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태환] 그 남자, 그 남자.
01 그 남자, 향수가 아니라 달콤한 민트초코칩 향기가 난다.
W. 네온thㅏ인찡
그 남자의 인생은 순조로웠다. 중고등학생 때 꽤나 달리던 육상부였으니 폐활량에도 적당히 문제가 없었으며 또한 차가운 물과 동요되는 것을 즐겼다. 그 남자의 숙부로 되는 사람이 처음 그에게 스킨 스쿠버에 대한 것을 설명해 주었고 그 남자의 꿈, 열 아홉의 소년은 스킨 스쿠버 강사가 되는 것을 꿈으로 삼아 열심히 헤엄치고 또 잠수하였다. 고글 속으로 보는 아름다운 그 안에는 아름다운 생명력들이 충만하게 그 남자를 반겨주고 있었다. ‘매혹되었느냐’ 라고 묻는 숙부에게 당당히 자신의 뜻을 밝히며 제 꿈은 이걸로 하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그 남자의 부모님 또한 적당한 재력이 있었고 자식의 꿈을 들어줄 수 있는 의사소통도 활발하였다. 단지 건강에 대해 조금 걱정을 했지만 그 누가 열아홉의 소년을 말릴 수 있겠는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를 시기이면서도 식을 줄 모르는 그 나이에 모두들 그 남자를 보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였다. 그 남자의 눈에는 벌써부터 바다가 들어가 있었다. 깊을 수록 빛나며 짙을 수록 아름답고 햇빛에 반사된 그 모든 것들이 찬란하고 아름답게 빛났다. 그 남자를 위해 가족은 제주도로 이사왔다. 스쿠버다이빙 단체는 없었지만 배울 수 있다는 그 자체에 소년의 마음은 벌써 숍으로 달려가고도 남았었다. 늠름한 소년, 그리고 환하게 웃는 소년. 시큼하다는 그 나이에 오히려 싱그럽다는 말을 더 많이 들은 소년은 스펀지 물 빨아먹듯이 쑥쑥 빠르고 거침없이 성장했다. 육상부였던 옅은 밀빛피부에 딱 붙은 검은 웨트슈트. 지독히도 바다와 공존하며 어울리는 모습에 부모님은 더할 나위 없이 칭찬하였고 소년은 더욱 자랑스러워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 남자의 나이 스물 넷.
5년 전의 소년이 너무나 바다스럽게 자라나 있었다.
제주도의 서귀포는 아름답다. 확실히 시끌시끌한 섬보다는 역시 낳구나, 하는 생각으로 그 남자는 결린 머리를 한 바퀴 돌리며 찌뿌둥한 몸 상태를 풀어내려 애썼다. 그는 보헴 시가 모히토(Bohem CICAR mojito)를 핀다. 적당한 함유량에 이국적인 향은 그가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었다. 그리움에 취하면 카페인에 취한다고 하지 않은가. 지독히 자신과 어울리다고 생각한 모히토는 이국적이면서 조금 시원하다. 그 남자는 여기에 카페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시원한 라임이 곁들여진 모히토를 마시고 싶어했다. 가게는 조금만 더 있으면 세워진다고들 한다. 우락부락한 아저씨중 한명이 다가가 그 남자에게 다가가서는 ‘이틀 남았어.’ 하고 통보한 뒤 다시 간다. 확실히 도시가 아니라서 그런가 조금 느리기도 한데, 그 미학을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에 쑨양은 그저 카페인을 취했다. 타들어 가는 니코틴과 타르 그리고 카페인의 화려한 최상의 조합. 지구상에서 담배가 없었다면 지금쯤 담배 애호가들은 지루해서 견디지 못하고 죽어갔을 거야. 그가 큭큭 웃으며 다시 한 모금 내뱉었다.
