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음악방송 스케줄이 있는 날이야.
컴백후, 짧은 시간에 1위를 차지하고는
그대로 쭉 순위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엑소 인지라
너징은 괜히 음악방송을 가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져.
"훈아, 우리 오늘 또 1위하면 어떡하지?"
실실 올라가는 입꼬리를 굳이 내리지 않고
쫄래 쫄래 대기실 안을 돌아다니다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매만지는 세훈이를 발견하고는
그대로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꼭 끌어안아.
"뭘 어떡해요."
1위 하면 하는 거지.
퉁명스러운 말투와는 다르게 세훈이는
눈까지 접어 웃으며
네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기도 하고
머리를 쓸어내리기도 하며
나름의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해.
"오늘도 1위 했으면 좋겠다."
못하면 속상할 거 같아.
날아갈듯 하던 기분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금새 입술을 삐죽거리고 눈꼬리를 내리며
세훈이에게 안긴 몸을 이리 저리 흔들고 있으면
"막내가 오빠한테 오면 할 거같은데?"
등 뒤에서 어느 새 준비를 마친 민석이가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너징을 제 쪽으로 끌어 당겨.
"어, 오빠 오늘은 머리 넘겼네."
"응, 막내가 이게 멋있다며."
"맞아. 오빠는 넘긴게 더 예뻐."
둔한 너징은 뒤에서 뚱 해진 세훈이를 신경도 안 쓴 체
민석이를 칭찬하기 바쁘지.
'나 기분 좋아요'를 온 몸으로 표현하며
조잘 조잘 입을 여는 너징을
민석이는 오빠 미소를 지으며 바라봐.
간간히 작은 반응을 던져주면
더 신나서는 덥썩 물며 말을 이어가는 너징이
너무 귀여운 거지.
"엑소 녹화 준비해주세요. 10분뒤 들어갑니다."
그렇게 민석이와 세훈이와 떠들고 있으면
들려오는 스텝분의 말에,
헤어와 메이크업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고,
코디 언니의 손에 몸을 맡겨
옷 매무세를 정리하고 있으면
귀여운 의상을 입고는
녹화가 끝난는 지 대기실 앞을 지나가며
인사하는 걸그룹 분들이
너징의 눈에 딱 보이고 말아.
"..."
그리고는 제가 입고 있는 옷으로 시선을 돌리지.
적당히 라인이 들어간 와이셔츠에
깔끔한 핏이 예쁘게 맞아 떨어지는 회색의 바지.
워낙 안무 자체가 크고 격하기 때문에
너징은 티저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치마를 입은 적이 없어.
한 번도 욕심 낸 적 없는 부분 이었는데
방금 본 걸그룹이 너무 눈에 들어았던 거지.
"언니."
"응?"
"나 치마 입으면 안돼요? 입고 싶어."
네 말에 분주하던 멤버들은 모두 멈칫
"..막내. 안돼는 거 알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는 백현이를 시작으로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마요."
역시나 단호한 종인이,
"왜, 우리 징어 충분히 예쁜데."
살살 달래려는 민석이,
"얘가 얘가 얘가. 안돼. 너 절대 안돼."
씁-. 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젖는 종대,
"솔직히 이쁠 거 같-..아 왜요! 내가 틀린 말 했어!"
괜히 입 열었다 형들한테 눈치 보인 세훈이 까지.
하지만 그게 너징의 귀에 들어올리 만무.
그저 눈을 반짝이며 코디언니를 바라 볼 뿐이야.
"음, 그럴까? 준비는 해볼게."
"헐. 아싸. 사랑해요, 언니."
심지어 대답은
으르렁. 치마. 성공적
방방 뛰며 좋아하는 너징에
멤버들은 차마 입이 떨어 지지 않았고
결국 너징이 치마입고 무대에 서는 날,
멤버들이 다 같이 모여 고민을 하고 있으면
정작 치마를 입어 본 너징은
불편하고 어색하다며 바지로 입고 무대에 올라갔다고 해.
-----------------------------------------------------------------------------------------------------------------------------------------
러브라인은 안 넣고 싶은데,
괜찮으세요?