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이렇게 올드한 곡을 브금으로 깔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음이 끌리는대로 쓰고, 첨부하는게 제 스타일. 사실 이 노래의 해석을 찾아본다면 제 마음이 이해가 가실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 소나기가 한 번 지나갈 동안 |
처음 1위로 호명됐을 때 머릿속에 든 생각은 없었다. 아무것도. 그냥 멍했다. 내가 지금 뭘 한거지. 우리가 지금 뭘 해낸거지. 나중에서야 웃으면서 그 때 준면이 형 우는게 못생겼다느니 어쩌니 놀렸지만 정말 그 당시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다만, 몇 개월동안 내가 해야했던 것들과 하고 싶었던 것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을 뿐이었다. 울 수가 없었다. 인터넷에서 피드백을 하다가 본 글들이 생각났다. 백현이는 그래도 연습생 기간이 짧아서 안 울 것 같아. 그 글들은 순간 내게 울면 안된다는 말로 인식되었다. 너는 준면이 오빠처럼 연습생 생활을 길게 한 것도, 오디션을 열심히 보고 들어온 것도 아니고 운이 좋아 캐스팅 됐고 운이 좋아 데뷔까지의 기간이 짧았으니 이정도로 울면 안돼. 그리고 자꾸 어딘가 모를 미안함이 마음에서 녹아들었다. 많은 멤버들이 이미 이뤄놓았던 것들에 대해 내가 이만큼이라도 얹혀오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기실로 내려와서 모두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릴 때도 아무렇지 않은척 웃으면서 멤버들을 다독였다. 좋은 날인데 그만 울고 엑소 파이팅. 엑소 멋있다. 뱉어내는 말들 끝에 자꾸만 목소리가 떨렸다. 참고있는 눈물 때문에 목도, 가슴도 너무 무거웠다. 회식 후 숙소로 돌아와서 많은 축하 메시지를 뒤로 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백현이. 우리 아들 1위도 하고 좋겠네. 이제 슈퍼스타 다 됐어. 기분좋은 엄마의 음성에 또 울컥했다. 밥은 먹었고? 응 그럼 고기 먹었어. 그래, 잠은…잠은 많이 못 자지? 그렇지 뭐. 그래도 바쁜게 좋아 아무것도 안하고 준비만 하고 있을 때보다는. 밝은 척은 아니었지만 어딘가 엄마에게까지 가면을 쓰고 말하는 것 같은 아들을 엄마 또한 느꼈을 것이다. 철없던 아들이 한순간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3개의 소속사 중 하나에 들어가서 데뷔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 보여지기까지. 기간이 짧다고도 길다고도 말하지 못하지만 철없던 아들이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그저 어른 코스프레를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엄마는 알았을 것이다. 늘 하는 통화를 끊을 때와 같이 사랑해로 끝난 통화에도 나는 한참동안 액정을 들여다 봤다. 이 핸드폰 또한 저의 팬이 해준 것이었다. 몇 개씩이나 들어오는 테블릿PC, 핸드폰 등 수많은 물품에 벌써 익숙해져 있었다. 사람은 무섭다. 처음엔 그렇게 낯설고 새롭던 것도 이내 이렇게 익숙해진다. 1위를 한 뒤 눈물을 펑펑 쏟아낸 것이 별게 아닌 것 같이 우리는 그 뒤로도 흔히 '잘 나갔다.' 사람들이 말하는 대세였다. 대세 EXO, 대세 아이돌, 요즘 대세…. 1년이 조금 넘는 사이에 우리를 수식해주는 것들이 많아졌다. SM이 시대착오로 망한 신인에서 대세가 되기까지. 이제는 무대 위에서 팬들을 만나는 것이 익숙했고 공항에 가면 늘 깔려있는 팬들이, 어디서나 들이대는 카메라들이 익숙해졌다. 그치만 익숙해졌을 뿐이지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인기가 많아짐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팬들의 수도 늘어났다. 방송국 관계자분들도 인정할 정도로 어딜가나 우리 팬들이 많았다. 그에 따라 문제도 많아졌다. 공항의 인원 수는 익숙해지기 무섭게 점점 더 늘어났고, 다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늘 우리가 지나온 곳에는 SNS로 생중계 됐다. 「엑소 무개념 팬들 멘탈 쓰레기 안 치우고 가서 거기 계신 분들이 치운다고 함. ㅉㅉ 가수 이미지는 팬이 만드는건데.」 어디 가서나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런 글들이 늘어날 때마다 즐거움 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오늘은 또 누가 다쳤다고 올라오진 않을까, 다른 팬들하고 싸우진 않을까. 그들도 집에선 자신과 같이 귀한 자식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내가 뭐라고, 우리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보러 오는거지.하는 그런 생각. 그리고 바로 이것이 회사가 죽도록 우리에게 훈련시킨 것들의 대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린 다 알면서도 모른척, 그저 웃는 모습만 보여주면 되는 것이었다. 그냥, 그게 최선이었다. 행사를 하러가는 차 안에서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해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 노래 부르는 게 너무 익숙한데, 무대를 서는게 너무 익숙한데 어느 날 갑자기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면 어떻게 하지. 그렇게 내가 빛을 잃은 순간까지도 내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남아 있을까. 거품기가 빠진 모습에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남아 있을까. |
짧죠?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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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이 550만원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