은 바닥을 발로 쿡쿡 찼다.
"근데, 그쪽은 이밤에 여기에 왜 왔소? 이미 기방은 문을 닫은터인데. 아, 혹시 우리 기방에 숨겨둔 정인이라도 있소?"
정인이라는 말에 우판이 허허 웃음을 지었다. 정인, 정인이라. 주군의 정인이니 어찌보면 정인이 맞는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속으로 생각하며 벙싯 웃은 우판의 모습을 본 종대가 인상을 찌푸렸다. 종대는 자신의 앞에서 그저 허허 웃는 우판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에게 건네던 손수건이 고맙긴 하였으나 어쨌든 추하게 우는 모습을 들킨것도 그러하였고 자신이 묻는 말에 제대로된 대답도 하지않고 뜻모를 미소를 짓는 우판이 자신을 무시하는것만 같았다. 이보시오! 누구 만나러 왔냐니깐! 자신보다 머리통 하나만큼이나 작은아이가 꼬장꼬장 소리를 지르는 것이 우판의 눈에는 마냥 귀여워 보였다. 품을 뒤적인 우판이 루한의 편지를 종대에게 건네었다. 어찌되었든 이 아이는 여기를 잘 아는듯 하니 자신이 화란정을 계속 헤매는것 보다 나을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이편지, 민석이란 아이한테 좀 전해주련?"
"…민석이? 알았어. 아, 아니지. 내가 왜? 싫거든!"
민석이란 이름에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종대는 문득 자신이 왜 이 인간의 심부름을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에 파르르 떨며 우판의 앞에서 종종거렸다. 싫어, 싫어!
"너가 이편지 전해주면, 내가 나중에 맛난거 사줄께."
맛난것을 사준다는 우판의 말에 종대의 눈꼬리가 한껏 치켜올라갔다. 이 인간은 내가 애로 보이나? 맛난거라니! 맛난거라니! 싫다며 방방뛰는 종대의 손에 편지를 꼭 쥐여준 우판이 아직도 눈물이 맺혀있는 종대의 눈가를 부드럽게 쓸었다. 정말이야. 내가 나중에 맛난거 사줄께. 그러니 울지말고 기다리렴? 자신의 눈가를 쓰는 우판의 손길에 잠시 말문이 막힌 종대가 자신의 할말만 하고는 멀어지는 우판의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다 이내 발끈하여 소리쳤다. 야!!! 이, 이, 이 나쁜놈아!!!!!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우판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등뒤에서 들리는 종대의 고함소리가 우판의 귀에는 작은 새의 지저귐처럼 들려왔다. 주군의 명을 받들어 나온 길이것만, 종대라는 뜻밖의 수확을 얻은 우판의 눈가가 곱게 휘어졌다. 그자리에 서서 방방거릴 종대의 모습이 눈에 훤했다. 하늘이 무너진것처럼 울음을 터트리다가도 금새 소리를 빽빽 질러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통통튀는 종대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우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허허, 빽빽 소리지르는것이 작은 참새같은게 말이야, 참 귀엽단 말이지?
*
우판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 한참동안 소릴시르며 씩씩거리던 종대의 발걸음이 민석의 방앞에 다달았다. 잠든 민석이 깰까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문을 열던 종대는 잠들지 않고 자리에 앉은 민석을 보며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안잤어? 응, 잠이 아니와서… 그런 민석을 잠시 바라보전 종대가 손에 쥔 편지를 건넸다. 이게 뭐야?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뜬 민석을 향해 종대가 주먹을 쥐고 허공에 휘저으며 열변을 토했다. 몰라! 어떤 멀대같은 인간이 너 한테 전해주라하고 갔어. 참으로 뻔뻔한 인간이지! 키만 크면 단가무어? 정신머리가 그러한데 말이야, 응? 그렇지? 너도 그리생각하지? 분기탱천한 종대에게 으응.. 하고 어색하게 맞장구를 친 민석이 종대에게 살짝 등을 돌리며 편지를 뜯었다. 곱게 접힌 편지를 펼쳐든 민석이 편지를 찬찬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민석의 행동이 참으로 변화무쌍했다. 발그레하게 변하였다가, 쑥스러운듯 몸을 베베 꼬았다가, 자신의 옆에 있는 종대의 눈치도 흘끔 보았다가하며 이리저리 부산을 떠는 민석의 모습이 종대의 심기를 건드렸다. 아, 뭘보길래 이리 몸을 가만히 두질 못하누! 하며 민석의 손에서 편지를 뺏어든 종대가 편지를 소리내어 읽어내렸다.
