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그는 내 눈앞에 있었고 서로의 혀가 뒤엉켜지고 있었다.
이럴 땐 저항하는게 맞는건데 사실 상담할때 이런적이 없었기에 당황스러워 벙쪄있었다.
하지만 가슴을 움켜지는 그의 손에 정신이 확 돌아와 그제야 그의 손길을 뿌리쳤다.
"저, 백현씨. 이러시면.."
내게 밀쳐져 바닥에 드러누워있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죄송하다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무언가 홀렸다가 이제야 정신을 차린것마냥 아까보다 상태가 좋아보였다.
물론 처음 들어왔을때처럼 웃고는 있었지만 지금은 기분나쁜 웃음이 아니라고 해야하나?
"저 뭐하나만 부탁해도 될까요?"
"네? 무슨 부탁이요?"
"그 하얀 가운 좀 벗으시면 안될까요? 기왕이면 안경도, 아니 일단 가운부터"
뭐 어려운 부탁이라고 그렇게 간절히 바라는건지...
고개를 끄덕이고 가운을 벗어냈다. 나름 의사라고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을 벗어내니 뭔가 허전했다.
안경에 대해서도 뭐라고 한것같았지만 눈이 워낙 안좋기 때문에 그럴 순 없었다.
"제 옷에 뭐 묻어있었나요?"
"아뇨. 그게 아니라... 제가 흰 옷, 특히 의사가운에 안경 쓴 사람만 보면 흥분을 해버려서요..."
그러고보니 이 환자 성도착증이었지.
당황해버려서 잊고 있었다.
의사에 대한 도착증세인가...
"언제부터 그랬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제가 어렸을 때 잦은 병이 많아서 병원을 자주 갔었거든요. 근데 이 이야기 하기전에 저 화장실 좀 먼저 갔다와도 될까요?"
저의 밑을 가르키면서 말을 꺼내는 그에 알겠다며 손짓을 보냈다.
우리나라 사람이 저렇게 성적으로 개방적일 수 있나?
흰옷에 안경쓴 사람만 보면 나한테 한것처럼 할거고, 방금 저 행동도 그렇고.
정신과 의사가 된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 독특한 사람들도 봐왔다.
하지만 이렇게 특이한 사람은 처음이다.
상담하는 동안 앞으로도 꽤나 고생하겠군.
다음부터는 이 사람과 상담할때에는 문 앞에 경비를 하나 붙여놔야겠어.
"저, 실례했습니다"
"아니예요. 아까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나저나 립스틱 어떤거 쓰세요, 맛있던데. 한번 만 더 먹어 볼 수 있을까요?"
진짜 경비가 필요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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