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어느새 12월. 입김을 불면 하얀 김이 서리는 날씨가 되버렸다. 쌀쌀한 날씨에 몸을 비벼가며 약속시간에 늦는 김형태를 기다리고 있다.
늘 김형태가 거니는 거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검은머리에 베이스를 메고 손을 붕붕 흔드는 그가 익숙히 다가온다.
“왜 이렇게 늦어”
“아, 미안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너무 추워서 늑장부리다가..”
“뭐야, 다음부터는 안 봐준다?”
“네. 역시 범준 형, 마음씨도 넓어요 흐흫”
약속시간에 늦은 걸 만회하려는지 입에 발린 말을 잔뜩 늘어놓는 김형태. 뭐, 이런 말 듣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만..
쫑알쫑알 내 옆에서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그가 약간은 시끄러워 주머니에 있는 사탕껍질을 벗겨 억지로 그의 입에 쑤셔넣었다.
“음, 맛있네요. 복숭아 맛이네?”
뭐야, 김형태 입에 뭘 물려주니 금세 조용해져버린다. 가끔 여는 입에서 복숭아 향이 풍겨온다.
지금 키스하면 복숭아 맛이 나겠지? 오늘따라 김형태의 입술이 탐스러워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야릇한 생각을 하고있으니 어째 얼굴이 붉어져오는 듯 하다.
“아. 다 먹었다. 더 없어요?”
“그게 마지막이야.”
“에이, 좀 많이 가지고 다니지..”
“나도 먹고싶은 거 자기한테 줬구만...”
“음..그러면..”
주위를 슬쩍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자 깊게, 딥키스를 내게 퍼붓는 김형태다.
혀 끝으로 퍼지는 복숭아맛. 김형태 덕분에 어째 더 달콤한 맛인거 같다. 몇 분을 그렇게 쪽쪽대고 있었을까.
인기척이 느껴지자 급하게 맞닿은 입술을 떼는 김형태. 다행히도 인기척은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었는지.
우리를 이상한 사람보듯이, 사실 이상한 사람은 맞지만.. 힐끔힐끔 쳐다보고서는 자기 갈 길을 간다.
“풉..아 쪽팔리다.”
“내가 쪽팔려야지 형이 왜 쪽팔려”
얼굴이 빨개져서는 내 코트안으로 파고드는 김형태. 쪽팔리다는 말만 몇번을 반복하는지..
빨개져버린 얼굴은 원래의 피부색으로 돌아올 생각을 않는다.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져버린 복숭아향.
입맛을 쩝, 다시니 김형태가 내 코트에서 빼꼼 얼굴을 빼고 한 번 더? 하고 물어본다.
“진짜 한 번 더할까?”
“크흐흐..그러다 사람오면 어떡해요..”
“볼테면 보라고 그래라. 우리가 죄 짓는 것도 아니고.”
“죄짓는 거 맞을걸요?풍기문란 죄?흐흫..”
“그럼 벌금물지 뭐.”
크흐흐, 낮게 웃는 김형태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고. 숙취로 찾아온 우리의 사랑은 행복한 복숭아향 웃음소리 안으로 젖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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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질질끌다가 허무하게 끝내버린 것 같아서 마음이 좀 그르네요ㅠㅠ
그치만 제게는 의미있는 팬픽이었씀니당ㅎㅎㅎ그 동안 댓글달아주시고 읽어주신 여러분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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