"하늘에 뜬 달이 마치 그대의 얼굴같아 마음이 설레어, 얼씨구?
이 깊은밤 잠못들어 그대에게 이리 편지를 쓰오. 이런 미친놈. 잠 못들면 뜨끈한 물이나 한대접 마시고 퍼잘것이지 편지는 왜쓰누? "
아이참, 이리 주어. 하며 종대의 손에 들린 편지를 뺏으려는 민석의 손길을 요리조리 피하며 편지를 읽던 종대의 목소리가 그대, 연모하오. 하는 부분에서 딱 멈춰섰다. 연모? 연모오? 하며 민석을 바라보자 종대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떨군 민석의 얼굴이 붉게 타올랐다.
"이런, 우라질. 내가 너 사랑놀음에 장단이나 맞춰주고 있었단 말이야? 어?"
손에 쥔 편지를 아무렇게나 구겨 민석에게 던진 종대가 민석의 방을 나섰다. 나 내방가서 자련다! 쌩 하고 바람을 일으키며 나가는 종대의 뒷모습과 자신의 손에 돌아온 구겨진 편지를 바라보던 민석이 울상을 지었다. 씨이, 루한이 보낸 편진데. 이리 구기면 어째. 김종대 저 성질머리에 내가 제명에 못살것이다! 울상을 지은채 구깃구깃한 편지를 애써 손으로 피던 민석의 얼굴에 발그레한 홍조가 돌았다. 편지에 담긴 루한의 마음이 민석의 심장을 간질였다.
「꽃보다 곱고 귀한 그대 얼굴 한번더 봐야겠으니, 이틀뒤 우리가 만났던 냇가에서 그때 그 시간에 만나오. 내가 그대 좋아하는 당과 싸갈께. 그러니 꼭 오시오. 그리고 말이야, 이거 알고 있지? 내가 말이야, 그대를 참 연모하오. 그럼 그때 보오.」
민석의 가슴께가 동동거리며 뛰기시작했다. 응, 나도 그대참 연모하오. 얼른보고싶다.
*
루한과 약속한 날이 밝아오자 민석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꽃물로 목욕도 하고 머리타래에 진주꽂이를 꽂았다가 산호꽂이를 꽂았다 하던 민석은 그냥 붉은 댕기하나만을 매기로 하고는 화란정을 나섰다. 설레임에 들뜬채 화란정의 대문을 넘어서는 민석의 뒤로 종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늦지말고 와! 오늘 어르신이 오시기로 하였어!"
응, 얼른다녀올께! 하며 냇가를 향하는 민석의 발걸음이 나는듯 가벼웠다. 그래, 오늘 어르신이 오기로 하였었지. 드디어 기적에서 빠질수 있겠구나. 이제는 기생노릇을 안해도 된다는 기쁨과 냇가에서 기다릴 정인의 생각에 민석의 얼굴에 방긋 웃음이 걸렸다. 잠시뒤 도착한 냇가에는 그리운 이가 먼저와 기다리고 있었다.
"루한!"
무슨 좋은일이라도 있었던 건지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며 웃는 민석의 모습에 루한의 심장이 콩콩거리며 뛰었다. 혹여 이 소리가 민석에게도 들릴까 걱정된 루한이 큼큼, 하고 헛기침을 했다. 왜이리 늦었누? 미안해, 기방에 일이좀 있었어. 무슨일? 하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잡는 루한을 보며 민석이 빙긋 웃었다.
"응,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니고 좋은일이야!"