“완벽히 떨어져 왔군.” 서울과, 도시의 인연이 끝. 그 남자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음을 뱉었다. 아무도 자신을 구속하는 사람이 없다. 아무도, 아무도. 그 지긋지긋한 모국어도 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 그 남자는 마치 도망온 사람 처럼 조금 희번뜩 거리며 웃었다. 큰 거구에 작고 잘생긴 얼굴. 그의 큼지막한 손은 길쭉길쭉해서 마치 예술가의 손 처럼 보였다. 그는 문섬 바닥에 앉아 뜨끈한 햇빛을 맞이했다. 따뜻해, 그리고
“망할 자외선, 햇빛만 줄 것이지.”
쑨양은 투정부리듯이 중얼거렸다. 누가 보았다면 영락없는 어린애 같은 표정으로 찌푸리며 땡깡을 쓸 것 같은 소년의 모습이다. 그 남자는 꽤, 많이 어려보이지만 투정과 싱그러움이 없고 조금 많은 까칠함과 야성미를 지니고 있었다. 허나 옷 입는 꼴은 정말 대학생같았다. 아래에서부터 훑어보자면 아래만 물 빠진 투톤의 개나리색 스니커즈에 찢어진 아이스 워싱 진 그리고 현란한 네이비에 물감을 뿌려진 듯 그 위에 흰 고양이, 정말 마지막으로 자외선을 향한 눈을 보호하기 위한 알 큰 선글라스. 입에 물은 담배가 슬쩍 아닌 듯 하면서도 어쩜 보기에는 화보촬영인 지도 모른다. 그 남자는 소년으로 많이 대우 받았을 것 같으며 모델로서의 대우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았다. 키가 크고 스타일도 좋고 자신의 가치를 알고 꾸밀줄 아는 그런 사람을 누가 싫어할까. 남자는 카페의 사장이다. 그리고 무턱대고 카페와 같이 제주도로 이동했다. 직원도 아무도 없고 심지어 아르바이트생 파트타이머도 없다. 우선 가게나 다 지어진 다음에 생각해 볼 문제다, 라고 기억 속으로 구깃구깃하게 넣어둔 그 남자는 아무래도 귀찮음과 약간의, 아주 많음의 헐랭함이 숨겨있을 거라 추정된다.
“이틀이라니,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일이 다 그렇지 뭐
“내일 아침까지 간판도 다 달아주고 끝내요. 더 붙여줄게요.” 얼마? 하고 물어본 그의 핸드폰에서는 왠지 입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잘생긴 얼굴이 찌푸려졌다.
“오십 더 붙여줄게요. ”
-우리가 몇명인데~
“칠십.” 그리고 톡 하고 눌러서 전화를 꺼버렸다. 물론 전화기 상으로 뒤에서 환호성이 들려온 것 같기도 하지만. 서귀포에서의 첫 카페. 나쁘지 않다. 단지 그 남자는 문명에 너무 익숙해져서 깜짝깜짝 놀랐을 뿐이다. 그 남자는 벌써 한 개피를 다 피웠는지 바닥에 담배를 지지고는 또 다른 담배를 꺼내 문다. 이국적인 향이 그의 옷깃과 입가 주변을 스치며 맴돌았다. 그 남자의 속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역시, 담배는 못 끊겠어.” 그는 코로 들어오는 향을 음미하고 그 다음은 입에 물린 담배의 필터를 아주 조금, 잘근 씹었다. 진짜 맛있어. 그의 눈가가 휙 하고 접힌다. 완벽한 반달은 아니지만 그 사이로 보이는 눈들과 눈매는 그의 매력을 한층 더 이끌어주는 피조물들 중 하나이다. 순수한 자연미인 그 남자는 어떻게 보면 귀엽고, 어떻게 보면 또 남자답다. 대학생 옷차림에 사오십대 아저씨들의 말투라니. 털썩 주저 앉은 그 남자는 주변을 둘러본다. 하늘은 한점의 섞임도 없는 순수한 하늘색이다. 어쩌면 그것보다 좀더 짙고, 더 예쁜 흰 구름들이 살랑살랑 거리며 떠 다닌다. 쑨양은 갈매기가 없다는 사실에 조금 실망했다. 어떻게 이리 하늘이 맑은데 갈매기라도 없고, 사람은 없고. 심심해 죽을 지경이었다. 서귀포에서 문섬까지의 거리는 약 십분정도 되지만 너무 일찍 나가자고 조그마한 보트의 선장에게 조르니 어쩔 수 없다며 이렇게 일찍 온 것이다. 돈에 훅간 공사장 아저씨들은 옮긴 카페들을 서귀포에서 다시 만드는, 돈 밝히는 작업에 열심히 일한다. 멀리서 보면 정말 작은 것 같은데 막상 보니 원근법에 유용히 속아 매우 컸다. 그 남자의 경우에는.
