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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는 나를 보며 뒷목을 붙잡으셨고, 누나는 오늘 해가 서쪽에서 뜬 건 아니냐며 놀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꿋꿋이 교복을 챙겨 입고서 학교 갈 준비를 마쳤다. 가방을 메고 신발을 신기 전, 마지막으로 현관에 있는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서 현관문을 열었다. 일전에는 그렇게 가기 싫던 학교가 처음으로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등 뒤에서 닫히는 현관문 소리가 경쾌했고,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졌다. 이게 다, 버스에서 만난 예쁜 선배 덕분이었다. 나는 사실 그렇게 모범적인 학생이 아니었다. 늘 늦잠을 자서 학교에 등교하는 시간은 기본 여덟시, 일주일 중 정시에 도착하는 날이 많아야 3일이었다. 고등학생이 된지 얼마 안 되어서 그렇다고 하기엔, 우리 반에서 지각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그런 내가 일찍 학교에 가게 된 이유는, 바로 등교할 때마다 타던 버스에서 같은 교복을 입은 한 학생을 보고 난 뒤였다. 그날따라 유난히 눈이 일찍 뜨이기에 일찍 집에서 나왔다. 하품이 나오는 입을 애써 막지 않으며 창밖을 보다가 내릴 때가 되자 기지개를 켜며 차에서 내리니, 나와 같이 내리는 또 다른 학생이 보였다. 처음 그 학생을 보았을 땐, 무슨 남자가 저렇게 피부가 하얗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피부가 하얗기만 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피부 톤이 조금 어두운 편이었는데, 그를 보고 나니 흑과 백 같았다. 여하튼 그가 지나간 자리에 뭐가 떨어져 있기에 주워드니, 그것은 그의 학생증이었다. 그의 이름은 김준면, 학년은 나보다 한 학년 선배였다. 버스에서 내렸을 땐 옆모습 밖에 보질 못 했으나, 어지간한 사람 아니고서는 죄다 굴욕적이라는 증명사진 속 그는 정말, 예뻤다. 뭐 이런 이기적인 유전자가 다 있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 한참을 앞선 그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와 급하게 뛰어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가쁜 숨을 고르게 쉬고 있으려니, 그가 조금은 놀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래, 그는 나보다 작았다. 내려다보는 그 얼굴은 사진 보다 훨씬 더 잘 생겼는데 예뻤다. 2차적으로 온 심장 어택에 나도 모르게 기침이 나와 고개를 돌리며 쿨럭이니 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보았다. ‘괜찮으세요?’ ‘어후, 네. 아 저, 큼, 이거 떨어트리셨어요.’ ‘아, 감사합니다.’ ‘저… 제가 한 학년 아래에요. 말 편하게 하시라고.’ ‘아아.’ 사실 난 그 순간 내 입을 봉하고 싶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생초면에 무작정 말 편하게 하라니, 절망적이었다. 그리고 그는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지, 라는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근데 그 웃음 역시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뒤늦게 순서가 잘 못 되었음을 깨달은 나는 다시 내 소개를 하며 인사를 건넸다. ‘저, 저는 일학년 김종인이라고 합니다.’ ‘음… 나는 김준면이라고 해.’ ‘…….’ ‘…….’ 아 시발. 예쁜 선배의 표정이 더 이상해졌다. 정말이지 나는, 쥐구멍이 있다면 어디로든 숨고 싶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날의 미친놈 이미지를 탈피해보고자, 며칠 동안은 그에 대해 수소문 하고 다녔다. 그리고 학교에서 그를 마주칠 때마다 부러 친근하게 다가서서 말을 걸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처음에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애매모호한 표정이었는데, 점차 익숙해진 듯 편하게 웃으며 나를 반겼다. 또 어떤 때는 먼저 인사해주기도 했다. - 그 때 나는 정말 미친 놈 마냥 실실 웃으며 하루를 보냈다. - 그가 도서부라는 소리에 점심 먹자마자 도서관으로 달려가곤 했었다. 