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신x홍빈] 나비의 겨울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a/a/6aafabc2f55d6e95ac131d4f6bccb2e9.jpg)
나비의 새하얀 날개에 소복소복 내리던 눈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나비는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날갯짓을 했지만, 그를 지켜보며 나비와 닮은 새하얀 결정체를 내리던 하늘은 나비의 몸부림을, 아름다운 춤사위라 생각하고 더 많은 눈을 내려주었고, 나비는 하늘을 원망하며 죽어갔어요. 당신은, 내게 하늘과도 같아요. 알아 들어요? [효신X홍빈] 나비의 겨울5 by. 진라면 새하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던 효신이 이내 잠에 들지 못 하고 몸을 일으킨다. 침대 옆의 창문을 통해 햇빛이 비춰 들어온다. 비가 내린 뒤라 아직 날씨는 흐릿하다. 그래서 비춰오는 햇빛이 더 나른하고 평화롭다. 창문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린 효신이 침대 옆 작은 탁자, 그 위에 놓인 웃고있는 홍빈의 사진을 보고 이미 하얗게 질려 볼품없이 터버린 입술을 깨문다. 홍빈이 사라진지 한 달이 지났다. 한 달 내내 맛 본 것은 바닥까지 치닫은 절망과 허전함. 푸석푸석해진 피부 위로 마른 세수를 하던 효신이 탁자 위를 더듬어 핸드폰을 집어들고 열한자리의 번호를 눌러냈다. 떠나갔다면 찾아오리라, 네 날개를 부러트리는 한이 있더라도. 쇼파에 몸을 깊숙히 묻은 채 꼰 다리를 신경질적으로 떨던 효신이 백금발의 머리를 쓸어넘긴다. 평소에 즐겨입던 화려한 모양새의 옷이 아닌 하얀 셔츠에 까만 바지, 세련된 디자인의 선글라스. 깔끔하게 정돈된 사무실은 제 것이 아님에도 답답하다. 제 무릎 위로 올라와 온갖 교태를 부리는 새하얀 색의 고양이를 내려다보던 효신이 느릿하게 손을 뻗어 고양이의 귀 뒤를 긁어준다. 갸릉갸릉거리던 고양이는 갈색의 원목 문이 열림과 동시에 효신의 무릎에서 내려와 도도한 걸음걸이로 제 주인에게 가 그의 단정한 구두 위로 얼굴을 부빈다. 그런 남자를 고개를 돌려 바라보던 효신이 한 쪽 입꼬리를 올려 웃음을 지어낸다. 오랜만이야, 형. 효신과 꼭 닮았으나 자유분방한 효신의 분위기완 다르게 단정한 분위기를 풍기는, 효신의 친 형인 효준이 개구장이처럼 웃고있는 효신을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려냈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쌀쌀맞기는, 그냥. 다시 제 무릎위로 올라온 고양이를 쓰다듬는 데 정신이 팔린 효신을 보던 효준이 한숨을 쉬며 그의 앞에 앉는다. 그런 효준을 힐끔 보다가 책상에 놓인 명패를 바라본 효신이 자세를 바로 해 앉곤 그와 시선을 맞춘다. 대표이사 박 효준. 제 형은 할 수 있을것이다. 제가 한 달 동안 하지 못 한 그 일을. 사람 하나만 찾아줘. 사람? 사람은 왜. 부탁이야, 형. 어릴 적부터 부모님 속을 썩이고 다니던, 생각없는 양아치였으나 늘 저 꼴리는대로 해도 뭐든지 이루어내던 얄미운 동생이 눈물을 글썽이며 제게 부탁을 하고 있다. 분가를 한 이후로는 거의 7~8년을 보지 못 했던 동생은 많이 말라있었다. 목 끝까지 잠겨있던 셔츠단추를 두어개쯤 풀어낸 효준이 마른 세수를 해냈다. 형, 제발.. 간절한 효신의 애원에 작게 앓는 소리를 낸 효준이 효신과 눈을 맞추었다. 누굴 찾으면 되는데. 여전히 적응이 되질 않는 높은 빌딩을 돌아보던 효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젠 홍빈의 소식을 기다릴 일만 남았다. 권력이란 것이 부담스럽고 싫어 일부러 사고를 치고 높은 자리에 위치한 부모님의 속을 썩였다. 또 패션 쪽으로 발을 딛어 악착같이 정상으로 올랐다. 하지만 늘 그랬듯, 또 홍빈때문에 안 하던 짓을 하게 되었다. 제 형은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의 대표이사다. 권력을 이용하는 건 싫지만, 이것이 제일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라는 건 확실하다. 