“거참 대화할 사람도 없네.” 무인도는 아니지만 사람이 없다. 아직까지는, 아무도. 그 남자는 이 아름다운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커다랗고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고 주물럭 주물럭 거리다가 잠시 손이 놓았는데 굳어버린 점토처럼 돌들은 회색으로 빳빳히 굳어져있었다. 문섬에서 바라본 서귀포는 그 나름대로 예뻤고, 또 감탄을 자아내는 경관이었기 때문에 그 남자는 만족하였다.
저 멀리서 배가 보였다. 그것도 그가 타오곤 배보다 조금 더 큰, 여러장비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누군가가 아래로 소리치는 듯 했다. 물론 너무 커서 고막을 틀어막았지만 이것도 도시와 다른 세상인가 하여 뚫어져라 보기로 하였다. 소리지르는 사람은 바다를 향해 두껍고 넓직한 안경을 던진다. 두번째 개피가 벌써 바닥났는지 세번째 개피를 입에 넣고는 라이터를 켰다. 愛炡(애정), 구질구질하게도 빛나는 사랑이라는 낡은 플라스틱 라이터는 그가 조국에 있었을 때 들고왔던 싸구려 라이터다. 기름이 없는지 자꾸 탁탁 거리다가 결국 감질맛나게 조금씩 불이 오다가 뚝 그쳤다. 만약 이 문섬에 배를 댄다면 어서 저 배를 타고 사람에게 불좀 빌리리라. 배가 참 느리다. 마치 달팽이가 태양과 승부하는 것 처럼, 뻔하지만 그것도 이기려 하는 좀 이상한 그런 배.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도착할 거면 빨리빨리 올 것이지 왜 저렇게 느긋할까. 그 남자는 담배를 잘근잘근 씹었다.
“쓰고 가!”
“괜…”
“너 이새끼 내려가서 몇미터인지도 모를 수심속으로 쳐박아 던지기 전에 써 새끼야!” 그 남자는 매우 화난 듯 하면서도 애정을 가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 조그마한 남자에게. 하여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욕하면서도 그 속에서 애정이 느껴지는 것 이라 아리송할때가 많았다. 하지만 일이년정도 살아가다 보면 이제는 거의 다 알게 된다. 호의도 질투심도 기타등등의 여러가지 것들을 구분하면 정말 이 나라 사람인 것 같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저기요!” 쑨양은 목소리를 크게 질렀다. 두 손을 모으고 편안고 크게 소리 지르자 그들은 잠시 멈칫 하다가 다시 서로들의 대화에 빠졌다. 물론 쑨양의 목소리는 배 위의 사람과 대결한다면 바로 질게 뻔하다. 그래서 들리지 않았던 것 이다. 이 사람들이, 사람 무시하는 것도 정도 것 해야지.
“저기요! 태워주세요!” 그래도 여전히 보지 않고 선상 위의 남자는 그 물속에 있는 남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점점 가까이 정착해 오는 자그마한 배. 그는 뛰어가서 그 배로 갔다. 저기요, 죄송한데 태워주실 수 있으세요?
“넌 또 뭐냐.”
“앞으로 여기서 카페사장이 될 쑨양이라고 합니다.”
“문섬에서? ” 아니요 서귀포에서요. 아아 너였군, 선상위의 남자는 찰박거리는 물에 잠시 발을 담그고 다시 바위 위로 올라갔다.