그런 나를 두고 친구들은 어디 아픈 건 아니냐며 걱정하기도 했으나, 사실 난 멀쩡했다. “종인이는 책 읽는 거 좋아하나 보다.” “어… 이제부터 좋아해보려고 노력중이에요.” “그래? 계기라도 있어?” “그냥…….” 차마 선배 때문에요, 라는 말을 못했다. 이제 막 서서히 친해지고 있는데, 초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꼬박 한 달이 지났을 때, 나는 그의 취향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단정한 모범생 스타일의 그는 의외로 애 같은 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입맛이었다. 의외로 그는 단 음식들을 좋아했었다. 그래서 부러 그가 도서부 일로 바빠서 점심을 챙기지 못할 때엔 매점에서 그가 좋아하는 빵과 초코우유를 사다가 몰래 자리에 놔두기도 했고, 야간 자율 학습이 시작하기 전에는 그에게 초콜릿을 사다주기도 했었다. 내가 그런 것들을 건넬 때마다 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자신도 무언가 해주겠다고 말했다. 아, 그렇게 말하는 입술이 어찌나 예쁘던지. 눈을 감으면 그 입술이 둥둥 떠다니기에, 그날 밤 잠을 설치기도 했었다. 그리고 유난히 무더운 여름. 방학을 하면서 내 마음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었고, 그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예뻐졌다. - 물론 이건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 나는 그를 보고만 있는 것이 자꾸만 안달이 나, 몇 번이고 그에게 터질 듯 부푸는 이 마음을 고백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걱정이 조금 더 앞섰다. 혹시라도 그가 안 좋게 생각하며 나를 멀리할까봐, 그게 가장 두려웠다. 그렇지만 사나이 김종인, 이대로 그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혼자 끙끙 앓기에도 이미 지치고 있었기에, 나는 미친 척 그의 집 앞에 가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 나 선배 집 앞이에요. 지금 나올 수 있어요?” “-어,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아, 고운 목소리가 귓가에 잔잔하게 울린다. 터질 듯 세차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해보지만 역부족 이었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손에서는 자꾸 땀이 나왔다. 열기를 가득 머금은 여름 바람이 한차례 지나가니 몸에 열이 올랐다. 그 때, 대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고 기다리던 선배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무슨 일이야, 이 시간에?” “그게, 그러니까…” 편안한 옷차림의 그 역시 예뻐도 너무 예뻤다. 순간 할 말을 잃고서 넋 놓고 그를 보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입술을 혀로 축이며 마른침을 삼켰다. “서, 선배… 내가, 내가 많이 조, 좋아해요.” “알아.” “… 네?” “종인이가 나 좋아해서 잘 해주는 거 아니야? 나도 종인이 좋은데.” “아…….” 말을 마치고서 싱긋, 눈웃음을 짓는데, 그게 정말… 정말 미치도록 예뻤다. 순간 어이가 없어져서 헛웃음을 흘리니, 그는 정말 티 하나 없이 맑은 미소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래, 그래요. 내가 좋아해서 선배한테 잘 해주죠. 네. 선배 말이 다 맞아요. 하하하.” 내가 뭐라고 말하는지도 모른 채 그냥 떠오르는 대로 막 내뱉으니, 그는 그저 웃기만할 뿐이었다. 아아, 신이시여, 어찌 그에게 잘생김과 예쁨을 주고서 눈치는 당최 새끼발가락의 때만큼도 주지 않으셨나요. |
2.
도서부 일을 하던 도중 준면은 시간을 확인하고서 급히 옷매무새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 사서 선생님이 놔두셨던 손거울을 들여다보며 거울을 몇 번이고 확인하던 준면은 도서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에 급하게 손거울을 엎어 놓고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준면이 시선이 닿은 곳에는 종인이 준면을 보고 서있었다. 준면은 싱긋 웃어 보이며 제가 앉은 책상 앞으로 온 종인을 올려 보았다.
“선배 밥 또 안 먹었죠?”
“어… 일하다 보니까, 또 깜빡했네.”
“그럴 줄 알았어요. 자요, 매점에서 사온 거니까. 이거라도 먹어요.”
