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클첸] black pearl D.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f/1/0f143d40a66894aedb48fafe8fb88867.jpg)
black pearl D. :: 01
w. 비슈엔
전 세계적으로 광대한 무역을 하는 ‘킹슈르 항’ 은 백현의 고향이자 주된 국가의 수출, 수입을 맡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 뒷면에서는 마약이나 총기류 같은 것들을 밀매를 하는 곳이었다. 킹슈르 항 근처 은밀한 거리에서는 구석진 곳에 한 술집 가게가 위치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선 거대한 도박 뿐만 아니라 밀거래의 장소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 술집 ‘제이디’ 는 항상 해적군단과 여러조직들의 만남으로 바글바글 거렸다.
술집 ‘제이디’ 는 동양인 술집 사장의 이름이었다. 왜 동양인인데 제이디냐고?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본명도, 국적도, 아무 것도 모르는 사장 제이디는 남자한테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웃는 모습이 예뻤다.
지금 내가 만나서 밀거래를 하고있는 조직 보스와 뭔가 관계가 있다. 사귄다던가 사귄다던가 사귄다던가.
“B, 수고했어. 좋은 것만 골라왔군. 자, 여기. 필요한 금액 준비해뒀다.”
‘킹슈르’ 하면 딱 떠오르는 건 거대 조직 ‘룩스루네’ 와 작지만 유명한 해적 ‘비슈엔’ 이였다. 룩스루네 보스인 크리스는 직접 상자를 뜯어 살펴본 후, 거대한 돈뭉치가 담긴 가방을 비슈엔의 선장인 백현에게 건넸다. 둘은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센 조직력을 가지고 있어 손을 잡고 서로를 도와주고 있었다. 사적으로도 친해지기도 했고 말이다.
B. 변백현. 이쪽 바닥에서 백현은 B로 불려왔다. 딱히 저가 정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그렇게 불려왔다. 찰칵, 가방을 열어 돈의 액수를 확인한 백현은 조소를 흘리며 시가를 입에 물었다. 딱히 마약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가끔은 유명한 해적의 가오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시가를 폈다.
“이번에 또 부탁할 게 있어?”
“음, 금괴가 좀 필요한 것 같아. 필로폰도 이제 거의 떨어져가는 것 같군. 그건 그렇고 B. 혹시 블랙펄에 대해 아는 게 있나?”
블랙펄? 처음부터 마약이 맞지 않는 백현은 시가를 펴고있다기 보다는 잘근잘근 씹고있었다. 저녁에 선원들과 뭘 먹을지 생각하면서. 그런 도중에 블랙펄이라는 걸 물어오는 크리스에 그게 뭐지? 라며 되물었다. 백현에게는 생소한 단어였다.
“확실히 신생 해적단이라 그런가, 전설말이야. 난 B 너가 이 바닥을 이미 다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블랙펄, 신화인지 아닌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있을 수 없을 법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입과 입을 타고 내려와 그냥 단순한 전설로 믿고 있는 신이다.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블랙펄을 신으로 모시기도 했다.
블랙펄은 바다의 여신이다. 넓디 넓은 5대양 바다를 모두 관리하는 신이었는데 날씨를 좌지우지 할 수 있었으며 해적들은 바다의 경계를 넘을 때 블랙펄을 한번씩은 꼭 만나, 제물을 바쳤다고 했다. 블랙펄이 유명한 이유는, 블랙펄이 굉장히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있어 여러 해적들을 홀려 바다에 빠져 죽게 만들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아니 왜, 죽게했을까? 블랙펄은 자신의 바다를 침범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그래서 항상 제물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블랙펄은 맘에 들지않으면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다거나 태풍을 만들어 해일을 일으켰고 30미터가 넘는 파도를 일으키기도 했다.
알려진 건 여기까지였다. 블랙펄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해져왔다. 블랙펄에 대해 아는 사람은 모두 자결을 했다고 한다. 안 그러면 블랙펄이 어떤 재앙을 불러올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말야, 최근에 소문을 들은 바로는 블랙펄이 다시 살아나 나타났다더군.”
“전설이라고 했지 않았나.”
“그니까 그 전설을 믿은 사람들이 말한 거 일수도 있고, 아님 그 전설이 실제일수도 있는 것이지.”
“…그걸 믿는 거야, 크리스?”
크하하, 유쾌하게 웃어재끼는 크리스는 테이블을 내리쳤고 그 진동이 옆에 있던 와인잔을 요동치게 했다. 넘실거리는 핏빛 와인은 크리스와 잘 어울렸다. 웃음을 멈춘 크리스는 와인잔을 한번 돌리고는 백현과 눈을 마주쳤다.