“그래서, 왜 날 불렀지?”
“저, 혹시 이거 지금 바로 출발할 수 있나 해서요, 다시 서귀포로 돌아가려고요.”
“미안한데 곤란해. 두세시간 정도 기다려 줄 수 있으면 같이 가고.”
“뭐 하는데 그렇게 늦게 가는 데요?” 그러자 사내는 코웃음 치더니 그것도 모르는 구나, 하면서 혀를 찬다. 왜요?
“오늘 스쿠버 다이빙 체험인데 우리 스킨 스쿠버가 물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얼마나 날리든지.” 아, 자신이 놀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반 이상 섞여있지만 말이야. 사내가 어깨를 으슥하자 그가 얼굴을 찌푸렸다. 잠시 갔다만 오면 안되나요? 고작 십몇분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사고가 어느 때 나는 줄 알아?”
“……”
“아 딱 몇분인데 괜찮겠지, 잠시만 괜찮겠지.”
“……”
“ ‘잠시’ 에 사람이 영원히 물 속에서 가라 앉을 수도 있지. 입 조심해.” 사내는 호통을 치듯 했지만 그리 심하게 치지는 않았고 그저 본보기만 조금 보여준 그런 느낌이었다. 완벽하게 속을 알기도 사정을 알기도 별로 중요치 않은 그 남자는 무릎을 구부렸다 다시 피며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나저나, 방금 그 작은 사람이 스킨 스쿠버에요?” 그렇기에는 많이, 체구가 작은 것 같은데요.
“너랑 차이 별로 안나.” 사내는 그 남자를 지긋지긋하다는 듯 올려답 보았다, 그럴리가. 그 남자는 조금 경악했다. 드디어 자신의 시력에 문제가 오는 것을 느꼈다. 멀리서 보았을 때 고작 머리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그 체구가 자신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니, 단단히 원근법을 무시하고 빙산의 일각을 예측하지 못한 이런 자신의 판단에 조금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 남자, 역시 아직 냉철함이 설익었다.
“백팔십 쫌 넘으니까… 넌 몇이냐?”
“이미터가 되기에 이센치 정도 모자랍니다만…” …뭐 이건 다들 괴물이냐. 남자는 잠시 한숨을 쉬었더니 자신의 머리위치와 쑨양의 머리 위치를 비교해보았다. 남자도 나름 크다는 발언을 많이 듣고 당당했지만 쑨양 앞에서는 그저 귀여운 미니어처가 될 뿐이었다. 조금 큼지막한, 그런 인형. 사내는 아슬아슬한 백팔십을 넘되 넘지 않는 그런 어중간한 키 였다. 스킨 스쿠버와 이방인들은 자신의 키를 훌쩍넘어 귀엽게까지 취급하는데, 한명에서 두명으로 늘어났으니 오죽하랴. 그는 다시 깊은 한숨을 쉬었다.
“물속으로 잠수한 그 ‘애’는 너랑 딱 십오센치 차이난다.” 그 남자는 놀랐다. 빙산의 일각, 정말, 그 자그마한 것 만 봤구나. 큰 물안경을 쓰고 잠수하는 그 모습이 왠지 왜소해 보였던 것 같다. 그 남자는 꼭 안경을 써야겠다고 다짐하며 심심한 시간을 사내와 때우기로 결심했다. 그럼 선생님은 뭐에요?
“선생님 이라니.”
“딱히 부를 호칭이 없어서요.”
“노민상, 노씨라고 부르던가.” 사내는 골격이 조금 컸지만 상대적으로 외소해보였다. 홀쭉 패인 볼들로 그런 소리를 낼 수 있었다니, 여러모로 서귀포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다르다. 도시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시 있을 것이랴, 그 남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노씨.” 어. 하고 노씨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왜.
“노씨는 바다 좋아해요?”
“…거참 붙임성 좋네, 내가 저 녀석 따라 주도에 같이 있는 거잖냐.”
