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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다각] 신기루의 암살자 01 | 인스티즈 


 


 


 


 

한낮의 유흥가는 꽤나 조용했다. 밤이 되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야한 옷을 입은 여자도, 주춤거리거나 당당하게 들어가는 다양한 나이대의 남자들도 보이질 않았다.
순영은 제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지훈의 출입을 자제시켰다.

 

루이지의 본가는 유흥가를 지나 깊은 골로 들어가야만 하는 곳, 속세로 나가려면 꼭 그 곳을 지나야만 했기에 찝찝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 밤되면 장난 아닌데 그치?"

"법적으론 넌 아직 입에 술도 못대지 안그래 버논?"

"마피아가 법도를 따진단 말이야? 와…"

"우린 그냥 일개 깡패가 아니야"



어깨를 으쓱하던 버논의 시선이 오른쪽으로 돌아갔으며 이내 수상한 웃음과 함께 휘파람을 불어댔다. 그의 시선이 머무른 곳에는 옷을 입은건지 벗은건지 모를 여자가
오늘 새벽 깜빡하고 끄지 못한 간판 불을 끄러 나왔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고는 야릇한 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며 살짝 귀가 빨개진 듯한 지훈이 입술을 꽉 깨물고 버논의 뒷통수를 세게 내리쳤다. 한눈 팔면 죽어.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매만지는 버논에 지훈이 코웃음을 쳤다.










"난 원피스라는 만화를 참 좋아해"



남학생들은 본인들이 아는 단어가 언급되자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해적이지. 분명 선량한 시민을 약탈하거나 협박을 하는 해적단은 아니었지만 그건 만화라서 그래. 확실히 착한 악당이 있을 수도 있어, 본성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놈들. 여기서 우리는 알아야 해. 어쨌거나 그들은 악당이고, 좋은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거."

"마피아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실제로 이탈리아 남부지방의 60퍼센트 이상이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라는 'Pizzo' 라는 협박을 받아. 그런데 신고율은 10퍼센트 미만이지. 마피아라는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세력인거야. 아직 뉴욕은 그 쪽 보다는 '덜' 한편이지 '착한' 편이 아니다. 요새 마피아가 난리인 거 알지? 조심해라. 너네가 다치면 나도 슬플거다"




선생님의 그 말을 끝으로 수업이 끝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수업 마지막에 들은 선생님의 충고는 석민의 꿈을 더욱 더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었다.
두근대는 가슴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난 석민이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고서 고개를 돌리자, 창문 밖에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로빈이 보였다.
 


 


 

"방금 종 쳤잖아, 얼마나 빨리 뛰어온거야?"

"Hey bro, 나 학교 때리치우고 공무원 시험칠까??"



똘망똘망한 눈으로 석민을 올려다보며 진지하게 말하는 로빈에 어이가 없을지경이었다. 지금 이 순간 공부하는 것이 싫어서 현실을 도피하려 하는 그의 모습.
팔랑귀라는 단어가 있다면 그에게 아주 적합한 말일 것이다. 한숨을 쉬던 석민이 로빈의 이마를 톡 하고 치고서 '헛소리하지마' 라는 말과 함께 교실문을 나섰다.
그 순간, 교실에서 들려오는 굉음에 석민과 로빈이 몸을 움찔했다. 천천히 뒤를 돌아 교실안을 둘러보자, 그 곳에는 죽은 듯 넘어져 쓰러져 있는 명호가 보였다.




"…며, 명호야!!"



아무런 조취도 취하지 않은 채 그저 웅성웅성대며 어쩔 줄 몰라하는 친구들의 반응에 석민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게 중에는 '동양인 녀석들은 원래 이렇게 몸이 약하지?' 라고 중얼거리는 목소리도 섞여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밀치고서 명호를 안아 올린 석민이 화를 꾹꾹 눌러담으며 말했다.



"약한 건 네 놈의 머릿통이겠지"



뒤에서 들려오는 여러가지 욕설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석민은 그대로 보건실로 뛰었다. 아마 작년 말 부터였을 것이다 명호가 이렇게나 몸이 약해진 건.
석민은 뉴욕에 아주 오랜시간동안 있었지만 명호는 작년에 중국에서 전학온 학생이었으니까.
식은땀을 흘리며 헛소리를 중얼거리는 명호를 보며 석민이 이를 꽉 깨물었다.


 


 


 


 


 


 

"너무 세게 흔들었잖아, 그럼 보기 안 좋다구"

"그치만 이렇게 해야지 더 잘 섞이는 걸?"

"에이 형 그냥 정한이 형 시키는 대로 해요, 잘 하지도 못하면서~"

"…너보단 잘하거든?"




센트럴파크 유흥가에 위치한 'Memory' 주점. 이 근방에 다양한 주점과 유흥업소들이 있지만 유독 이 곳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정한과 지수의 외모가 한 몫하고 있었다.
남자들조차도 정한과 지수를 보러 온다는 것이 문제지만.




