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박태환 박태환. 그는 그렇게 그의 이름을 적어간다. 자그마한 여학생도 아닌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삐뚤빼뚤 씌여진 한글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박태환, 박태환.
쑨양은 박태환의 포스트를 만지작 거리며 그의 이름을 웅얼거렸다. 박태환.
“…박테…한” 중국식 발음이 잘 고쳐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그의 이름을 불렀다. My Hero, My Park.
박태환, 그는 누구이길래 이 덩치 큰 소년의 마음을 사로 잡았는가.
“Oh…” 컴퓨터 화면에는 은메달을 딴 박태환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더불어 옆에 있는 쑨양 자신까지. 다시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눈을 떼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 구깃구깃한 종이에 글을 써 내려간다. 한글은, 오묘하다. 어떻게 정말 발음하는 대로 씌여지는 건지, 고귀하다는 느낌마저 경외하다고 느껴졌다.
오직, 이 사람 때문에. 이렇게 한글을 배우고 싶었고, 대화나누고 싶었다.
“박태환…” 모니터보다 더 뜨뜨근한 자신의 얼굴을 다시 푹 숙이며, 호빵같이. 좀더 큰 토마토 같이. 그리 달아오릅디다.
환하게 웃고 있는 박태환은 참으로 귀여웠다.
[쑨양태환] 그 사람, 귀여웁디다.
항상 소망해왔다. 포스터에 당당히 붙어있는 저 사람과 꼭 대결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길 수 있기를. 우상보다는 조금 더 깊고, 숭배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고귀한 쑨양은 그렇게 운동해왔고 그렇게 연습해왔다. 그 환한 얼굴을 바라보면서 내가 그에게 기억될 수 있기를, 그렇게 소망해왔다.
“ It's okay. It's okay. ”
부적절한 판정에 이어서 조금 울먹이는 그런 박태환은, 그보다 십오센치 차이 나는 그가 보기에는 귀여워보였다. 그런 그를 멀뚱히 쳐다보다, 박태환과 눈이 마주쳤었다.
“Umm.. are you okay?”
“…Of course” 조금 벌게진 눈을 세게 비비는 박태환이 자신에게 말했다. 물론, 괜찮다-라고. 울먹이는 순한 눈꼬리에 조금 일그러져있던 입술이, 오밀조밀하게 생긴 미인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대한민국이라는 이 나라는 원래 사람들이 다 이렇게 생겼나, 그러면 길가는 사람들에게 다들 한번씩 반해볼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다르다.
“…잘 될거에요.”
“한국말 잘하네?” 아주 조금, 할 줄 알아요. 그러자 그가 수준급이야, 하면서 어깨를 툭툭 쳐 주었다.
“너는, 귀여워” 엑? 무슨 소리인가. 자그마치 십오센치 저도나 차이나는 박태환은 쑨양보다 작으면서 쑨양을 귀엽다고 하였다.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온 것 자체가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왠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디가요? 내 어떤 점이? 그는 박태환이 자신의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보는 것에 희열을 으꼈다. 올려다 보는 그 귀여움 까지. 이사람, 왜이리도
“나를 바라봐주는 모습이 꼭 예전에 나 같아서.” 그가 뺨을 조금 긁적였다. 올려다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거니까.
“아 혹시 기분이 나빴다면 sor”
“You too. park” 당신도 귀여워요, 아주 많이.
발갛게 달아오른 모습을 쑨양 자신은 아는지, 태환은 갑작스러운 쑨양의 말에 귀가 조금씩 벌게진다. 아, 덥네. 더워. 어디 차가운 물이라도 없을…
“미안하지만 더 더운거 하나 더 줄게요.”
“응…?” 빠르게 다가오는 쑨양이 무릎을 슬며시 굽혔다. 그리고 예쁘게 염색한 태환의 이마사이로 슬며시 붉은 열이 올라왔다.
“태환, 당신 너무 귀여운 거 알아요?” 그도 자신이 한 짓이 조금 부끄러운지 머리를 긁적였다. 태환의 얼굴도 정말 시뻘겋게 되었다. 혹시, 어디 아파요? 잘못 먹었어요?
“…쑨양은 바보네.”
“네?”
“너 때문이잖아.” 귀여운 태환이 슬며시 웃고, 벌게진 쑨양도 슬며시 웃었다.
그래요,
다들,
귀여웁디다.
| 작가's 타임 |
흐헿헿헿헿헿 달달하지 않다고 하면 울겁니다. 매우 많이, ....여러분도 많이 귀여웁디다♡ 처...처녀작이에요 쑨환은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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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