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까지 나에게 잘 해주는 이유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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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게 그냥 나에 대한 동정이라면 역겨우니까 그냥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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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었다. 어차피 나랑 저 사람은 절대로 인연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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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저 자격지심이었을까? 내가 그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한 것은?’ 이라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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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수백 번씩하고 있다. 나도 그 아이도 어쩌면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 했을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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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교적 평범한 학생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연예인에 관심을 가질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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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이라도 더 읽기위해 노력했다. 어차피 절대 만날 수 없는 인물을 동경하는 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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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보다는 철학자들의 이름을 하나라도 더 외우는 게 나에게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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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전혀 생가해 보지 않은 상황은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보다 더욱 더 쉽게 찾아오는 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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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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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우리나라의 명실상부 톱스타.... 라고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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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의..... 아직 이름까지는 외우지 못했다. 생각보다 우리의 만남은 단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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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가는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고르는 도중, 그는 하필이면 내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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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공유하는 도서관이고, 솔직히 무슨 말을 걸 생각은 아니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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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정신이 나간건지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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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그 책 주세요. 어차피 안보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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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책을 안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어쩌면 목적이 굳이 그것만은 아니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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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 아이에 대한 답변 때문이었을까? 더욱더 뇌리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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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할래요? 누가 여기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 많이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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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3000미터에서 나올법한 저음의 동굴목소리를 뽐내던 그는 나의 마음을 빼앗아가기에는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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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벙찐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실 바라보려고 해도 키가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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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해서 자세하게 바라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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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소심한 성격탓에 남자(?) 라는 동물과는 말도 재대로 섞지 못한 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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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과 내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잘은 모르지만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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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하게 눈물을 흘리면서 그치려고 애를썼지만 한번 터진 마음의 분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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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다시 돌려서 잠구기 전까지는 그칠 기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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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그를 두고 도망쳤다. 정말로 울면서 도망쳤다. 아마도 뒤를 따라왔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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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쳤다. 뒤에서 잠시 도서관 사서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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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집에가서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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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남자와 대화를 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