좋은일이 무언데? 비밀! 에이, 말해주어. 나중에 말해줄께. 너, 안알려주면 내가 안아버린다? 응, 그럼 안알려 줄래. 루한, 나 안아줘! 하고 팔을 벌리는 민석의 말에 루한의 목덜미가 붉게 변했다. 지,진짜 안아? 응! 당황해 버벅이는 루한을 보는 민석의 입에서 맑은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평소에 안아버린다, 입맞춤한다며 능글거리는 루한은 정작 민석이 이렇게 안아줘! 입맞춰주어! 하면 이렇게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곤 했다. 어정쩡하게 팔을 벌린채 자신을 안지도, 밀어내지도 못하는 루한의 품에 민석이 파고들었다. 어정쩡 하게 벌려져 있던 팔은 이내 든든하게 민석을 감싸 안았다. 루한의 품에 안긴채 베시시 웃음을 흘리던 민석이 옷고름을 베베꼬며 조잘댔다. 있잖아, 나 너 참말 보고싶었다? 그래서 너생각 하며 노리개나 한번 더 쓰다듬고 자야지 하였는데 종대가 편지를 전해주었단 말이지. 근데 있잖아 루한, 참말로 내가 꽃보다 고와?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조잘대는 민석의 말에 루한이 흐뭇하게 웃었다. 응, 참말 고와. 세상에서 제일 고와. 정말? 그럼. 다정한 정인의 말에 얼굴을 붉히던 민석이 루한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나, 당과주어. 당과? 응, 너가 나 좋아하는거 싸온다 하였잖니. 민석의 말에 품을 뒤적인 루한이 당과를 꺼내 민석에 손에 쥐었다. 와! 이 당과 참으로 곱다. 먹기 아까워. 루한이 건데 당과는 정말로 고왔다. 연분홍 빛을 머금은 벚꽃모양의 당과. 가만히 손에쥔채 당과를 바라보기만 하는 민석이 귀여워 루한이 민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다음에 또 가져다줄게. 그러니 어서 먹으련? 하는 루한의 말에도 한참을 망설이던 민석이 당과를 한입베어물었다. 입에 퍼지는 달달한 당과의 맛에 저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한입, 두입 우물거리며 먹던 민석이 루한에게 당과를 내밀었다. 너도 먹어. 나는 조금 있다가. 이거 하나밖에 없는데? 괜찮아, 내 당과도 있어. 정말이야? 응. 그럼 내가 다 먹는다! 그러렴.
"이 당과 참으로 맛난다!"
다 먹었니? 하는 루한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민석이 손에 묻은 끈적한 당과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루한의 품에서 일어났다. 나 손좀 씻고 올께. 하며 돌아서는 민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루한의 입가에 짓궂은 웃음이 떠올랐다. 민석아! 응? 가기전에 나 당과주고 가련? 당과?나 당과 없는데? 하며 눈을 동그할게 뜬 민석에게 다가간 루한이 민석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왜 없누, 여기 떡 하니 있는데? 하며 민석의 붉고 통통한 입술에 입맞춘 루한이 능글맞게 웃었다. 이, 이 징그러운 인간! 하며 얼굴을 붉힌 민석이 루한의 어깨를 콩콩때렸다. 아, 그당과 참으로 맛난다. 한번 더주련? 싫어! 에이, 한번만 더 주라. 응? 싫다니까! 하며 고개를 모로 돌리는 민석의 양 뺨을 붙잡은 루한이 민석의 입술에 다시한번 입맞췄다. 평소의 짧은 입맞춤이 아닌, 조금은 긴. 민석의 입술을 햝던 루한이 꾹 다물린 민석의 입술을 두드렸다. 루한의 움직임에 민석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자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루한의 혀가 민석의 입안으로 사라졋다. 따끈하고 말캉한 루한의 혀가 민석의 입안을 제 집처럼 돌아 다녔다. 여기도 살짝 찔러보고, 저기도 살짝 찔러보고, 여기도 쓸고, 저기도 쓸고. 조금은 급하기 까지한 루한의 움직임에 숨이 찬 민석이 루한의 팔을 붙잡았다. 저기, 나…숨차. 품안에서 바르작 대는 민석의 말에 루한이 천천히 입을 뗐다. 입맞춤의 여운에 루한과 눈도 마주치지 못한채 괜히 옷고름을 만지작거리던 민석의 얼굴이 능글맞은 루한의 말에 화르륵 타올랐다. 하, 거참. 맛난 당과로고.
