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민석찬열경수세훈종인백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적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60221/40a968fe3725625ec077221cc40fb678.jpg)
일체유심조
一 切 唯 心 造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쏘크라테스
16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적
백현은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아이가 일어날 때까지 계속 옆을 지켰다. 이 그린내에 있던 기생들은 백현에게 잘 보이려 늘 이양을 떨었었다. 찬열과 친분이 있어서, 찬열에게 잘 보이려면 일단 백현을 거처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백현은 자신을 보면 살갑게 웃다가도 뒤만 돌아서면 욕을 해대는 기생들을 상종하기 싫었다. 그래서 백현이 처음 온 날, 백현은 늘 구석진 방에 틀어박혀 눈물만 쏟아냈다. 금방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구석진 방에 어느 여인이 찾아왔다. 일반 기생들보다 연륜이 있는 높은 직위의 여인이었다. 그 여인은 다른 기생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기품과 우아함, 그것들은 그 여인에게 함부로 다가갈 수 없도록 만든 장치같은 것이었다. 여인은 백현에게 찾아가 어깨를 다독여주며 말했다.
"괜찮다, 여기에 있으면 다 괜찮다."
"누구세요."
"나? 여기 모든 것을 파는 계집년이지."
백현은 그 여인을 어머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쯤 자신이 벌어다 준 돈을 품은 채 울고 있을 진짜 어머니가 아닌, 모든 것을 다 털어놓아도 좋을 만큼의 어머니. 백현은 여인을 의지하며 따랐다. 여인은 홀로 있는 백현의 옆에 늘 서주었다. 다른 기생들이 백현에게 친한 척을 하러 다가오면 여인이 대신 백현을 가려주었다. 기생들은 여인의 기풍에 눌려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했었다. 백현은 그런 여인에게 매일 고마움을 느꼈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여인은 백현에게 말버릇처럼 괜찮다라고 말해주었다. 어느 더러운 성품을 가진 양반이 백현을 손대려 했을 때도, 백현이 노래를 부르다 술에 취한 양반에게 손찌검을 당했을 때도 여인은 백현을 데려와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백현은 여인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을 느껴 자신이 양반에게 선물 받은 비녀를 여인에게 선물해주려 했다. 백현이 여인의 방으로 찾아갔을 때 여인의 방에는 찬열이 있었다. 여인은 찬열의 목에 손을 두르기고는 한 마리의 뱀처럼 매혹적이게 손을 두르고 있었다.
"도련님, 도련님은 어찌 한낮 기생들에게 손 한번 대지 않으십니까."
"너희는 한낮 기생들이 아닌 내 가족이니 그렇다."
"가족들을 이렇게 굴리며 돈을 벌으면서, 잘도 가족이라 칭하시는 군요."
"그래서 싫더냐."
"아뇨, 그저 도련님이 탐이 났을 뿐이옵니다."
백현은 그 순간을 보고 몸을 숨겨야 했다. 그리곤 입을 다물며 살았다. 그 순간을 자신이 알아선 안된다고 생각해 그저 입을 다물었다.
여인의 행각이 발각된 날, 찬열은 여인을 지하실로 끌고 갔다. 여인은 다른 기생집의 포주에게 이곳 그린내의 정보를 하나씩 빼앗아 넘겨주었고, 그 대신 엄청난 양의 돈을 얻었다. 그 사실을 안 찬열은 처음으로 지하실에 여인을 집어넣은 것이다. 백현은 여인의 옆에 있으면서도 여인이 그런 짓을 꾸몄다는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자신을 버리고 가버린 여인을 보던 백현은 분노라는 감정보단 그리움이란 감정을 먼저 느껴버렸다.
지하실은 그저 창고로 쓰였던 곳이었다. 하지만 여인이 들어간 뒤로는 기녀들이 지내는 정사의 방으로 쓰이게 되었다. 백현은 그 뒤로 여인을 만나볼 수 없었다. 여인을 잘 따랐던 백현은 순식간에 여인이 사라지니 향수병이 걸린 사람처럼 매일 야위어 갔고 찬열은 그런 백현을 데리고 지하로 내려갔다.
백현은 회상에서 깨어나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밤새 서럽도록 울었던 아이의 모습을 보자 예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던 백현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저 곳에 홀로 갇혀 있었을 아이를 보자 왠지 모를 동질감이 들었다.
"괜찮아, 여기에 있으면 다 괜찮아."
백현은 여인이 자신을 다독여주었을 때 처럼 아이를 다독여주었다.
/
이른 아침, 세훈은 어제 저를 만나지 못한 경수에게로 찾아갔다.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경수를 보며 세훈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경수 또한 기분이 좋아보였다. 서로 마주보며 앉은 두 사람은 왠지 말할 것이 많아보이는 어린 아이들 같아 보였다.
"세훈아,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좋은 사람이라니."
"향기로운 꽃내음이 나는 여인이다."
"답지 않게 꽃내음이라니. 어떤 가문의 여식인데."
세훈의 말에 잠시 경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잘게 떨리는 경수의 눈동자를 본 세훈은 잠시 말을 멈춘 경수를 보고는 알 것 같단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생이구나."
"응, 어제 너를 만나러 갔다가 만난 여인이다."
"아버지가 아시면 어쩌려고."
"그래서 확인해보려고, 한 번 떨리는 풋사랑인지 아님 진정한 사랑인지를."
경수는 빠르게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그 여인을 떠올리곤 미소를 흘렸다. 세훈은 자신의 앞에서 여인을 생각하는 경수를 보며 생각했다. 저정도로 마음에 든 여자면 어떤 여자일까 하고말이다. 자신과 함께 생을 살아오면서 경수의 저런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세훈이었다. 세훈은 그린내에 있는 기생들을 한번씩 다 떠올려 보았지만 누가 경수의 마음에 들었는지는 가늠할 수 없었다.
"그나저나 넌 무슨 일로 기분이 좋아보이냐."
"아, 나도 신경 쓰이는 여자 한명이 생겨서."
"정말로? 어떤 여인인데."
"있어, 계속 궁금해지는 사람."
세훈은 잠시 그 여자를 떠올렸다. 자신이 비(秘)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던 여자, 숨기는 게 많아 계속 파헤쳐보고 싶은 여자.
그 둘은 몰랐다. 자신들이 연모하게 된 여자가 같은 여자라는 것을. 세훈과 경수는 서로를 마주보며 자신을 스쳐지나간 여인에 대해 떠올렸다. 꽃내음이 나서 나비인 자신이 계속 머물러야 할 것 같은 그런 여인을.
+
많은 분들께서 점점 일체유심조를 봐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한 하루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암호닉을 받으까 하는데요!
댓글로 암호닉을 주시면 제가 반드시 기억해서 연재를 할 때마다 꼭 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 글인데도 이렇게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쭉 연재 이어갈테니까 많이 댓글도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다음 글
이전 글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