다 너를 위한 것이다. 담배를 입에 물고 필터를 잘근거리던 효신이 여전히 빌딩을 올려다보던 시선을 거두고 걸음을 옮긴다. 홍빈아. 상체를 다 덮을 정도로 큰 담요를 어깨에 두르고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서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홍빈의 모습에 원식이 다가가 그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조금은 자연스러운 모양새로 원식에게 기댄 홍빈의 눈빛이 젖어있다. 걱정스레 그를 내려다보는 원식에 홍빈이 손으로 얼굴을 가려낸다. 며칠 새 심하게 앓았던 홍빈에겐 아직 미열이 남아있었다. 그의 이마를 짚어낸 원식이 홍빈이 손을 잡고 끌어딩겼다. 들어가자. 좀만 더 있을래. 제 품에서 빠져나와 다시 난간에 기대서는 홍빈에 원식이 발코니의 유리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선다. 곧 두터운 담요 몇 장을 더 들고 온 원식이 홍빈의 어깨 위로 차례차례 덮어준다. 밤 하늘이 무거운 느낌을 줄 정도로 짙은 밤이었다. 별도 보이지 않는 새까만 어둠. 그런 하늘을 멍하게 쳐다보던 홍빈이 눈을 감았다. 곧게 뻗은 눈꼬리를 타고 눈물이 흘렀다. 원식이 눈치채지 못 하길 빌며 눈물을 손등으로 대충 훔쳐낸 홍빈이 원식을 지나쳐 방으로 들어선다. 그런 홍빈의 뒷모습을 유리문 너머로 바라보던 원식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발코니에 자리한 의자에 주저앉는다. 이게.. 내꺼야? 세련되게 장식된 하얀색의 겉표지는 새하얗던 제 방을 떠올리게 했다. 저의 첫 앨범이다. 오롯이 제 목소리로 꾸며져있는 앨범. 겉표지 구석에 금색으로 새겨져있는 Hong Bin이라는 필기체가 묘한 흥분감을 불러일으켰다. 빈아, 이제 니 목소리가 세상에 나가는거야. 고마워, 식아. 환하게는 아니더라도 오랜만에 밝은 웃음을 띄워낸 홍빈에 원식이 마주 웃으며 홍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머뭇머뭇하던 홍빈이 원식의 목을 감싸안았고, 제 어깨에 얼굴을 묻은 홍빈을 바라보던 원식은 젖어가는 옷자락을 느끼며 한참을 홍빈의 등을 토닥일 수 밖에 없었다. 하. 짧은 헛웃음을 지은 효신이 손 안에 쥐어진 하얀색의 앨범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발매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라 했다. 또한 미국에서만 판매되는 앨범. 앨범의 가장 뒷쪽에는 소속사 이름과 작곡, 작사가 이름이 쓰여져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이름은 Ravi, 김 원식. 앨범을 테이블 위로 신경질적으로 내팽겨친 효신이 검지손가락으로 테이블 표면을 두드리고 있는 효준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래서, 얘는 어디 있는데?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내슈빌은 음악의 도시로도 유명한 곳이다. 흔한 버스에도 뮤지션들의 사진이 붙어있는 곳. 작정하고 갔구나, 미간을 찌푸린 채 신경질적으로 다리를 떨던 효신이 찻잔을 들어 식어버린 녹차를 입 안 가득 머금는다. 그 모습을 빤히 보던 효준이 품 안에서 조용히 봉투 하나를 꺼낸다. 봉투로 시선을 옮긴 효신이 궁금한 빛을 띄운다. 이게 뭐야? 다녀와, 만나면 애한테 괜한 성질 부리지 말고. 미국 테네시행, 이틀 후의 날짜가 적혀있는 비행기 티켓이 들어있는 하얀 봉투를 받아든 효신이 쓴 웃음을 지으며 가방 안에 봉투를 밀어넣었다. 나 깜짝 멘붕이야...☆ 이번 화는 뭔가 많은 걸 보여드려야 다음 이야기가 손 쉽게 진행될 것 같아서 막 썼더니 급전개가 쩌네용.. 이번 화는 다시 시작된 대장님의 집착과 원식이에게 익숙해져가는 홍빈이랍니당. 똥을 투척한 진라면은 사죄를 드러용 흑흑 다음번엔 급전개 안 할게요 흑흑흐극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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