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편 세훈이로! 사실 소나기가 한 번 지나갈 동안 시리즈는 멤버별로 쓸까 생각중이에요. 커플링 상관하지 않고!
| 소나기가 한 번 지나갈 동안 |
오세훈,너 큰일났다. 들려오는 찬열의 목소리에 연습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세훈이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네?왜여? 세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승환 매니저가 세훈을 불러내었다. 세훈아, 잠깐 보자. 본방송 후에 곧바로 한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나온 말이었다. 이게 작은 부분 같지만, 자칫하면 나중에 네 이미지에 안 좋을 수 있다고. 가볍게 말했던 승환이 형이었는데 현재 내뱉어지는 말은 무게가 달랐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연습생 생활 내공에 세훈은 빠르게 눈치챘다. 아, 인터넷에 무슨 글이 올라왔구나…. 회사에서는 좀 더 가까이 팬들의 이야길 들어보겠다고 가입한 사이트가 몇 개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곳에서 아마 자신의 이야기가 올라왔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뻔했다. 그냥 네가 직접 보고 판단하는게 좋겠다. 승환이 형이 한마디 던져놓고 핸드폰으로 인터넷 창을 띄워줬다. 자신들의 익명 게시판이었다. 한 페이지당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게시물만 벌써 여러개였다. '세훈이 솔직히…' '아니 이것 좀 읽어줘(긴글주의)' 그 중 하나를 클릭하고 읽어내려간 세훈이 잠잠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는 답답할 뿐이었다. 어린 나이에 큰 회사에 입사해서 끝이 보이질 않는 연습생 생활만 몇 년….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모션은 기대치보다 아래. 덕분에 '망한 SM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벗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는 아이들이었다. 자신들의 회사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부분도 분명 문제였지만,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건 아이들이었다. 덤덤하게 자신의 글을 몇 개 읽은 세훈이가 다시 승환 매니저에게 핸드폰을 돌려줬다. 아,형이 말한 게 이런 상황을 걱정하는 거였어요? 애써 무게를 줄여 뱉은 말이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더 이상 무엇을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승환 매니저는 세훈을 그대로 연습실로 돌려 보냈다.
연습실로 다시 향하는 길에 멈춰섰다. 머릿 속에서 맴돌았다. 열의가 없는 것 같아. 열의가 없는 것 같은 건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멈춰선 곳 앞에 바로 있는 연습실을 들여다 보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아무것도 모르던 자신을 이것밖에 모르게 만들어 준 곳. 그 곳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컴백을 한 뒤 곧바로 나간 라디오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 전에 매일 엑소를 생각하며 기도한다고…. 자신의 말은 한 치의 거짓말도 없었다. 방송에서 말을 안 할지 언정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백현이 형이나 찬열이 형, 종대 형처럼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성격은 못 됐다. 어떻게 보면 그게 연예인으로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자질일 수도 있는데, 잘 되질 않았다. 그래도 확실한 건 제 인생엔 이것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소중했다. 방송에서 자신이 잘못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가벼워진 자신의 꿈의 책임은 결국 저였다. "하아…" 벽에 등을 기댄채로 쪼그려 앉았다. 이렇게 한 번 폭풍이 몰아치고 나면 꽤 오랜시간이 필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그 이미지 안에서 갇혀있는 자신을 꺼내기란 쉽지 않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제가 남았을까. 세훈이 마른 세수를 하며 고개를 묻었다.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주어진 시간은 남은 쉬는 시간, 그러니까 앞으로 오분 남짓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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