나도 그닥 믿지는 않은데 말야. B, 궁금하지 않나?
“뭘?”
“블랙펄을 잡아봐. 현상수배하는데 금액이 장난 아니더군.”
“블랙펄이 진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데 언제,”
“블랙펄이 얼마나 예쁜가 보자고. 그리고 블랙펄을 잡는다는 거 자체가 이슈될 만한 거 아닌가? B, 너는 한번에 돈과 명예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그니까, 그 블랙펄이 나타났다는 건 일단 소문이니 확실하진 않다는 거잖아. 크리스는 아직도 살짝 넘실거리는 와인을 한번에 들이켰다. 생각해봐 B, 여지껏 아무도 블랙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블랙펄이 이슈가 되는 건. 그건 뭘까? 장난일 리가 없다고 생각해 나는. 호탕한 성격의 크리스는 제이디- 부드럽게 제이디를 불렀고, 제이디는 파이프를 입에 물고 왜 부르냐며 툴툴거렸다. 손님이 많다구, 크리스. 자제해줘. 이따 밤에 만나면 되지 않아? B도 있는데 이럴 거야?
제이디의 귀여운 애교에 크리스는 제이디를 무릎에 앉혔다. 남들이 보면 거북할 자세였다. 남자끼리 저런 스킨쉽을 한다니. 뭐, 게이는 세상에 많다지만.
“블랙펄말야,”
“블랙펄 얘기할 거면 난 가볼래. 아는 게 없다구.”
희뿌연 연기를 뿜어내며 눈썹을 구긴 제이디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와인병을 빈 와인잔에 따랐다. 남자인데도 술을 따르는 폼새가 여자같았다. 섹시하다고 해야할까. 백현은 뒷목을 살짝 긁었다. 블랙펄에 대해 알려줘, 제이디.
“블랙펄에 대해 알려진 건 없어, B. 블랙펄의 성별조차 모른다구.”
“하지만, 여신이라 칭하지 않았던가?”
“여신, 그래 여신이지.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여신이라 칭하는 거지, 실제로 남자일지 누가 알아?”
블랙펄은 참 부러워. 예쁜 외모를 갖고있잖아. 제이디는 그 말을 끝으로 테이블에 있던 크리스의 와인잔을 가져가버렸다.
* * *
기나 긴 항해가 이유였을까, 킹슈르 항은 많이 변해있었다. 거리 곧곧엔 블랙펄 현상수배 종이가 붙어있었고, 그것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기에 적당했다. 바다의 전설로만 알려진 블랙펄이 실존한다는 것 자체가 이슈였다. 가끔가다 보이는 해적 선장들은 내가 블랙펄을 잡겠어! 라며 결의를 다졌고 몇몇 선장들은 그러다 홀리겠지, 라며 깔깔 웃어대었다. 다들 볼이 벌건 게 술에 취한 것임에 틀림 없었다.
선착장으로 가 비슈엔 호를 찾았다. 오는 길에 암초에 걸려 배 끝이 살짝 헤져 수리하는 중이었다. 돛도 새 걸로 갈아야겠다. 멀리서 비슈엔 호를 지켜보던 백현을 발견한 선원들은 바로 달려왔다. 캡틴!
“거래 성사는 잘 되었습니까?”
“응. 금괴랑 필로폰을 좀 구해야겠어.”
백현의 말에 가죽 지도를 들고있던 선원, 항해사 레이가 다가왔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지도를 건네받은 백현은 촤륵- 지도를 펼쳤다. 필로폰을 많이 수출하는 럼부는 킹슈르에서 너무 멀었다. 그렇다면 필로폰을 많이 수입하는 곳에 가야했다. 손가락으로 까끌까끌한 가죽 지도를 훑던 백현은 킹슈르의 위에 위치한 ‘푸랑크’ 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은 시가 다음으로 필로폰의 수입량이 많은 곳이었다. 게다가 ‘블랙펄 전설’ 의 시작인 푸랑크였기에 블랙펄에 대해 조금이라도 캐낼 수 있을 법했다.
백현은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렸다.
“다음은 푸랑크다. 푸랑크로 갈 거야.”
예!! 선원들의 대답을 들은 백현은 살짝 웃으며, 식량을 구하러 가자. 방금 전 크리스에게 받은 돈 가방을 흔들어보였다.
* * *
“크리스, 자꾸 이럴 거야? 블랙펄에 대해 아무 말 안 하겠다고 했잖아! 당신도 내가 블랙펄에 대해 알고있는 걸 비밀로 해준다고 했고!”
“제이디,”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당신은. 그래서 날 죽이려고 하는 거지? 맞지?”
