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주의
안리얼리티주의
애기취급주의
편식주의
우쭈쭈주의
오타주의
현우야… 일어나, 현우야
자기를 살살 흔들어 깨우는 수현의 목소리 때문에 깬 현우가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웅얼거렸다.
"형아아 오분만…"
어제 제대로 못 자서 유독 더 못 일어나는 현우 때문에 오분만 오분만 하다가 이미 시간이 꽤 흘렀다. 현우가 팔을 뻗어 수현의 팔을 더듬으며 칭얼거렸다. 못 일어나겠다고오~ 현우의 칭얼거림을 다 받아주면서 수현이 우쭈쭈, 하며 현우의 어깨를 잡고 일으켰다. 현우가 일부러 더 투정부리며 못 이기는 척 일어나 앉았다. 현우가 못 걷겠다고,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찡찡대자 수현이 현우를 업어 식탁까지 데려다 주었다. 현우를 앉혀 놓고 수현이 밥도 떠주고, 수저도 놓아주고 하며 상차림을 다 했다. 그 동안에 현우는 눈꼽이나 떼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눈 앞에 아침상이 있던 말던 너는 상을 차려라 나는 자겠다,는 마인드로 꿋꿋이 잠을 청하는 현우 앞으로 수현이 딱, 딱, 손가락을 튕겼다. 그 소리에 놀라 깬 현우가 어렵게 수저를 쥐고 국 한 번 떠먹고 한 번 꾸벅, 밥 한 번 떠먹고 씹으면서 또 한 번 꾸벅, 했다. 그 모습을 보던 수현이 안쓰러운 듯 현우의 마른 뺨을 한 번 쓰다듬고 말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비몽사몽이야~ 응?"
"아니 형이 어제 안 재웠자나… 힝… 내가 하기 싫다고 했는데에"
어젯밤 밤새 괴롭히고 새벽에야 겨우 놓아준 수현이 헛기침 했다. 따지고보면 다 제 탓이다. 현우가 또 꾸벅꾸벅 졸고, 수현이 밥을 떠먹여주었다. 현우는 그저 받아먹으며 꼭꼭 씹어넘겼다.
"우리 애기 형아가 미안해."
현우가 눈 감은 채로 끄덕끄덕했다.
"낸내도 못하게 하고"
끄덕끄덕
"그래도 맘마 먹고 일가야지."
끄덕끄덕 우물우물
수현이 밥 위에다 멸치 볶음을 올려 현우에게 먹이자 현우가 오물오물 씹어 삼킨다. 뒤이어 밥 위에다 가지 볶음을 올려 먹이자 아무것도 모르고 씹다가 으에-하고 우는 소리를 낸다.
"가지 싫어~"
뱉을 그릇을 찾으며 더 이상 씹지 않고 가지 싫다며 칭얼댔다. 수현이 쓰읍-하며 짐짓 엄한 표정을 짓자 현우가 울상이 되어 결국 씹는다. 옳지,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자 현우는 눈꼬리에 눈물을 달고 결국 삼켰다.
"왜 가지를 싫어하고 그래."
"물컹물컹해. 싫어."
삐친 투로 말하는 현우에게 밥 위에 버섯 볶음을 올리자 현우가 고개를 젓는다.
"안돼, 버섯도 진짜 싫어."
"아니 왜? 버섯이 얼마나 맛있는데."
"싫어, 맛도 안나."
그리고 그 밥이 수현의 입 속으로 들어가자 그제야 안심한 듯, 휴우…하고 한숨쉰다. 계한 후라이를 찢어 밥 위에 올리자 순순히 입을 아~ 벌리고 기다린다. 아이구 우쭈쭈, 내새끼 잘먹네. 수현이 턱 밑을 간질이며 우쭈쭈하자 현우가 웃으며 빨리 달라고 아우성이다. 수현이 숟가락을 들고만 있자 수현의 팔을 끌어 제 입안으로 넣는다. 그리고 베시시 눈웃음을 치며 웃는다. 밥 위로 미역무침이 올라가자 현우가 또 싫은 내색을 했다.
"아 싫어, 싫다고."
"먹어. 먹어야 키크지."
"키는 무슨… 다 컸어. 근데 작잖아! 형아 때문이야."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네가 편식 안했으면 나만큼 컸겠다."
"거짓말! 형아 거짓말쟁이야!"
"이게 어디가 거짓말이야!"
"몰라, 그냥…"
"미역 먹어."
"안 먹는다니까?"
"씁-! 먹어."
현우가 표정을 구기며 미역을 입안에 억지로 넣고 물 한모금 마시면서 그대로 삼켰다. 수현이 꼭꼭 씹어야지, 하며 타이르자 현우가 뾰로통해져서는 알았어…하고 대답했다. 겨우 밥 한 공기를 다 비우고 현우가 수저를 놓자 수현이 웃으며 묻는다.
"맘마 다 먹었어?"
"아 애기 취급하지마아~"
현우가 찡찡대며 짜증내자 수현이 알았어, 알았어 하며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현우를 욕실로 보냈다. 현우가 씻는 동안 수현은 상을 물리고 설거지를 하고 욕실 문 앞에 현우의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두었다. 워낙 자주오다보니 현우의 옷이 수현의 집에 있는게 자연스러워졌다. 현우가 씻고 나오자 수현이 현우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현우의 머리가 보슬보슬해지자 수현이 아, 이쁘다 하며 드라이기를 껐다. 현우는 아직도 삐친 얼굴로 갈게, 하며 현관으로 향했다. 수현이 잠깐만, 하며 현우를 불러세웠다.
"이거 먹으면서 가."
수현이 냉동고에서 하겐다즈를 꺼내 던지자 현우가 능숙하게 그것을 받고 언제 삐쳤냐는 듯 방긋 웃었다. 그리고는 도도도 수현에게 뛰어와 수현의 품에 돌진했다. 수현의 목에 팔을 걸고 꼭 안고는 수현의 뺨에 입 맞추었다. 수현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현우의 등을 쓰다듬었다. 수현이 한껏 미소를 머금고 다녀와~ 하며 배웅해줬다. 현우가 손을 흔들며 현관문을 닫았다.
친구요청으로 쓰긴 썼는데
전 편식하는 남자 진짜 싫어해서.....
그래도 편식하는 현우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지는 제가 진짜 싫어하고 버섯은 제가 진짜 좋아하는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넣었음
다른 거 올릴려고 했는데 갑자기 노트 뜯어놓은 게 없어져서 일단 이거 올려용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