종인이 슬며시 준면의 책상 위에 빵과 바나나 우유를 올려두었다. 준면은 종인이 건네는 것을 받아들고 활짝 웃으며 잘 먹겠다고 말했다. 준면이 먹을 생각은 안하고 겉껍질을 만지작거리기만 하자, 보다 못 한 종인이 준면에게서 다시 빵을 가져와 껍질을 벗겨 준면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는 같이 사 온 바나나 우유에는 빨대를 꽂아 준면의 앞으로 밀어두었다. 준면은 멀뚱히 종인이 하는 행동을 지켜보다가 멋쩍은 듯 웃으며 “잘 먹을게.” 라고 말하며 빵을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준면이 빵을 먹는 것을 보던 종인은 깔끔히 정돈 된 서가로 발길을 돌렸다. 준면은 뒤돌아선 종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종인은 모르겠지만 준면은 종인이 챙겨주는 것이 좋아 부러 점심을 거르곤 했었다.
종인과의 첫 만남은 다소 엉뚱했었다. 그리고 그 때 당시에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인연으로 그칠 것 같았으나, 곧잘 먼저 아는 척도 하고 친근하게 구는 종인 덕에 친해질 수 있었다. 준면은 제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종인이 참 좋았다. 친구들하고 한창 놀 수 있는 점심시간에 늘 밥을 먹자마자 도서실에 자신을 챙겨주러 오는 모습도 좋았고, 서가정리를 도와주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준면은 학교에서의 하루 일과 중 도서부 일을 하는 점심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조금 정확히는 ‘종인과 함께하는 도서부 일’이 좋았다. 그래서 준면은 종인이 올 시간이 되었다 싶으면 거울을 보고 괜히 앞머리를 정돈하고, 교복 상의의 구김살을 펴고, 사서 선생님의 핸드로션을 몰래 쭉 짜서 바르기도 했다.
“선배. 종 쳤는데, 교실로 가요.”
“어, 그래. 가자.”
도서실과 같은 층에 있는 일학년 교실로 종인이 먼저 들어갔다. 준면은 교실로 들어가는 종인의 뒷모습을 보다가 계단을 올라 이학년 교실로 올라갔다. 가는 내내 발걸음이 가벼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교실로 들어섰다. 준면은 제 짝꿍이자 절친한 친구인 민석의 어깨를 잡고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민석아! 오늘도 있잖아…”
“왜 또 종인이가 점심 대신 챙겨줬어?”
“어떻게 알았어?”
“너 항상 점심 안 먹으면 종인이가 챙겨준다고 자랑하잖아.”
“아… 아무튼 진짜 오늘도 기분 좋다.”
“차라리 식판에 급식 담아서 가져와달라고 하지 그러냐.”
“어떻게 그래, 빵 받는 것도 미안해 죽겠는데.”
“아무튼 걔도 참 지극정성이다.”
민석의 말에 준면은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종인이 준면을 챙겨주며 친근하게 대한 것이 어느덧 한달 정도 지나 있었고, 준면이 종인을 좋아한지도 한 달째 되었다.
저녁시간이 되자 하교 준비를 마친 종인이 준면의 교실 앞으로 찾아왔다. 종인은 야간 자율 학습을 하지 않았기에 늘 준면의 교실로 와서 준면에게 초콜릿 같은 간식거리를 챙겨주곤 했었다. 오늘도 종인은 준면에게 초콜릿과 캔 커피를 건네주었다.
“오늘도 열심히 해요, 선배.”
“고마워, 잘 먹을게.”
“저 갈게요.”
“아, 잠깐만 종인아. 내가 매번 받기만 해서 너무 너무 미안해서 그러는데 시험 끝나면 나도 종인이한테 밥 사줄게.”
“아 저, 전 괜찮아요.”
“내가 미안해서 그런다니깐? 시험 끝나고 약속 잡지마, 알았지?”
“알았어요, 선배.”
준면은 흔쾌히 시험이 끝나고 약속을 잡지 않겠다는 종인의 대답에 뛸 듯이 기뻤지만 티를 내지 않으며 계단을 내려가는 종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시험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어서 시험이 끝나길 바라고 있었다. 자리로 돌아온 준면은 종인이 준 캔 커피를 마시지도 못 하고 하염없이 바라보며 실실 웃었다.
