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에 나는 중국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허나 내가 기억하는 나의 가장 어린시절의 초상은 미국에서부터다. 중국어보다 영어를 먼저 깨우쳤으나 아버지께
대디라는 말을 처음 건네던 날, 일주일을 걷지 못할정도로 매질을 당했다. 너의 뿌리는 미국이 아니다. 루 한. 기억해라. 그날부터 나는 중국어를 익혔다.
어느 순간 영어만큼 중국어도 능숙해졌을 무렵, 아버지께서 나를 불러다 앉혔다. 당시 12살이던 나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에서 가정교사들의 교육을 받으
며 낮시간을 보냈고 해가 지면 지하로 내려가 끊임없는 훈련을 받았다. 걷는 법보다 주먹을 강인하게 쥐는 법을 먼저 배웠다. 한번도 내또래의 아이들과
접촉해본적이 없었다. 처음엔 내가 아닌 다른 아이들도 모두 나와 같이 사는 줄 알았다. 나를 앞에 앉힌 아버지는 곧 내앞에 레이를 내보였다. 의문을 표한
내게 아버지께선 명령했다. 숨통이 끊기기 전까지 만들어라.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서도 안되고 명령에 불복과 반문은 없다. 아버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레이의 가슴팍을 발로 걷어차 쓰러뜨린 후 그가 정신을
잃을때까지 멈추지않고 온몸을 짓밟았다. 그가 미동도 없이 정신을 잃자 발을 뗀 나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매섭게 눈을 뜨며 말했다.
아직이다. 아직 맥이 눈에 보일만큼 뛰고있다.
결국 레이는 한달이 지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으스러져 그때서야 그나마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발목에 금이 가고
손목이 부러졌지만 하루도 훈련을 쉴 수는 없었다. 그렇게 레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날부터 내곁을 지켰다.
어머니를 본 기억은 없다. 그저 어린시절 미국에서부터 나를 돌봐주던 유모는 어머니의 얘기만 꺼낼라치면 얼굴이 파랗게 질려 내입을 막아서던 기억뿐이라
일곱살 이후로 어머니란 말을 입에 올려본적도 없었다. 허나 입에 올린적이 없다고 마음에서까지 잊혀진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누군가와 유대를 갖고
정을 받는 방법을 알지 못하게 했다. 그저 세상을 경계하고 짓밟는 방법만을 내게 가르쳤다. 마치 맹수의 새끼처럼 언제나 나를 사지로 내몰았다. 내게 어
린시절이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던 나날에 지나지 않았다. 그럴수록 나는 어머니에 대한 환상을 키워갔다. 어머니는 나를 따스하게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속에 나를 안아주진 않을까. 다친 나를 걱정해주지 않을까. 아버지의 거친 훈련으로 죽을만큼 힘든 날이면 마음속에서
나 스스로를 위로했다. 어머니는 어딘가에서 나를 걱정하고 있을것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어머니를 찾아갈 것이다. 그래서 악밖에 채워지지 않은 내맘을
어루만져 달라 어리광부릴 것이다.
열다섯의 봄이었다. 여전히 나는 바깥 출입을 하지 않았고 이제는 조직의 장정들과 같은 훈련을 받고 그들과 대련하며 점점 더 감정을 잃어갔다. 그러던 중
열두살의 어느날 레이를 내게 보이던 때처럼 아버지가 2년만에 나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앉거라. 여전히 아버지의 앞에만 서면 나는 온몸의 피가 마르는
듯한 기분에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손을 무릎에 가지런히 올려 놓은 나를 응시하던 아버지는 시간이 꽤 오래지난 후에야 입을 열었다.
"네 어미에 대해 한번도 묻지 않더구나."
순간 고개를 들어 아버지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봤다. 이 저택에서 어머니란 단어는 암묵적 금기어였다. 그런데 지금 아버지의 입에서.
"왜 너라고 궁금하지 않았겠니. 네가 어미를 찾아대며 견디지 못했다면 너도 피차 면치못했겠지."
"....."
"죽어간 네 형제들 신세를."
아, 알고 있다. 내게는 두명의 형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훈련을 받는 도중 죽었다. 나이차가 많치 않았지만 한번도 말을 나눠본적도 겸상해 밥을 먹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딱히 큰 슬픔은 느끼지 않았다. 아버지는 내게 형들의 시체를 야산에 내다버리도록했다. 죄책감은 없었다. 나약한 이는 죽는것이
맞다. 살아봤자 강한자의 밑에서 개같은 인생을 살게 될테니.