“저 녀석이 어떤 존재이신데요 노씨한테?”
“친구 아들래미.” 순식아 담배있냐, 한 까치만 내놔봐. 제가 왜 순식이 입니까?
“나는 쎈 발음 싫다. 편하게 우리나라 말로 부르련다. 순식아 너 이상한거 피니, 향기가 구리구리하다.” 순간 그 남자는 자신의 담배 취향과 이름까지 농락당한 것 같지만 별로 기분 나쁘지 않았다. 마치 여태까지 아는 사람이었던 것 처럼. 이상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싱숭생숭한데 미식거리는데 편안한 느낌.
“아빠!”
“…저 놈은 담배 한번 좀 빨려 하면 꼭 일낸다. ” 잠시만 기다려. 노씨의 발은 쪼리였다, 그것도 너덜너덜한 오렌지 형광색. 시골이다보니 형형색색을 다 파는 구나 싶기도 하고 이런 색 구하기도 힘들텐데, 남자는 생각했다. 노씨의 달려가는 다리에는 시퍼런 힘줄듯이 울긋불긋 솟아있다. 한국말로 왕년에 조금 노신 분이라고 보이는 그의 다리는 나이가 들어있어도 무척이나 빨랐다. 쑨양은 노씨를 바라보다가, 노씨가 꺼내려던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러고 보니 라이터 빌려야 하는데…
“왜 그러냐.” 노씨의 ‘저 놈’은 육지로 올라왔다. 이렇게 보니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건가? 그 남자는 노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짜피 십오센치이다. 가까이에서 보면 또 작은 사이즈로 보여질 게 분명한데 노씨의 눈이 틀림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담배 필터를 질겅질겅 물었다. 아, 라이터. 손이 조금 떨려왔다. 일정하게, 그리고 계속.
“뭔 일이였냐.”
“*잔압계에서 별로 안 남아있어서 잠수실력으로 참고 있었는데 참을 수 없어서… ”
“미련한 놈.” 올라오는데 내가 손을 잡아줘야 할 일은 없겠지?
“물론! 나 혼자 갈 수 있어!” 노씨의 친구분의 아들은 그 남자가 보기에는 매우 씩씩해 보였다. 그리고 싱그러웠다. 과연, ‘애’ 라고 언급될 수도 있구나 라는 묘한 수긍감.
“위험했어.”
“아아, 알았어요 노아버지” ‘애’ 의 팔다리는 쭉쭉 길쭉길쭉 뻗어있다. 그리고 딱 붙는 쫄쫄이는 중고등학생 때 운동을 했었다는 것들이 어깨와 팔다리 근육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검은 쫄쫄이로 가려진 그 사이로 은밀한 등근육이 아찔하고 슬며시 보였다. 잔소리를 싫어하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애’의 눈꼬리가 접혔다.
“다음 부턴 조심할게요.” 하면서 웃었더니 그제서야 그 남자를 발견하고는 노씨에게 누구시냐고 ‘애’ 가 물었다.
“순식이.”
“ ‘쑨양’이라니까요?”
“…불법 체류자?”
“태환아 우리 눈감아 주자.” 아, 응. 애-태환은 안쓰럽다는 듯이 그 남자를 힐끔 보다가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순식이라고 붙여줬구나.”
“과연 내 아들.” 역시 도시와 다른 점이 있다. 개인플레이와 다수의 플레이로서 이렇게 사람을 맞깔스럽고 숨통조이게 불법 체류자로 만들 수 있는지, 그 남자는 이들의 머릿속 생각에게 찬사를 보냈다. 브라보! 어쩜 이렇게도 풍부한 상상능력으로 사람을 당혹감에 빠뜨리는 그대의 뇌와 신경에게 찬사를!
“순식씨 안녕하세요. 박태환이라고 합니다.”
“…노씨 나 불 좀.” 태환의 손이 머쓱해졌다. 태환은 혹시 자신과 노씨가 많이 짖궂었나 하고 생각했지만, 자신보다 좀, 아니 매우 더 큰 ‘순식’ 은 결코 이런 일에 미련을 둘 그런 사람이 아니라 판단하고 노씨의 장단에 같이 맞추어 준 것 뿐이었다.
