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은 데리러 가도 돼죠? |
"누나!" 누나의 표정은 역시나였다. 나를 지나쳐갔다. 나는. 또 따라갔다. "누나 배고프지 않아요? 나는 배고픈데. 저녁도 안먹었단 말이에요" 최대한 귀엽게 말했다. 누나는 뒤 돌아 나를 한번 보더니 나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따라와요"
누나는 나를 데리고 근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곧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먹음직 스러운 스테이크 두접시와 샐러드가 나왔다. 드라마에서 봤던 것 처럼, 스테이크를 먹기좋게 썰어 누나에게 건냈다.
"이런건 남자가 해주는거에요" 누나는 시선을 아래로 두더니 내가 주는 접시를 받았다. 포크를 들어 스테이크를 먹으려다 나를 보며 말했다.
"세훈씨. 나 때문에 자습도 안하고 오는거죠?" 날 야단치는게, 꼭 우리 담임 선생님 같았다. 자습안하는건 사실이니까,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머리를 긁적였다. "나 원래 공부 싫어해요. 누나 때문에 그런건 아니에요" 포크를 접시에 소리나게 놓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세훈씨. 세훈씨가 지금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가면 나보다 이쁜 여자 많이 만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또 그런다. 세훈씨 세훈씨.
"세훈씨라고 안하면 안돼요? 나한테 거리 두는 것 같아서 싫어요. 그냥..그냥 세훈아. 이렇게 불러도 되잖아요"
"그렇게 하면, 나 안 따라다니고 공부 열심히 할거에요?" 대답 할 수 없었다. 왜냐면 그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나는 나를 세훈이라고 부른적도 반말을 한 적도 없었다. 다른 사람이 그랬으면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는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겠지만 누나가 그러니까 나에게 거리를 둔다는 생각만 들었다.
"15만원입니다" 누나는 카드를 내밀었다. 나는 누나의 카드를 빼았아 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줬다. 누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아무 말 없이 레스토랑을 나왔다. 레스토랑을 나오자 마자 누나는 나에게 뭐라고 했다. "세훈씨가 돈이 어디있다고 그래요!"
내가 계산을 해서 자존심이 구겨져서 화를 낸건지, 이거 먹고 떨어져라고 할 생각 이었는데 내가 계산을 해서 화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실은 후자같다고 생각했지만.
"누나, 저한테 이렇게 비싼 음식 사주려고 한 이유가 뭐에요? 이거 먹고 떨어져라 고삐리야. 이거에요?" 누나의 표정은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진짜에요 누나? 찔려서 그런 표정 짓는거에요?.. "세훈씨!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나, 다른 남자들 처럼 누나한테 선물 많이 해줄 수 있어요. 나 그럴 돈 충분히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짓 하지 마세요. 가요. 데려다 줄테니까" "그럴 필요 없어요. 혼자 갈거에요. 사실 지금 내가 세훈씨라 왜 여기에서 싸워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세훈씨가 왜 나를 데려다 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애인도 아닌데."
작게 혼잣말로 말한 마지막 말이 내 정곡을 찔렀다. 화가 났다. 하지만 몇번 호흡을 가다듬고 또 말했다. 좋아해서 그러는 거라고.
"누나 좋아하니까. 누나 데려다 줘야겠어요. 어서 가요."
속이 다 망가져버렸다.'애인도 아닌데' 라는 말이 자꾸 귀에 맴돌았다. 누나 집까지 가는 동안, 수십번 아니 수백번을 더 생각했다. 애인도 아닌데 내가 왜이러고있는거야? 왜긴 왜야 누나를 좋아하니까. 근데 뭐야? 누나는 나한테 털끗하나 관심도 없는데. 근데 어떡해. 내가 누나가 좋은데.
"누나" "..." "화내서 미안해요. 근데 누나. 내가 남자로 안보여요? 나 민증도 나왔고 내년이면 성인이에요. 그리고 우리 6살 밖에 차이 안나고, 사회에 나가면 그 정도 나이차는 별거 아니 잖아요." 내 말이 끝나자 마자 누나는 입을 열었다. "세훈씨한테 헛된 희망 주고 싶지 않아요. 나, 만나는 사람도 생겼어요. 이젠 마음 정리하고 공부에 전념했으면 좋겠어요." 단박에 나를 거절했고 그렇게 누나는 집으로 들어갔다. 정말. 정말 헛된 희망일까? 헛된 희망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걸까?
누나의 sns를 보다가 낯선 남자가 남긴 글이 보였다. "박찬열..?00씨 잘 들어갔어요. 여름이지만 밤에는 쌀쌀해요. 몸조심 하세요.?" 뭐야. 이 남자. 거의 도배를 하다싶이 글을 남겼다. 프로필 사진을 클릭해서 얼굴을 자세히 봤다 참. "여자 많게 생겼네" sns를 본 이후로 화가 나서 일주일이나 누나 회사에 가지 않았다. 루한은 왠일로 누나한테 안가고 공부를 하냐면서 정신차렸다며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줬다. 바로 반격했지만. 원래는 더 버티려고 했었는데 사진으로만 보는 누나는 역시 아니었다. 누나를 직접 보고 싶어서 학교를 나섰다.