"네 어미는"
"......"
"한국에 있다."
그때까지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지 못했다. 한국어를 배웠지만 그나라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떤이들이 살아가는 곳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게 가장 큰 의미를 가진 곳이 될것이다. 어머니가, 어머니가 계신 나라다.
"한국 사람이기도 하지."
"........"
"곧 한국에 조직의 뿌리를 옮길 예정이다."
"......."
"내뒤를 이을 사람은 너다. 루한."
"......."
"어미를 찾아가는 것은 너의 자유에 맡기마."
"........"
"한국으로 가거라."
"........"
"가서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너의 존재를 인정하게 만들거라."
"........."
"후계자인 너의 존재를."
후계자로써 어떻게 인정을 받아야하는건지, 한국이란 나라로 혼자 떠나야하는건지 그런것들은 전혀 중요하지도 의문이 들지도 않았다.
떠난다,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한국으로.
한국에서 미국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전용기를 타고 거진 열다섯시간을 날아온 후에야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레이와 함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한국에 자리한 본부였다. 아직은 열다섯 소년에 불과한 나를 쉽게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의 아들이란 이유로 쉽게
인정해줄 이들이라면 소접의 조직원이 될 수도 없었을테니 예상한 일이었다. 곧 알게 될것이다. 곧 나를 후계자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나는 당신들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과정들을 견뎌냈고 피를 나눈 내 형제들의 시체마저 내손으로 가져다버린 사람이다. 당신들의 위에 군림할 것이다.
본부의 꼭대기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에 짐을 내리자마자 몸을 움직였다. 따르려는 레이에게 따르지말라고 말을 전했다. 나 혼자 갈거야.
"저는 곁에서 한시도 떨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명령이야."
그러자 우뚝 멈춘 레이가 곧 어쩔 수 없다는듯 고개숙여 인사했다. 늦지 않게 돌아오십시오.
한국이라는 국한된 장소에서 어머니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한국으로 떠나기 일주일전부터 어머니가 계신 곳을 수소문했고, 비행기에 오르기
세시간전, 드디어 알게돠었다. 어머니가 있는 곳. 한국의 어딘가.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평범한 주택가였다. 미국에서 바깥출입을 자주 하지 않았기에 평범함이란것에 대한 기준은 잘 몰랐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이런곳에는 평범하고 소소한 사람들이 살아가는구나. 곧 걸음을 옮겨 적힌 주소지를 찾았지만 아직은 능숙하지 못한 한국어에 예상치 못한 난항을 겪었다.
이 근처가 확실한데, 한국의 주소표기법은 익숙하지 못하다. 번지가 뭐지. 한참을 헤매고 있는데 뒤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본능적으로 몸을 숨기려는데
아직 앳된 소년의 목소리였다.
"누나! 나 오늘 쪽지시험 진짜 잘봤어!"
곧이어 들리는 목소리가 하나 더 있었다. 이번엔 차분하지만 밝은 어조의 소녀였다.
"몇점인데? 잘해봤자 70점이겠지 뭐."
"아니거든!나 오늘 85점이거든!!"
"진짜? 왠일이야 김민석이!"
"나 어제 공부했다니까! 엄마한테 말해서 피자사달라고 하자"
"그래!근데..컨닝한건.."
"아 진짜 누나!!!!!"
그렇게 밝게 웃는 소년의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항상 내가 들어왔던 고통에 찬 비명도, 눈물을 참아내려는 분노의 속삭임도 아닌 오로지 기쁨만으로
가득찬 웃음이었다.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나이의 소년은 그렇게 누나라고 부르는 소녀의 손을 잡고 내곁을 지나쳐갔다. 잠시간
어머니의 존재도 잊게 할 만큼의 충격이었다. 오롯한 십대 소년의 목소리. 그 밝은 미소. 김민석, 그게 너의 이름인가.
잠시간 자리에 서있던 나는 곧 정신을 차려 주소지를 다시 들여다봤다. 정처없이 마구 발길을 옮겼더니 어느새 적혀있는 주소지앞에 걸음이 닿았다. 이 집
에 어머니가 산다. 이런 아담하고 작은 집에. 초인종 옆에 나무명패가 달려있었다. 변상훈. 변상훈? 어머니의 이름은 아닌것 같았다. 누구지. 의문을 품고
한참을 그앞에 서있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바짓자락이 당겨지는 느낌에 아래를 내려다봤다. 어린 아이였다. 제 허리에도 닿지 않는 아주 어린.
