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히아신스 인가?
어김없이 오늘도 카운터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에 꽃을 받아 들어왔다.
흰 히아신스... 예쁘긴하네...
부케모양의 하얀 히아신스라...
"가끔은 결혼같은 것도 괜찮을지도..."
"그럼 저랑 하면 되겠네요."
언제 상담실 안으로 들어온거야? 아직 시간도 이른데 말이지...
변백현, 그와의 상담시간까지 아직 한시간이나 이르다.
오랜만에 있는 빈 시간이라 업무중 밖에 나가 커피라도 사서 들어와서 이제야 자리에 앉아 좀 쉬려고 했더니 다 망쳐놨군.
"히아신스는 색마다 꽃말이 다르데요. 그중의 흰 히아신스의 꽃말이 뭔지 알아요?"
그렇다고 사람을 내쫓을 수도 없고...
익숙하게 겉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어놓고 의사가운을 입으면서 그의 말에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뭐예요? 진짜 그렇게 입을거예요? 미치겠네."
"네?"
그의 말에 내 옷을 쳐다봤다. 아 미쳤다.
항상 병원에 오면 자연스럽게 입는게 이 가운이라 오늘도 그러려니 입었다.
그리고 이미 그가 내 앞으로 다가와 내 어깨를 잡아 끌었다.
어...어?...
그의 품에 폭 안겼다. 폭이라니... 이건 무슨 순정만화에나 나올법한...하지만 정말 폭하고 안겼다.
"요새 상담하면서 극복하려고 노력하는데 보니까 또 미치겠네요. 잠깐만 이러고 있어줘요. 응?"
극복이라...극복? 그거 참 좋은 이름이다.
"백현씨. 그러지말고, 이것도 하나의 극복하는 훈련이라고 생각해봐요. 어짜피 앞으로 계속 봐야하는 옷이고...어때요?"
"아, 진짜 직업이 의사아니랄까봐, 정말 무드없게... 조용히 하고 있어봐요, 좀"
그의 품에 안겨 쫑알쫑알 대던 내게 조용히 하라더니 나를 더욱 꽈악 안았다.
사실 이 직업하나 갖겠다고 죽어라 공부만 한탓에 남자경험이 별로 없어서인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저 근데...밖에서 여기"
"쉿! 조용히해요. 진짜 편하니까"
밖에서 이 안 다 보인다구요, 이사람아.
안그래도 당신이랑 나랑 사귄다는 헛소문이 이 병동에 나고 있는데 누군가 이 모습을 본다면 그 소문이 얼마나 커질지...
그러니까 여기서 이러면 안된다고.
"진짜 안되겠다. 오늘 내가 마지막 상담이죠? 그럼 여기서 퇴근해요. 나랑 갈 때 있으니까?"
"어딜가요"
"어디긴요, 우리집이죠."
그렇게 그에게 손목이 잡힌채 병원에서 끌려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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