“…쑨양. 국적은 중국입니다. 불법체류자가 아닌 정당한 법과 여권을 가지고 있으며 서귀포에서 카페를 열 예정이에요.” 쑨양은 노씨에게 불을 달라는 손짓을 했지만 태환의 인사를 받지 않았음으로 노씨는 쑨양에게 불을 주지 않았다.
“아, 저는 박태환이고요. 스물넷에 국적은 대한민국입니다. 정당하게 이 서귀포에서 산지 오년이 되가고 있죠.”
“혹시, 불 있습니까?”
“직업상 불보다는 물을 더 가까이 해서. 담배도 안펴요. ” 폐 나빠지면 안되거든요. 지독히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쑨양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환락의 묘미이자 최상의 니코틴과 타르와 카페인의 삼중축복인 담배도 안 필 수 있지?
“음료수 좋아하니까 카페 생기면 가서 먹을게요.”
“아, 네.” 신기한 사람이다, 그 남자는 생각했다. 이 남자는 어떻게 생겨먹은 걸까. 하도 날씨가 더워서 쑨양은 자신이 남자에게까지 관심을 가진거라 생각했다.
망할 더위같으니.
“혹시, 아이스크림 좋아해요? ”
“유제품은 우유랑 요거트 밖에 안 먹어요.” 태환이 무슨 일이 일어났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리고 그 남자. 쑨양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럼, 왜지?
“…정말 좋은 향기가 나서요.” 짭조름한 바다냄새, 그리고 푸석푸석하게 말라가는 머리카락. 하지만 윤기있게 빛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뚫고, …어찌하여 왜 그에게서 민트초코칩 향기가 나는지. 알 수 없다. 시원하고 달콤한 향이 그 남자의 손의 떨림을 멈추게 하였다.
“잘 부탁해 순식아.”
“…그래요.” ‘민트초코칩 여름소년’ . 그 남자는 말할 수 없는 말을 입안에 계속 굴리다가, 민트초코칩 여름소년 ‘본인’을 향해 웃었다. 방긋.
| 더작가는 미쳐가요, 약간의 설명이 있으니 클릭클릭 |
*잔압계(殘壓計_탱크 속에 남아 있는 공기량을 알리는 기구) , 그리고 장소는 제주도의 서귀포이지유. 현재는 문섬. 문섬과 서귀포는 약 십분정도 보트타고거리. 여러분 미치는 줄 알아쓰유. 이거 폭풍연재입니다 진짜 레알, 저는 왜 항상 어려운 것들만 주제로 잡는 지 모르겠어유. 지는 우선 야라분들과의 프라미스로 이렇게 나타났습지유. 다음화는 언제일지 글을 쓰는 쟈도 모르겠는디, 추신으로 노씨는. 노민상. 2010년에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이였지유. 이렇게나마 넣습니다. 사실 쌍용분들을 넣으랴 했는디 쟈가 그 분들은 잘 몰라가지구... 네온thㅏ인찡-인 저는 이 걸 한번 책으로 내고 싶기도 하고. 욕심도 있어서 이렇게 계속 길게 쓰게 되는 것 같십니더. 비록 별로 재미없을진 몰라도 여러분의 사랑이 있어야 이걸 때려치우든 계속 쓰든 합니더. 사랑해유 여러분 눈팅분들은 용서치않을 것이유 손팅분들은 제가 좀더 빨리 2편을 들고오는데 도움이 되시겠쥬? 자 여러분의 남자들이 드디어 만났습지유, 어떻게 될지는.....작가도 모른듸!!!!!!!!!!! 독자님 알라뷰소마치 추신으로 여기 브금이 안넣어지는 것 같아서 슬픕디다 쟈는 브금을 넣어야 더 좋기야 한디...우선 모르게쓔... 다음화에 ㅂ....뵈여우!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