"누구세여?"
"....."
"아저찌 누구세여?"
"...넌."
"저는 우리 엄마 아빠 아들인데여!"
"..여기가..집?"
아직 한국말이 서툴렀기에 내뜻이 정확히 이 꼬마에게 전달됐는지 모르겠다. 이집에 자신의 엄마 아빠 살고 있다는 건가. 아닌데. 내가 잘못 이해를
하고 있는것 같다. 여기는 나의 어머니가 사는 곳이다. 어째서..이꼬마가 하는 소리가 무슨말인지도 잘 모르겠다.
"녜!여기는 배켠이네 집 맞는데여!"
"...배켠?"
"제이름은 변배켠! 여섯살이고 쪼기 앞에 햇빛유치원 다니는데여!"
아니, 나는 그게 궁금한것이 아니다. 어째서 이집이 너의 엄마 아빠가 사는 집이라고 하는건지 그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집에..다른 사람..사나?"
그럼 이 꼬마의 부모와 함께 나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건가.
"아니여! 여기는 배켠이랑 엄마랑 아빠만 사는데여! "
멍하니 아이를 바라보는데 누군가 아이의 이름을 외쳤다. 백현아!
"엄마!"
아이는 팔을 벌려 내뒤로 뛰어갔다.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 내뒤에 멈췄다.
그러니까, 아이의 엄마라는 사람이 내 어머니인건가. 아니, 엄마라는 단어가 한국에서는 어머니를 친숙하게 표현하는 것이라 했는데.
"누구세요? 뭐에요 당신."
항상 나를 그리워하며 나만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짐승처럼 나를 강하게만 길러내는 아버지의 밑에서 다른 형제들처럼 내가 죽지 않을 수
있었던건 내 믿음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걱정하고 있을거야. 견뎌내서 어머니를 만나러 갈때까지 죽을 수는 없어. 하루에도 수백번씩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내뒤에서 내게 말하는 여자가 어머니가 아니길 빌었다. 짧은 순간 기도했지만 뒤를 돌아 마주친 여자의 얼굴은 지독하게도 나와 닮아있었다.
아, 그토록 내가 찾던 어머니다.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아이를 안아든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냐고 물었어요. 왜 우리집 앞에 있었어요?"
어머니의 눈엔 자신을 빼다닮은 내얼굴이 보이지 않는걸까.
"우리 백현이한테는 무슨 얘기했어요. 대답하지 않으면 신고할거에요."
지나친 경계심에 나는 알 수 있었다. 소접에서 자신을 찾아와 자신과 아이를 헤치진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었다.
".....나를..모르나."
작게 읊조린 내말에 어머니는 곧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황급히 대문을 열어 아이를 안으로 집어넣고 세게 문을 닫았다. 놀란 아이가 안에서 크게 울음을
터뜨렸지만 어머니는 곧 대문앞을 막아서며 내게 말했다.
"...소접 사람이지 당신."
".........."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아니, 아는거야 쉬웠겠지. 왜온거야"
"..........난.."
"그정도 했으면 됐지. 여기까지 찾아와서 날 괴롭혀야해? 당신네랑 이제 난 아무사이도 아니야."
".............."
"다시 한번 백현이 주변에 얼씬댄다면 가만두지 않을거야. 알아들어!!!!"
그대로 뒤돌아 들어가려는 어머니의 귀에 작게 말했다.
"아들이.."
"...뭐?"
"..아들이..하난가?"
"그게 너랑,"
"대답해요."
강압적인 말에 어머니는 입술을 깨물더니 내뱉듯 말을 하고는 대문을 열고 사라졌다.
"나한테 아들은 백현이 하나에요."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오던 모든것이 무너졌다. 나는 당신의 아들이 아닌가. 어머니 당신은 어쩌다 나를 잊었나. 아니 지운건가. 분명 저 아이와 같은
나이를 나도 지나왔다. 여섯살이라던 아이의 미소에는 그어떤 티하나 찾아볼 수 없을만큼 맑은 것이었다. 나의 여섯살은 어땠나. 장정도 소화해내지 못해
포기하는 훈련들을 견뎌내며 눈물 한방울 흘리지 못하고 자라났다. 품에 한번 안겨보지도 못하고 잠투정 한번 부려보질 못했다.
태어나서 한번도 흘려보지 못한 눈물이 흘렀다.
