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다. 연애. 김정우랑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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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날씨가 좋은 토요일이야.
꽃도 너무 이쁘게 피고 내 깊은 곳 구석구석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소녀감성에 젖어서 제일 만만한 애한테 전화를 했어
- 여보세요
- 저 아직 그 쪽 여보 아니니까 끊을게요.
저희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있으신데여, 결혼식장 들어가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거래여.
- 아..네, 즐거웠습니다 김정우씨. 앞으로 저보다 좋은 여자 평생 못만나길 바랄게요 미친놈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야 웃겨? 웃기냐고
- 엄마가 계속 누워있다고 정우 혼냈어
- 어지간해야지 어휴 너 우리 엄마였으면 엉덩이에서 피났어 새꺄
- 어머 얘가 못하는 말이 업써~?
- 정우야 나가자
- 그렇지 김여주 한강 가자고 찡찡거릴 때 됐지
- 가줄거야??????????
- 오빠 공부해야 돼
- 나 지금부터 씻으면 된다는 소리지? ㅇㅋ~
정확히 30분 뒤에 우리집 문 두드릴 김정우를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끊고 준비하기 시작했어
내 예상과 아주 잘 들어맞게 정확히 30분 뒤에 조신하게 벨을 누르는 소리가 났어.
- 누구세요
- 교회에서 나왔어요~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요~!
- 아 그래요? 이쁜건 아셔가지고.. 좀 피곤해요 자꾸 이러시ㅁ..
- 그믄흐그 을으르 (대충 그만하고 열라는 뜻)
- 오키도키~
- 이제 씻었냐? 왜 그냥 목욕탕이라도 다녀오지!!!!! 한시간은 더 걸리겠고만
- 옆에서 구경하면 되잖아악!!!! (적반하장이 취미)
- 그럼 나 잘래
- 던지던지 그러던지
그렇게 오자마자 서로 시비 걸기로 인사를 하고 난 화장을 시작하고 김정우는 내 옆에 딱 붙어서 나 화장하는 거 구경했어
- 푸힣...
- 저기 아저씨 거 사람 얼굴 보고 웃지맙시다.
- 근데 너 이쁘긴 이쁘다..
- ...그니까 기분이 좋은데.... 칭찬..맞지...?
- 구라지 그럼 나 잔다.
- 아니 그니까 너 싸움 잘하냐고 ㅋㅋ
그렇게 화장도 하고 옷도 이쁘게 입고 집 근처 한강으로 갔어
- 와 정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야 이쁘다 진짜..
- 오길 잘했지???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여기 있어봐바
화장실 갔다가 나왔는데 저 멀리서 누가봐도 김정우가 번호 따이고 있는거야
그냥 이제부터 김정우 데리고 나올 때는 복면가왕 마냥 가면 같은 거 쓰게하고 나올까 하는 아무 의미없는 생각을 하며
나는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 나는 저 사람한테 전혀 꿀리지 않는다
최면을 걸며 그들에게 다가갔어.
- 자기야! 한참 찾았네. 빨리 가자
- ㅇ..어? 그래! 저 그럼.. 안녕히계세요
?? - 아.. 여자친구 있으셨구나
- 자.기.야. 빨리 가자고 ㅎㅎ
- 어..어!
- 갔지...? 후.. 야 안되겠다 너 이제부터 나랑 나올 때 가면쓰고 나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살아
- 야 너는 빨리 거절하고 오면 되지 인사도 하더라? 예의까지 바르고 난리야 짜증나게
- 그래서 정우 질투해써?!?!
- 질투가 아니라 너랑 권투 한 판 뜨고 싶었어. 넌 도대체 거절을 어떻게 하길래...
- 남자친구 있다고 했어 히히
- 아 남자친구 있다고 했구ㄴ... 뭐?
- 자기야 나 잘했지
아 그래서 아까 그 여자분이 나랑 김정우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구나 ㅎㅎ...
- 너는 진짜 이상해
오랜만에 김정우랑 데이트하니까 너무 좋아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연애 초 때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어.
- 김정우는 진짜 나한테 고백할 때 진짜 극혐이었는데
- 뭐래 존나 멋있었는데
- 기억 삭제했나보네. 너가 그지같이 고백해서 내가 차고 내가 다시 너한테 고백했잖ㅇ...
- 조용히해라. 오늘 본 꽃이 마지막 꽃이 되기 싫으면.
- 부끄러운 건.. 아는구나.... 우리 정우 부끄러운 걸 느끼긴하는구나
- 시끄러!!!!
- 근데 김정우
- 왜
- 넌 내가 왜 좋아
- 이따가 전화로 얘기해줄게
- 복면가왕 김성주아저씨를 능가하는 기대감 조성이네 ㅎㅎ
- 그러면 너는 내가 왜 좋았는데?
- 너 내 이상형이 뭔지 알아?
- 모르겠는뎅
- 웃는게 이쁜 사람
- 나 웃을 때 이뻐?
- 응
그니까요 그게 뭐냐면 |
그니까 지금 손이 조금 말려들어가서 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희희... 꽃을 못보러 나가서 여기서라도 그 한을 풀고 싶어 들고 왔어요 총총 이쁘게 봐주쎄여! 그리고 다음편은 고백편이 될 것 같아여 꺄---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