“그런 웃기지도 않은 말은 하지마, 제이디. 난 널 사랑해.”
사람들이 거의 빠져나갈 즈음의 가게는 한산했다. 조금 큰 규모의 제이디의 술집엔 로비가 있었는데 바닥에 깔린 양가죽이 인상깊었다. 로비를 쫄래쫄래 돌아다니며 흥분해 있는 제이디를 돌이켜 세웠다. 구둣발 소리는 양가죽에 먹혀들어갔지만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듣기 거슬렸다. 제이디, B는 믿어도 돼. 크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제이디의 머리칼을정리해주었다. 아직 거친 숨을 쉬는 제이디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크리스를 몰아부쳤다.
“B? 완전 계집아이처럼 생긴 아이를 믿으란 말이야?”
“그 아이는 블랙펄을 잡을 수 있을 거야.”
“어째서? 해적을 다 믿지마. 해적은 도둑일 뿐이야! 바다 위의 도둑일 뿐이라구!”
“오, 제이디. 제발.”
양볼을 감싸쥐어 금방이라도 키스할듯 얼굴을 가져가자 제이디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 로비에 위치한 빨간 애나멜가죽 소파에 앉았다. 나도 블랙펄에 대해 완전히 아는 게 아니란 말이야. 나도 무서워할 줄 알아, 크리스. 요염하게 다리를 꼰 제이디는 커피테이블 위에 놓여진 파이프를 입에 가져다댔다. 곧이어 희뿌연 연기가 그의 입술사이로 뿜어져나왔다.
“블랙펄 현상수배금이 1조 2천억이야.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구. 넌 알고있잖아, 블랙펄의 존재 유무를.”
“…….”
크리스는 돈에 안달 난 사람이었다. 그래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버텨 거대한 조직을 한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돈이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크리스를, 제이디는 막을 수 없었다. 어느 새 옆에 앉은 크리스는 저의 금발의 머리칼을 손으로 헤집더니 제이디의 손을 붙잡았다.
B가 블랙펄을 잡으면, B를 죽이면 되잖아. 그치?
“지금 사람들은 블랙펄의 생존여부도 모른 채 소문만 듣고서 저렇게 현상수배를 올린 거라구. 모르겠어, 제이디? 저만큼 블랙펄은 이 바닥에선 중요한 존재야.”
“…그치만 크리스, 내 생각도 해줘. 나, 무서워.”
“너가 지금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은, 블랙펄이…”
참다 못했는지 제이디는 크리스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는 지나쳤다. 미안, 피곤해. 이마 부근에서는 씁쓸한 담배향이 머물렀다.
블랙펄이 무서워. 블랙펄은 신이야. 언제 나를 죽일 지 모른다구. 혼잣말을 되새기며 사장실로 발을 옮기는 제이디를 보던 크리스는 제이디가 두고 간 파이프를 입에 물었다. B를 죽이기엔 아까운 아이였다. 융통성있고 똑똑하며 생각이 깊은 B는 크리스에겐 꼭 필요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B, 어떡할래. 블랙펄을 잡아만 와.”
파이프를 내려놓은 크리스는 그대로 밤을 유영하듯 가게를 빠져나왔다.
* * *
육포나 말린 과일 등의 비상식량과 물, 럼주 등을 샀고 빵과 고기같은 주 식재료도 샀다. 식량을 사면서 제일 신나하던 선원, 요리사 민석은 채소를 고르면서도 함박 웃음을 지어보였다. 캡틴, 이거 싱싱해요! 라면서.
앞으로 얼마 걸릴 지 모르는 상황이라 식량을 대량으로 구입한 비슈엔 호 선원들은 낑낑대며 식량들을 배에 싣기 시작했고, 배 수리공에게 수리비를 지불한 백현은 지하로 내려가 물품들을 확인했다. 오케이, 내일이면 갈 수 있겠다.
침실에 들어간 백현은 선원들이 도란도란 모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같이 끼어들었다. 들어보니, 블랙펄에 대한 얘기였다.
“캡틴! 캡틴도 보셨죠? 현상수배 종이. 저 갖고왔어요.”
종이를 건네는 종인에 받아들은 백현은 종이를 훑어보았다. 사진을 넣어야 하는 부분에는 물음표만이 있었다. ‘Black Pearl’ 수배금 1조 2천억. 백현은 종이를 조그마한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블랙펄에 대해 아는 사람, 있나? 한번 쭉 훑어보니 다들 겁 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뿐이었다.
종인은 질색한 표정으로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블랙펄에게 소리소문없이 바다에 빠져 죽을 일 있나요.