"찬아, 테이블 닦아야지"

"엑- 벌써 3시? 와… 뭘 했다고 시간이 이렇게 빨리가"




찬이가 메모리 주점의 서빙을 맡게 된 것은 그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었다. 오갈 데 없는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몇년 째 정한과 지수가 돌봐주고 있으니, 어느샌가 부터 그들에 대한 마음이 존경심을 넘어 충성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가슴이 인정하고 있는 듯 했다.



-짤랑



"어서 오ㅅ…"




씨익 웃음과 동시에 들어온 그의 얼굴을 본 정한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셨다.




"아직 영업 안해"

"그럴거면 인사는 왜 했냐… 놀러 온 거 아니니까 표정 풀어라"




승철이 의자에 뱅글 돌려 앉으면서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무언가를 꺼내 테이블 위에 탁 하고 올려놓았다.
 

거꾸로 놓여진 종이에 지수가 의아한 표정으로 빙글 돌려 보고서 승철을 쳐다봤다.




"어릴 때 사진이야. 찾아줘. 자취를 꽁꽁 감춰서 모르겠어. 본가도 옮겨버렸고"

"…아니 왜, 영입하게?"

"오호-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 순순히 따라줄진 모르겠지만 그 꼬맹이가"

"일단 해 볼게"




그러니까 이제 꺼져- 라고 정한이 형이 말 해 줬으면 좋겠다… 속으로 끙끙 앓던 찬이가 얼음이 담긴 물잔을 승철앞에 내려다 놓았다.
머리가 당기지도 않는지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킨 승철이 3달러를 테이블 위에 얹어놓고서 찬이의 이마를 탁 하고 때렸다.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여"




그리고서 뭐가 그렇게 웃긴지 킬킬대며 나가는 그 모습이 짜증나기 그지없다. 승철이 사라짐을 확인한 찬이 발을 쾅쾅 쿠르며 성질을 냈다.




"우리 옮겨요!!!! 이왕이면 립퍼스트나 루이지가 좋잖아!!! 착한 놈들이라고 소문도 났는데!!"

"착한 마피아가 어딨어. 정한아 나 칵테일 재료 좀 사올게"

"어어- 형 내가 갔다올게요!!"

"무슨, 넌 테이블이나 닦아. 그리고 윤정한 좀 잘 지켜, 여자가 아니고 남자가 채갈라"
 


 


 


 

지수가 키득거리며 지갑을 챙겼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한 정한이 너나 잘하셔… 를 중얼거리며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버논과 지훈은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발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순영이었다면 무시하고 가자고 했을 터이지만 호기심 많은 버논과 지훈은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며 소리에 가까워지려 애쓰고 있었고 서로의 모습을 발견한 둘이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형, 호시형한테 혼날걸"

"뭐 어때, 돕고 사는거지"





원인불명의 소리에게로 점점 가까워질 수록 들려오는 목소리에 욕설이 섞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간을 찡그리게 만들 정도로 시끄러운 고함소리에 버논이 급히 귀를 막았고  지훈이 얼굴을 찡그렸다.
 

아직은 앳되보이는 소년이 길거리에서 엎드려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고 있었다.
 


 


 


 

"놔!!!!!!!!! X발!!!!!!!! 꺼져!!!!! 제발 좀 사라지란말이야!!!!!!!"




사람들은 관심을 갖기는 커녕 오히려 무시하고 지나가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팔을 휙휙 휘두르며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소년에 지훈이 울컥하고 그에게로 달려갔다.
이내 소년은 자신의 머리를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에 세게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 단단한 바닥에 부딪혀 그런 소리가 날 정도면 상처의 크기는 보장 못한다.
그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핏줄기가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그에게로 달려가던 지훈이 잠시 주춤했다.





"분홍색이 반에다가 검은색이 반… 분홍색이 먼저 보이고 검은색이 나중에 보였다…라…"




지훈의 예지는 색으로 나타내어지거나 그 가까운 미래의 형상이 흐릿하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 중 색으로 나타내질 때에는 좋은 일이 분홍색, 나쁜일이 검은색으로 표현되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한꺼번에 섞여서 온다는 거야 아니면 좋은 일이 먼저 일어나고 나쁜 일이 나중에 일어난다는거야…"




당황스러워하는 지훈의 어깨를 홱 하고 잡아챈 버논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형, 쟤 머리박고 난리치는 거 안보여? 어떡할거야??"

"아, 으응…"



정말로 그아이의 상태는 심각했다. 맘약한 지훈에게는 지금의 예지보다는 이 소년이 훨씬 더 걱정되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소년을 데리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일 뿐더러 머리에 피를 흘리고 미친듯이 발악을 해대는 소년을 업고 간다면 주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한솔아, 잠시만 먼저 걸어가봐. 얘한테 몇마디만 하고 갈게”

“에에-? 아,응… 천천히 걸어갈테니까 빨리와”
 


 


 


 

먼저 버논을 보낸뒤 아직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땅에 머리를 박는둥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는 벌벌 떨고 있는 소년에게로 지훈이 다가갔다.
머리에서 나는 피에 코피에 있는 피 없는 피 다흘리며 또다시 머리를 박아대려 할 때,

 


 


 


 

“건들지마!!!!!!!!!!!!!!!!!!”