"어째 잘 버틴다 했다." "김루한 부탁한다" "내가 어쩌다가 오세훈 책상이나 숨겨주는 처지가 됐을까.어?" "누나랑 나랑 잘되면 너한테 뽀뽀해줄게"
뽀뽀란 말에 질겁을 하며 나에게 가운뎃 손가락을 올려보이는 루한이었다.
"미쳤냐? 썩 꺼져라~" 루한의 욕짓거리에 웃음으로 대답하고는 회사로 향했다. 못 볼 동안 얼마나 더 이뻐졌을까 우리 누나.
퇴근시간이 삼십분이나 지났는데 누나는 나올 생각을 안했다. 야근은 월말에만 해서 야근할 일은 없었다. 걱정되는 맘에 회사 주위를 둘러보았다. 구석진 건물 뒷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낮은 목소리-남자로 추정되는-는 욕을 했고 퍽.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따라 가보니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들이대고 있었다. 여자는 가방으로 남자를 때렸고 그 가방은 너무 익숙했다. "누나!!" 남자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분명 어디서 많이 본 얼굴 이었다. "박찬열..?" "세..세훈아..세훈아..." 누나는 울먹이며 나를 불렀다. 박찬열은 나도 누나도 무시하고 누나를 괴롭혔다. "아 씹.. 가만히 좀 있어 00씨." 나는 달려가 박찬열을 힘껏 발로 차버렸다. 박찬열은 옆으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며 헛웃음을 지었다. "이 고삐리는 뭐야?아아...영계 만난다고 그동안 나 거부했었구나. 그치 00씨? 00씨 그렇게 안봤는데. 영계랑 하면 막 더 흥분되고 그런가?" 누나를 조롱하는 박찬열의 모습에 이성은 끈을 놓아버린채 미친듯이 박찬열에게 달려들었다. 처음엔 박찬열이 당황해서 내가 이기는 듯 했으나 성인 남자의 힘은 나도 어쩔 수가 없었는지 시간이 지날 수록 나만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다. 누나는 울면서 박찬열을 말렸지만 그는 그런 누나를 팔로 넘어뜨렸다. "우리 누나 왜 건드려!"
젖먹던 힘까지 짜내 박찬열을 크게 한대 치고 누나의 손을 잡고 도망쳤다. 한참을 달리다 주위를 살펴 박찬열이 보이는지 확인했다. 다행히도 그는 보이지 않았다. 누나가 걱정됐다. 많이 무서웠을 텐데..
"누나 괜찮아요? 다친덴 없구요? 어떡해. 아까 그새끼 때문에 누나 팔에 상처났어요" "세훈아" 세훈아..? 분명히 들은거 맞지? "누나...지금 나...세훈이라 부른거 …아!" 누나가 입술을 건드리자 다쳤는지 많이 아팠다. 긴장이 풀렸는지 갑자기 맞았던 곳들이 아파왔다. "쓰읍..아.." "집에가자.치료해줄게" 누나의 집에 들어왔다. 집앞엔 많이 와봤지만 안을 들어온건 처음이었다. 쭈뼛거리며 거실 소파에 앉았다. 누나는 시원한 물을 가져다줬고 구급약통을 들고와 얼굴 이곳 저곳에 있는 상처들을 소독해주고 밴드를 발라주었다.
"고마워 세훈...아" "아니에요 누나. 내가 더 고마워요. 나 세훈이라고 불러준거 맞죠..?"
"응.세훈아" 자동으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웃으니까 찢어진 입술이 아파왔다. "아!" "웃지마.덧나. 아프겠다...으..." 누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꼭 자기가 다친것처럼 걱정해주었다. 그런 누나가 너무 귀여웠다. 나를 걱정해주니까, 너무 고맙고 귀여워서 또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갔다. "왜 웃어..덧난다니까?"
"누나" "응?" "누나 나한테 고맙다면서..상 없어요?" "무슨 상?"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누나를 보며 씨익 웃어보이고는 누나에게 다가가 누나의 입술에 쪽. 하고 뽀뽀했다. 부드럽고 또 부드러웠다. "너..너 지금 뭐하는…"
당황해 하는 누나를 보며 다시 한번 입을 맞추었다. 누나와 입맞춤을 할 동안에는 내 입술이 아픈지도 몰랐다. 부드럽고 촉촉한 입술을 빨아들였다. 허리에 손을 올리자 누나가 움찔거리며 입을 벌렸다. 그걸 놓칠 오세훈이 아니지. 재빨리 누나의 혀를 내 혀로 옭아맸다. 누나는 날 밀치지 않았다. 내 사랑의 결실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천천히 입술을 떼고 누나의 눈을 쳐다보았다. 엄지손가락으로 누나의 입술 주변에 있는 침을 닦아주었다.
"누나. 내일은 데리러가도 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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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