아까 사왔던 과일을 깎던 민석이 칼을 쥔 손을 멈추고는 말했다.
“블랙펄이 그렇게나 예쁘다면서요. 눈도 크고 막, 피부도 뽀얗고, 그렇대요.”
“아니 딱 봐도 블랙펄은 여자 아니야? 어째서 성별을 알 수 없다는 거야? 예뻐서 여러 남자를 홀렸다면 그건 여자지 뭐야.”
옆에서 민석이 깎은 과일을 손으로 집어 먹던 찬열은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냠냠거리다 그쵸, 캡틴? 이라며 씨익 웃어보였다. 찬열은 하나 더 주워먹다 민석에게 꿀밤 한대를 얻어맞더니 아! 라며 손뼉을 착 쳐냈다.
럼주를 살짝 들이키려던 백현이 찬열의 손뼉소리에 시선을 던져주었다.
“혹시 생식기가 없는 거 아닐까요? 신이니ㄲ,”
“닥치라구, 박찬열.”
결국 칼을 쥐어든 민석을 보고 깨갱한 찬열은 민석이 깎아놓은 여러종류 과일 중 사과 한쪽을 집어 입에 넣고는, 이만 잘게요 캡틴. 굿나잇. 이라며 침대로 뛰어들었다. 비슈엔 호 선원들은 항상 이랬다. 선원들과 선장의 사이는 편한 가족같으면서도 그 속에는 조직력이 강하게 박혀있었다. 똑똑한 머리를 가지고 있고 키를 잘 다루는 항해사 레이와 루한, 요리를 잘하는 김민석, 항상 밝고 가장 저와 거리낌없는 박찬열, 박찬열처럼 밝고 날씨를 잘 예측하는 김종인, 물품을 관리하는 타오 등 모두 가족같았다. 해적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친한 형, 동생, 친구였으니까.
다음 날, 배 전체를 다다다닥 때리는 소음에 잠이 깬 백현은 작게 만들어놓은 창문을 쳐다보았다. 아직 새벽 4시정도인가 싶어 시계를 보았지만 이미 시침은 7을 가리키고 있었다. 창문에 붙은 빗줄기가 흘러내리고 문을 여니 배는 쫄딱 젖어있었으며 배가 넘실넘실 거렸다. 선착장에 있는 다른 해적단 배들도 역시 넘실거렸다. 바람은 적당했지만 비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콸콸 쏟아져 내렸다. 문을 닫은 백현은 조금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았다. 삐걱거리는 의자소리가 찬열의 코골이에 먹혀들어갔다.
비가, 예상치 못하게 너무 많이 온다.
그치지 않는 비에 결국 선원들이 다 일어나자 비 오는 대로 배를 끌어야만 했다. 해적이 비가 온다고 하루 쉬는 건 아니지 않냐는 말이다. 민석은 깔끔하게 빵과 고기를 내어놨고 뱃속을 가득 채운 선원들은 비를 맞아가며 돛을 올리고 키를 틀었다.
“캡틴, 날씨가 너무 안 좋은 거 같습니다!!”
종인은 젖은 망원경을 끼릭끼릭 돌려가며 말했다. 망원경으로 먼 곳을 보지않아도 알 수 있었다. 바람도 점점 거세졌다. 새로 바꾼 돛이 언제 빳빳했냐는 듯 축 쳐져 펄럭거렸다. 빵 하나를 입에 문 찬열이 캡틴, 이 날씨로도 괜찮겠어요?! 라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강한 바람에 서로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비바람이 너무 강했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푸랑크에는 마약 중독자가 너무 많아 필로폰이 금방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날씨가 안 좋아 필로폰이 다 떨어지면 언제 또 필로폰을 수입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돛을 더 높여!! 예정대로 푸랑크로 간다!!”
배가 오른쪽으로 틀어졌고, 힘차게 넘실거리는 파도를 꾸역꾸역 넘어가기 시작했다. 힘차게 방향키를 돌리는 레이 옆에서 망원경으로 앞을 보며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는 루한을 보며 생각했다.
음, 블랙펄을 믿지 않지만. 존재하다면, 이 비바람을 멈춰주겠어요?
백현은 속으로 잠시 블랙펄의 존재를 믿은 저가 웃겨 피식 웃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블랙펄은 소문인데 어찌 잡느냐, 했던 저가 그 블랙펄에게 기도를 하니 참 웃긴 꼴이 아닐 수 가 없었다.
먹구름이 점점 몰려왔다. 비바람이 백현의 검은 머리칼을 휘집어놓았다. 머리도 잘라야 하는데, 참. 손에 들린 가죽지도가 점점 젖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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