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반수물, 좋아해요? [1]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한 5월의 한 어느날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휴학을 했다. 20살의 설레임과 기대를 가득안고 시작한 대학생활은 내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작은 분식점을 하시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지않아 알바를 하자니 대학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장학금을 타자니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괜히 인서울할거라 난리쳤나 그냥 지방국립대나 갈걸..'
자꾸만 우울해져 기분전환겸 간식을 들고 야옹이들에게 놀러가기로 결정했다. '오늘도 계실려나 그 아저씨는?' 자취방이 있는 건물앞에 작은 공원이 있는데 산책을 하러 갈때마다 구석진 벤치에 고양이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한번씩 간식을 가져다 주었다. 그날도 야옹이들을 줄 간식을 바리바리 싸서 룰루랄라 공원 구석으로 들어갔는데 항상 내가 앉아서 야옹이들과 놀던 벤치에 처음보는 낯선남자가 앉아 야옹이들에게 따스한 눈길을 주며 쓰다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름답고 평화로워 잠시 멍을 때리다 남자의 시선이 느껴질때쯤 정신을 차렸다.
"어 고양이들 먹이 주러 오셨나봐요?"
"아 네.."
"이런 길고양이들이라고 아무거나 막 주고 그러면 안되요"
아니 이 남자는 날 언제 봤다고 훈계지..? 아니 그건 그렇고 내가 뭐 길고양이한테 먹다 남긴 햄쪼가리나 멸치머리따위를 내줄 것 처럼 보였나보지? 나참 어이가 없어가지고 한마디 하려다 그래도 이 남자는 처음보는 사람이니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 당연하죠! 저 막 그렇게 심술궂은 사람 아닌데..하.하.하.하.."
"알아요"
"네?"
"그 쪽 착하신분인거 안다구요. 그저 이쁜 아가씨가 이렇게 길고양이들도 챙겨주고 기특해서 한마디 한 것 뿐이예요."
이렇게 특이하다면 특이한 첫만남을 가진 우리는 이후에도 종종 야옹이들이 있는 벤치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남자는 나보다 훨배 인생선배인 아저씨였고, 황당했던 첫인상과는 다르게 마음이 참 따뜻하고 인자한 분이셨다. 특히 둘다 동물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말이 잘 통했고, 아저씨에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지만 아저씨라는 존재 자체가 나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대화도 많이 나누고 같이 식사도 하며 외로웠던 상경생활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 아저씨와 야옹이들이였다.
"어 계셨네요?"
"아 에리양 왔어요? 오랜만이네요 근데 이 시간에 어쩐일이예요 학교는?"
"에혀 지금 휴학신청하고 오는길이요"
"네? 휴학이요?"
갑자기 이런 내 처지가 서러워져 부모님께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사정들과 내 기분에 대해 속사포로 아저씨께 털어 놓았다. 한참을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아저씨는 그럼 혹시 아저씨직장에서 알바해 볼 생각 없냐는 아저씨의 말에 화들짝 놀라 아저씨를 쳐다봤다.
"저 이래뵈도 동물병원 원장님입니다?"
"우와 진짜요? 어쩐지 야옹들이 유독 선생님을 잘 따르더라고요 우와 진짜 신기하다"
"그건 다른 이유도 있고..여튼 에리양 알바 해볼 생각 있어요?"
"저야 땡큐죠! 무슨 알바요? 막 병원 청소 설거지 이런거 시키셔도 저는 무조건 오케이입니다!! 요즘 편의점알바 구하기도 하늘에 별따기예요 서러워서 진짜"
내 말에 아저씨는 살짝 미소지으시며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제 명함이예요. 제가 일하는 병원이 보시다시피 특이한 케이스라 알바를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일을 맡길만큼 능력 있는 친구를 찾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네요. 길냥이들 이렇게 보살펴주고 이뻐해주는 에리양이면 이 일도 잘 해낼 것 같아서 부탁드려봐요. 생각해보시고 연락주세요 그럼 전 이만 병원에 기다리는 아가들이 많아서"
' 레이 동물병원...? 아저씨 성함이 레이셨구나 ' 아저씨가 준 명함에는 우리동네 근방에 있는 반류전용 동물병원이였다. 반류라.....반류를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썩 내키는 것은 또 아니였다. 요즘 시대가 많이 개방적으로 변해 반류를 다른 종족으로 굳이 구분하여 차별하지는 않는다만 태어나서 20년동안 한번도 직접 반류를 눈 앞에서 본 적이 없는지라 좀 꺼려질 뿐이였다. 그래 뭐 쉽게 생각하자. 그저 반은 동물일지라도 반은 인간인데 설마 반이나 같은 종족인 나에게 해를 끼칠까 싶었다. 또 휴학까지 한 마당에 백수로 놀고먹으며 부모님께 걱정만 끼쳐드리는 것보단 나을거라는 생각까지 마친 나는 망설임 없이 벤치에서 일어나 바로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똑똑-
"누구 안 계세요..?"
분명 아저씨가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았는데 병원의 문이 꼭 닫혀있었다. 핸드폰을 집에 두고 온터라 전화를 걸 수도 없고 다시 집에 되돌아가야하나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때 마침 동물병원의 문이 열렸다.
"응? 뭐지?"
분명 문이 열렸는데 시야에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아 당황한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밑을 내려다 보니 하얀솜뭉치같은 생물체가 낑낑거리며 문을 열고 몸을 쏙 빼네어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안녕!! 저는 백현이요! 반가워요 누나!!!"
"헐 졸귀"
그것이 우리의 첫만남이였다.
+안녕하세요! 글을 처음 쓰는 초보라 글잡도 처음이고 너무 낯설고 어려운데 그만큼 독자님들이 많이 가르쳐주세요ㅠㅠ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여주가 반류를 한번도 보지 못한 이유는 반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회지만 반류의 인구수가 겁나리 적기 때문이죠.
+암호닉이 뭐져..?
+이제 다음편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아가들이 나오겠군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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