그리고 종인 역시 그 날은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준면의 약속 잡지 말라는 단정한 음성이 귀엽게만 들렸다. 자꾸 귓가에 어른거리는 준면의 음성에 종인은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
여름 방학이 시작하고, 보충 수업을 듣는 준면과는 달리 종인은 보충 수업을 신청하질 않아서 방학 내 준면은 종인을 보지 못 해 섭섭하기도 하고 너무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마 먼저 연락할 용기가 없어서 준면은 늘 민석에게 투정을 부리기 일쑤였다. 민석은 그런 준면의 투정에 “먼저 연락하면 되잖아!” 라고 짜증을 냈다. 그럴 때면 준면은 힝, 소리를 내며 눈 꼬리와 입 꼬리를 동시에 축 늘어트렸다.
그러던 어느 주말 저녁. 집에서 편히 쉬고 있던 준면은 갑자기 온 종인의 연락에 벌떡 일어나 한참을 액정 화면에 뜬 종인의 번호를 보다가 전화가 끊길까봐 허겁지겁 전화를 받았다. 집 앞이라며 나오라는 종인의 목소리에 준면은 줄곧 누워있어서 붕 뜬 머리를 급하게 빗질하며 정리하고, 엄마의 화장대에서 향수를 꺼냈다가 향이 독해 핸드로션만 바르고 집 밖으로 나왔다.
두 눈에 들어오는 종인의 뒷모습에 준면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고스란히 느끼며 종인에게로 다가갔다. 더운 바람이 한 차례 불어왔다. 준면은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고, 종인을 불렀다.
“무슨 일이야, 이 시간에?”
“그게, 그러니까…”
종인이 대답을 망설이기에 준면 역시 덩달아 긴장이 되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면은 더욱 긴장이 되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다.
“서, 선배… 내가, 내가 많이 조, 좋아해요.”
종인의 입에서 나온 말에 준면은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좋아한다고? 내가 좋아하는 거랑 같은 건가? 정말? 진심이야? 머릿속에서 멈추질 않고 떠오르는 여러 의문에 준면은 생각이 꼬이고 꼬여서 어떤 말을 내뱉는지도 모른채 무작정 말을 내뱉었다.
“알아.”
“… 네?”
준면은 자신이 대답을 해놓고도 얼떨떨해서 제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입이 멈추지 않고 말을 이었다.
“종인이가 나 좋아해서 잘 해주는 거 아니야? 나도 종인이 좋은데.”
“아…….”
종인의 멍한 표정을 보며 준면은 그저 웃음으로 일관했지만, 속으로는 울고 싶었다. 어쩌자고 이렇게 말해버린 거야… 당장에라도 제 머리를 쥐어뜯고 싶었지만 종인의 앞이라서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당황한 것은 종인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그래, 그래요. 내가 좋아해서 선배한테 잘 해주죠. 네. 선배 말이 다 맞아요. 그래요. 하하하.” 라며 알 수 없는 말들을 중얼중얼 늘어놓았다. 준면은 종인이 늘어놓는 말을 들으며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저 웃고만 있었다. 실제로는 민석에게 그랬듯, 당장에라도 눈 꼬리를 늘어트리며 우는 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말이다.
흐잉. 이제 어떡하지? 내가 종인이 좋아하는 것처럼 종인이도 나 좋아하는 게 맞는 건가?
BGM.비스트 - 미운사람 (드라마 '빅' OST) 전에 올렸던 면총 조각글의 마지막이었던 카준 눈치없는 준면이의 준면이 이야기 입니다! 두 사람은 과연 행쇼를 할 수 있을지... 준면이는 눈치 없는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표현이 서툴 뿐 ... 그게 그거인가요..? 아 그리고 지금 지인 두 분과 함께 쓸 트리플 홈을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홈은 있지만 이제 그 트리플 홈 열면 아마도 글잡에선 더이상 글을 안 올릴 것 같습니다. 일단 홈 완성되고 나면 그때 다시 공지 올릴게요. 제가 쓰다만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와 아는 남자 모두 그 홈에서 마무리 지을 것 같습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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