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키스아닌 키스에 (나만) 어색해진 상태였지만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정신없이 뛰었기 때문에 곧 잊어버렸다.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온 사람이 너무 많아 이리저리 사람에 치이며 변백현과 조금 멀어졌다.
더운 날씨에 땅바닥을 보며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는데 변백현이 갑자기 내 손목을 잡고 걸어갔다.
"잃어버릴 것 같아서, 잠깐만 잡고있자"
그리고 한 10분 걸었을까
버킹엄 궁전 앞에 도착했고 근위병교대식을 구경했다.
영국 근위병들이 말을 타고 등장했고 훈훈한 외모에 넋을 놓고 바라봤다.
여전히 변백현이 내 손목을 잡고 있는지도 모르고
근위병 교대식이 끝나고 나서야 알아차리고 슬며시 손을 뺏다.
오후라 햇빛이 너무 강해 내셔널 갤러리 미술관에 가 명화를 감상했다.
서로 맘에 드는 그림을 보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혼자 있었고 어차피 조금있다 다시 마주치겠지 하며 명화들을 보며 돌아다녔다.
그러다 한 작품에 빠져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말을 걸었다.
"이 작품 정말 몽환적이죠? 내셔널갤러리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아..네 뭔가 되게 묘한 느낌이에요. 그런데 미술관 많이 다니셨나봐요?"
"네 저 유학중이에요. 미술공부하려고."
"아 그렇구나~ 전 한달동안 배낭여행으로 왔어요."
"그런데 이름이 뭐에요?"
"정고은이요."
"아 고은씨. 전 도경수에요. 괜찮으시다면 저랑 같이 여기 작품 볼래요?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서"
"네 뭐 미술공부 중인 유학생한테 작품 설명도 듣고 좋네요~"
그렇게 도경수라는 처음보는 남자와 같이 미술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덧 미술관을 한바퀴 다 둘러보았고 헤어지려 할 때
"저 2년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그때 저 한번 더 만나주실래요?"
라는 아주 긴 애프터 신청을 받았고 좋은 인연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유럽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동화같은 일이 일어날까 생각도 들어
"그래요. 그땐 제가 한국 구경시켜 드릴게요. 많이 바뀌어 있을텐데."
라고 말하고 우린 서로의 핸드폰 번호와 이름만을 알고 헤어졌다.
몇 살인지도 묻고 싶었지만 그냥 그러지 않았다.
2년 뒤에 만남을 여러 궁금증을 가지고 기다리고 싶었기 때문에.
입구쪽에서 한참 기다려도 변백현이 나오지 않길래 갤러리 밖으로 나가보았다.
그늘에서 팔짱을 끼고 기다리고 있는 변백현의 모습이 보였다.
"백현아 미술관 관람을 잘했어??"
"넌 좋아 보이더라?"
"뭐야뭐야 질투하는거야??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지금부턴 내옆에 붙어있어. 오늘은 나랑 다니기로 했잖아. 내일은 모르지만."
"아 알았어 배고프다 빨리가자."
그렇게 저녁을 먹으러 분위기 좋아보이는 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점심을 너무 대충 먹어서 저녁을 엄청 먹겠단 각오를 다지고 메뉴를 신중히 골랐다.
"음...우리 세트메뉴 시켜먹자. 이 B메뉴 어때? 스테이크 하나에 파스타 하나에 음료 두잔 괜찮지 않아?"
세트메뉴가 가격면에서도 괜찮고 시킬때 영어를 많이 안해도 돼서 일부러 세트메뉴를 시키자고 했다.
"그래 내가 시킬게."
변백현이 웨이터를 불러 주문을 했다.
기다리는 동안 얼마씩 내면 되나 핸드폰 계산기로 나누고 있었는데 변백현이 말했다.
"오늘 어땠어? 아직 야경도 안봤고 다 끝난건 아니지만."
"완전 좋았어. 런던 비 많이 온다는데 비도 안오고"
"나랑 다니는 건?"
"어? 어...심심하지도 않고 옆에 남자가 있어서 불안하지 않았다....?"
"그럼 내일도 나랑 다닐래? 앞으로 여행할 나라 같이 정해서 같이 놀자."
"가고 싶은 곳이 다르지 않으면 같이 다니자. 나도 그러고 싶었어 사실"
그렇게 앞으로도 같이 다니기로 약속을 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계산은 내가 할게. 같이 다녀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변백현이 저녁을 사줘서 나는 카페에 가서 카페라떼 두잔을 샀다.
커피를 마시며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야경을 보러 타워브릿지에 갔다.
멀리서 타워브릿지가 보였다.
아무말 없이 커피를 마시며 걸어갔다.
어느새 타워브릿지 중간에 와있었다.
"예쁘다."
변백현이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게 진짜 예쁘다"
한참동안 런던의 야경을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첫 날 너무 무리해서 돌아다녀 그런지 졸음이 쏟아졌다.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조는 나에게 변백현이 자신의 어깨를 빌려주었다.
변백현의 넓고 단단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꿀잠을 잤다.
"일어나 다왔어."
변백현이 나를 흔들어 깨웠고 숙소에 도착해 쓰러져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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