*
루한과 헤어진후 산을 내려오는 민석의 얼굴이 곱게 물들어 있었다. 멀리서 보이는 화란정의 기와끝이 오늘따라 민석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제 곧 준면이 자신과 종대를 데리러 오면 기적에 빠질터이고, 그렇게 되면 루한에게도 조금 더 떳떳하게 연모한다는 말을 할수있을것 같았다. 어서, 한시라도 빨리 기적에서 몸을 빼고 싶었다. 마냥 루한만을 바라보며 곱고 어여쁘게 연모하고 싶었다. 세상 모든이가 천하다 손가락질 하여도 자신을 곱다, 귀하다 하여주는 루한만 있다면 천한 자신도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사람이 될수 있을것 같았다. 민석이 마음놓고 발붙일수 있는 땅, 그것이 바로 루한이었다. 입맞춤으로 통통하게 부어오를 입술을 매만지며 화란정으로 들어선 민석의 발걸음이 날듯이 가벼웠다. 종대야! 종대야! 나왔어! 정다운 목소리로 종대의 이름을 부르는 민석의 앞으로 은영이 달려왔다.
"홍월언니, 왜 이제서 온거야. 준면어르신이 오셨어. 소향언니랑 언니방에 있어."
준면이 왔다는 은영의 말에 민석의 얼굴에 미소가 차올랐다. 어르신이 오셨어? 조금은 빠른듯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방앞에 서 닫혀있는 문을 열려던 민석의 손이 방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허공에서 멈추었다.
"…싫소! 나는 싫소, 민석이 두고 어찌 나혼자 가라하오!"
울음섞인 종대의 목소리가 민석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어르신, 어르신이 민석이도 빼준다 하지 않았소! 어찌 나혼자 가라그러오! 계속해서 들려오는 종대의 목소리에 문을 여는 민석의 손이 떨렸다. 방에서 흘러나오는 종대의 울음소리와 그런 종대를 달래는 준면의 목소리. 상황이 어째 좋지않은것 같았다. 불길한 예감이 민석을 훑고 지나갓다. 드르륵 하고 열리는 문소리에 방안에 있던 준면과 종대가 민석을 돌아봤다. 그게…무슨 소리야? 혼자…? 나는… 나는 … 넋나간 사람처럼 중얼 거리는 민석을 향해 종대가 달려와 끌어안았다. 자신을 안고 울음을 터트리는 종대의 어깨 너머로 준면의 얼굴이 보였다. 이게 무슨 말이냐는듯한 눈빛으로 준면을 쳐다보자 준면이 민석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그럼.. 나는 기방에 남는것이오?"
멍하니 서서 준면과 종대를 번갈아 보던 민석이 괴로운 표정으로 씹어뱉는 준면의 말에 천천히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민석아, 너는…김대감 댁으로 가게 되었다."
김대감, 이라는 말에 민석의 눈꺼풀이 가늘게 떨렸다. 자신을 훑던 징그러운 눈빛과 몸을 더듬던 더러운 손길이 떠올랐다. 종대는 여전히 자신의 옷자락을 움켜쥔 채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민석아, 민석아. 어찌하누? 응? 그런 종대를 멀거니 바라보던 민석의 몸이 스르르 바닥으로 쓰러졌다. 민석아, 민석아! 하고 자신을 부르는 종대와 준면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몰아치는 바람에 이제 막 피기시작한 꽃이 힘없이 꺾이어 바닥으로 스러졌다. 감겨지는 시야 사이로 연모하오, 하던 루한의 얼굴이 아른 거렸다.
루한… 난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너를 다시 만날수 있기나 할까? 응? 대답좀 해주어…
| 구중궁궐과 함께하는 이쁜이들 (암호닉 받지 않습니다!) |
| 0408, 동그라미, 페라리, 창징, 쥬시쿨, 작가님내꺼, 콩쥐, 자몽슈밍, 민트, 비트겐슈타인, 빠오슈, 미니, 슬민, 나무, 강가, 꺄흥, 자판기율무차, ⊙♥⊙, 실삔, 수수, 몽몽 , 고기만두, 미개루, 빵떡이, 금붕어, 자몽, 레어닉, 머그컵, 워더, 치킨, 뀨잉, 턍큼이, 우산, 메리, 이랴, 에어컨, 레몬, 아아, 민서긩, 마카롱, 단호박, 당과, 치즈스틱, 파파야, 징징이, 종대생, 물결하트, 방, 모닝빵, 구름, 첸첸, 훈녀0412, 백월, 퐁퐁, 신죽, 낭마팬더, 청회, 지노, 됴라미, 꽃몽, 복숭아, 햇님, 극성팬, 뉴챔프, 부바비, 니베아, 웬디, 레몬티, 공룡빵, 소금징, 따르릉, 돼지베게, 먹물, 챡, 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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