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뻔한 멜로디 - Zion.T
중학교 1학년때, 같은반에 축구부 남자애가 한 명 있었는데 첫날부터 내 뒷자리에 앉았던 그 애는 붙임성이 없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내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그렇게 중학교 내내 우리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3년 내내 같은 반을 하면서, 같이 붙어다니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게 붙어있다 보니 우리는 친해질 수 밖에 없었고 고등학교가 되어서야 결국 다른 학교호 진학하면서 흩어졌지만 우리는 마치 연인같이 매일 밤마다 전화통화에, 그 애가 휴가 나오는 날이면 모든 일을 다 제쳐두고 만나고…. 그러다 보니 어느순간 나도 모르는 틈에 그 애를 친구가 아닌 이성으로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하루하루 커지는 그애에 대한 감정에 마음만 복잡했다. 그래서 기분 전환 겸 인스티즈 익잡에 들어가 글 목록을 쭉 훑어 보는데 중간쯤 되는 글에 내 이름과 같은 초성과 함께 고백하겠다는 게시글. 헐. 또 중매티즈야…. 당연히 난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랑 같은 초성인데 혹시 하는 마음에 들어가 보니 꽤 진지한 어투로 써져있는 글.
'ㅇㅇㅇ 니 집 앞이다. 너 이거 하는거 알고 있으니까 이거 보면 나와. 나 너 좋아하는것 같다.'
1. 이광훈
![[국대망상] www.중매티즈.com ver. +U20 남자 월드컵 특집, 망작주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c/b/8cb860bdef0f6fd09b1a33d472353ed9.jpg)
에이 설마…. 걔가 이런 글을 썼을리가 없잖아 그리고 걘 이런거 안한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마음은 아니라고 외치는데 몸은 벌써 현관문을 향하고 있는 나. 잠옷차림에 슬리퍼를 대충 신고 밖을 나가보는데 역시나…. 있을리가 없지. 하면서 다시 집에 들어오려는 순간 복도쪽 계단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멈칫. 혹시나 걔일것 같은 느낌에 잔뜩 긴장해 뒤를 돌아보는데 계단에서 엉덩이를 툭툭 털며 머쓱하게 날 보며 서 있는 그 애.
"…왜 이제 나왔어"
"어, 언제부터 여기…. 그럼 그 글…?"
"…봤어?"
"너… 너 그런거 안하잖아"
"니가 하니까 어떤덴가 궁금해서….니가 안읽은줄 알았어"
"…진짜야…?"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너. 그리고 한참을 아무말도 못하는 우리. 우물쭈물… 어떤 말을 꺼내야 어색하지 않은건지. 그 전에 마음부터 가라앉히고…. 하지만 도무지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쿵쾅대는 심장은 마치 쉬지않고 탈진할때까지 뛰고 난 뒤 처럼 빠르게 뛰어댔고 간질대는 마음에 얼굴 한가득 퍼지는 웃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이런 날 힐끔. 나도 그애를 힐끔. 그애가 피식 웃자 나도 그애를 따라 피식.
"…우리 그럼 어떻게 되는건가?"
"…뭐가?"
"거, 거기다 적었잖아…. 대답해 빨리. 튕기지 말고"
"…"
"…어? 빨리… 민망하잖아."
"그래서 넌 어떤 사이가 되길 바라는데?"
"…"
"거 봐, 말 못하잖아"
"…사귀자 ㅇㅇㅇ."
조금은 서툴지만 진심이 잔뜩 묻어있는 그 애의 고백에 터져나오는 벅찬 마음을 숨길 수가 없어 대답대신 그 애의 품에 와락 안겨버리는 나. 그리고 그런 나를 포근히 감싸는 이광훈.
2. 류승우
![[국대망상] www.중매티즈.com ver. +U20 남자 월드컵 특집, 망작주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9/8/998143ed145b9e29a9669739360e522e.jpg)
글을 보자마자 대박. 과 동시에 알 수 없는 끌림에 맨발로 뛰쳐나와 두리번 두리번. 그리고 멀찌감치 복도 벽에 기대어 서서는 날 쳐다보고 있는 너. 어찌 된 일인가. 우연히 집 앞에 서있던 걸까 아니면… 아니면 진짜로…. 쿵쾅쿵쾅 뛰는 가슴을 애써 숨기며 그 애에게 향하자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흠흠 하며 내 눈을 피하는 그 애. 뭘까. 고백일까 아니면 그냥 우연일까.
"…너 맞아?"
"뭐… 뭐가?"
"글 쓴거… 인스티즈…"
"…"
"…아냐?"
"…아니…"
"아니야?"
"…아니 그게 아니라…"
말을 더듬대며 당황한 목소리로 우물쭈물. 잔뜩 긴장해 너의 대답만 기다리는 내 속은 생각도 않고 대답 못하는 니가 바보같다. 그런데도 좋다 니가. 그리곤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조심스레 나 맞아. 하는 너. 그리고 이번엔 내가 니 속을 태운다. 하지만 대체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단 말야. 이 떨리는 내 감정을 최대한 네게 전해줄 수 있는 대답은 뭘까. 어떻게 하면 네게도 전해질까.
"…싫어…?"
"어, 어…? 아니 그게 아니라…"
"…나 싫으면 싫다고 해도 ㄷ…"
"그게 아니라니까…!"
"…그럼?"
"그러니까…"
"…"
"그러니까…. 니가… 나도 좋ㅇ…"
결국 화려하고 예쁜 단어로 잔뜩 꾸며진 문장이 아닌 좋아해. 이 세 글자로 대답하려 했다. 그리고 그렇게 입 밖으로 내뱉으려는 순간. 내게 다가와 놀랄 틈도 없이 해버린 첫 키스. 결국 마지막 글자는 그 애와 나의 키스 속에서 녹아들어 완성된 우리사이.
*****
집에 돌아와 벅찬 가슴으로 다시 그 애의 글에 들어가 보니 어느새 수백개의 글로 초록글이 되어있는 그 글.
댓글엔
'나 잘 됐다. 다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이 글 한마디. 그리고 내가 쓴 답글
'나도'
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싶ㅍ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요
망작도 이런 망작이 없네요. 저는 쥐구멍에 숨겠습니다. 부끄러워요 아임 샤이걸ㅎㅎ..............
이것도 글이라고 내놓은 건가. 주제도 없ㄷ고 흑흑ㅎ긓흑 어린신부 버전이나 빨리 구상해야겠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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