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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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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거렸던 응급실은 썰물 때가 되어 모든 바닷물이 지구의 끝으로 빠져나간 것처럼 고요해졌다. 준면은 스테이션으로 다가가 환자들의 chart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방금과 같은 상황에서 저는 선생님의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때를 놓치지 않고 경수가 다가와 준면에게 힐난조로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몸을 돌려 경수를 올려다봤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산모와 아이는 둘 다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쪽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면, 적어도 저희가 의사라면! 당연히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했어야 합니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데 최선의 목표를 두어야 하니까요!”

산모 쪽이 살 확률이 높았다? 그건 어디에서 나온 근거지?”

아이는 26주였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자가호흡이 가능한 주수는 한참 모자랐습니다. 게다가 26주 미만의 태아 생존확률은 20% 미만입니다. 선생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종대와 찬열은 두 사람 사이의 날선 신경전 사이에서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 경수가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에 대해 가끔은 속 시원할 때도 있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눈치껏 행동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물론 그 실낱같은 희망은 이미 손을 떠나버린 지 오래였다. 경수의 발언에 준면은 한숨을 크게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숫자로만 보면, 확률로만 계산하면 도경수 니 말이 맞아. 나도 그걸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계산기만 가지곤 살아갈 수 없어. 의사에게 냉철한 이성 물론 중요하지. 명석한 두뇌와 실력도 당연히 중요해. 그런데 말야. 그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게 뭔 줄 아나? 바로 이 심장이야. 의사는 기계를 다루는 사람이 아니야. 사람을 다루는 사람이지. 더 정확히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고. 사람이라는 동물은 기계랑은 달라서 훨씬 더 미묘하고 복잡해. 때로는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기도 하지. 그런 의미에서 너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군.”

하지만 둘 다 위험에 빠진다면 결국 저희는 단 한 명의 사람도 살릴 수 없는 무능한 의사가 되는 거 아닙니까?”

무능한 의사라... , 만약 그 환자에게 아이보다 당신이 살 확률이 높으니 우린 당신을 살리는 것에 최우선에 가치를 두겠습니다. 그러니 아이를 포기하세요.’ 라고 말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 같나? 그렇게 아이를 죽이고 살아남은 엄마의 최후를 본 적이 있나? 앞서 말했듯이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해. 숫자와 계산만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고

경수가 더 이상의 대꾸를 멈췄다. 준면이 하는 말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신보다 더 많은 case를 지켜봐왔던 사람이 하는 말이라 더욱 더 설득력 있게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준면이 하는 말이 전적으로 옳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는 이상한 오기가 생겼다.

? 더 할 말은 없나보지? 방금 전까지 나의 무능함을 질타하듯 대들어대던 그 패기는 다 어디로 간 거야?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오늘부터 일주일간 벌당(벌로 당직을 서는 경우)서도록. 자신만만하게 대드는 건 좋았으나 내 시간과 체력을 빼앗은 벌이다. 최시우선생님, 오늘부터 도경수가 일주일동안 벌당 설 겁니다. 시프트(근무조) 짤 때 당직자 명단 도경수만 남기세요.”

  

병원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밤의 세상은 언제나 조용하고 평화롭다. 세상 모든 만물이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한 채 견뎌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적이면 경건해지기까지 한 밤. 그러나 병원에 있는 의사들에게 밤은 그저 두려움과 불안을 안겨다주는 밤. 밤이란 그런 존재다.

, 언제쯤이면 우리도 김준면 같은 의사가 될 수 있을까?”

김종대, 너는 평생가도 그런 의사 못 된다. 이렇게나 방정맞은 자식이 무슨

지는... ! 너나 잘해. 환자가 arrest 좀 왔다고 의사씩이나 된 놈이 그렇게나 주저주저하면서 달달 떨어대면 어떤 사람이 너한테 목숨 맡기겠냐. 대체 ER 지원한 저의가 뭐야? 겁쟁이 주제에

종대가 찬열의 말에 발끈하며 맞받아쳤다. 안 그래도 낮에 일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던 찬열은 종대에게 저런 이야기를 듣자 더욱 침울해져서 애꿎은 샌드위치에게 화풀이를 했다.

확률이 전부가 아니라는 준면 선배 말... 너네도 그 말이 맞는 말 같아?”

야야, 아직도 그 말 마음에 담아두고 있냐? 준면 선배 그러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뭘 그렇게 신경 써. 그런 거 하나하나 신경쓰다보면 이 지옥에서 살아남기 힘들 걸.”

김종대. 그 딴 시덥잖은 말 닥치고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아 나는 몰라.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고 다 맞는 거지. 그걸 우리가 어떻게 판단해. 게다가 우리 1년차라고. 도경수야! 이 형이 충고하는데 자꾸 그렇게 준면 선배한테 들이댔다가 바로 아웃 당하는 수가 있다. 킬이라고 킬!”

종대 말이 맞아. 준면 선배도 선배 나름의 생각이 있었겠지. 어찌되었던 우리는 1년차고 아직은 햇병아리고... 경수야 우리 좀 평화롭게 살자. P.E.A.C.E 피스 몰라? 피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라는 본분도 망각한 채 벌벌 떨고 있었던 주제에 평화타령이나 하고 있는 너의 그 안이한 성격을 좀 본받고싶다. ! 그거 알아? 너만 잘하면 평화롭다는 거.”

경수는 찬열에게 화풀이하듯 퍼부어대고는 응급실로 내려갔다. 경수의 뒷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찬열이 종대의 시선을 느꼈는지 금방 눈빛을 바꿨다.

도경수 저 자식은 대체 왜 저렇게 꼿꼿한 거야? 1살이나 어리면 좀 살갑게 구는 맛이 있어야지. 아 진짜 밥맛없어. 아주 저 혼자만 의사지. 동기라고 달랑 셋인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예쁜 여자 동기를 바란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런 찌질이들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하나는 세상 천하의 겁쟁이지... 하나는 사이코패스 가까운 왕싸가지지... 대체 나는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은 거냐. 아휴

그래도 경수가 우리 셋 중엔 제일 나은 의사인 거 맞잖아. 인정해야지. 실력도 좋고.”

야 박찬열 너는 도경수한테 그런 말을 듣고도 저 새끼 편이 들고 싶냐? 성격이 좋은 건지 그냥 멍청한 건지... 아휴... 지구의 평화를 걱정하시면서 계속 여기서 마더 테레사 코스프레나 하세요. 나는 내려가서 눈이나 좀 부쳐야지.”

종대가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크게 하더니 뒤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종대의 하품에 찬열도 하품을 하며 종대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낮에 한 차례 폭풍이 몰아치고 간 탓인지 준면은 늘어질 대로 늘어져 있었다. 현이 다가와 커피를 내려놓으며 준면의 심기를 살폈다.

괜찮아? 1년차 땐 원래 다 그렇지. 너도 1년차 땐 그랬으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아니 그냥 나는 뭐...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다 이거지. 1년차가 저런 패기도 없으면 이 삭막한 곳이 얼마나 더 삭막해지겠어.”

아니. 도경수 말이 맞는지도 모르지. 쓸데없이 감정적일 필요는 없지.”

의사도 사람인데... 감정이 완벽하게 배제된 채 진료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거 너도 알고 있었던 사실이잖아. 나는 네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해. 우리도 슬프면 울고 싶어지고, 억울하면 화내고 싶어지는 그냥 보통의 사람일 뿐이야. 신이 아니라고.”

준면은 현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뱉어내는 달콤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문득 부질없음을 깨닫고, 현이 가져온 커피를 마시며 말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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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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