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 봄을 노래하다
윤기 시점으로 읽으세요 (소곤소곤)
스케줄을 마치고 내일 있을 음악 방송을 위해 더욱 열심히 연습하고, 쉴 틈 없이 작업실로 가면 가끔 너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인가 몇 시간을 비워 둔 공간도 따뜻하게 느껴진게. 쇼파에 곤히 자고 있는 널 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런 날 넌 알까?
빤히 너를 쳐다보다 너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나도 모르게 널 깨운다. 자는 모습 더 보고 싶었는데.
"왜 왔어."
"윤기 왔냐.. 아 나 치킨 먹고 싶어서.. 왔는데.."
잠에 취해 웅얼 거리면서 치킨 타령 하는 널 흐뭇하게 쳐다보다 내 맘 들킬까 재빨리 무표정을 했다. 아직은 들킬때가 아닌 거 같아서.
"그럼 전화라도 하지."
"너가 안 받았어.. 난 했는데에.."
그제서야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부재중 5통 그리고 그 옆엔 네 이름. 가끔 내 액정에 뜨는 무뚝뚝하게 저장된 네 이름 세글자에 내가 떨려한다는 거 너는 모를거다.
"여기서 자지마. 집에 가서 자던가. 나 작업 해야 돼."
"으응.. 갈거야... 근데 눈이 안 떠져.."
보내기 싫은 널 작업해야 한다는 핑계로 보내려고 하니 내 마음이 아파온다. 조금 더 보고 싶은데.
아직도 쇼파에 누워 눈이 안 떠진다며 두 눈을 감고 웅얼 거리는 널 보니깐 자꾸 웃음이 난다. 그냥 이대로 가지 말고 있었으면 좋겠다.
"야 나 이제 갈거야.. 작업 열심히 해라."
"데려다 줄게."
"됐어. 혼자 갈 수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위험할까봐. 너 말고."
"태형이가 이 근처라고 자기 운동 할 겸 데려다 준대."
".... 그래. 잘 가."
"너무 무리 하지 말고. 적당히 하다 자."
"내가 알아서 할게. 신경 쓰지 마."
"좋은 말 해줘도 그래."
"빨리 가. 작업에 집중이 안돼."
널 데려다주며 내 마음을 고백할까 했는데. 늘 네 옆엔 김태형이 붙어 있더라. 내가 낄 틈도 없을 만큼. 나도 모르게 말이 툭툭 나간다.
어쩌면 내가 김태형 보다 널 더 먼저 좋아한거 같은데.
처음으로 너와 같은 반이 되었던 고3. 첫 눈에 반한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처음으로 널 보고 느꼈다.
무뚝뚝한 내 첫 인상때문에 다가오는 친구도 별로 없었고, 내 성격상 먼저 다가가기도 힘들었다. 넌 나와 반대로 늘 밝았고, 주위에 친구도 많았다.
같은 반이 되기 전에도 넌 항상 복도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았고, 심지어 우리반에 있는 너의 친구를 보기 위해 우리반에 자주 오기도 했다.
아마도 내 생각엔 그때부터 너에게 관심이 생긴거 같기도 하다. 아니라고 부정 했겠지. 그랬던 너와 같은 반이라니. 세상을 다 가진 거 같았다.
그리고 딱 한 번 너와 난 짝이 되었지. 널 보러 쉬는 시간 마다 찾아오던 네 친구들 중엔 남자애들도 있더라. 질투야 당연하지. 그리고 내 자신이 한심해지더라. 난 왜 너에게 저러질 못 할까.
날 좋아한다며 다가오는 네 친구에게 나쁜 마음을 가졌다. 쟤랑 잘되면 너랑도 친해 질 수 있을까.
너랑 친해지기도 전에 네 친구와 헤어짐으로써 더욱 더 친해지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졸업 하고도 널 못 만나겠지 생각 했는데 같은 학교라니.
네 동아리에 있던 전정국과 친했기 때문에 더 자주 만났던 거 같다. 별 도움 없던 전정국이 처음으로 좋은 친구라 생각했다. 널 만나게 해주어서.
가끔 공강 시간이 겹쳐 넌 날 불렀다. 그리곤 너 혼자서 이야기를 하면 난 그냥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이 다였다.
"아 윤기야 너 걔 기억나?"
"누구."
"걔 고3때 너랑 사귄 내 친구."
"아."
"걔가 너 엄청 좋아했잖아!"
"그랬나."
"너랑 헤어지고 나서 나한테 울면서 너랑 다시 잘 해보고 싶다고 얼마나 그랬는데!"
"그래."
"근데 왜 헤어졌어?"
"..."
"헤어지는 데 이유가 있나? 뭐 헤어지고 싶어서 헤어진거겠지."
그 자리에서 널 좋아했기 때문에 헤어졌다고 내 마음을 고백하면 넌 내 마음을 받아줄까?
다른 사람으로 사람을 잊는다길래 여러 여자를 만나봤지만 왜 만나는 여자를 너와 비교 하게 될까.
이미 내 마음에 너가 단단히 박혀있나보다.
그러던 네가 김태형이랑 사귄다. 내가 몇년동안 좋아하던 네가. 눈물이 날 뻔 했다. 내가 널 이만큼이나 좋아했구나. 눈물이 날 만큼.
얼마 못 갈거라 생각 했던 너네둘은 오래갔다. 그리고 김태형과 헤어짐과 동시에 넌 잠깐 보이지 않았다. 다시 돌아온 너.
김태형이 있던 자리가 비었으니 내가 그 자리를 대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너넨 아직도 간절히 서로를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김태형의 연습생. 그리고 동아리의 데뷔 준비. 그 동안 넌 유학을 준비 했다. 꿈을 버려가며.
데뷔 후 미친듯이 열심히 했다. 너에게 보여 줄 모습이니깐. 내가 좀 더 멋있게, 전과 다르게 더 나은 모습으로 있으면 네 옆자리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기회를 주겠지.
돌아온 너는 우리 코디로 같이 일하게 된다. 다행이라 생각 했다. 어디든 우리와 함께 다니며, 매일 볼 수 있으니.
그리고 조금씩 날 어필하면서 빠른 시일 내 네 옆자리에 서야지. 1
00일 기념 파티 겸 동아리 엠티. 정말 내 마음을 고백 할 기회라 생각했다. 거절하면 술에 취해서 한 이야기라고. 변명까지 준비하면서.
김태형은 아직 널 좋아한다.
그리고
나도 널 좋아한다.
+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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