예상대로 자신의 몸을 댄 지훈이 경멸스러운지 온 몸을 바들바들 떨며 살기에찬 눈빛으로 지훈을 쳐다본다.



“너. 대인기피증까지 있으면서 자폐증까지있는거 같아. 이거 정말 심각한데..”


“오, 오지마!!!!!!!!!!꺼져!!!!!!!!!!!!내앞에서 사라져버려!!!!!!!!!!!!!!”


“후… 정말 말이 안통하는군”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발광을 하는 소년에게 조곤조곤하게 물었다. 최대한 그가 놀라지 않게.



“널 해치지 않아”


“죽일꺼야……그들은 날 죽일꺼야……!!!!!!”


“죽이지 않아.”


“죽일꺼라구…!!!!!!!!날 죽이고 말꺼야……!!!!!!……잔인하게……인간취급도 못받고 죽어버릴꺼야……”


“안죽인다고.”



약간은 확신에 찬듯한 지훈의 말에 소년의 떨림이 멈추었다.
제대로 마주치지는 못했지만 지훈의 눈동자를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듯했다.
자폐증 증상이 그랬으니까. 사람 눈을 제대로 맞추질 못하지.
 


 


 

“벼,별이 큰별이… 떨어질꺼야.”

“무슨 뜻이야?”

“별이… 지고 말꺼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 소년의 말에 고개만 갸우뚱할 뿐이었다.


 


 

“내가 지금 좀 바빠서 너랑 계속 얘기 할 시간이 없어. 그래도 언젠간 너와 다시 만나고 싶거든”

“……”

“그래서 그런데 이름 좀 물을 수 있을까?”

“……”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한참을 초조해 하던 아이가 이내 입을 열었다.



“부ㅅ… 아니, 알렉스 그린…”

“알렉스? 몇살이야?”

“18살…”

“아- 쟤랑 동갑이구나?”



이 알렉스란 아이. ADHD 증상까지 있는걸까. 한시라도. 일초라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주저 앉아 벌벌 떠는 알렉스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고는 어서 집에 가라며 어깨를 툭툭 털어준다.
 


 


 


 

“미안하지만 내가 주목 받으면 좀 곤란한 사람이여서. 이정도 밖에 못해주겠어”


“아,아”


“담에 한번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자- 그럼 잘가~”
 


 


 

손을 한번 붕붕 휘둘러 주고는 황급히 버논이 사라진 쪽을 향해 뛰어가는 지훈이다.

지훈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손을 뻗던 소년이 이내 손을 거두었다. 그의 얼굴은 두려움으로 가득했지만, 적어도 아까의 소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형, 뭐래?"

"이름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어. 뭐 비읍으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쨌든 알렉스 그린이래. 이제 적어도 콘크리트에 머리를 박아대는 일은 없겠지"

"헤에- 알렉스 그린~ "

"뭐, 맘에 들어?"

"귀엽게 생겼던데"

"꿈 깨 임마"





머리를 긁적이며 버논이 걸어 온 거리를 한번 더 스윽 쳐다보았다. 내가 달래줄 걸 그랬나…
 

본인이 생각해도 처음 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든 게 웃긴지 실소를 픽 하고 터트리더니 이내 그가 후드를 푹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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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아 이런 거 너무 좋아요ㅠㅠㅠ 마피아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용드 재미임ㅅ구ㅜㅜㅜㅜ 좋은 글 감사합니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 내용두 궁금하네여ㅜㅜㅜㅜㅜㅜ
8년 전
메리베리
꺄 반응이 없길래 시무룩했는데 ㅠㅠㅠㅠ 감사해요 ㅠㅠㅠ 제가 필력이 딸려서 마피아 특유의 시리어스함을 잘 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유ㅠㅠ ♥♥♥
8년 전
독자2
헐 이게 뭐죠 대작 스멜이......!와후! 이거 여주는 안나오는거져???
8년 전
독자3
어머 프롤로그가 있었어 보고올게여
8년 전
메리베리
여주요? 지훈이요? ^^ 여주는 없고 조연은 있을 듯 합니다!! 대..대작이라니 그런 소리하시면 부끄러워서 수..숨어버렷!!♥
8년 전
독자4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지훈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8년 전
독자5
나 프롤로그때 신알신했는디 왜 안울렸지ㅠㅠㅠ어쨌든 재밌게 잘봤음!!!근데 분량이 장난없다;쓰니 짱인데??
8년 전
메리베리
헐 분량ㅠㅠㅠㅠ 쓸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항상 부족하다 ㅠ 분발할게!! 꺄 재밌다니 다행이여♥♥♥
8년 전
독자6
와...저는 왜 이걸 지금 찾은걸까요....?
취향탕탕! 알신하구가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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