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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야, 눈 깔라고."

여전히 나는 발발거리며 떨고 있었고,

 

"아 씨-발. 야, 눈 깔라고. 한국어 몰라? 어?"

여전히 너는 죽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용했고.

 

"야, 이새끼 잡아!!!"

우리 사이의, 누군지 모를, 그, 제 3자는 여전히 너를 윽박지르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듯 했으며, 그가 소리를 지르는 순간,

나는 시간이 멈춘다는 말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영원같았던,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내 두 귀는 터질듯이 울려대는 주변의 엄청난 소음을 견뎌내느라 애썼고,

내 두 눈은 어느새 내 앞에 있는 너의-이상하다고도, 기묘하다고도, 괴물같다고도 할 수 있는- 모습을,

아니 형상을, 견뎌내느라 애쓰는 중이었다.

 

그 이상하고 기묘하고도 괴물같았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너의 푸르른 형상을 마주하고,

나는 까무룩 잠이 든 듯 했다.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예의 그 깊고 검은 눈동자를 한 네가 나를 마주보고 있었으니까.

나는 바보같이 정신을 잃었던 건 아주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멍청한 생각을 읽은건지 너는 조용히 입술을 열었고,

 

나는 너의 제일 여린 곳, 까칠한 갑촉, 비릿한 피 내음을 받아들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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