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사랑이라 부르면 무겁고, 좋아한다 말하면 가볍다.
불편한 자세에 눈이 일찍 뜨였다.
눈 앞에 어지러진 편지들을 정리해 다시 상자 속에 넣어두고 일기장은 따로 꺼내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일단 찌뿌둥한 몸을 깨우기 위해 화장실로 가 씻었다. 물이 흐르는 소리와 함께 잡념들을 어느정도 떨쳐낼수 있겠지 싶었는데 자꾸 선명해지는 네 기억에 개운하지 않았다.
배는 고프지 않아 책상앞에 앉아 어제 읽다 잠든 내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너의 쪽지를 받은 이후 자신감이 붙은 나는 너에게 도서관에 같이가자 했고 너는 수줍어 하면서도 학교를 마치곤 항상 나와 함께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오늘 무슨 일이 있는지 한참동안 기다려도 너는 내려오지 않았다. 너의 반으로 올라가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니가 학교를 안왔다는 말 뿐이었다.
어디 아픈가? 내일 물어봐야겠다. 오늘은 네가 없어서 그런지 집중도 잘 안돼 집으로 일찍 돌아왔다. 빨리 내일 아침이 되어 너와 얼굴을 마주 하고 싶다.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요새는 널 볼 생각에 아침잠 많던 내가 알람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눈을 뜬다.
나는 너로 인해 변한게 참 많다. 너에게 부끄럽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해.
등교를 하는데 저 멀리 너와 비슷한 뒷모습이 보여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달려갔다.
"헉..헉.. 안녕 ㅇㅇㅇ."
"어.. 안녕 김종대.."
"너 어제 왜 학교 안왔어? 어디 아팠던 거야?"
"아, 나 미술하거든. 실기 대회때문에 일찍 조퇴했었어. 미리 못말해서 미안해.. 네 번호를 몰라서.."
"아냐, 괜찮아. 근데, 이야~ 미술? 너랑 잘어울린다."
"고마워. 어제 혼자 도서관 갔었어?"
"어? 어. 너 없이 혼자가려니까 심심하더라."
내 말에 너의 두 볼은 탐스러운 복숭아처럼 붉게 물들었다.
2013년 4월 24일 수요일.
나는 너와 같이 있을때면 자꾸 욕심이 많아진다. 니 얼굴은 나만 보고싶고, 니 목소리는 나만 듣고싶다.
너에게 고백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해 부끄럽지만 연애백서도 읽어보았다. 하지만 도통 감이 안왔다.
이런 유치한게 누구한테 통해. 순 거짓말 덩어리다.
오늘은 5반인 우리반과 7반인 너의 반과 합동체육이 들은 날이었다.
체육선생님께서는 짝피구를 하겠다며 각 반 같은 번호끼리 짝을 지어 줄을 서라고 하셨다.
나는 몰래 너와 짝인 남자애에게 다가가 나와 짝을 바꿔달라고 부탁을 했다.
너는 지금 이상황이 어색한듯 내 옷자락 끝만 잡은채 어찌할 바를 모르는듯 했다.
게임이 시작되고 나는 네 팔을 내 허리에 꼭 두르고 너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죽을동 살동 뛰었다.
우리팀이 이기고 있을쯤 갑자기 공이 너를 향해 날아오는것을 발견했고 나는 반사적으로 혹여나 너의 조그마한 얼굴에 흠집이라도 날까 내얼굴을 들이밀었다.
결국 내 코에선 코피가 났고 게임을 하던 모두가 놀라 우리에게 달려와 괜찮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내 코에서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너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ㅇㅇㅇ 너 괜찮아??"
"어.. 종대야 너 괜찮아? 너..코에서..피.."
"어? 피? 어. 괜찮아 이정도쯤은." 나는 네 걱정에 기분이 좋아 바보같이 히죽 웃었다.
"안돼겠다. 선생님, 저 종대 데리고 보건실 다녀오겠습니다."
"어. 그래, 다녀와라."
보건실을 가는 내내 가끔씩 스치는 네 손등에 손을 잡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여러번 느꼈다.
보건실에 도착하자 양호선생님께서는 안계셨고 나는 약이 있는곳을 안다며 내가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너는 네가 해주겠다며 나를 침대위에 앉혔다.
너는 휴지로 조심스럽게 피를 닦아주었다.
코가 감각기관 중에서 가장 예민하다고 했던가, 내 코끝을 스치는 너의 손에서 너와 참 잘 어울리는 레몬향이 났다.
순간 나는 네 손목을 붙잡았다.
너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나는 네 맑은 눈동자에 홀린듯 말을 내뱉었다.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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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양호선생님은 안계실까요ㅋ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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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