우는 법을 알지못하니 속이 답답해 소리라도 내고 싶은데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하지 못해 온몸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오랜시간 참아온 것들이 한번에
폭발하듯 나를 감싸왔다. 도대체 왜, 뭐때문에!!!!!누구에게 물어야할지 몰라 온몸을 뒤틀었다. 눈의 실핏줄이 터졌는지 시야가 붉어졌다. 제발..제발
지금 누가 나를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제발...제발..제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온 몸을 떨어댔다. 지금 당장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나를 단련해오던 것은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다. 이런 눈물따위
를 감당못하고 쓰러지는 내꼴이 우스웠다. 나도 다른 형제들과 같이 죽을 운명이었으니 지금이라도 따라간다고 억울할건 없었다. 그렇게 숨이 넘어가려는데,
"아, 진짜 엄마는 왜 콩나물을 사, 어!!!뭐야!!!사..사람?"
아까 나를 스쳐지나간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 내등을 붙잡는 듯한 손길이 느껴졌다.
"아니 이거 어..어떡해!!구급차!!구급차!!아닌데 나 핸드폰 없는데!!!어떡해!!이봐요!!!!괜찮아요??"
제가 울것처럼 다급히 말하는 소년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와중에도 웃음이 터졌다. 처음보는 소년도 나를 걱정한다. 어머니, 당신은 참 잔인한 사람이다.
나를 일으키려 애쓰는 손길에 몸을 맡겨 힘겹게 상체를 들어올리니 나를 보던 소년이 소리를 질렀다.
"아니 울고싶으면 소리를 내고 숨을 쉬어야지 계속 삼키면 어떡해요!!!!입벌리고 숨쉬고 소리내요 빨리!!!"
나는 소리내어 울 수 없다. 그런 방법은 배운적이 없다.
"빨리요!아니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뭐가 이렇게 한이 맺혔어!!"
소년의 말을 다 알아들을순 없었다. 하지만 곧이어 내등을 쓸어내리는 손길에 거짓말처럼 울음이 터져나왔다. 마치 다시 태어난것처럼.
갓 태어난 아이처럼 그렇게 울음이 터졌다.
악을 지르며 우는 나를 소년은 바닥에 주저앉아 계속 달래듯 등을 쓸어주고 눈물을 자신의 소매로 닦아주었다. 그리고는 품안에 파고드는 나를 잠시
어찌할 줄 몰라하더니 곧 내등을 함께 양손으로 안아 품어주었다. 그렇게 날이 저물때까지 나는 멈추지 않고 울어댔고 소년은 내등을 멈추지 않고
쓸어주었다.
벽에 잠시 나를 기대어 두더니 소년은 곧 어디론가 달려갔다. 이제 갈길을 가나 싶어 소년을 붙잡으려는데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마음을 졸이며
있는데 곧 소년이 다시 다가왔다. 그리고선 내게 무언가를 건넸다. 온기가 잔뜩 묻은 캔음료였다. 뛰어왔는지 무릎에 손을 얹어 숨을 내쉬던 소년은
내게 충격을 안겨준 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오래 우는 사람 처음봤다!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내 눈길에 민망한지 손끝으로 이마를 두어번 만지던 소년은 곧 아!하며 발을 굴렀다.
"콩나물!!!엄마가 콩나물 사오랬는데!!!"
"....."
"너 여기서 좀 쉬다가 꼭 집에 잘들어가, 왜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고보면 별거 아닐거야!!그럼 나 가볼게!!"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뒤돌아 뛰어가던 소년은 곧 고개를 돌려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외쳤다.
"그만 슬퍼해!!!!!!힘내!!!!"
아, 어머니는 이래서 나를 잊었나. 신께서 내게 너를 주시려고 어머니가 나를 지워버리게 만들었나.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올랐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힘겨운 나날들을 견뎌내던 순간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나를 희열로 이끄는 무언가였다. 그래, 너를 갖겠다. 김..민석이었던가. 어머니처럼
다른 보금자리가 생기지 않도록 너만은 내품안으로 가두겠다. 그 어느것도 너를 앗아가지 못하도록 평생을 나만 보고 나만을 아끼게 만들겠다. 너의
주변 모두를 나로 가득 채우겠다. 어머니처럼 다른 이의 곁으로 갈 그 어떤 경로도 남겨두지 않을거다.
너는 내게 다시 강해져야할 이유를 주는 사람.
태어나 처음으로 나에게 우는 법을 가르친 사람.
내등을 처음 쓸어내려 준 사람.
나를 울게 해 다시 태어나게 한 사람.
영원히 잊지 않겠다. 열다섯, 너를 처음 만난 오늘을.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